이번 시즌에는 야구장을 총 6번 갔다. 정규시즌 관람은 이것으로 끝내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기아 타이거즈는 다른 팀 비 때문에 푹 쉴 때 한번 쉬지도 못하고, 주력 선수들은 다들 나가 떨어져서 이제는 정규시즌 1위가 거의 가망성이 없어졌다. 
현재 한국야구 포스트시즌 시스템에서 정규시즌 1위가 아닌 팀이 우승하는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하지만 그래도 GO V11 KIA TIGERS!. 이제 정규시즌도 30경기도 안남았고, 포스트 시즌 되서 sk 랑 문학에서 기아가 코시에 가기 위해서 붙으면 아마 난 또 표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근데 sk 한테 질 것 같다. 으흑)
기아가 지금 전력으로 2위를 유지하고 있고, 작년에는 못갔던 포스트시즌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건 팬으로선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응원하는 팀 성적이 별로여도 야구는 그냥 야구 경기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흥분되니까 말이다.
이제 야구가 끝나면 난 당분간은 깊고 깊은 슬픔에 빠져들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야구 끝나면 진지하게 주말에 축구라도 볼까 생각 중이다. 흐흑. 하루에 3시간씩 매일같이 하던 일이 사라지면 난 정말 허전할거야.

지금부터는 올시즌 내가 갔던 경기와 간단한 관전평.

2011년 4월 9일 KIA vs 두산


1. 선발 투수는 윤석민 vs 이혜천 : 두산이 이혜천을 11억씩이나 주고 다시 데려온 이유를 모르겠다. 시즌초 윤석민은 팬들을 패닉으로 몰아넣었었다. 이 날도 삼진 하나 못잡고 흠씬 두둘겨 맞았었다. 완전 지고 있었지만 이용규의 싹쓸이 3루타로 동점까지 만들었었나? 아니면 1점차까지 따라갔었나. 잘 기억은 안나지만, 8회 나온 이용규의 3루타 때 정말 신나게 소리질렀다. 하지만 김현수에게 끝내기 안타 맞고 패배. 친구랑 이때만 해도 담요 2개 덮고 얇은 패딩입고 가서 야구 봤는데.

2011년 5월 7일 문학에서 KIA vs SK


2. 선발투수는 양현종 vs (상대편은 기억 안남) : 잠실 문학 3연전 중 2번을 봤다. 금요일 토요일 경기. 금요일에 동생이랑 덜덜 떨면서 문학 3층에서 치킨 뜯으면서 봤는데 제대로 된 장타 한번 못쳐보고 졌었다. 그래서 선발투수 누군지 기억도 안나네. 위에 사진은 토요일 경기 직후 사진. 양현종이 잘 던져서 무난한 승리. 문학에서 김성근 감독 출장경기 기록 기념으로 불 다 끄고 불꽃놀이 해줬었다. 딱히 기억나는 장면은 없네. 그냥 야구장에 불 꺼진 모습이 이색적이었다는 거 말곤. 
양현종은 올시즌 정말 실망이다. 할만큼 했던 투수가 이다지도 못할 수 있단 말인가. 원래도 볼넷이 많은 투수였지만, 올시즌 양현종이 던지는 경기를 볼 때마다 엄청나게 실망만 하고 있다. 볼넷머신 양현종. 올시즌 기아가 이런 성적밖에 못내게 된 가장 큰 원인. 
 

2011년 7월 9일 KIA vs LG 잠실


3. 선발투수는 양현종 vs 박현준 : 주말 잠실 기아 경기는 예매가 무지하게 힘들다. 거의 서버가 열림과 동시에 매진되거나 다운되거나. 예매 안해도 경기장 가면 암표 파는 아줌마 아저씨들 많지만, 그 아줌마 아저씨들 때문에 예매 힘든거 생각하면 괘씸해서 난 절대 암표는 안산다. 이 날도 예매 정말 힘들게 성공. 11시에 예매가 열리는데 안되고 있다가 1시쯤 한번 해볼까? 하고 접속했는데 운좋게 포수 뒷자리 2연석 예매에 성공했었다. 담요 덮고 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 날은 정말 찜통같은 더위였다. 그 더운 날 인천에서 잠실까지 갔는데 기아는 또 패배. 에라이.
잠실경기는 항상 두산하고 할 때만 갔었는데 엘지경기 가니까 재밌었다. 엘지 기아 두쪽 다 팬 많고 워낙 유별나기로 유명해서. 두산 경기 가면 두산 여자팬이 많아서 그런지 두산쪽 응원소리가 완전 하이톤인데, 엘지 기아 전 가니까 우워워워워워 이렇게 중저음으로 응원소리가 울려퍼졌다.

2011년 7월 23일 올스타전 잠실.


4. 선발투수는 윤석민 vs 차우찬 : 운좋게 올스타전 티켓에 당첨되서 계획에도 없던 올스타전에 갔다. 이번 올스타전은 30주년이라 꽤 크게 했다. 사진에 찍힌 쟤는 윤석민. 불펜에서 워밍업하다가 30년 올스타 때문에 카메라에 잡힌다고 쫓겨나서 외야에서 몸풀었다. 꽤 가까운 자리여서 LG 이병규도 가까이서 보고. (아 이병규 선수 정말 멋있었다! 그 나이에 그런...몸매!) 올스타전이라 같은 서군인 LG, 한화 응원가도 따라부르고 올스타전 끝나고 돈 많이쓴 불꽃놀이도 보고. 흐흐흐. 맨날 서군이 지는데 이 날 이병규의 끝내기로 승리! 언제부턴가 올스타전 이기면 보너스가 나온다고 해서 그런지 거의 장난식으로 하는 올스타전에서 고의사구도 나오고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제일 재밌었던 이벤트는 타자 스피드왕 이벤트. 최정이 무려 146km/h를 기록!

2011년 8월 5일 KIA vs SK 문학


5. 선발투수는 윤석민 vs 이영욱 : 7월 5연승에다가 2연속 완봉승의 위엄 윤석민을 믿고 휴가까지 취소하며 간 경기였다. 원래 금요일부터 여름휴가 내려다가 딱히 할일이 없기도 하고, 어차피 휴가내도 야구장 갈 것 같아서 휴가를 취소하고 일 끝나자마자 혼자 문학으로 달려갔다. 왜냐면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민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줬어.
이 날 야구장에 메이져리그 스카우트 들이 많이 와서 엄청 화제가 됐는데 이상하게 윤석민은 스카우트만 오면 제대로 못 던져서,... 이 날도 1회 초구부터 안타를 맞으면서 실점하고. 기아는 제대로 된 공격 한번 못해보고 완벽히 패했다.
문학 야구장 가장 높은 자리에서 봤는데 view 가 꽤 괜찮았다. 아.... 하지만 이 날 정말 무지하게 더웠다.


결국 올 시즌 직관 승률은 단 2승. 잘좀해라. 기아타이거즈야~내일부터 롯데와 주중 3연전. 아...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봤자 난 내일 저녁에도 TV 앞에 앉아서보고 야구 보겠지. 


  야구 포스팅을 안하고 있지만 난 올해 야구장 3번을 갔고, 퇴근 후 일과는 어김없이 야구시청이다. 내가 좋아하는 해설자는 MBC Sports+의 이순철, 이효봉 KBS N sports 에서는 민훈기 인데, 솔직히 민훈기 해설위원은 아무래도 선수 출신이 아닌  한계가 있지만, 그 아저씨의 스타일을 좋아한다.(옷을 무척 잘 입으심!) 
  기아타이거즈가 이기는 날에는 베이스볼투나잇야 (MBC), 아이러브베이스볼(KBS), 베이스볼S(SBS) 이 3개 프로그램을 모두 시청하는데, 야구 끝나고 씻고 저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3총사 다 보고나면 그냥 하루가 간다. 아 잉여로운 삶이여.
  각각 프로그램마다 좋아하는 코너가 있고 좋아하는 진행자, 좋아하는 객원 해설이 있는데 KBS 아이러브베이스볼을 시청하는 경우는 이병훈 해설위원이나 민훈기 해설위원이 객원 해설위원으로 나올 때다. 이병훈 해설위원은 웃겨서 좋고, 민훈기 해설위원은 특유의 지적인 분위기가 좋다.
  트위터, 미투데이도 다 프로야구 때문에 팔로우만 하고 있는데 갑자기 똑똑한 민훈기 기자에게 질문을 하고 싶어서 질문을 했다. 진짜 궁금하기도 했고. 

근데 이렇게 쪽지를 보내주셨다!

클릭해야 글씨가 보임

   아이러브베이스볼 끝나면서 야구에 얽힌 이야기나 헷갈리는 룰, 신기한 사건 등을 소개해주시곤 하는데 오늘 그 코너에서 내가 질문한 "왜 포수랑 투수를 배터리라고 부르는가" 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신다고!!! 아아 4경기 모두 다 비와서 취소되면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안하는데!! 안돼~ 한경기만이라도 꼭 진행되어라 제발~! 
나는 오늘 베이스볼투나잇야도 베이스볼S 도 안보고 아이러브베이스볼만 시청하겠다. 

트위터나 미투데이로 스타들한테 말거는 거 이해 안갔는데 막상 이렇게 답변 받고보니 기분이 엄청 좋잖아?! 




요즘 같이 야구보기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난 kia가 압도적 꼴찌를 해도 가끔 나오는 승리에 기뻐할 수 있고, 무사만루에서 내야 플라이 병살을 쳐도 내년에는 좀 잘하겠지 하면서 기대하면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정말 한경기 한경기 보기가 너무 괴롭고 올시즌 전체가 그냥 괴롭다.
야구에서 져서 열받는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뼈저리게 깨닫는 중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인간 중에는 정말로 또라이가 많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야구든 축구든 그 스포츠와 팀에 대한 애정을 면죄부로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용서할 수 가 없다.
솔직히 지금 마음 같아서는 영원히 야구를 안 보고 싶다.
아버지 왜 저에게 야구를 보게 하셨나요. 으흑. 그리고 저는 왜 kia 팬인가요.

그리고 앞으로 내가 롯데 팬을 뭐 개인적으로 볼 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롯데 팬은 상종 안하기로 했다. 영원히 저주한다.

8월 3일부터 출근하기로 되어 있던 나는, 일을 시작하면 주말에 야구를 못보러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sk 와 kia 경기를 보러 갔다. 2년 전만 해도 kia 가 잠실에 온다고 그러면 멀어도 갔는데 이제 웬만하면 문학만 가고 싶다. 문학은 시설도 좋고 가깝고 다 좋은데, 이길 확률이 극히 적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저번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아빠랑 가면 필패고, 혼자 가거나 동생이랑 가거나 친구랑 가면 그나마 kia 가 이긴다. 7월 31일은 동생이랑 갔고 역시 4:1 승리.
서재응 vs 엄정욱 선발 투수 경기였는데, 서재응이 잘 던졌다. 뭐 sk 라인업이 박정권도 없고 박재상도 없었지만.
과외 때문에 끝까지 못봤다. 9회말에 안영명이 무사 1,2루 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경기였더라. 끝까지 봤으면 훨씬 재미날 뻔 했다. 토요일이면 문학에서 불꽃놀이도 하는데 과외 때문에 그것도 못보고. 여러모로 아쉬웠지만, 이겼기 때문에 다 상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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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문학은 무조건 2층 자리에 앉아야 한다. 그래야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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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 중동옷 히잡이라고 하나? 그거 쓰고 아들과 함께 야구보러 오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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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그린존. 봄 가을은 좋을지 몰라도 뜨거운 직사광선을 그대로 맞고 앉아야 하는 자리인데다 외야라 야구 잘 안보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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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더운 날씨였지만 꽤 많이 온 사람들.


이상하게 이 날 경기는 뭐 어떻게 점수가 났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최희섭이 그 큰 덩치로 무리하게 홈으로 성큼 성큼 뛰어오던 것만 기억난다. 그 점수가 좀 결정적이었지 아마.
바쁘게 가느라 치킨을 못 먹어서 조금 서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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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유니폼입은 사람이 생각보다 엄청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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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꼬마 안치홍 팬.


지금 내 유니폼은 윤석민인데, 만약 또 유니폼을 사야 한다면 나도 안치홍으로 하고 싶다. 크크크. 그런데 요즘 안치홍은 작년 처럼 가끔 홈런을 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타를 많이 치는 것도 아니고 작년보다 도루가 아주 쪼끔 늘었는데 그렇다고 뭐 도루를 많이 하는 것 같진 않고. 일단 루상에 나가면 득점은 많이 하는 거 같은데 주자가 있을 때는 안타를 전혀 안치고 있다. 난 안치홍이 꽤 스타기질이 있는 놈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견실한 수비만 보여주고 있어서 아쉽다. 물론 수비도 중요하지만, 난 수비 좀 약해도 빳따 좋은 타자가 좋은데 말이다. 흠. 그래도 2년차라 봐준다.
야구장에 가면 꼬마 혹은 엄마아빠 쫓아온 겨우 걸음마 하는 애들이 아주 많다. 걔네들이 응원하는거 보면 귀엽기도 하고 난 언제 결혼해서 자식 데리고 야구장 오나 싶다.
난 솔직히 올해 kia 4강은 끝났다고 보는 사람 중 하난데, 어제 롯데한테 kia 극적으로 이기는 덕분에 롯데랑 2경기차가 되어서 엇 4강 가는건가? 싶었는데 오늘 10대2 로 깨지고 있다. 이대호가 연속홈런 신기록 세운 건 좋은데 그 자료화면에 나갈 때마다 홈런 맞은 투수로 나올 kia 최고미남 김희걸을 생각하면 좀 불쌍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내일도 kia가 대인배스럽게 이대호 10경기 연속홈런 기록이나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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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IA TIGERS 공식 홈페이지 (www.tigers.co.kr)


내가 문학야구장을 갔다온 6월 18일 경기가 역시 아주 결정적인 경기였다. 비가 오락가락 하던 그날 난 문학구장에서 기아 타이거즈의 끝내기패를 봤다. 그 전 경기에서 한화를 만나 스윕 했기 때문에 기대를 했지만, 기아 타이거즈는 나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그 뒤로도 난 6시 30분이 되면 TV앞에 앉아서 경기를 보고 있긴 하지만, 한 번도 승리를 보지는 못했다. 아... 기아 타이거즈야 이제 좀 이길 때가 되지 않았니? 벌써 8연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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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BO 홈페이지 (www.koreabaseball.com)


솔직히 말하면 난 6월 26일 경기를 보다가 잤다. 기아팬인 내 마음 같아선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되었으면 했지만, 경기가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기아 타이거즈는 취소된 다음 경기에서 기필코 8연패를 이룩하였을 것이다.
기아 타이거즈의 심각한 타격 부진은 어제 오늘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타자들의 실력은 전혀 나아지는 바가 없다. 기아 타이거즈의 연패의 원인을 찾자면 첫째도 타격, 둘째도 타격, 마지막도 타격 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하루에 안타 1개 치기도 힘든 기아의 주전 타자들 사이에서 제 몫을 해주던 최희섭의 부진이 너무 아쉽다. (6/26일 경기에서도 4타수 무안타)
나는 6월 26일 경기를 보다가 이원석의 '맞는순간홈런'을 보고 난 후 너무 재미 없는 경기내용 때문에 아주 깊은 잠에 빠졌는데 김현수의 2점 홈런 후 오늘도 지겠군 싶었다. 야구에서 2점 차이에 패배를 예감해야 하는 기아 타이거즈 반성하고 제발 잘하자. 응? 요즘 같아선 정말 기아 타이거즈에 대한 실망감이 하루 하루 브랜 뉴 되고 있다.
에이스가 나와서 9이닝 무실점을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요즘의 기아 타이거즈.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연패가 언제까지 지속될 장담하기 어렵다.


보나마나 난 오늘도 5시에 TV앞에 앉아있을 것이 뻔하고 오늘의 선발투수는 임태훈과 콜론이다. 오늘은 과연 연패를 끊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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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야구 볼 때만 해도 내가 결혼하기 이전에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하는 걸 볼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그런데 2009년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 우승을 봤다.
야구 보는 재미에 살았던 2009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난 야구를 열심히 봤다. (블로그 못한 이유 중 하나)
어제 아침 뉴스가 너무 재미 없어서 MBC ESPN을 틀었는데 한국시리즈 직후에 리플레이를 너무 많이 봐서 지겨웠던 한국시리즈 하이라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정리를 하기로 결정! 경기를 안 본 사람에게는 암호 같은 포스팅 이겠지만 말이다.
내가 기아 타이거즈 팬이라 그런게 아니라 진짜 이번 한국시리즈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남을 명 시리즈였다. 두 팀이 어찌나 치열했는지 7차전 내내 양팀이 득점한 점수가 같다.
말 그래도 용쟁호투(SK 마스코트는 용, 신기하게도 진짜 용쟁호투다) 였던 한국시리즈의 감동을 되살리며 시작! (야구에 대해 쓰면 왠지 이런 오글거리는 표현을 하고 싶어진다)  

양팀 선발 투수는 로페즈 : 카도쿠라. 한국시리즈 시작 전에 로페즈가 워낙 다혈질이라 고민을 했는데 무려 8이닝을 소화하며 그 몫을 충분히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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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에 SK 한테 겁먹었던 건 기아 타자들이 못할 것 같아서였다. 투수들은 충분히 잘한다고 생각했고. 근데 아니나 다를까 위 기록지에서 보듯 1회말 1번부터 3번까지 카도쿠라에게 상쾌한 삼진 퍼레이드.
앞선 플레이오프에서 SK 가 보여준 타격이 정말 공포스러웠고,(특히 박정권- 진짜 미친 타격) 기아 타이거즈는 너무 오래 쉰 느낌이 들었다. 거깃다 기아 타이거즈 특유의 팀컬러인 야수들의 에러 부분도 많이 걱정됐는데, 위 기록지에서 보듯 에러 2번하고도 이기긴 했다. 1차전이 70% 이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1차전의 중요성이 컸는데 한국 시리즈 다운 수준 높고 재미있는 경기로 승리했다.
기아 타이거즈 타자들은 잘 던지던 카도쿠라가 4회 볼넷로 김원섭이 나갔을 때 안타 후 희생플라이로 처음 찾아온 찬스를 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아 타이거즈는 SK 가 던진 볼넷 총 5개 그 중 4번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적시타가 터지지 않는 변비 같은 야구를 하지 않을까 걱정한 건 기우에 불과했다. 역시 야구에서 볼넷은 안타 홈런보다 안좋은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줬다. 선두타자 볼넷은 선두타자 안타보다도 득점확률이 높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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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의외로 박재홍이 1번 타자로 나왔는데, 3타석에 2번 출루했으니까 그럭저럭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은 했으나 1회 선취점 찬스에서 3루수 김상현의 실책을 틈탄 출루 때 바로 도루사를 한 건 정말 아까운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때 미친 타격을 보여줬던 박정권은 역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SK 분위기의 분수령이 되었던 시점은 4회 나주환이 1루 직선타로 아웃이 된 것이었다. (김성근도 경기 후 가장 아쉬웠던 장면으로 뽑았음) 정근우가 선두타자 좌중간 2루타, 미친 박정권의 깨끗한 중견수 앞 2루타 로 가볍게 1점을 득점하고 주자 2루, 그 후 최정의 희생번트, 주자 3루, 이 상황에서 로페즈는 흔들리며 김재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1아웃 주자 1,3루의 찬스였으나, 그 다음 나주환이 친 엄청 잘 맞은 타구가 최희섭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며 간단히 더블아웃이 되면서 이닝이 종료되었는데, 그 때 그 공이 최희섭 글러브를 빠져 나갔다면 적어도 2루타였고, 4회에만 3득점 이상 할 수 있는 찬스였으나, 기아 타이거즈가 이기려고 그랬는지 거짓말 처럼 나주환이 친 공은 최희섭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플레이오프때 보여준 나주환의 더티 플레이가 생각나면서 쌤통이었다.
이후 4회 말이 기아 타이거즈의 선취점을 얻었다. 너무 좋은 찬스가 무산 되었기 때문에 카도쿠라도 흔들렸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근데 박정권도 박정권이지만 광주에서 1차전 2차전 때 정상호가 가장 인상깊었다. 정상호 내년 시즌 풀타임으로 치루면 국가대표 포수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박경완이 리드를 잘한다고는 하지만 WBC 때 그가 타석에 섰을 때의 지독한 무료함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 (SK 팬들은 박경완을 신격화 하기 때문에 이 글을 본다면 욕 좀 먹겠지만)
이 날도 이종범이 6회 2타점으로 2:1에서 3:2로 역전 시키고 바로 7회에 정상호는 엄청난 홈런을 날려버렸다. 내년은 정상호한테 기회를 많이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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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와 SK의 투수기록을 보면 자랑스러워지는데, 1차전에 SK 가 투입한 투수는 무려 6명, 믿고 내보냈던 고효준이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 뒤 시리즈에서도 고효준은 이상하게 이용규만 보면 볼넷 내줬고, 우리 아버지는 고효준 아무래도 기아 선수인 거 같다고 농담까지 하셨다. (고마워요. 고효준!)
시리즈 전 예상으로 기아 타이거즈는 선발이 강하지만 중간이 SK 투수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었는데, 1차전은 아예 중간 투수 없이 선발 후 바로 마무리 투수로 가는 간지나느 투수기용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 기아 타이거즈 선발은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동훈이 간단히 주자 없이 3아웃을 잡고 감격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신고 하며 2차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경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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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의 히어로 - 이종범.


1차전에서 이종범의 6번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난 사실 이종범이 리그를 평정할 당시에는 야구팬이 아니었고, 다른 기아 팬들처럼 이종범을 절대 신격화 하지도 않고, 이종범 보다 다른 선수들을 더 좋아하지만, 이날 12년만의 한국시리즈에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니까 보기 좋았다.
그리고 문제의 신의 손 사건. 흐흐흐. 정대현이 던질 때 완전한 스윙인데 볼판정을 받으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안타를 날려버렸는데, 이런 거 보면 왠지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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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 없으면 정말 정말 못살아.

로페즈 없었으면 기아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 우승 못했을 것.


야구가 최고야!

야구 2009. 3. 25. 14:18
WBC가 끝이 났다. 애초에 병맛나는 룰과 미국의 상업적 의도가 다분한 대회라 호응하고 싶은 대회는 아니었지만,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 중 잘하는 선수들로만 모인 드림팀을 볼 수 있는 거 자체가 야구팬인 나에게는 큰 행복이었다.
연일 여론에서 WBC에 대해서 말을 많이 해서 야구를 전혀 안보는 사람들도 다 알고 있겠지만, 이번 대회는 일본하고만 5번을 붙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렇게 일본이랑 한국이랑 여러번 붙일거면 뭐하러 미국에서 개최한 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일본에서 개최하는 것이 나을 뻔 했다. 시차도 안나고.
그렇다고 하여 이번 대회에 성과가 전혀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평소 때 야구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던 사람들도 야구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니까. 아쉬운 건 진짜 제대로 된 토너먼트로 해서 정정당당하게 맞붙는 대회가 있었으면 하는 건데 그건 좀 어려울 것 같고.
사람들은 WBC 끝나서 이제 무슨 재미로 사나 하는 사람도 있던데, 프로야구를 보면 되지 않는가. 크크큭. 4월 4일 프로야구 개막일인데 나는 그 날만 손꼽아서 기다리고 있고만.

난 2002년 월드컵 때 국민 모두가 한국전 경기만 있으면 Be the reds 티를 입고 전광판 앞에서 응원할 때도 단 한번도 빨간티를 입지 않았다. 이게 뭐 무슨 자랑도 아니지만, 평소 때 K리그나 K리그 말고 좀 더 수준 높은 프리미어 리그, 분데스리가, 세리에A 등에 대해서 전혀 시청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밤 늦게까지 바깥에서 응원하는 게 공감이 되지 않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물론 내가 너무 냉소적이고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는 찌질하고 촌스러운 사람이라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난 내 또래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은연 중에 잘보이고 마음에 들고 속된말로 한 번 엮어 보려는 그런 분위기에 굉장히 취약한데 그때 월드컵을 모여서 시청하고 있는 내 또래 사람들을 보면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그런 느낌이 심하게 들어서 같이 섞여 있기에 거북하고 그랬다. 이래서 내가 애인이 없는건가. 뭐 2002년에 출산률이 다른 해에 비해 증가했다는 것을 보면 내가 느낀 분위기와 결과가 정말 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이번 WBC 역시 잠실, 문학경기장에서 모여서 응원한다고 경기장을 개방했는데 완전한 낮시간에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봤더라.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좀 허탈하기도 하다. 난 야구만은 그런 응원 안하길 원했는데. 단체 응원이 싫은 이유를 이야기 하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난 직접 경기를 시청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대규모로 모여서 응원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뭐 술집 같은데서 조촐하게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보는 건 재밌지만, 그렇게 대규모로 모여서 스포츠를 시청하는 걸 보면 도무지 공감이 되질 않더라.
이러한 이유와 함께 난 직장인이라 야구가 한창일 때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시간이고 하여 집에서 조용히 혼자 시청하였다. 말로는 에잇 WBC는 병신 같은 대회야. 일본애들만 열광하는 대회야! 라고 불만을 쏟아내어 놓고서는 1경기도 안 빼고 모두 시청하였다. ;;; 재방송도 많이 해주고 해서 좋드만.
어제는 대망의 결승전 이었는데 선발 이와쿠마한테 완전히 막혀서 안타를 5개 밖에 못치고 일본에게 패배. 이와쿠마가 너무 잘한 것도 있지만, 사실 어제는 2루심이 너무 하더라. 지고나서 심판 탓 하는 건 우울한 짓 이지만 고영민 2루타 때도 내가 보기엔 완전한 세입이고, 용규가 헬멧부서지면서 도루한 것도 완전한 세입이었다. 두 개다 만약에 세입이 되었다면 분위기가 완전히 우리 쪽으로 넘어올 수 있었던 타이밍에 나온 아웃 판정이라 난 어제 밤까지 아까워서 한숨을 푹푹 쉬고 오바 좀 더해서 미칠 것 같았다. 크크큭. (내가 이런 데 선수들은 오죽할까) 야구가 분위기 싸움이라 안타 15개 치고도 5점밖에 못낸 일본한테 우리가 이길 수 도 있었던 건데 역시 한 게임 이기는게 어쩔 땐 엄청 쉽지만 어쩔 땐 엄청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9회말 2아웃에 3:3 만들 때는 잠깐동안 소름 돋았다. 으하하하. 그 뒤에 고영민이 끝내기 안타 치고 4:3으로 이겼어야 하는건데. 원래 끝내기로 이기는 게 최고 기분 좋고 끝내기로 지는 게 최고 기분 나쁜 건데 맘속으로 간절히 염원했건만 고영민은 삼진을 당해버렸다. 아. 그래도 정말 명승부였어!!!

P.S 기아팬 사이에서는 원래 유명했던 용규 인기가 너무 많아져서 무서울 정도다.
개막전 가고 싶었는데 개막전 예매시작하자마자 서버가 다운되어버렸다는 슬픈소식.
그리고 이번 WBC의 가장 큰 성과라면 평소 아무 이유없이 개무시 받던 석민이가 재조명 되었다는거.(사실 이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썼다가 다시 읽어보고 다 지워버렸다)

기아 5연승!!!!

야구 2008. 5. 11. 20:45
내가 바보같은 놈들이라고 포스팅을 한 그날 경기부터 기아가 계속 이기더니 오늘도 이겼다.!!!! 이럴수가!!!
5월 7일 경기는 일때문에 늦게와서 못봤는데 삼성한테 6대 1로 이겼다. 이범석이라는 애가 처음으로 선발출전해서 공을 던졌는데 6대 1로 이긴거다. 프로 데뷔 후 첫 승 이라던데 나중에 오늘의 선수 인터뷰 하는 데 내가 다 감동스러웠다. 프로 데뷔 후 첫 승 이라니.
그리고 5월 8일 경기. 내가 좋아하는 윤석민이 선발이라 칼퇴해서 씻지도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봤더랬다. 결과는 3:0 완봉승. 이날 경기도 진짜 재밌었다.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1F0B8F17BB5709D9C645F6CFF91B91F7AAEC&outKey=b0f993e67ad466dd50f89b9b1c1cbc9c5ced49070ee58bb7df813814ed29c6470554ba3b94b05ec6629f410efd860a1e



위 인터뷰를 보면서 깨달은 바는 나는 남자 웃는 모습에 무지하게 약하다는 거다. 솔직히 윤석민이 막 잘생긴 얼굴은 아닌데 웃는 거 보고 호감도 200% 더 증가!! 하여튼 나도 좋아하는 남자들 보면 외모적으로는 일관성이 전혀 없다니까. 흠. 내가 매료되는 건 우선 외모보단 웃는 모습 (ex. 만화가 조석- 부끄러운 얘기지만 내 블로그 위로 카테고리에 조석 동영상 요즘도 가끔 본다.;; 조석 웃는 거 너무 귀여워!!!) 그리고 분위기. 음.. 내가 최고로 싫어하는 남자의 유형으로는 '경거망동' 한 남자. 일단 아무리 잘생겨도 가벼운 분위기가 풍기면 무조건 패스. 하긴 잘생긴 남자도 날 무조건 패스하겠지만. 흐흐. 아. 그리고 쌍커플 있는 거 싫어하는군. 근데 대부분의 여자들은 다 쌍커플 있는 남자 싫어하더라. 쌍커플 있는 남자들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쌍커플을 만드는 수술은 있어도 없애는 수술은 없으니..;; 아.. 쌍커플 있는 남자들 꺼 쌍커플 그냥 나 주지. (본인은 무서워서 쌍커플 수술 끝내 못했음)

저 동영상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표정관리 못하고 끝내 웃는 장면에서 오오 완전 귀엽!!! 을 외쳐버렸다. 경험도 많고 팀의 에이스로 불리고 있지만 윤석민이 아직 어리긴 어린 모양이다. 저런 얼굴 표정이 나오다니. 아저씨 같기만한 프로야구 선수들 가운데 저런 young 한 선수들 상큼발랄하고 아주 바람직하다. 역시 청춘은 아름다운 것이다!!!
윤석민은 왠지 조선시대에 그려진 그림에 나올 법한 지극히 동양적인 얼굴이고 다른 선수들에 비하여 덩치가 별로 크지 않아 키나 덩치도 별로 크지 않은 줄 알았는데 키 183에 82키로 라고 하니.. 음 역시 프로선수들은 다른건가. 아 그리고 윤석민이 마운드에서 빛나는 또 다른 이유는 침을 안 뱉는다는 거? (아 지극히 단순한 이유다) 물론 실력이 매우 출중하다는 것이 최대 매력이긴 하지만 말이다. 뭐 선수들의 개인 나름대로의 버릇이라면 버릇이기 때문에 내가 뭐라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시청자 입장으로서 보기에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 흐흐 윤석민은 침도 안뱉고 껌도 안씹고 인터뷰보면 어이쿠 겸손하기까지. 이런 바람직한 청년~!!!
난 5월 8일 경기를 포함해서 오늘까지 모든 경기를 모두 다 집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시청했는데(흠 자랑은 아닌가) 기아 5연승도 5연승이지만 경기 내용 자체도 엄청나게 흥미진진했다. 으아.. 9년만에 5연승 했다니깐 말 다했지. 패는 이어가도 승은 이어가지 않는 팀이라는 말 취소할래.  
아.. 내일은 월요일이라 야구 쉬고 화요일부터 한화랑 붙는댄다. 한화나 기아나 무지하게 상승세인데, 한화는 2등이니까 이제 좀 져도 돼. 우리 히어로즈는 왠지 4월 기아 연패할 때 생각나서 이기면서도 좀 마음이 짠했다. 우리 히어로즈 기아한테 12대1로 진 경기도 있다. 아무리 기아가 4월에 죽을 쒔어도 12대 1로는 안졌는데.

요즘 네이버로 TV 중계도 보고 게시판도 자주 들어가서 느끼는 건데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소관이지만, 역시 여자는 이쁘고 봐야 하는건가 싶었다. 실시간 댓글들을 보면 (당연히 대부분이 남자들) 카메라가 그냥 생각없이 비추는 여자관객도 남자들은 하나하나 다 외모평가, 나중에 오늘의 선수 인터뷰하는 여자 아나운서들한테도 도저히 내 입에는 못 올릴 말까지 서슴치않고들 하니.. 나 솔직히 실시간 댓글 보면서 남자들한테 실망하는 바도 컸다. 니들 얼굴은 얼마나 잘났나 좀 보고 싶다만. 내가 이런 말 하면 또 못생긴 게  떠든다 또 뭐라 하겠지. 크크크. 뭐 그런 댓글들 빼고 웃긴 댓글들도 많아서 즐겨보고는 있다.

결론은 나는 앞으로 기아,우리,LG 이 순서대로 응원하기로 했다. 꼴찌부근 팀이 살아나야 재밌지. 기아는 다음주 화요일 6연승 고고~!!

새로운 취미.

야구 2008. 5. 7. 11:31
예전에 만화할 시간에 기다리던 만화는 안하고 프로야구를 할 때 정말 싫었다.
프로야구가 인기 많을 땐 공중파에서 골든 글러브 시상식도 했다.
우리 아빠는 해태 타이거즈의 팬으로, (한창 해태가 잘 나갈 때라) 신이 나서 퇴근하자마자 TV 앞에서 프로야구를 시청하셨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선동열이 탈 때도 얼마나 흐믓해 했는지 모른다.
예전에 대전에 살 때는 한화랑 해태랑 경기 있으면 퇴근하시면서 무려 혼자!!!! 야구장 가서 혼자 야구 보고 오신 적도 꽤 되셨다고.

난 요즘 직장생활 한 지 한 30년은 된 아저씨 마냥 퇴근하자마자 프로야구를 본다. 54번, 56번, 46번은 MBC, SBS, KBS 의 스포츠 채널.(가끔 경인 TV 에서 SK 경기도 해줌) 차례대로 돌려보며 보고싶은 경기를 본다. 한 경기만 계속 보는 경우도 있고 무한 반복하면서 3경기 다 보는 경우도 있다. 야구는 9회말까지 보고 있으면 시간이 잘가기 때문에 아주 좋다. 가끔 주말 낮에도 야구본다.; 퇴근해서 야구보고 보고나선 다음날 출근해서 '네이버 스포츠' 들어가서 기사 내용보고 댓글 보면서 화낸다. 하지만 야구에 재미 붙인지 얼마 안되서 댓글은 못단다. 이러다 네이버 문자 중계 신청하는 건 아닌가 몰라.

워낙 귀찮은 걸 싫어해서 드라마를 찾아서 다운 받는 거 조차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그리고 난 모니터 싫고 브라운관이 더 좋다.
이제까지 인천에서 가장 오래 살았기 때문에 SK 를 응원해야 정석이지만, SK는 굳건한 1등이라 응원해도 별 재미가 없다. 그리고 어차피 SK는 또 결승전 갈텐데 뭐. 크하하하. (이 자신감!!!) SK는 결승전 때 응원해도 충분하다.

그래서 그냥 아빠 따라서 기아 응원한다. "돌아오지 않는 3루 주자", "패는 이어가도 승은 절대 이어가지 않는 기아." (우리집에서 기아는 이런 팀으로 통함)
어제도 기아가 삼성한테 졌다. 바보같은 놈들. 내가 그렇게 응원했는데.
기아와 해태는 엄연히 다른 팀이다. 해태는 9번 우승했는데 기아는 맨날 꼴찌다. 아니면 꼴찌에서 2등. 근데도 광주 홈구장에서 하면 광주 사람들 응원 엄청 열심히 한다. 뭔가 안타깝다.
하지만 해도 너무 해. 너무 못해. 크아아아아. 기회도 절대 못살리고 기껏 받은 점수도 포수가 공 떨어뜨리거나 외야수가 공 빠뜨려서 실수해서 내는 점수고.
난 윤석민 팬인데, 윤석민이 불쌍해. 근데 윤석민은 안타 맞아도 표정 변화 절대 없고 심지어 팀이 승리해도 표정 변화 없다. 저번에 이번 경기 MVP 로 뽑혔을 때 인터뷰 하는데도 표정 변화가 없었다. 나이도 어린 것이 (86년생)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윤석민 뱃속에 벌써 사리 자라고 있을 거라고 하는 사람까지 봤다.
야구의 꽃은 역시 투수다. 투수! 타자가 아니야. 투수야. 매번 공을 던지면서 맞을까? 안 맞을까? 가 얼마나 초조할까. 근데 그거 다 견디면서 공을 던지는 거 보면 숭고한 생각마저 든다. 특히 만루면 긴장감 백배. 감정이입 백배. 보는 내가 더 조마조마할 정도.

난 월드컵때도 사람들이 왜 축구에 열광하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심지어 이탈리아 경기 할 때는 술집에서 맥주마시다가 졸려서 잤고, 미국 경기 할때는 축구보자고 아는 사람들이 자취방에 초대 했는데도 귀찮아서 샤워하고 누워서 조용한 시간을 만끽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축구 봐. 하면 안보냐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A매치는 잘 본다. 저번 독일 월드컵도 거의 다 봤어. 그것도 생중계로. 그건 하도 심심해서 본 거니까. 근데 야구처럼 챙겨보긴 재미 없더라. 아.. 난 유럽 취향이 아니라 미국 취향인가봐. 나 미국 싫은데. 그래도 야구가 더 재밌는 걸 어떡해. (나 오늘 쓰는 일기는 완전 구어체네 크크큭)

이런 이유로 야구를 안하는 월요일에는 저녁시간이 너무 허전하다. 뉴스도 재미 없고, 이젠 미우나 고우나도 끝나서 드라마도 볼 거 없고. 8월 8일에 올림픽 시작하면 야구 잠깐 쉰다는데 그것도 벌써 걱정. (걱정도 팔자다) 한가지 소망은 이번 시즌에 문학경기장 한 번 가는건데 같이 갈 사람이 마땅찮다. 엄마 아빠랑 같이 가야하나.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같이 가고 싶은데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시나리오는 그때 키스타임 걸려서 뽀뽀하는건데. 으하하. 아 말해놓고도 유치하고 민망스럽네. 남자친구가 생김 하고 싶은 게 고작 이런 거 라니.
 
이번 어린이날 도 날씨 엄청 좋았는데 낮에 또 혼자 야구봤다.;; 그리고선 혼자라도 문학경기장 갈껄 하고 후회했다. 그날 SK가 우리한테 지고, 기아는 롯데한테 지고 했지만 그래도 TV 앞에서 야구보는 것 보단 재밌었을테데 말이다.
 
P.S 난 네이버 문자 중계가 진짜로 핸드폰으로 문자 보내주는 건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아닌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