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나와 제일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름도, 나이도, 소속도 모르는 타인들. 사람들로 뒤엉킨 신도림역 플랫폼이나, 기어코 전철에 탑승하는 출퇴근하는 직장인들과 매일같이 부대끼고 어쩔 수 없이 몸을 맞닿은 체 시간을 보내지만, 그들과 나는 눈 한번 마주치지 않는다. 키가 작은 나의 눈에 보이는 건 그 사람들의 스카프 색이나, 핸드폰 기종이나 양복 색깔 뿐.

2. 혼자 점심 먹는 게 좋다. 은행 간다는 핑계로 혼자 길을 나서 편의점에서 튀김우동과 참치마요 삼각김밥을 2,030 원 주고 사먹었다. 오른쪽에는 겨울을 알리는 호빵이 왼쪽에는 전자레인지가 있어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에게 꽤 시달렸지만, 말 한마디 안해도 상관없어서 정말 평화로운 점심시간이었다.

3. 점심을 먹다가 회사 건물 1층 카페 쿠폰 12개를 다 채워서 공짜로 커피 한잔을 먹을 수 있다 생각하니 별안간 기분이 좋아졌다. 쿠폰으로 평소 잘 안먹던 카라멜 마끼아또를 공짜로 받아 마시는 중이다.

4. 어제 밤에는 평소 전혀 관심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는 토니안이 내 애인으로 등장했다. 대체 무슨 일이지?

5. 대학시절 갑자기 이사를 가야해서 복덕방 아주머니와 학교 주변 원룸을 보러 다녔다. 아주머니는 주인도 없는 원룸을 열쇠로 마구 열고 보여주셨는데,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등교 후 남자 대학생들이 살고있는 원룸의 실상을 목격했다. 벗어놓은 팬티를 대체 몇 개를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방바닦에 그대로 벗어져 있는 남자애들의 체크무뉘 사각팬티를 나는 아무 영문도 모르고 갑작스럽게 봐야만 했다.

6. 작년 같으면 미국야구 한국야구 가리지 않고, 야구를 엄청 열심히 시청했을 시즌이다. 그런데 요즘은 전혀 재미가 없다. 어제 기아 타이거즈가 이겼는데도 무감흥.

7. 하석진이 나오는 혼술남녀가 요즘 나의 유일한 낙이다. 어제는 하석진 님 분량이 너무 적어서 짜증났다.



이번 시즌에는 야구장을 총 6번 갔다. 정규시즌 관람은 이것으로 끝내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기아 타이거즈는 다른 팀 비 때문에 푹 쉴 때 한번 쉬지도 못하고, 주력 선수들은 다들 나가 떨어져서 이제는 정규시즌 1위가 거의 가망성이 없어졌다. 
현재 한국야구 포스트시즌 시스템에서 정규시즌 1위가 아닌 팀이 우승하는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하지만 그래도 GO V11 KIA TIGERS!. 이제 정규시즌도 30경기도 안남았고, 포스트 시즌 되서 sk 랑 문학에서 기아가 코시에 가기 위해서 붙으면 아마 난 또 표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근데 sk 한테 질 것 같다. 으흑)
기아가 지금 전력으로 2위를 유지하고 있고, 작년에는 못갔던 포스트시즌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건 팬으로선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응원하는 팀 성적이 별로여도 야구는 그냥 야구 경기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흥분되니까 말이다.
이제 야구가 끝나면 난 당분간은 깊고 깊은 슬픔에 빠져들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야구 끝나면 진지하게 주말에 축구라도 볼까 생각 중이다. 흐흑. 하루에 3시간씩 매일같이 하던 일이 사라지면 난 정말 허전할거야.

지금부터는 올시즌 내가 갔던 경기와 간단한 관전평.

2011년 4월 9일 KIA vs 두산


1. 선발 투수는 윤석민 vs 이혜천 : 두산이 이혜천을 11억씩이나 주고 다시 데려온 이유를 모르겠다. 시즌초 윤석민은 팬들을 패닉으로 몰아넣었었다. 이 날도 삼진 하나 못잡고 흠씬 두둘겨 맞았었다. 완전 지고 있었지만 이용규의 싹쓸이 3루타로 동점까지 만들었었나? 아니면 1점차까지 따라갔었나. 잘 기억은 안나지만, 8회 나온 이용규의 3루타 때 정말 신나게 소리질렀다. 하지만 김현수에게 끝내기 안타 맞고 패배. 친구랑 이때만 해도 담요 2개 덮고 얇은 패딩입고 가서 야구 봤는데.

2011년 5월 7일 문학에서 KIA vs SK


2. 선발투수는 양현종 vs (상대편은 기억 안남) : 잠실 문학 3연전 중 2번을 봤다. 금요일 토요일 경기. 금요일에 동생이랑 덜덜 떨면서 문학 3층에서 치킨 뜯으면서 봤는데 제대로 된 장타 한번 못쳐보고 졌었다. 그래서 선발투수 누군지 기억도 안나네. 위에 사진은 토요일 경기 직후 사진. 양현종이 잘 던져서 무난한 승리. 문학에서 김성근 감독 출장경기 기록 기념으로 불 다 끄고 불꽃놀이 해줬었다. 딱히 기억나는 장면은 없네. 그냥 야구장에 불 꺼진 모습이 이색적이었다는 거 말곤. 
양현종은 올시즌 정말 실망이다. 할만큼 했던 투수가 이다지도 못할 수 있단 말인가. 원래도 볼넷이 많은 투수였지만, 올시즌 양현종이 던지는 경기를 볼 때마다 엄청나게 실망만 하고 있다. 볼넷머신 양현종. 올시즌 기아가 이런 성적밖에 못내게 된 가장 큰 원인. 
 

2011년 7월 9일 KIA vs LG 잠실


3. 선발투수는 양현종 vs 박현준 : 주말 잠실 기아 경기는 예매가 무지하게 힘들다. 거의 서버가 열림과 동시에 매진되거나 다운되거나. 예매 안해도 경기장 가면 암표 파는 아줌마 아저씨들 많지만, 그 아줌마 아저씨들 때문에 예매 힘든거 생각하면 괘씸해서 난 절대 암표는 안산다. 이 날도 예매 정말 힘들게 성공. 11시에 예매가 열리는데 안되고 있다가 1시쯤 한번 해볼까? 하고 접속했는데 운좋게 포수 뒷자리 2연석 예매에 성공했었다. 담요 덮고 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 날은 정말 찜통같은 더위였다. 그 더운 날 인천에서 잠실까지 갔는데 기아는 또 패배. 에라이.
잠실경기는 항상 두산하고 할 때만 갔었는데 엘지경기 가니까 재밌었다. 엘지 기아 두쪽 다 팬 많고 워낙 유별나기로 유명해서. 두산 경기 가면 두산 여자팬이 많아서 그런지 두산쪽 응원소리가 완전 하이톤인데, 엘지 기아 전 가니까 우워워워워워 이렇게 중저음으로 응원소리가 울려퍼졌다.

2011년 7월 23일 올스타전 잠실.


4. 선발투수는 윤석민 vs 차우찬 : 운좋게 올스타전 티켓에 당첨되서 계획에도 없던 올스타전에 갔다. 이번 올스타전은 30주년이라 꽤 크게 했다. 사진에 찍힌 쟤는 윤석민. 불펜에서 워밍업하다가 30년 올스타 때문에 카메라에 잡힌다고 쫓겨나서 외야에서 몸풀었다. 꽤 가까운 자리여서 LG 이병규도 가까이서 보고. (아 이병규 선수 정말 멋있었다! 그 나이에 그런...몸매!) 올스타전이라 같은 서군인 LG, 한화 응원가도 따라부르고 올스타전 끝나고 돈 많이쓴 불꽃놀이도 보고. 흐흐흐. 맨날 서군이 지는데 이 날 이병규의 끝내기로 승리! 언제부턴가 올스타전 이기면 보너스가 나온다고 해서 그런지 거의 장난식으로 하는 올스타전에서 고의사구도 나오고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제일 재밌었던 이벤트는 타자 스피드왕 이벤트. 최정이 무려 146km/h를 기록!

2011년 8월 5일 KIA vs SK 문학


5. 선발투수는 윤석민 vs 이영욱 : 7월 5연승에다가 2연속 완봉승의 위엄 윤석민을 믿고 휴가까지 취소하며 간 경기였다. 원래 금요일부터 여름휴가 내려다가 딱히 할일이 없기도 하고, 어차피 휴가내도 야구장 갈 것 같아서 휴가를 취소하고 일 끝나자마자 혼자 문학으로 달려갔다. 왜냐면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민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줬어.
이 날 야구장에 메이져리그 스카우트 들이 많이 와서 엄청 화제가 됐는데 이상하게 윤석민은 스카우트만 오면 제대로 못 던져서,... 이 날도 1회 초구부터 안타를 맞으면서 실점하고. 기아는 제대로 된 공격 한번 못해보고 완벽히 패했다.
문학 야구장 가장 높은 자리에서 봤는데 view 가 꽤 괜찮았다. 아.... 하지만 이 날 정말 무지하게 더웠다.


결국 올 시즌 직관 승률은 단 2승. 잘좀해라. 기아타이거즈야~내일부터 롯데와 주중 3연전. 아...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봤자 난 내일 저녁에도 TV 앞에 앉아서보고 야구 보겠지. 


  야구 포스팅을 안하고 있지만 난 올해 야구장 3번을 갔고, 퇴근 후 일과는 어김없이 야구시청이다. 내가 좋아하는 해설자는 MBC Sports+의 이순철, 이효봉 KBS N sports 에서는 민훈기 인데, 솔직히 민훈기 해설위원은 아무래도 선수 출신이 아닌  한계가 있지만, 그 아저씨의 스타일을 좋아한다.(옷을 무척 잘 입으심!) 
  기아타이거즈가 이기는 날에는 베이스볼투나잇야 (MBC), 아이러브베이스볼(KBS), 베이스볼S(SBS) 이 3개 프로그램을 모두 시청하는데, 야구 끝나고 씻고 저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3총사 다 보고나면 그냥 하루가 간다. 아 잉여로운 삶이여.
  각각 프로그램마다 좋아하는 코너가 있고 좋아하는 진행자, 좋아하는 객원 해설이 있는데 KBS 아이러브베이스볼을 시청하는 경우는 이병훈 해설위원이나 민훈기 해설위원이 객원 해설위원으로 나올 때다. 이병훈 해설위원은 웃겨서 좋고, 민훈기 해설위원은 특유의 지적인 분위기가 좋다.
  트위터, 미투데이도 다 프로야구 때문에 팔로우만 하고 있는데 갑자기 똑똑한 민훈기 기자에게 질문을 하고 싶어서 질문을 했다. 진짜 궁금하기도 했고. 

근데 이렇게 쪽지를 보내주셨다!

클릭해야 글씨가 보임

   아이러브베이스볼 끝나면서 야구에 얽힌 이야기나 헷갈리는 룰, 신기한 사건 등을 소개해주시곤 하는데 오늘 그 코너에서 내가 질문한 "왜 포수랑 투수를 배터리라고 부르는가" 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신다고!!! 아아 4경기 모두 다 비와서 취소되면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안하는데!! 안돼~ 한경기만이라도 꼭 진행되어라 제발~! 
나는 오늘 베이스볼투나잇야도 베이스볼S 도 안보고 아이러브베이스볼만 시청하겠다. 

트위터나 미투데이로 스타들한테 말거는 거 이해 안갔는데 막상 이렇게 답변 받고보니 기분이 엄청 좋잖아?! 




스포츠 채널 모니터

일상 2010. 12. 13. 18:03
난 야구를 좋아한다. 2009년을 통틀어서 유일하게 기뻤던 일은 kia 타이거즈 우승이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스포츠 채널 볼 일이 많은데, 한창 야구 시즌일 때 모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 모니터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떴었다.
어차피 야구는 맨날 보는거고, 야구보면서 돈도 번다는 생각에 부랴 부랴 지원했고 (그 때 당시 A4 2장으로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 보고 보고서 작성해서 내면서 지원했음) 여자라는 어드밴티지 때문에 뽑혔다. 방송국 측에서 남녀 비율을 이왕이면 똑같이 하려고 했댄다.
덕분에 스포츠 채널 본사도 가보고 밥도 한번 얻어먹긴 했는데, 문제는 스포츠 채널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콘텐츠가 야구긴 하지만 야구는 1년내내 하지 않는다는 거다.
고교야구나 프로야구 보고 A4 2장을 써서 내라고 하면 뭐 얼마든지 써서 내겠지만, 나에게 생소한 축구, 테니스, 당구, 농구를 보고 써서 내라고 하면 난감하다.
그래도 돈 받고 하는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기본적인 룰을 알자 싶어서 책도 사보고 그런다. 그러다보니 집에 테니스 책도 있고 축구 책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는 스포츠 서적을 보면서 우리 아빠는 이러다 스포츠 박사 되겠다고 하지만, 원래 안보던 스포츠 종목을 책 한권에 뚝딱 섭렵할 수도 없는 일이고. 결과적으로는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기를 보고 쓰다보니 매우 허접한 보고서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번 주 숙제는 프로농구 보는 거였는데 슬램덩크 본 지도 꽤나 오래고, 룰도 모르고 선수도 모르니 이거 당최 쓸말이 없다. 수요일까지 해서 내야 하는데  으아.. 회사 일 끝나고 남아서 뚝딱 뚝딱 쓰고 가려고 했는데 전혀 진도를 못나가고 있다.
아 어떻게 이놈의 거 다 쓰지.
딴 방송국꺼랑 비교해서 써달라고 해서 일요일에 다른 방송국 농구보다가 아주 푹잤다. 푹잤어.;

결론은 빨리 야구시즌되서 야구 보고 싶다는 거. 하지만 아직 12월이고. 아이고... 4월 언제되냐.
내년에도 모니터 하고 싶은 사람은 하게 해준다고 했는데 짤려도 난 할말 없는거다. 미안합니다. 방송국이여. 흐흑. 난 스포츠 모니터가 아니라 야구 모니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9회초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지만 두산이 무너지는 처참한 꼴을 더는 두고볼 수가 없어 들어와서 짧게 쓴다. 기억에 남는 선수들 위주로 하고 싶은 말을 쓰자면

1. 고영민
: 올시즌 고영민을 보면서 고영민이 왜저러나 싶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경기에서 2번으로 고영민을 기용한 김경문 감독이 참 대단해보인다. 다행히 6회말에는 안타치면서 은혜에 보답을 했는데, 그걸 계기로 좀 살아나 주었으면 한다.

2. 이종욱
: 6회말 번트안타는 예술이었다. "나는야 우리나라 최고의 1번타자"

3. 이성열
: 정신차려 이 친구야. 뭐 정규시즌 중에도 워낙 삼진이 많은 선수긴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김경문 감독을 봐서라도 그런 어이 없는 스윙은 하면 안되지 이 사람아. 타석에서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는 느낌이다.

4.최준석
: 오늘의 패인 1위. 오늘 클린업 타순이 김현수가 3번, 최준석이 4번, 김동주가 5번이었는데, 전.혀 4번타자 다운 활약을 못하고 찬스때마다 적절한 삼진과 병살타로 두산이 지는데 일조하였다. 왜 4번에 최준석을 넣었을까? 물론 좀 잘맞은게 병살로 잡히긴 했지만, 6회말에 최소한 병살이 아닌 삼진만 당했어도 김동주가 안타를 쳤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걸 생각하면 참 김동주는 대단한 타자다. 어찌 그리 사람이 꾸준한지.

5. 정재훈
: 2008년 정재훈이 선발일 때 잠실 가서 kia 경기를 보는데 kia 타자들이 정재훈 공을 제대로 맞춰도 못보고 경기가 끝났던 생각이 난다. 정재훈이 던지는 걸 보면 참 투구폼이 스마트 하면서 흔히들 말하는 밸런스가 좋은 느낌을 팍팍 받는데 (심지어 얼굴도 훈훈) 오늘은 7회부터 요리 조리 피하고 유인하면서 잘 던졌지만,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
(그나저나 전준우 같은 타자가 8번치는 롯데. 준우야 넌 kia 오면 3번이다)

6. 임태훈
: 검증되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임태훈이 어디 아프다던데 그게 진짜라면 그냥 두산 구단이 큰 맘먹고 수술 시켜주고 쉬게 해줬으면 좋겠다. 포스트 시즌에서 무사만루 밀어내기 볼넷을 보게 될 줄이야. 그것도 임태훈한테서.

7. 김사율
 : 야구를 보면서 김사율이 이렇게 잘 던지는 건 처음 본다. 실질적인 오늘 롯데 승리의 주역이 아닐까 싶다.

난 두산을 무지하게 엄청 응원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고 오늘 야구 보려고 일도 많은데 모른 척 칼퇴했다. 속단은 이르지만 두산이 생각보다 롯데한테 너무 밀리는 느낌이다. 내일 선발이 나와서 아무리 잘 던진다고 한들 나올 수 있는 필승 두산 불펜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오늘 정재훈도 나오고 임태훈은 오늘 보니 영 상태가 아니고, 고창성도 요즘에는 필승이라 보기 어렵고, 이용찬도 없고)  
아 제길.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삼성 우승을 밀기로 했는데, 여기서 두산이 떨어져도 삼성은 롯데를 이겨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오늘 이 경기로 인해 내일 두산 타순이 어떻게 조정될 지도 좀 궁금하다. 내일은 일 때문에 야구 못볼 거 같지만, 두산 내일은 잘해라~


많은 일.

일상 2010. 8. 9. 21:56
1. 3일 동안의 해프닝
회사를 다닐 때도, 지금도 난 후회 중이다. 이제와서 되돌릴 수 없는 일에 대해서 후회 해봤자 나만 괴롭지만, 이대로 그냥 인생이 잘못되어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두렵기도 하다. 난 아무래도 대학 때부터 길을 잘못든 거 같다. 내가 원하는 전공은 죄다 대학 졸업해서 손가락 빨고 있어야 되는 전공들이라 지금 전공을 고수했지만 그 때부터 모든 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전공도 회사에서 했던 일도 모조리 괴롭기만 해서 그래서 관뒀다. 가려고 마음 먹었던 직장은 찝찝함이 있었지만 안정성과 업무가 내 마음에 들어서 간 거였다. 어디가서 대졸 연봉이라고 말하기도 쪽팔린 월급이었지만.
그러나 큰 문제가 생겼고, 지금은 다행히 해결이 되었다. 업무가 내가 생각한 업무가 아니었다. 나중에 거기에서 일하고 있는 같은 또래 사람들한테 들어보니 날 뽑은 사람이 자기 후임에게 너무 관심이 없어서 무슨 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댄다. 하루 갔다와서 어떤 업무인지 확인 하고 경악을 하고, 뜬 눈으로 밤을 보냈다. 평소 내가 다른 사람보다 긍정적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고민으로 잠을 못잔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 이전까지는 아무리 심한 고민이 있어도 눈을 감으면 잠을 자고 눈을 뜨면 아침이었다. 중간에 깨도 다시 잠을 잘만 잘 잤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어떻게 생각하면 내 인생이 걸린 문제였다.
결국 난 하루 일하고 그 다음날 가서 관둔다고 이야기 하고 그 다음날 오전까지 일하고 그냥 집으로 와버렸다.

2. 무서운 교수
회사를 관두고 나오면서 난 전직장 첫 월급으로 산 시계를 잃어버렸다. 날씨도 엄청 더웠다. 고민이던 일이 해결되었다는 생각에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지금 형편으로는 절대 못살 시계라고 생각하니 두고 두고 아깝다. 더운데 중앙선 전철을 15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보니 정신이 혼미했다. 날 추천한 교수는 엄청 다혈질 교수였다. 자기가 추천한 학생이 이렇게 황당하게 관두는 걸 알게 된다면 분명히 전화해서 욕을 퍼 부을 것이다. 하고 각오를 했다. 일단 메일을 남겨놓긴 했지만 난 사형선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전화를 기다렸다. 그런데 의외로 괜찮다고 메일 답장이 와 있었다. 난 기분이 너무 좋아서 그 메일을 보고 소리를 꽥꽥 질렀다. 어떻게 생각하면 내가 다닌 학교 때문에 덕 본적은 단 한번도 없고, 그 교수도 업무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거고 난 이미 졸업자니까 그렇게 쫄고 죄송해할 필요 없는 거였는데.

3. 야구장
일을 시작하면 야구장에 가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이 더운 날씨에 야구장에 다녀왔다. 2000년 이후 야구장 가서 단 한번도 이기는 경기를 못 본 우리 아빠와의 야구 관람은 앞으로 피해야겠다. 뭐 아버지 때문에 기아가 지는 건 아니겠지만, 아빠랑 가면 다 진다. 7월 31일에는 동생이랑 갔기 때문에 기아가 이겼다. sk 랑 붙는거라 당연히 진다는 생각으로 갔는데도 이겼다. 2008년에 기아가 시즌 내내 sk 한테 딱 3승 했을 때 첫 승 하는 경기는 내가 혼자 야구장에 갔었던 서재응 선발 경기였다. 이 정도면 괜찮은 확률로 이기는 경기를 관람하는 편이다.

4. 부모님과의 휴가
백수가 된 뒤로 매일 놀고 있기 때문에 휴가가 필요없지만, 처음으로 부모님과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회사를 다닐 때는 맨날 비행기 타고 떠나서 부모님과 휴가를 보낼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차를 타고 전북 정읍을 다녀왔다. 4명이서 한 방에서 자고 차타고 산 속 돌아다니는게 한 일의 전부였지만, 그것만으로도 부모님께 서운했던 마음이 많이 가시는 느낌이다. 부모님께서 원하는 내 모습이 최종적으로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부모님도 만족하고 나도 나름 만족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5. 고등학교 친구
인천에서 정읍으로 처음 전학을 갔을 때 이런 곳이 다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28살이 되어 보니 이제와서는 그런 산골에서 조용히 사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인천에 있다고 해서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물가도 더 싸고 어차피 친구는 한달에 한번 정도 만나면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또 그게 아닌 모양이다. 시골에서 젊은 시절 낭비하면서 시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친구는 많이 힘든 모양이다. 친구 차로 고창 가서 장어도 먹고 내장산 안에서 분수도 보고 했는데 걔나 나나 많이 답답한 미래인 것 같아서 마음이 별로 좋지 않다.

피곤해서 빨리 자야겠다. 위 일련의 일들에 대해서는 차차 포스팅할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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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솔직히 오늘 김광현 VS 류현진 매치가 성사되면 kia 경기 안보고 얘네 경기를 보려고 했다. 그런데 5시 1분 전에 취소.
만약에 발생할 류현진이 패배했을 경우의 정신적 충격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취소된 게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류현진 경기 전날 인터뷰에서는 운명이니 받아들이겠다는 식으로 하더니 부담이 되긴 된 모양이다.
옆에 사진은 경기 전 취소 후 류현진의 표정변화. 저런 함박웃음이라니!! 그리고 대전이 고향인 회사 후배랑 류현진 이야기하면서 항상 했던 이야기는 류현진 얼굴에 여백 쩐다는 이야기였다. 야구선수니까 야구만 잘하면 된다지만, 오늘 김광현 류현진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농담 아니고 얼굴크기가 김광현의 두배다 두배!!! (뭐 난 그래도 류현진이 더 좋다)
아쉽지만, 뭐 언젠간 볼 수 있겠지? 한화 내야진과 sk 내야진이 수준 차이가 좀 나고 득점력 자체도 차이나지만, 안티 없는 류현진이 이겨줬으면 좋겠다.
오늘 kia 랑 넥센 경기는 나중에는 잠들었다. 아버지가 계속 시청 중이라 채널을 돌리지 못했지만, 넥센이 안쓰러워서 더 못볼 지경이었다. 스포츠의 경우 한 쪽이 울면 한 쪽은 웃으니까... 난 넥센도 꽤 좋아하기 때문에 오늘 같이 처절한 실책으로 무너지는 경기를 보면 가슴이 아프다.
유선정도 다음부터는 그런 실수 안하겠지. 유선정의 송구 실책으로 3:4가 될 스코어가 순식간에 3:6이 되어버렸다. 송구를 해도 장타코스인 3루수 바로 뒤로 공을 보내다니. 그곳에는 아무도 없는데 말이다.
오늘 두팀의 경기는 한마디로 볼넷과 실책의 향연?? 이순철 해설위원은 경기를 보면서 이것이 프로의 경기가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까지 했다. 얼굴이 붉어지는 졸전 중의 졸전이었다.
그리고 오늘 이숭용이 만루를 3번씩이나 맞았는데 단 한번도 안타를 치지 못하셨다. 난 이숭용 선수도 좋아하는데 어차피 오늘 기아가 13점이나 뽑았으니까 이숭용 선수가 한 번쯤은 안타쳐도 그닥 기분 안나빴을텐데 말이다.
다음주 kia는 lg,한화와 붙는다. 화요일에는 윤석민 선발. 윤석민 승수가 단 3승밖에 되지 않는다. 참으로 안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넥센은 한화랑 맞붙는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경긴데 고원준이 진짜로 잘 던지는 투수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그나저나 집에서 노니까 포스팅 진짜 자주 자주 하는구나.

야구 폴더를 만든지가 언젠데 글은 부끄러울 수준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난 야구를 열심히 보고 있다. 저번에 황금사자기 고교야구까지 봤다.
이번 주말에는 문학에서 두산 : sk 빅매치가 있어서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추워서 안가고, (안가길 잘한듯 아직 야구보기엔 춥다~) KIA 대 롯데의 경기를 봤다.
스크롤 압박 심하고 아무도 안 읽을 거 같지만, 난 포스팅을 하련다. 으흐흐.

4월 3일 토요일 PM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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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4월 3일 토요일 경기.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2시에 시작해서 2시간 30분 안에 경기가 끝나는 바람에 다 봤음.
전형적인 KIA의 경기였다. 작년에도 유독 1점차 2점차 승부가 8개 구단 중 제일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찾기 귀찮아서 모르겠지만 어디서 봤다) 그런 경기는 보는 중에는 피 말리지만 이기면 기쁨 두배. 여하튼 작년에는 유동훈 없으면 우승은 꿈도 못꿀 일이었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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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경기에서 심하게 무너졌던 로페즈가 명예를 회복하며 승리투수. 중간 중간 스트라익인데 안 잡아 준다고 불만스러운 얼굴도 몇번 했지만, 난 그래도 선한 얼굴 로페즈가 좋다. 그런데 로페즈는 김상훈을 싫어하는 것일까? 작년에도 차일목 + 로페즈로 나오더니 4월 3일 경기도 이성우 + 로페즈 조합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이성우는 아예 타격을 안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일까 싶을 정도로 심했다. (뭐 사실 김상훈 타격도 안습이긴 하지만) 경기 내용과 상관 없는 말이지만, 난 유격수고 2루수고 포수고 간에 그냥 잘 치는 타자가 좋다. 흔히들 말하는 공격형 포수, 공격형 유격수 정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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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는 다른 시즌에 비해서 엄청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4월 3일에는 그래도 두 번이나 출루했다. 아직 시즌 초긴 하지만 저 시즌 타율은 이용규의 타율이 아니다고요.
-김원섭의 홈런은 브라보~ 작년에 친 8개 홈런도 그랬지만, 김원섭의 홈런은 뭔가 타이밍이 진짜 기가 막히게 맞았다는 게 느껴지는 홈런이다. 경쾌하다고 해야 하나. 올 시즌은 10개홈런 쳐주세요. 원섭동무. 소리없이 잘하는 원섭동무. 솔직히 난 가끔 원섭동무가 용규보다 더 의지가 되더라.
-나지완 4월 3일 무안타. 그래도 첫 승할 때 홈런 쳤으니까 봐준다.
-최희섭은 키가 커서 스트라익 존이 커서 그런것인가? 아니면 뭔가 밸런스가 안 맞는 것인가? 삼진이 너무 많다. 더이상 죄희섭은 안돼는데.
-김상현 홈런이 왜 난 기억이 안나지? 못봤나? 김상현이 작년보다 잘하기는 정말로 힘들겠지만, 30홈런 기대합니다!
-채종범이 친 안타 두개는 모두 잔루가 되었다.
-안치홍은 작년 이 맘 때쯤에도 sk 전에서 3안타 치고 롯데전에서 홈런치고 해서, 설레게 만들었다가 여름에는 정말 저러다가 1할 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지막지한 삼진 생산능력을 보여줬는데 올해는 봄치홍으로 끝나지 말고 여름치홍을 넘어 가을치홍까지 날아오르길.
-이성우의 포수 파울 플라이는 내 뒷골을 땡기게 만들었다. 무사 1,2루에서 번트를 시도하였는데 1사 1,2,루로 만든 장본인.
-이현곤은 병살만 안쳐주면 감사. 작년에도 KBO 전체에서 병살 5위. KIA의 병살신.

4월 4일 일요일 PM 5:00
주말에는 반드시 낮잠을 자는 내가 중간 중간 자다 깨다 하다가 봤던 경긴데 허무하게 졌다. 아... 경기가 너무 길었다. 두팀 다 잔루 쩌는 답답한 경기.  이날 KBS N 스포츠에서 중계 하면서 민훈기 해설위원이었는데 저번에 외국인이랑 인터뷰 하는거 보니까 완전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하시던데, 그런 민훈기 해설위원도 "Balance"를 "바란스" 라고 발음하는 걸 듣고 갑자기 급 친근감이 들었다.
각 케이블 방송 해설위원들을 칭찬파, 비판파 로 나눈다면 비판파의 대표자는 이순철 위원 (그래도 좋아합니다 이순철 위원님), 칭찬파의 대표자는 이효봉으로 나눌 수 있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칭찬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난 좋다. 참고로 이병훈 해설위원은 독자적인 해설영역을 구축하고 있는데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만담파. -_-;;; 이병훈 해설위원의 만담 해설은 올스타전 해설에 딱이라고 생각한다. 이병훈 해설위원도 나름대로 난 좋음. 솔직히 말하자면 김상훈 해설위원 빼고는 싫은 해설 별로 없고, 지금 SBS 해설위원이 바뀐 것으로 아는데, 아직 SBS 해설은 안들어봐서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SBS 해설이 제일 질 떨어지는 것 같다. 뭐.. 그래도 중계 안해주는 것 보다는 백배 좋으니까 참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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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의 안타수와 득점을 주시해보라. 안타 10개의 2점, 안타 13개의 3점. 이 두팀이 얼마나 재미 없는 경기를 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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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현은 저번 두산전에서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전력으로 투구하는 게 느껴져서 안타까울 지경이다. 투구 후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전력투구 하는 모습, 마른 침 삼키는 모습이 화면으로 봐도 느껴지니까. 이번에도 역시나 오래 못던지고 내려왔는데, 첫번째 두산전 보다는 희망적이라고 생각해야지. 그리고 롯데 선발 잘던지던데, 아직 초반이라 두고봐야겠지만 앞으로 롯데 선발 한자리를 차지하며 잘 던질 수 있을 거 같다. 그러고보니 롯데도 왼손선발이 둘이네.
김희걸은 잘생겨서 좋고 (완전 미남임!!!) 앞으로 작년 곽정철만큼 해준다면, KIA 불펜의 미래는 밝을텐데 그건 장담 못하겠고, 요즘 못하고 있는 건 곽정철인데 전체적으로 공이 좀 높다. 공 한개 정도 낮았으면 좋겠는데 그게 뭐 말처럼 쉬운 건 아니겠지.
손영민은 KIA가 치룬 6경기 중 5경기에 등판했다. 두산 전 빼고는 다 엄청 잘 던졌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던진다면 여름 쯤에는 나가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조범현 감독이 투수를 무리시키지 않는 스타일이니 크게 걱정은 안한다.
일요일 경기의 문제는 유동훈이 2와 3분의 1 이닝 씩이나 던졌다는 건데, 항상 1점 2점차 승부를 하는 KIA 로서는 주중 SK 3연전에서 손영민 유동훈을 못 쓰는 것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어제 sk 가 단 2안타만 쳤기 때문에 화요일부터는 다시 제 페이스 찾고 많이 칠 거 같은데, 양현종은 항상 6이닝 정도 던지는 투수고, 서재응도 5이닝 혹은 6이닝이고 윤석민도 아직 시즌 초반이라 6이닝이 마지노선이고, 아무래도 주중 3연전에서는 선발이 투구수 적게 가져가면서 한 7이닝 이상 던져주면 좋겠지만, 뭐... 모르겠다. 별로 기대는 안된다.
이동현이 던지는 건 자느라고 못봐서 모르겠다. 아버지 말로는 계속 찬스 날려먹던 강민호 때문에 졌다고 하던데. 그래 지려면 1승도 없었던 롯데한테 지는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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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마지막 타석에서 끝내버릴 수도 있었는데, 좌익수 플라이였다. 이미 안타가 두개 나온 상황이라 기대는 안했지만.
-김원섭의 4번째 타석에서 삼진이 뼈아팠다.
-나지완 일요일 경기도 4타수 무안타.
-최희섭의 마지막 타구는 경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2루타가 되었어야 하는데 박종윤의 호수비로 경기 종료.흑. 최희섭 이번 주중 3연전에서 제발 감 찾으시길.
-김상현한테는 롯데가 승부를 피하는 느낌이었다.
-채종범도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
-이종환은 대타로 나와서 삼진 두개.
-안치홍이 4할타자라니!!! 안치홍 크는 맛에 야구 본다. 홈런보다 나오기 힘들다는 3루타를 이틀 연속 쳤다. 근데 일요일 경기 3루타는 롯데 외야수들이 너무 느릿느릿 중계하는 느낌이었다. 두산이나 sk 가 하는 빠릿빠릿한 중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 안치홍의 3루타 쳐서 2:1로 앞섰으나 그 다음에 바로 2;2 가 되었다.
-안치홍이 3루에 있을 때 우익수 쪽 깊은 플라이로 1타점이 있는 김상훈. 이때만 해도 좋았지.
-이현곤 4번째 타석 때 끝내기 안타 되는 줄 알았는데 좌익수 손아섭에게 잡히는 플라이. 아... 좌익수 키를 넘겨버려야 했어.

일요일 경기는 경기내용으로 보면 진짜 재미 없는 경기였지만, 롯데의 박종윤 때문에 엄청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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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런 홈런인 줄 알았지만 김원섭에게 잡혀서 플라이.


내가 박종윤이었으면 너무 너무 챙피했을 거 같다. 그래도 박종윤이 2타점 치고 마지막에 호수비까지 했으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저 표정은 너무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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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홍아 문학에서 첫홈런 신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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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야구 볼 때만 해도 내가 결혼하기 이전에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하는 걸 볼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그런데 2009년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 우승을 봤다.
야구 보는 재미에 살았던 2009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난 야구를 열심히 봤다. (블로그 못한 이유 중 하나)
어제 아침 뉴스가 너무 재미 없어서 MBC ESPN을 틀었는데 한국시리즈 직후에 리플레이를 너무 많이 봐서 지겨웠던 한국시리즈 하이라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정리를 하기로 결정! 경기를 안 본 사람에게는 암호 같은 포스팅 이겠지만 말이다.
내가 기아 타이거즈 팬이라 그런게 아니라 진짜 이번 한국시리즈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남을 명 시리즈였다. 두 팀이 어찌나 치열했는지 7차전 내내 양팀이 득점한 점수가 같다.
말 그래도 용쟁호투(SK 마스코트는 용, 신기하게도 진짜 용쟁호투다) 였던 한국시리즈의 감동을 되살리며 시작! (야구에 대해 쓰면 왠지 이런 오글거리는 표현을 하고 싶어진다)  

양팀 선발 투수는 로페즈 : 카도쿠라. 한국시리즈 시작 전에 로페즈가 워낙 다혈질이라 고민을 했는데 무려 8이닝을 소화하며 그 몫을 충분히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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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에 SK 한테 겁먹었던 건 기아 타자들이 못할 것 같아서였다. 투수들은 충분히 잘한다고 생각했고. 근데 아니나 다를까 위 기록지에서 보듯 1회말 1번부터 3번까지 카도쿠라에게 상쾌한 삼진 퍼레이드.
앞선 플레이오프에서 SK 가 보여준 타격이 정말 공포스러웠고,(특히 박정권- 진짜 미친 타격) 기아 타이거즈는 너무 오래 쉰 느낌이 들었다. 거깃다 기아 타이거즈 특유의 팀컬러인 야수들의 에러 부분도 많이 걱정됐는데, 위 기록지에서 보듯 에러 2번하고도 이기긴 했다. 1차전이 70% 이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1차전의 중요성이 컸는데 한국 시리즈 다운 수준 높고 재미있는 경기로 승리했다.
기아 타이거즈 타자들은 잘 던지던 카도쿠라가 4회 볼넷로 김원섭이 나갔을 때 안타 후 희생플라이로 처음 찾아온 찬스를 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아 타이거즈는 SK 가 던진 볼넷 총 5개 그 중 4번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적시타가 터지지 않는 변비 같은 야구를 하지 않을까 걱정한 건 기우에 불과했다. 역시 야구에서 볼넷은 안타 홈런보다 안좋은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줬다. 선두타자 볼넷은 선두타자 안타보다도 득점확률이 높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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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의외로 박재홍이 1번 타자로 나왔는데, 3타석에 2번 출루했으니까 그럭저럭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은 했으나 1회 선취점 찬스에서 3루수 김상현의 실책을 틈탄 출루 때 바로 도루사를 한 건 정말 아까운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때 미친 타격을 보여줬던 박정권은 역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SK 분위기의 분수령이 되었던 시점은 4회 나주환이 1루 직선타로 아웃이 된 것이었다. (김성근도 경기 후 가장 아쉬웠던 장면으로 뽑았음) 정근우가 선두타자 좌중간 2루타, 미친 박정권의 깨끗한 중견수 앞 2루타 로 가볍게 1점을 득점하고 주자 2루, 그 후 최정의 희생번트, 주자 3루, 이 상황에서 로페즈는 흔들리며 김재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1아웃 주자 1,3루의 찬스였으나, 그 다음 나주환이 친 엄청 잘 맞은 타구가 최희섭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며 간단히 더블아웃이 되면서 이닝이 종료되었는데, 그 때 그 공이 최희섭 글러브를 빠져 나갔다면 적어도 2루타였고, 4회에만 3득점 이상 할 수 있는 찬스였으나, 기아 타이거즈가 이기려고 그랬는지 거짓말 처럼 나주환이 친 공은 최희섭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플레이오프때 보여준 나주환의 더티 플레이가 생각나면서 쌤통이었다.
이후 4회 말이 기아 타이거즈의 선취점을 얻었다. 너무 좋은 찬스가 무산 되었기 때문에 카도쿠라도 흔들렸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근데 박정권도 박정권이지만 광주에서 1차전 2차전 때 정상호가 가장 인상깊었다. 정상호 내년 시즌 풀타임으로 치루면 국가대표 포수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박경완이 리드를 잘한다고는 하지만 WBC 때 그가 타석에 섰을 때의 지독한 무료함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 (SK 팬들은 박경완을 신격화 하기 때문에 이 글을 본다면 욕 좀 먹겠지만)
이 날도 이종범이 6회 2타점으로 2:1에서 3:2로 역전 시키고 바로 7회에 정상호는 엄청난 홈런을 날려버렸다. 내년은 정상호한테 기회를 많이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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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와 SK의 투수기록을 보면 자랑스러워지는데, 1차전에 SK 가 투입한 투수는 무려 6명, 믿고 내보냈던 고효준이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 뒤 시리즈에서도 고효준은 이상하게 이용규만 보면 볼넷 내줬고, 우리 아버지는 고효준 아무래도 기아 선수인 거 같다고 농담까지 하셨다. (고마워요. 고효준!)
시리즈 전 예상으로 기아 타이거즈는 선발이 강하지만 중간이 SK 투수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었는데, 1차전은 아예 중간 투수 없이 선발 후 바로 마무리 투수로 가는 간지나느 투수기용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 기아 타이거즈 선발은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동훈이 간단히 주자 없이 3아웃을 잡고 감격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신고 하며 2차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경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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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의 히어로 - 이종범.


1차전에서 이종범의 6번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난 사실 이종범이 리그를 평정할 당시에는 야구팬이 아니었고, 다른 기아 팬들처럼 이종범을 절대 신격화 하지도 않고, 이종범 보다 다른 선수들을 더 좋아하지만, 이날 12년만의 한국시리즈에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니까 보기 좋았다.
그리고 문제의 신의 손 사건. 흐흐흐. 정대현이 던질 때 완전한 스윙인데 볼판정을 받으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안타를 날려버렸는데, 이런 거 보면 왠지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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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 없으면 정말 정말 못살아.

로페즈 없었으면 기아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 우승 못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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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아. 아낀다.


아. 사진 크기의 압박? 큭.
여기 블로그에 썼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선수랑 바로 옆에서 서서 사진 찍은 선수는 바로 바로 저 양현종이다. 양현종이 작년에 문학구장에서 전화하면서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있을 때 혹시 양현종 선수 아니세요? 라고 물어보니 맞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사진 한장만. 이랬더니 별말 없이 찍어줬다. 웃거나 그렇진 않았지만;
가까이서 본 양현종은? 음... 첫 느낌은 얼굴에 점이 많네? 크크큭. 아니 농담이고. 생각보다 키 크잖아? 정도? 키크고 사진으로 봐선 안 날씬해 보이지만 엄청 늘씬한 몸매였다. 여자팬이 많은 선수인데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 선수 답지 않게 안경까지 끼고 말이야.
야구 폴더를 만들어놓고 올해 기아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는데 블로그 버려두느라고 그 어떤 글도 사진도 올리지 못했다. 양현종 사진도 찾아보면 있을텐데.
사실 올해 블로그 버려둔 가장 큰 이유는 야구 너무 열심히 보느라 그런 것도 한 이유다. 열심히 보면서 블로그질도 많이 할걸.
결국 기아 타이거즈의 가장 마지막 공식경기 끝나고 나서야 이렇게 글을 올린다.
요미우리 대 기아 경기를 일본 나가사키에서 11월 14일 오후 1시에 했다.
결과는 9:4의 대패.
그래도 양현종이 삼진을 6개나 잡고 빠른 승부로 시원신원하게 던지는 모습에 흐믓해졌다. 6회까지 3:1로 앞서갈때는 어머 이거 정말 이기는 거 아냐? 했는데 7회 한 이닝에 무려 7실점이나 하면서 무너져서 결국 졌다.
나의 의문은 도대체 왜 양현종을 6회 2아웃 잡고 내렸나 하는 것이다. 물론 양현종이 설사병에 신종플루까지 걸려서 정상 상태가 아니었다고는 하나, 양현종이 1이닝 7실점 할 투수는 아니다. 그런데 왜왜 양현종을 내렸느냐. 이 말이다. 다 끝났으니 긍정적으로 조범현이 양현종을 너무 아낀 나머지 더 던지게 하면 아플까봐 내렸을거다.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정말 1회부터 6회까지는 엄청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특히 양현종 던지는 것만 봐선 흐믓하기도 했고.
어떻게 다시 내년까지 야구를 기다려야 하나 우울하다.
올 시즌은 기아가 성적이 좋았는데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야구장에 많이 못갔다. 그래도 한국시리즈는 갔다왔지만. 차차 사진이랑 찾아서 올리면서 야구에 대한 그리움을 무마해보련다.
어제 패인은 양현종 이후 요미우리한테 통할 투수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냥 양현종이 7회까지 갔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그럼 8회에 7실점 했으려나 쩝)
그리고 어제 경기 중에 가장 귀여웠던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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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말하고 있는걸까?


귀찮아 하는데도 안타치고 1루가서 이승엽한테 계속 말거는 안치홍.
블로그 버려두는 동안 내 메인 사진은 안치홍 손이었다. (아 얼빠 냄새~~~하지만 저는 야구를 정말 사랑합니다)
내년 기아 타이거즈는 어떨까?
난 솔직히 올 시즌 처음 시작하면서 기아 타이거즈 꼴찌할 것 같았다. 그런데 1등을 했다. 야구는 정말 예측을 못하겠다. 선발이 한명도 빠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내년에도 4위권 안 무난히 예상해 본다. 그리고 양현종은 내년이 더 기대되는 투수. 위에 안치홍도 내년이 더 기대되는 야수.
아... 야구가 끝났다.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