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과 그 밖에

일상 2010. 12. 28. 09:25
강원도 원주에서 내가 태어나는 날은 생각보다 별로 춥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매년 내 생일 쯤은 엄청나게 추웠다. 어제는 눈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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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말이라 학교는 엄청 바쁘다. 난 방학하면 한가할 줄 알았더니만 성적마감에 예산마감에 장학금 신청에 졸업사정까지 온갖 잡일이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 여기 가꿀 기력도 없었고. (하지만 항상 마음 속에 그리움으로 남아 있었음)

일단 소개팅 이후의 그 사람과의 진행과정을 말하자면, 알쏭달쏭한 것이 나랑 소개팅한 여자 이상으로 발전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나에게 호감이 있다고 확신을 했는데 12월 초에 소개팅을 하고 주말마다 보고 있는데 아직 전혀 아무런 모션(?) 이 없다. 하다 못해 전화라도 한통해야 하는데 전화도 없으면서 주말에는 또 보잰다. (그러면서 매 주말 나가고 있는 난 뭐? ) 그리고 이건 아주 사소하면서 큰 문제인데 만날 때 마다 윗도리 아랫도리 신발 가방까지 세트로 항상 똑같은 모습이라는 것도 좀 신기한 점이고. 그래 뭐 사실 직장 다니면 토요일에 그 옷 입고 주중에 빨아서 또 주말에 입고 그러나보지뭐.(애써 그렇게 생각)
여하튼 문자만 보내면서 주말마다 보자고 하고 또 그 이상은 없는 건 그냥 나랑 친구하고 싶다는 건가? 응? 친구하고 싶은건가? 자네?

저번주 수요일에는 학교 안에 있는 "정규직"에 가서 면접을 봤다. 내가 졸업한 과 교수가 추천서까지 쓰면서 날 들여보내주려 노력해줬지만 난 보기 좋게 떨어졌다.  나에게는 면접 징크스가 있다. 혼자서 들어가서 보는 면접은 대부분 붙었고, 여러 명이서 들어가는 면접은 다 떨어졌다. 대학 졸업 후 부터 계속 똑같다. 1차 때 개인면접이면 붙고 2차 때 한 3명 들어가면 떨어진다. 이번에도 원래는 개인 면접이었는데, 교수가 늦게 오면서 면접자 전부 다 들어갈 때부터 좀 불길했는데 뭐 보기 좋게 떨어졌지 말입니다.  내가 여러 명 사이에 있으면 좀 덜떨어져 보이나? 왜 항상 그렇지?

백수로 놀 때는 그냥 정기적인 주 수입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28살에 2년 후에 짤릴지도 모르는 자리에서 일하다보니 또 새로운 내 자리를 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건가? 내가 중고등학교 때도 대학 때도 학교 진도 못 쫓아가고 눈치 없고 공부도 못하는 찌질한 사람은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난 나보다 훨씬 못했던 사람보다 더 못해져버렸다. 뭔가 잘 풀려간다 싶으면 망하고 또 잘 됐으면 좋겠다 싶으면 망하고. 그래도 사지 멀쩡하고 큰 사고 없이 살고 있다는 것에 위로를 해야겠지.

내일부터는 여기 블로그에 짧게라도 기록을 해야겠다. 의무감을 안 느끼려고 노력하지만 워낙 오랜기간 지속된 습관이라 이 습관을 버린다면 내가 내가 아닌 게 될 것 같아서 말이다.

이틀 째 그지같은 꿈

일상 2010. 12. 8. 10:43
엊그제 꿈에는 아주 그냥 똥이 가득 나왔다. 꿈이 내내 똥이었다. 이런거 꾸면 복권 사야 하는건가? 저번에 로또 사서 5만원짜리 당첨됐는데 바꾸는 거 까먹어서 못 바꿨었는데. 보통 사람들이 로또를 하면 기계가 찍어주는 걸로 하는지 아니면 다 자기가 찍는지 궁금하다. 난 그냥 필 가는대로 찍는다. 작년 이맘 때쯤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회사 후배랑 열심히 로또 하러 다녔는데. 다시 해볼까?
오늘 꿈도 정말 황당했다. 오늘 꿈은 한 5층 짜리 건물 전체가 '남녀혼탕' 이고 내가 그 남녀혼탕을 이름도 가물가물한 대학교 1학년 때 알던 남자애랑 같이 가는 꿈이었다. 으아!!! 이건 도대체 무슨 꿈인걸까? 난 꿈속에서도 이게 꿈인걸 알고 흠... 옷을 다 벗는 꿈은 구설수에 시달리는 꿈이라는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깼다.
일요일부터 밤에 머리를 감고 자는데 10분 정도 더 자는게 그렇게 꿀 맛일 수 없다. 그런데 워낙 지성 모발이라 도저히 이 넘쳐나는 기름을 주체가 불가능하여 다시 아침에 머리 감아야 할 것 같다. 아 머리 감는데도 30분이나 걸리는데 어쩔 수 없지. 

저번 포스팅을 하고 나서 난 외출을 딱 두번했다.
(여기까지는 11/30에 쓴 내용)

첫번째는 친구랑 등축제에 다녀왔고, 두번째는 차 샀다는 대학 선배 오빠 보러 송도에 갔었다. 송도에 다시 또 가서 느낀 것이지만, 거기는 진짜 한 30년 지나면 본전 뽑으려나? 저번에 김연아가 투자했다가 완전 손해봤다고 나왔지만, 정말 유령도시다. 아무것도 없어.
아파트만 정말 많은데 그 많은 아파트 안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 경이로울 정도다.
농담처럼 얘기하지만 난 친구가 딱 6명인데, 송도에서 만난 오빠도 그 6명 중 하나다. 23살 때는 날 좋다고 했던 분인데 지금은 다른 여자 잘 사귀고 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지금 좀 애매한 관계가 계속 되고 있다. 여자친구한테는 결혼식 간다고 거짓말 하고 날 만나러 왔다고 하니까 뭐 내가 좀 죄짓는 느낌이고 이상했다. 7년 동안 니곁을 맴돌았는데 왜 난 안되는거냐고 물어보질 않나... 그렇다고 이젠 완전 안녕 하자 하기에는 내가 친구가 너무 없기도 하고 아쉽고 그렇다.
양심이 좀 없는 거 같아서 (물론 그 상황이 내가 의도한 상황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만나볼까? 하는 생각을 해도 결론은 아니다.(그 오빠가 여자친구 없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음) 어떻게 보면 미래 보장인데 난 왜 이럴까? 나중에 피눈물 흘리려나.

그리고 오늘은 벌써 12월. 내년이면 29살이구나. 원래는 저기까지 백만년만에 포스팅 하려고 했는데 이번 주말에 한 소개팅 얘기도 간단히 써야겠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막 소개팅을 많이 한 건 아지만, 그래도 한 대여섯번 했는데 나중에 아 좀 아깝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착한 사람이었던 거 같아서 이번에는 정말 착한 사람 나오면 오픈마인드 하자 하고 나갔다. 워낙 갑작스럽게 잡힌 소개팅이었는데 인사동에서 만두전골 먹고, 오설록 들어갔는데 얘기하다보니 좀 선한 마음이 느껴지는 거 같아서 이번 주 토요일에도 보기로 했다.
처음 핸드폰 번호 말해주는데 우리집 전화 뒷자리번호랑 같아서 조금 신기했다. 오설록 들어갔을 때는 약간 에피스드가 있었다. 한참 얘기하고 있는데, 깊은 산속에서 살꺼 같은 초록색에 검정 점박이 벌레가 툭 하고 떨어진 것이다. 다 마신 찻잔에. 난 생각보다 벌레를 그렇게 안 싫어해서 무덤덤하니 있었는데, 이 벌레가 날개를 푸드덕 거리면서 나한테 다가오는 것 만은 꺼려져서 바닥에 떨어진 벌레를 휴지로 싸서 죽여버리거나, 발로 밟아야겠다 말하면서 행동을 취하려고 하는데, 그 소개팅 한 분이 저기 멀리 가니까 그냥 두자고 해서 안 죽였다. 별 거 아닌데 그 사건 때문에 묘하게 호감이 생겼다.
한번 봐서 모르겠지만 약간 쑥맥이신 거 같은데, 이번엔 정말 3번이상 만나봐야지.(이런 맘 먹은게 근 8년만에 처음이다)

저번 목요일에는 회식하다가 그 주변 사는 친구가 "고맙게도" 전화해서 불러내줘서 친구본다는 핑계로 중간에 빠졌는데 친구가 내 앞에서 우울하다고 조금 울었다. 어떻게 해소할 수 없는 종류의 우울함이었기 때문에 크게 도움은 안됐지만, 그때 얘기하다가 나 남자를 좋아하는 세포가 3년전에 그 쫓아다녔던 사람이랑 제대로 안되면서 펑 하고 다 사라졌거나, 아직도 그 남자를 좋아하는 거 같다고 고백(?) 했는데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부디 제발 내가 말한 것이 진짜가 아니길 빈다.

4번째 소개팅.

일상 2009. 12. 14. 15:47

그냥 앞으로 하지 말자.

내동생이 나한테 예전에 이런 말을 했다.
누나 주변 사람이 다 이상하게 느껴지면 그건 그 사람들이 이상한 게 아니라 누나가 이상한 거라고.

아무래도 그게 맞는 거 같다.
난 남자를 사귈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내 성격이 그지 같은 게 맞다.
아니면 내 외모가 도저히 남자를 사귈 수 있는 수준이 아니거나.


근황.

일상 2009. 5. 20. 14:49
1. 소개팅
: 내친구가 자기 정말 기분 나쁜 소리 들었다면서 해준 얘기가 있는데 "너도 감가상각되기 전에 빨리 남자 찾아라." 이 말이었댄다. 내가 20살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으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기분이 나빴을까? 우쭐했을까? 나이만큼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게 없는 건데 일부 남자들 참 여자 나이가지고 어지간하게 우려 먹는 거 같다. 소개팅 얘기하면서 이런 말 하는 이유는 내 나이 27살이 갑자기 너무 많게 느껴져서 소개팅 하기로 한거라. 에잇. 결론을 말하자면 역시나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일단은 소개팅 하신 분이 계속 연락을 아주 자주 하셨는데 내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나 소개팅 하고 에프터 받아본 거 처음인 거 같다. 뭐 내가 소개팅 한 경험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지만, 그래도 의외의 결과였다. 이번 기회를 통해 또 하나 깨달은 건 내가 아직도 연애할 생각이 없는 거 같다는 거다. 누가 보면 연애 못하니까 열폭한다고 할 수도 있는데 진심으로 그런 듯. 뭐 연애하고 싶은 상대도 없기도 하고.

2. 회사의 폭풍
: 내가 있는 팀에 여러가지 일이 생겼다. 우선 퇴사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고, 그 중 한 명이 루꼴라다. 난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하고 증오해본 적이 별로 없는 거 같다. 물론 순간적으로는 어휴! 하고 완전 싫어하지만, 정말 저 인간 인생이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단순해서 다 잊은건가? 어쨌든 현재 내 생각으로는 그러네. (이런거 보면 난 아직 인생의 쓴 맛을 못본거네) 루꼴라 다음으로 오는 사람이 인수인계를 받고 있는데 집도 우리집이랑 가깝고(악!!! 정말 불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루꼴라랑 정 반대 스타일인 거 같다. 막상 루꼴라가 떠난다고 하니 서운한 건 뭐야. 근데 정말 좀 서운하고, 항상 똑같다고 불평만 했는데 내가 항상 불편하는 것 보다 직장생활이 더 불만투성이가 되어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되고 그런다. 새로운 사람이 새로 들어왔을 때 보이는 이 조직을 싹 바꿔버릴테다. 하는 열의를 내 어떻게 다 받아주리오. 하는 생각을 하니 한 숨이 난다.

3. 지옥의 금요일
: 저번 주 금요일에는 회사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말 그대로 죽고 싶었다. 직장일이라는 게 그지 같은 거지만, 입사해서 저번 주 금요일 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 돈 받으면서 하는 일 하면서 그런 극도의 스트레스는 난생 처음이었다. 결국 사무실에 앉아서 쪽팔리게 엉엉 울었다. 저녁도 못먹고 9시쯤 집으로 비맞으면서 퇴근하는데 아... 다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이 비참한 상황이 되고보면 일부러 더 비참한 상황으로 자신을 내몰아 버리는 특징이 있는 거 같다. 나만 그런가?
 
4. KIA:SK의 주말 3연전
: 내가 참 단순하다고 다시한번 느낀 건 위에 쓴 지옥의 금요일날 집에 와보니 SK랑 KIA가 연장전을 하고 있는거다. 만루찬스도 날아가고 아.. 또 2:2로 비기냐. 이러면서 보고 있는데 12회 초에 랑데뷰 홈런 작렬!!!! 그날 받은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버렸다. 작년에 SK만 만나면 지던 그 기아가 아니었다. 아... 금요일 경기는 정말 명경기였어.
토요일에는 비가 와서 경기를 안하고 일요일에 더블헤더를 했는데 야구만 6시간 내리 봤다. 문학경기였는데 결국 못갔네. 내가 아무리 야구를 좋아한대지만 6시간 내리 야구장에서 개기면서 앉아볼 용기는 없었다. 난 TV로 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더블헤더 안했으면 좋겠다. 힘들었어.

P.S 기아 지금 3위!!!!!!!!!!!!!!!!!!!!!!! 이게 꿈이야 생시야.

추웠다.

일상 2009. 4. 26. 14:34
어제는 하루종일 바깥에서 일하는데 바지 내복에 겨울 코트 입고 일하고 싶었다. 회사에서 흰 윗도리에 청바지 입고 오라고 해서 모범생 마냥 다 챙겨 입고 나갔는데 제기랄. 나 혼자만 그렇게 입고 왔잖아. 흰 옷이 얇은 것 밖에 없어서 얇게 입고 갔는데 무슨 날씨가 그렇게 춥냐.
취직해서 한 1년간은 농땡이 피지 않고 성실히 일했다. 물론 속으로는 항상 불만이 쌓여 있었지만 그래 이왕 하는 거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고 하자. 이런 주의였다. 그런데 그렇게 일할 수록 불만만 쌓이고 몸은 병나고 안돼겠다. 싶었다. 그리고 요령껏 일 잘 피하는 사람들한테 무슨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행시가 있는데 금요일 밤까지 일하고 토요일도 하루종일 일하라고 하길래 화가 났다. 물론 이런 일을 밥 먹듯 하는 회사도 있겠지만, 다수가 꾸준히 안보이는 곳에서 놀고 있는 거 뻔히 아는 이런 회사에서 무슨 나 혼자만 목숨걸고 일할 필요 뭐가 있나 생각이 들어서 금요일에는 퇴근 할 시간 되자마자 그냥 도망나오고 토요일에 가서도 다른 사람들은 7시 반에 갔대는데 난 일 있다고 하고 6시에 나왔다. 헐. 어제 맡은 바 임무에 대충 임하고 있는데 슬쩍 압박이 들어왔으나 눈치 없어 못 알아듣는 척 하고 안했다. 흥. 니들이 날 이제까지 부려먹은 댓가야. 하는 소심한 복수였다. 나름 통쾌하던걸.
그랬더니 그나마 좀 살겠다. 아 그래도 피곤하다. 어제는 너무 추웠어. 4월 말 날씨가 절대 아니었어.
달력을 보니 진짜 신기한게 이번 2009년에는 윤달이 끼어서 5월이 두번인데 어제 날씨가 음력으로 4월 1일이더라. 그걸 보니 추운 게 이해가기도 하고. 저번에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사용했던 달력은 서양에서 쓰던 수준낮은 달력과는 달리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했댄다. 서기로 하면 오차가 나서 몇 년에 한번씩 시계를 멈추고 그런다고 하질 않나. 칠정산이라고 불리는 달력은 지금 봐도 완벽한 달력이라고 하는데 그거 그냥 사용하면 안되나. 지구촌 시대에 그건 말도 안되는 말인가.

어제는 컴퓨터도 전혀 안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12시에 일어났다. 머리도 간지럽고 목욕이나 한가롭게 하고 싶은데 욕조에 찬물이 너무 많다.
원래는 오늘 약속이 있었다. 그건 바로 소개팅. 원래는 저번주 일요일 이었는데 일어나자마자 콧물이 너무 줄줄 흘러서 못 가겠다고 말해놓고 이번 주로 미뤘는데 이번에는 그쪽 회사에서 갑자기 호출이 떨어져서 출근을 해야 한다고 한다. 차라리 잘된 거 같기도 하고. 오늘도 춥다고 하니까.
아 근데 2주연속 미뤄지다 보니 그쪽에서 괜히 나에대해 품는 기대치만 높아질까봐 두렵다. 난 사실 숨길 수 없는 호기심으로 인해 싸이월드로 이미 사진을 다 확인했지만.; (하지만 좋지 않다. 으악)
괜히 소개팅 한다고 한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해보니까 귀찮다.
다음주에는 근로자의 날이 있어서 조금 가뿐한 한주가 될 것 같다. 거깃다 내 몸 챙기자는 의미에서 내일 휴가도 냈다. 얏호!

4번째 소개팅.

일상 2008. 4. 7. 14:42
원래 토요일로 하려고 했던 소개팅을 상대방 남자가 일요일로 미뤘다. 근데 나도 토요일에 동생 면회 가기로 해서 피차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면회가서 연준이랑 엄마아빠랑 밥 먹고 있는데 내일 3시 15분 주안CGV 에서 삼국지 용의 부활을 보잰다. 그 상태에서 답문 보내기가 뭐해서 시간 좀 지나고나서 동생 면회때문에 답문이 늦었다고 나는 구월동이 더 좋다고 구월동에서 영화 보는게 어떻겠느냐고 문자를 보냈다.
한편으로는 처음 만나서 영화 보는게 흔한일인가? 난 한번도 없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한편으론 삼국지? 거참 취향 한번 나랑 다르구만. 하고 생각했다.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내가 한다고 해서 벌어진 일이라 그냥 체념하고 있는데 문자가 다시 왔다. 'ㅇㅇ' 이게 왔다. 이응 두개. 난 'ㅋㅋㅋ' 에 대해서는 별 거부감이 없는데 이응 두개 에는 거부감이 상당하다. 내 친구들 중에는 딱 한명 그거 쓰는 애가 있는데 항상 그거 안쓰면 안되냐고 말하고 싶은 걸 억누르곤 한다.
근데 전에 말했다시피 이 남자는 필요이상으로 나한테 전화하고 친한 척해서 부담스러웠는데 내가 구월동이 좋단 말에 이응 두개로 싸늘한 답문을 보낸 건 참 이해가 가지 않는 사항이다. (주안에서 영화보자고 할 때까지만 해도 친절한 모드였다) 주안까지는 가는 버스가 없고 구월동은 우리집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다. 내가 서울에서 보기로 한 걸 우리 집앞에서 보자고 한 것도 아니고 인천 사는 사람한테 주안동 말고 구월동(버스타면 15분 이내)으로 옮기자고 한 게 뭐 그리 잘못인가? 난 주안동도 구월동도 둘다 30분 이상 걸리는 곳이고 상대방도 그걸 뻔히 다 아는데. 또 그 남자 사는 동네도 내 친구가 살아서 아는데 주안동 구월동 둘 다 한번에 오는 버스가 있을 뿐더러 오히려 구월동이 오기 더 편한데 말이다.
어찌되었든 이응 두개에 있는 정 없는 정 다 떨어진 상태로 일요일이 되었다.
근데 이 소개팅을 애초에 주선한 선배가 '그 남자 핸드폰 번호가 다 날아가서 미영씨보고 만날 때 전화 좀 해달래요.' 이렇게 문자가 오는 거다. 한편으로는 아니 주선한 선배한테는 연락을 어떻게 했지? 만약 주선한 선배한테는 연락이 되면 이 선배한테 연락해서 내 전화번호 다시 물어보면 되잖아.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런 생각은 여자가 먼저 연락 하는 건 안된다. 라는 고정관념에서 생긴 생각이고, 내가 뭐 그리 대단한 여자냐. 싶어서 2시쯤 문자를 보냈다. '3시 25분 영화면 3시 10분 쯤 보면 되겠네요.' 이렇게. 그랬더니 이번에느 '예' 이 딱 한글자가 온다. 그래서 이번엔 그래도 이응 두개 아니네.라고 생각했지만, 기분이 좀 나빴다.
억지로 치장하고 버스를 탔는데 5분정도 늦을 것 같아서 난 너무 죄송하다고 저 5분정도 늦을 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다. 답이 없었다. 엇. 화났나? 라는 생각에 바보같이 뛰어갔다.
도착해서 전화를 했는데 안 받는다. 응? 그때서부터 뭔가 이상하다. 3시 20분에 그 놈 (이제부터 표현 격해짐)이 전화를 해선 지금 집에서 출발한댄다.
그때서부턴 이거 완전 또라이아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3시 50분이 되었다. 이 상태에서 소개팅을 해도 꼴이 완전 우스워질 것 같았다. 내가 무슨 남자 없어서 죽겠는 상태도 아니고 소개팅에 목숨 건 것도 아니고, 진짜 친한 사람이 30분 넘어도 한마디 할 판에 처음 만나는 남자를 30분 넘게 기다리고 앉아 있는 게 얼마나 웃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해서 만날 필요 없는 것 같으니 집에 가겠다 고 문자를 보내고 구월동에 사는 민양한테 전화를 했더니 민양의 막내동생이 깜찍한 목소리로 언니 없댄다. (내친구 민양은 대한민국국민 3천만명이 가지고 있는 핸드폰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아.. 진짜 피곤해 죽겠는데 화장하고 치장한 시간이 아깝다. 라고 생각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그 놈한테 전화가 온다. 순간 전화 받아서 앞으로는 소개팅 하실 때 40분 늦어도 너그러이 용서하는 여자랑 하시라고 한마디 하려다 그냥 씹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어디선가 '엇 미영아~~' 하는 거다. 그래서 뒤 돌아보니 민양이 체크치마에 삼선슬리퍼를 신은 내추럴한 모습으로 민양 동생과 함께 이마트 봉지 들고 서 있는거다. 오오오오. 그래서 나 이제금방 너한테 전화하고 없다고 그래서 집에 가는 길이었다고 나 지금 완전 짜증난다고 말하고 우리 텔레파시 통했다면서 민양동생이랑 같이 맥도날드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앞뒤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얘기하는 중에 문자가 왔다. 본의 아니게 죄송하댄다. 그랬더니 민양 동생이 아니 죄송하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해야지 본의 아니게는 또 뭐냐. 라고 얘기하다가 왠지 아쉬워서 엄마한테 전화했더니 엄마는 차라리 잘됐댄다. 사실 그 놈이 잘난 놈이었으면 말도 안한다. 이제까지 내가 소개팅 or 지켜봤던 남자 에 비함 한참은 뒤떨어졌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그래 직장 학벌로 남을 평가하는 건 나쁜 짓이야 라는 일념으로 속으로 무시한다거나 업신 여기는 마음 하나 없이 임했는데 나참. 그 놈은 업신여겨 마땅한 놈이었다.
엄마랑 만나서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싸구려 티라도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에 티랑 가디건을 사고 신세계 백화점에서 3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주는 가방을 하나 얻어와선 친구한테 전화해서 소개팅 뒷 얘기를 했더니 '야.. 너 진짜 안풀린다.' 이러는거다. 그래, 나 연애에 있어선 진짜 안풀린다. ;; 이렇게 되고보니 소개팅 하고 싶은 맘이 싹 가셨다. 난 소개팅이랑은 안 맞는 인간인거다.
여하튼 무슨 거지 깡깡이 같은 놈 때문에 기분이나 다 상하고. (거지 깡깡이 라는 욕 너무 좋다;)
혹시나 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을 것 같아 이렇게 거지 깡깡이 같았던 소개팅에 대해서 쓴다. 아.. 4번째 소개팅이었는데, 이 소개팅으로 느낀바가 많아 당분간은 소개팅 안하기로 했다. 혼자라도 좋다고! 흥!

금요일마다 기분 나쁜일이 발생하고 있다. 금요일 휴가 낸 이후로 이 징크스가 뚝 끊겨거버리길 기도했으나, 저번주 금요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 친구는 저번부터 "나 이제 매주 로또 한다." 이러더니, "이제 교회 다니기 시작했다." 라면서 금요일 밤에 교회에 가서 공부하기로 했다는거다. "이젠 교회까지 다니냐!!! " 라고 말은 했지만 신앙생활을 하는 친구한테 교회 가지말고 나랑 놀아줘! 라고 할 순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간절히 원하는 거 있음 한달에 한번정도 아주 드물게 교회 간다.;; 하지만 금요일 토요일엔 안가는데!)
민양한테도 전화를 해봤는데 전화 목소리를 들으니 감기에 제대로 걸린 것 같았다.
두명한테 전화하고보니 놀아달라고 할 사람이 없었다. 같이 놀아줄 사람이 없고 앞으로도 금요일마다 기분 나쁜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 자구책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작 생각한 것이 '영화보기' 다. 회사와 가장 가까운 극장은 대한극장과 명보극장인데 퇴근 후 회사 근처에 머무르는 것도 싫고, 끝나고 집으로 오려면 또 너무 길고 해서 포인트도 쌓을 겸 용산 CGV 에서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CGV 포인트가 벌써 15000점이다. 더 모으면 이제 2명이서 공짜로 영화도 볼 수 있다. 근데.. 또 혼자서 볼 것 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다)
작년 11월에 극장가서 영화본 이후로 2008년 들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처음을 혼자 보는 것으로 시작하다니! 어찌되었든 그 비참한 기분으로 집에 들어가 미우나 고우나 나 보면서 저녁을 먹을 순 없었다.
기계에서 발권을 하려고 체크카드를 읽히니 안되어서 엔화 환전하러 갔다가 김계장의 90도 인사에 괜히 송구스러워서 만든 신용카드를 기계에 읽혔다. 친절한 메세지. 영화를 선택하고 시간을 선택하니 이젠 좌석을 선택하랜다. 난 G열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오른쪽 맨 끝자리를 선택했다. 내 앞의 E열, F열도 다 오른쪽 맨 끝자리만 남아있었다. '오호. 내 앞의 두 자리에 누군가가 앉는다면 걔네들도 나와 같은 신세로군!' 이라고 생각하며 눈여겨 보기로 하고 혼자서 밥을 먹어도 민망하지 않을 음식점은 과연 어디인고~ 라고 생각하며 돌아다녔다. 그러다 결국 롯데리아에 갔다. 그리고 그날따라 더럽게도 맛 없었던 불고기버거를 간신히 먹고 일찍 상영관에 들어갔다.
내가 본 영화는 Dan in Love (원제 : Dan in Real Life) 라는 매우 사랑스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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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인러브는 저저번주 일요일 늦게만큼 일어나서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예고를 봤는데 은근 재밌을 것 같아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스티브 카렐 도 좋아해서 말이다. 브루스 올 마이티에서도 최고로 웃긴 장면은 당연 스티브 카렐이 뉴스에서 엄마 나 똥 쌌어~(오줌이었나?? ;; 뭐 통역이 제대로 안되었을 것 같긴 하지만) 라고 말하는 장면 아니던가. 크크크크.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에서 봤던 충격적 털의 추억 까지. (에반 올 마이티는 아직 못봤다. 이것도 보고 싶다 보고 싶다 하다가 결국 못본 것)
상영관에 앉아서 아까 눈여겨 보려던 E열, F열을 보니 오오. 두자리 모두 꽃다운 나이의 대학생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나야 이제 꺽인 20대라지만, 그대들은 왜 혼자서 이런 '사랑스러운' 영화를 혼자 보는고? 라고 묻고 싶다고 생각만 했다. 의외로 영화 혼자 보는 사람 많구나.. 라는 희망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영화의 성격상 연인 사이 많을 수 밖에 없었나보다. 좌우 앞 뒤 다 모두 연인들 뿐이었다. 흥!
영화는 로맨틱 코메디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 전개 구조에 결말이지만, 꽤 웃기다! 난 스티브 카렐이 돌 집어 던지는 장면에서 (비록 혼자지만) 깔깔 대고 웃었다. 아.. 역시 난 뭘 보고 나서 말하는 것엔 잼병인가 보다. 3번이상 반복해서 안보면 난 단 한줄의 영화 평 밖에는 쓸 수 없어 스티브 카렐은 웃기다. 라는 마지막 단평만 남기고 이 영화에 대한 평은 끝내겠다.;; 이 얘기를 쓰는 의도도 역시 난 금요일에 혼자 영화보면서 놀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 거니까.

영화가 끝나고 동인천역에 도착하니 거의 11시 였다. 우리 엄마는 아주 쪼끔 극성이라, 내가 11시 넘어도 귀가하지 않으면 버스 정류장 까지 마중을 나온다. 그날 역시 엄마가 마중을 나와 있는데 다른 때와는 다르게 24시간 일하는 김밥천국에서 나오시는 게 아닌가. 알고보니 우리 엄마보다 적어도 10살은 어려보이는 술취한 놈이 " 야 너 나랑 잘래?" 이랬다는거다. 어이쿠. 참나. 그 얘기 듣고 이 동네가 그리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금요일에 영화보려면 시간 잘 잡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저저번주부터 엄마까지 합세하여 보기 시작한 프로젝트 런웨이를 다 봤는데 낯선 사람한테 문자가 와 있었다. 소개팅 하기로 한 남자랜다. 엇? 응?? 하고 생각을 해보니 일주일정도 전에 회사 선배가 미영씨 소개팅 할래요? 라고 물어보길래 아 네 뭐 해도 상관없어요~ 라고 말했던 게 생각났다. 남자가 교육 받느라 연락처 받고 너무 오래 지나서 연락했댄다.
요즘 소개팅은 주선자가 서로 연락처 가르쳐 주고 둘이 전화하여 약속을 잡는다. 앞선 두번의 소개팅 역시 그랬다. 그런데 보통 이럴 땐 전화 해서 네 그럼 언제 어디서 봐요. 하고 연락 안하다가 만나는 당일 되면 어디신가요? 해서 만나지 않나? 그런데 이 남자분 소개팅 하기도 전부터 너무 적극적이다. 아. 마음속에서 부담의 파도가 밀려왔다. 그날도 무슨 처음 전화해선 40분이나 전화하고 어제도 씻고 책 펴놓고 스트레칭 하고 있는데 전화해선 또 한 40분 통화했다. 아아아아. 안그래도 요즘 신경쓸 거 많은데 왜 무식하게 아무 생각없이 소개팅 한다고 그랬나 후회했다.
아. 근데 한가지 신기한 건 이번에 소개팅 하기로 한 남자 내가 전에 사귀던 남자랑 똑같은 고등학교 나왔댄다. 인천의 S남고 출신인데 이 S남고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잠깐 다녔던 인천의 M여고 바로 길건너, 심지어 문 열면 걔네 교실까지 다 보이는 그 고등학교가 아니던가. 걔네 하복은 거의 인권유린이라고 말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흉측한 초록색 바진데 이 때문에 우리학교애들은 걔네 학교 남자애들 모두를 싸잡아서 피터팬이라고 놀렸더랬다. 흐흐. 반갑기도 하고 새삼 세상이 좁단 생각에 죄짓고 살지 말자고 결심했다. (뜬금없는 결론임)
아.. 소개팅은 토요일에 하기로 했다. 후회된다. 왜 한다고 했지? 왜왜왜!!! (왜 그러긴 외로워서 그랬지)
 
P.S 오늘 또 불안하게 한가하다. 그래서 포스팅을 두번이나 했지만, 이런 한가함 진짜 옳지 않다. 내게 제발 일을 평균적으로 분배해줘. 제발~~~~아 그리고 또 실망스러운 소식. 우리 회사는 총선에도 일한다. 그럴 줄 알았지만 그래도 1% 정도는 기대했는데.

친구네서 1박

일상 2007. 12. 22. 22:33

어제는 서초동으로 이사간 친구네 집에서 1박을 했다.
집들이 선물로 '유기농'잡곡하고 현미, 크림치즈, '유기농'유자차를 줬다.
난 집들이 선물로 잡곡 주는 사람은 세상에 나밖에 없을거야.
라고 말했고, 친구는 이제까지 받은 집들이 선물 중 최고야 최고! 라며 기뻐해줬다. 그덕에 괜히 난 우쭐해졌다.
친구네집은 베란다가 없어서 외풍이 너무 심했다. 커튼이 시급해 보였다. 커튼이 안되면 문풍지라도.
난 자취할때도 가스비는 절대 아끼지 않았다. (자랑이냐)
다른 애들 방보다 좁은 원룸이었음에도 가스비가 4만원이 넘게 나온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단열이 잘 안되서 내 맘에 흡족할 정도로 따뜻하진 않았다.
혼자 자취하면서 매일 아침 밥을 해 먹는다는 친구의 열성에 혀를 내둘렀다.
그렇다고 내가 밥을 안 먹느냐. 그건 아니다. 언제부턴가 아침을 안먹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하겠다. 우리 엄마는 내가 늦게 일어나서 밥을 못 먹고 드라이로 머리 말리고 있으면 국에 밥 말아서 가져온다. 그러면 나는 머리 말리고 화장하면서 밥 한수저씩 떠먹고. (나도 엄마도 좀 유난떨긴 한다)
내친구도 내가 사준 잡곡 가지고 계속 아침밥 잘 챙겨먹었음 좋겠다.
싱글침대에서 둘이 자는 건 아무리 여자 둘이라고 해도 좀 좁았다. 흠.. 예전에 내동생은 어떻게 키183에 80키로 거구랑 싱글에서 같이 잤다는거지. 징그러운 녀석들.

친구와 나는 공통적인 신체적 컴플렉스가 있는데, 바로 볼륨이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가슴이) 없다는거다.  민망한 주제긴 하지만 사실 난 정말로 한국 속옷 사이즈 중에 내 가슴둘레에 맞는 속옷이 없다. 고2때는 몸무게는 우리반에서 가장 적게 안나가면서 가슴둘레는 최하를 기록했다. 씁. 모 브랜드에서 75보다 작은 가슴둘레 사이즈의 속옷이 나와서 디자인 그리고 값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쪽 속옷만 사입고 있다. 울분을 토하다보니 우리는 몇십분간 그 얘기만 하고 있었다. ;

그 후에는 싸이월드 염탐을 통해 요즘 얘기 하면서 말했던 남자들의 사진을 봤다. 그 남자들은 두여자가 자기 사진 보면서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거 알면 기분 나쁘겠지만.
내친구가 2년 넘게 사우디로 해외파견 나가는 남자도 괜찮다면 소개팅을 시켜준댄다. 그냥 난 그런 남자가 내 애인이라면 나랑 결혼해서 나도 데려가줬음 좋겠어 라고 말했는데, 진심이다. ; (소개팅도 안해놓고 벌써 이런 생각까지, 이러니 애인이 없지)
아.. 요즘 같아선 진심으로 결혼해서 집에서 놀고 먹고싶다. 결혼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일하기가 싫어서. 에휴. 하지만 결혼은 혼자서 하나.
 
염탐을 끝마치고 침대에서 도전슈퍼모델9를 보다가 결국 우리 둘은 너무 졸려서 불끄고 잤다.
좁아서 중간중간 깨긴 했지만, 내 친구의 잠버릇은 정말  best  였다. 숨소리도 없고 뒤척거리지도 않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친구가 부천에 있는 결혼식 간다고 해서 같이 전철타고 난 집에 도착해서 2차로 낮잠을 잤다.

크리스마스가 내일 모레인데 난 계획이 없다. 회사에서 가까운 시청앞 광장도 한번 안갔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틀 뒤인 내 생일에도 계획이 없다.

아.씨. 연말은 여러가지로 내가 불쌍해지는 시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