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공원과 여러가지

일상 2016. 10. 10. 09:36

1. 평일에 출퇴근 거리가 길어지면서, 운동을 전혀 하지 않다보니 건강이 점점 나빠진다. 환절기라 ​비염 때문에 점점 더 괴로워서 토요일에 내과에 가 약을 받아왔다.

요즘 친구 만나서 웃고 떠들 기분이 아니고 또 공교롭게도 주말마다 몸이 좋지 않아, 요근래 주말에는 거의 요양하며 집에 있는다.

2. 점점 아빠와 외출을 꺼리게 된다. 아빠가 야외에서 사고 칠까봐 외출해서도 내내 눈치보고 노심초사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아빠와 내가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걸 느끼며 안타까운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엄마가 많이 아픈데도 전혀 변화 없는 아빠의 모습에 나는 더 절망하고 포기하게 되고 그렇다. 아빠와 최소한의 대화를 하고 최소한 짧은 시간을 함께 하는 게 유일한 해답인 거 같다. 저번 상담해주시던 선생님 조언대로 아빠께 솔직한 감정을 말하고 변화를 촉구하기엔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다. 솔직히 말하면 상담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아빠다. 하지만 그런 말을 아빠에게 하는 거 조차 힘겹고, 수고스러워 관두기로 했다. 아빠의 병은 일종의 발달 장애니까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바뀔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요즘 들어선 엄마가 아빠의 성격을 왜 평생 참고 사신 건지 원망스러운 기분도 든다. 이혼한 가정의 자녀들도 그 나름의 고충과 애로사항이 있겠지만, 엄마아빠가 서로 맞지 않는 걸 인정하고 헤어졌으면 요즘 이처럼 괴로운 기분은 아니었을 것 같다.  

3.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번 주 목요일에는 가족이 주는 행복과 불행 중 대체 뭐가 더 큰 걸까. 하는 생각에 유서라도 먼저 써놔야 되나 싶었다. 엄마가 또 아빠 때문에 또 힘든 일을 겪는다면 정말 이 세상을 더 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4. 토요일에 아빠가 대전에 가셔서 모녀만 집에 남아 홀가분한 마음으로 월미공원에 갔다. 주말에 엄마 데리고 어디를 가고 싶어도 아빠만 집에 혼자두기 뭐해서 못갔는데 토요일에는 기회가 좋았다.

바람이 너무 세서 약간 추웠지만,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 때문에 엄마도 나도 기분전환 확실히 했다. 오랜만에 토끼들을 가까이서 봤는데,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귀여워 걔네들 노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도 아빠랑 외출하는 것 보단 나랑 나가는 게 편하실 테니 시간 나면 함께 시간 보내드려야지.. 하고 다짐했다.

5. 여기 쓴대로만 보면 난 인생 포기한 것처럼 사는 것 같지만 의외로 회사 생활 착실히 잘 하고, 친구들이나 회사 사람들한테 우울한 모습도 안 보인다. 지금 다니는 회사의 최대 단점은 월급인데 이걸 무마할 정도로 큰 장점이 몇 개 있다. 몇 개를 나열하자면, 회식이 거의 없는 점, 야근 없는 점, 전화 응대 적은 점,직원들이 사생활 관련 질문 안 하는 점. 정도? 특히 마지막 장점이 너무 좋다. 전 회사는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미명 하에 얼마나 많은 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을 나에게 했는가.. 정말 끔찍했다. 엄마가 치료 받으시는 동안은 군말없이 지금 회사에 몸 담으며 일 열심히 하기로 했다. 엄마가 입원하실 때마다 눈치 안보고 휴가 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이니.

6. 저번 주에 노트북이 완전히 고장나서 AS 센터에 보냈는데, 수리비가 14만원이 나왔다. 하드디스크가 완전히 못쓰게 됐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SSD로 교체했는데, 과연 얼마나 좋아졌을지. 돈을 들였으니 앞으로 한 10년은 더 쓰려고 한다.




5월 마지막 2주간

일상 2016. 5. 30. 01:11

저저번주 금요일에는 인턴, 사원, 나 셋이 사무실을 지켰다. 어찌나 쾌적하든지. 셋다 이어폰 끼고 일했다.

그 날 이어폰으로 뭔 노래를 들을까 고민하다, 페퍼톤스의 2집 3집을 들었다. 페퍼톤스의 1집은 대학시절 남자 때문에 상심하여 핸드폰도 정지하고 휴학까지 해서 히키코모리마냥 집에만 붙어 있으며 밤만 되면 울었던 시절에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제일 우울했던 시절인데, 착하고 희망차고 밝은 노래로만 가득한 그 앨범을 배경음악으로 들었다는 게 아이러니다. 그런 이유로 페퍼톤스에게 고마운 마음은 있지만 괴로웠던 시절을 상기하는 것이 싫어 잘 듣진 않았다. 그런데 이제 뭐 그 시절과도 화해한 지 오래고, 남자 하나 때문에 그렇게 크게 슬퍼했던 어린 시절 나도 좀 귀엽고.. 그래서 훗 하고 웃었다.

페퍼톤스를 처음 들은 건 10년도 더 전인데 이장원과 신재평의 얼굴을 정확히 안 게 작년이다.
이장원씨는 전체적 얼굴형과 두상 (특히 턱) 그리고 부티나는 인상이 내 이상형에 가깝다. 실물보면 어떨지 궁금하지만 뭐 실제 볼 확률은 제로에 수렴하겠지. 팬으로 그냥 계속 좋아만 해야겠다.

심리상담소에 내 발로 찾아갔다. 구체적으로 자살을 생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갑자기 걷잡을 수 없이 삶에 의욕이 떨어지는 주기가 잦아지면서, 가면 조금이라도 나아지겠지 싶어 간 것이다. 상담 후 느낀 점은 결국 모든 해결의 열쇠는 내가 쥐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두번 갔는데 너무 너무 비싸다는 것만 빼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한달 정도는 꾸준히 가볼 생각이다. 그 이상은 돈이 없어 못갈 것이다.

사람의 성격은 반 이상은 타고 나는 것 같다. 나를 주로 양육한 사람은 우리 엄만데, 난 엄마 성격을 전혀 닮지 않았다. 엄마의 사교적인 면을 많이 닮았다면, 내가 상담실 가서 우울증 척도 문항에 체크하는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 이다.

그리고 내가 주말마다 혼자 행하고 있는 것들, 산책, 영화보기, 서점가기, 음악듣기 이런 건 정확히 아빠가 결혼 전 하셨던 행동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게 신기하다. 아빠가 나보고 이렇게 해라 가르쳐 주시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러니 결론은 성격도 유전이고 타고 난다는 것이다. 엄마의 사교적인 성격은 불행히도 동생에게만 유전되었다.

내 아이폰5가 저번 겨울 영하 18도 야외에 약 20분 간 노출된 이후 배터리가 완전 맛이갔다. 갑자기 꺼지기도 하고 100%였다 순식간에 5% 가 되기도 하고. 그 때부터 맨날 보조배터리 끼고 사용 중인데 너무 불편하여 바꿀까 했지만. 또 바꾸자니 너무 새 거 같은 폰이 아까웠다. 리퍼는 20만원 넘고. 그래서 내일 강변역 테크노마트 가서 야매로 배터리 교체를 해보기로 했다.

회사에 엄청 심란한 일이 있어 출근하기 더 싫다. 잠들고 일어나면 월요일이라는 게 너무 우울하여 항상 일요일 밤에 일기를 쓰면 글이 길어진다.



이번 주말은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인 주말일 수도 있는데, 나에게는 꽤 특별한 주말이었다. 회사 사람 외 사람들과 술집에 간 게 언젠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서, 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시기로 하고 죽전에 갔다.

죽전역에는 처음 가봤는데, 술집으로 가는 길이 꼭 여행 가는 기분이었다. 워낙 낯설기도 했고, 인천이나 서울보다 좀 한가한 느낌이 좋았다.

내가 남들보다 술에 안취하는 이유는 내가 술이 쎄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이번 금요일에 보니 나는 술을 남들보다 엄청나게 느리게 마시는 편이고, 포만감을 쉽게 느끼는 편이다. 또 일단 배가 부르면 아무리 술이라고 해도 못 마시겠다. 그러니 남들보다 잘 마시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뭐 그렇다고 약한 편은 아닌 것 같지만.. 여하튼 그렇다.

죽전역에서 술을 마시고 나서, 이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용인 친구네 집으로 가려고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님이 친구네 카페가 있는 동네를 몰라서 어떤 초등학교 앞에 내렸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친구네 집으로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서 혼자 밤길을 꽤나 헤맸다. 차라리 친구네 집 주소를 찍고 가달라고 할 걸 그랬다.

예전에는 택시 기사들이 말거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직접 운전을 한 뒤로는 혼자 운전을 하다보면 얼마나 외롭고 무료할까 싶어서 요즘에는 대꾸 잘해준다. 이렇게 나이 들어가나보다. 기사님이 본인은 미인을 택시에 태우면 원래 길을 헤매신다고 말했는데, 예전 같으면 좀 징그럽단 생각에 무반응이었겠지만 이번에는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마감한 친구네 카페 테이블에서 또 술을 마셨다. 내 친구도 진짜 친한 친구랑 밤에 술 마신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났는데 내가 와줘서 기분 좋다고 했다.

친구와 사온 술을 다 마시고 새벽 3시쯤 집으로 올라가서 너 먼저 씻으라고 난 스타킹와 원피스를 벗고 누웠는데, 렌즈도 안 빼고 화장한 그 상태 그대로 잠들었다. 친구 말로는 내가 그냥 베게에 눕자마자 잠들었는데, 너무 곤히 자서 못 깨웠다고 한다.  

새벽 5시 쯤 목이 말라 일어났다가 안 씻고 잤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 부랴부랴 미친듯 세수를 하고 샤워를 했다. 친구는 나같으면 그냥 잤겠다고 했지만, 난 살면서 안 씻고 잔 게 평생 10번 이내 (어쩌면 5번 이내일지도) 라, 내가 안 씻고 잤다는 사실에 얼마나 놀랐는지... 피곤하긴 했나보다.

토요일 12시쯤 일어나서 친구 카페로 내려갔는데, 저번에 왔던 친구 친척동생인 현역 군인을 또 만났다. 나와 띠동갑인 이 95년생 손병장은 어떻게 된게 내가 친구네 카페 갈 때마다 맞춰서 외박을 나오는지. 집은 전라도인데 군대가 서울이라 외박나와도 갈 데가 없어서 친구네 카페로 온다고 한다. 5월 말에 전역이라는데, 어린 놈(?)이 너무 능글맞아서, 이야기 좀 많이 했다. 내가 걔한테 머리카락이 어쩜 그렇게 곱슬이냐고 했더니, 자기 머리가 얼마나 심한 곱슬인지 머리 안에 담배를 넣어도 그대로 고정되서 안빠진댄다. (이렇게 쓸모 없는 이야기를 했다) 

순대국 먹으러 나가려는 찰나 바로 옆 삼겹살집 가게 사장님을 만나서 하는 수 없이 삼겹살에 냉면을 먹고, 커피를 두잔이나 마신 나는 약한 복통에 시달리며 2시간 10분만에 용인에서 집에 도착해서 또 푹 잤다.

용인에서 인천으로 오는 날도 날씨 좋아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재밌었다. 죽전에서도, 친구네 집에서도.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어서 봄이 왔으면..

일상 2016. 2. 21. 21:35

1. 연휴 후

연휴가 끝나고 목금만 일하고 또 주말에 쉬고 저번 주에도 병원 때문에 목요일에 휴가를 내서 4일만 일했다. 연휴 후 일주일을 풀로 일하는게 다음주가 최초인데 벌써 몸이 배배 꼬이고 우울하다.

노동은 인간으로 태어난 형벌 같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다음 주에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외근가고 아마 저녁도 먹고 들어와야 할 것 같다. 외근이 싫다기 보단 집에 늦게 들어오는 게 싫다.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하는 게 생각보다 많이 고되다. 날이 갈수록 더 힘들어 진다. 3월에 할부금 갚으면 인삼이라도 사먹을 작정이다.

 

2. 떠나는 자와 오는 자

회사에 정말 대책없는 또라이가 한 명 있다. 정말 그런 인간은 처음 봤다. 결국 그 사람으로 인해 한 사람이 사표를 냈다. 나도 참 이기적 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사표를 쓴 사람이 그 또라이로 인해 받은 상처보다 그 사람이 그만 둘 경우 나에게 올 피해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되더라. 나도 대책없구나.. 싶어서 씁쓸했다.

사표를 쓴 사람이 맡고 있던 업무 중 가장 큰 업무 하나가 나한테 올 것 같다. 다음주 두번의 외근도 새로 맡게 될 업무 때문에 가는거다. 떠나야할 사람은 그 또라이 인데... 그 사람 때문에 관둔 사람이 벌써 이번이 세번째라고 하던데, 이럴 때마다 정말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어떻게 된 게 어느 직장에 가도 쓰레기 같은 사람이 한명씩 있고 그 쓰레기들은 잘만 사는지..

그나저나 나는 쥐꼬리만한 월급에 너무 다양하고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월급을 안 올려주면 정말 우울할 것 같아서, 종종 구직 사이트를 구경하는데, 볼 때마다 다시 정신이 번쩍 든다. 나같은 사람을 받아줄 회사가 거의 없다.

인턴 한명이 새로 들어왔다. 동생과 동갑인데, 저번 금요일에는 사무실 직원들이 모두 워크샵에 휴가 등등으로 자리를 비워 걔와 나 둘이 덩그라니 둘이서 사무실을 지켰다. 성격이 꽤 있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위에 말한 또라이한테 호락호락 당할 성격은 아니라 다행이다.

걔와 2호선 전철까지 같이 나란히 앉아서 오는데, 어색해 죽는 줄 알았다. 걔가 여자였다면 좋았을텐데.. 또래 여자는 뽑을 생각이 전혀 없어보인다.  

 

3. 회피

문제를 회피하면 그 보다 더 큰 문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진리인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면 항상 그랬다.

 

4. 친구네 집

용인 친구네 집에 갔다. 오랜만에 운전을 오래 했고, 이번에도 역시 용인 시내 들어와서 이상한 길로 잘못 들어 고생했다. 친구와 치킨을 먹고 낮잠을 한 숨 잤더니 밤 7시가 넘었다. 친구가 피곤했는지 치킨을 다 먹고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새해 되서 처음 봤고, 언제나 하는 이야기는 비슷한데 언제나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 친구가 없으면 대체 내가 어떻게 이 세상을 살까 싶다.

 

5. 자유공원

2016년 들어 처음으로 자유공원에 갔다. 사람이 별로 없었고, 아픈 뒤 처음이라 그런지 올라가는 데 예전보다 훨씬 힘이 들었다. 미세먼지 없는 파란하늘을 바라보며, 내일 회의와 업무에 대해 좋게 생각해보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오늘 근 한달만에 교회에 갔는데, 담임 목사님께서 은퇴를 하신다고 한다.

성당과 달리 교회는 목사님 따라 교인들이 많이 관두고 옮기고 하는 편인데, 이 교회는 어떨지. 우리집은 항상 제일 가까운 교회 다니고, 현재 이 교회가 제일 가까우니 아마 계속 다닐 것 같다.

기도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하고 다짐했다.



꿈과 주말

일상 2016. 2. 14. 17:19

이틀연속 심란한 꿈을 꾸었다.
토요일에는 스무살 때 사귀던 애와 도쿄도청 전망대를 갔다. 진짜 왜 얘가 나와서 하필 도쿄 도청에 가냐 싶어 잠에서 깨어난 후에도 헛웃음이 나왔다.
오늘은 내 인생에 최고 쓰린 기억으로 남은 그 남자가 꿈에 등장했다. 꿈속에서 우리는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농담과 안부를 주고 받다가 그 남자는 와이프와 산부인과에 가야한다면서 일어났다.
부인이 자궁이 안좋아 임신을 못한다면서 너는 건강해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잠에서 깨어나 외마디 욕을 내뱉었다.
꿈속에서 결혼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진 않았다.
그런데 제발 꿈속이든 실제든 이름이고 얼굴이고 안듣고 안보고 싶다. 잘살고 있었으면 좋겠지만, 싫다. 그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이. 정확히는 그 사람과 얽힌 과거의 내가 싫은 것이다. 내 인생에서 그렇게 열열히 내 자신을 혐오했던 적이 없다. 떠올리고 싶지 않다. 될수만 있다면 영원히.
건강이 나빠져서 여기저기 면역력이 떨어져 나타나는 증세로 고생 중 이다. 주말에도 건강이 악화될까봐 멀리 나가지 못해 엄청 심심하다. 누워서 유튜브 영상을 한시간 넘게 멍하니 보면 그나마 있던 내 총명함 마저 허공에 흩뿌려지는 기분이다.
책도 영 눈에 안들어오고, 새로 알게된 좋은 노래도 없고, 식욕도 없다.
설연휴동안 영화도 두편이나 봤는데 리뷰도 못남기고 있다.
빨리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혼자 영화도 보고 싶고 드라이브도 좀 하고 싶다.
어제는 테만 있던 안경에 렌즈를 넣었다. 다음주부터 이틀에 한번 꼴로 안경을 끼려고 한다.
올해 계획한 일이 꽤 많은데 모든 일을 3월이후로 미뤘다. 단 하나라도 계획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


아빠는 다른 나이드신 분들과 마찬가지로, 음력 생일을 따지신다. 아빠의 음력 생일은 항상 아슬아슬하게 크리스마스보다 한 3일 전이고, 내 생일은 크리스마스 다음 다음 날이다.

아빠와 나는 겨울파고, 동생과 엄마는 여름파다. 신기하게 성격도 생일 따라 성격도 비슷하다.

동생이 웬일로 이틀밤이나 자고 가서 부모님이 좋아하셨다. 난 남동생이 오면 은근히 불편하고 그런데, 부모님은 그래도 자식이라 그런지 동생이 올 때마다 표정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아빠가 61세가 되셨는데, 우리집은 별로 좋아진 것이 없다. 큰 사건도 없었다. 하지만 나와 동생이 둘다 혼자 먹고 살 수 있고, 크게 아픈 데 없는 데 감사해야겠지.

그나저나 우리 아빠는 옛날에는 사람들이 원래 나이보다 15살 정도 적게 봤는데 이젠 최대 20살 까지 어리게 보기 시작했다. 동안은 타고나는 것임을 아빠를 보며 느낀다. 관리고 뭐고 다 필요 없다. 타고나면 끝.


토요일에는 엄마를 태우고 내가 다니는 치과에 갔다. 엄마의 이상태가 날로 심각해져서 좀 좋은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아서 갔는데 치료기간만 1년에 치료비 견적이 410만원이 나왔다. 엄마아빠가 하던 일을 정리하고 남은 돈으로 주택 대출금에서 원금 좀 갚는다고 하셨는데.. 그 계획도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최소한으로 줄인게 410만원이고 의사가 말한 다른 치료까지 다 하면 한 천만원 들 거 같은데, 휴 치료비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해진다.


매일 아침 아빠가 전철역까지 태워다 주신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까지 2시간이 넘어서 하는 수 없이 아빠 차를 매일같이 탄다. 아빠 차를 타면 전철역까지 신호등 잘 걸리면 어쩔 땐 5분만에도 가는데 버스를 타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25분이니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저번주에 한창 추울 때 두번이나 아침에 배터리가 방전되서 외롭게 차가운 바람 맞으며 달이 뜬 거리를 뚜벅뚜벅 걸어서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탔다. 처음으로 7분 지각을 했고, 피곤했는지 눈에 또 다래끼가 나려고 해서 일찍 들어와서 쉬었다. 약도 먹고 해서 다행히 부풀어 오르진 않았다. 다래끼 때문에 이번 주말은 놀고 먹고 완전히 나태하게 보냈다. 무서워서 몸무게를 못재겠다. 간신히 40키로대 유지하고 있는데 이번 겨울에 50키로대에 진입할 것 같아 두렵다.


저번주에 이틀짜리 연말정산 교육을 갔는데 두번째 연말정산 교육 강사가 자꾸 여성 비하적 발언을 해서 기분이 심히 나빴다. 아직도 저런 인간이 남 앞에서 강의하고 사는구나 싶어서 씁쓸했다. 연말정산 오랜만에 봤는데, 지금 이 시스템에서는 돌려받는게 오히려 이상할 것 같다. 특히 결혼안하고 부양가족 없는 사람은... 나도 큰 기대는 말아야겠다. 


월요일 오전마다 우울한 회의를 해야 한다. 멤버 구성 상 내일은 더 우울할 것 같다. 유체이탈 상태로 썩은 말들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자야겠다.


1년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언제나 그렇듯 나의 대부분의 날이 특별하지 않았고, 평범했다. 하지만 이런 별볼일 없는 내 일상을 아주 조금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건 바로 블로그에 쓰는 일기인 것 같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 것도 없이 1년이 또 10년이 훅 지나갔겠지.

그런 의미에서 내년에도 일기 잘쓰고, 일기 쓰면서 우울한 것도 다 날리고, 또 주어진 삶이니 살아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은 교회를 못갔다. 기도 많이 하고 자야지.


지난 화요일에는 회사에서 아주 중대한 나쁜 사건이 있었다. 그 일을 해결하려고 사장님과 면담하고 부장님과도 고민을 했지만, 아무래도 달라질 건 없는 것 같다.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 마다 왜 난 왜이렇게 운이 더럽게 없는가. 하는 생각과 아무래도 이 팔자가 내 인생의 전부인가 보다하는 생각, 이직하면 장 땡이다 라는 생각 등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하지만 이 모든 생각을 압도할만큼 큰 감정은 바로 수치심이다. 남들은 다들 잘 이겨내는 일에 왜 난 이렇게 괴로워하는가. 난 왜이렇게 약해 빠졌나. 난 왜 충분히 좋은 직장에 가지 못했나.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수치심에 목요일에는 버스정류장에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 이 수치심을 없앨 수만 있다면 뭐라도하고 싶었다.

다행히 이제까지 직장에서 겪었던 일들을 상기하며 이보다 더 심한 일들도 견뎌내고 지나갔다고 억지로라도 이 아픔을 이겨낼 수 있다고 세뇌하며 정신 차렸다. 하지만 여전히 속상하다.

힘든 마음에 좋아하는 소설인 로알드 달의 카티나 를 다시 읽었다. 카티나가 쓰러지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언제나 그렇다. 카티나를 읽고 울지 않을 도리는 없다.

금요일에는 투병 중 인 친구에게 선물을 주고 저녁을 같이 먹었다. 친구도 나에게 아이섀도를 줬는데 색이 마음에 쏙 든다. 내가 선물 받을 입장이 아닌데, 너무 속없이 넙죽 받았나 싶다.

토요일에는 전 직장에서 제일 친했던 대리님의 결혼식에 갔다. 신랑신부 모두 행복해 보여서 흐믓하고 부러웠다. 싱글벙글한 신랑신부와 곱게 차려 입은 친척들까지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가끔 어떤 결혼식은 엄청 우울한 분위기 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결혼식 때문에 전 회사 사람들을 사장님 포함하여 잔뜩 만났다. 다들 나보고 얼굴이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그런가… 실상은 그렇지도 않은데. 뭐 그래도 다행이다. 날 욕보인 그 회사에 약한 모습 보인 건 아니니까.

오늘은 회사에서 실수 연발 이었고 말도 막 헛나왔다. 난 평소 실수 많이 안하는데 한번 하면 큰 실수인 경향이 있다. 다음부터 검토를 잘하는 것 밖에 별다른 수가 없지만, 오늘 또 나에게 실망했다. 역시 사람은 교만하면 망한다.


2주동안 4명을 만남

일상 2015. 10. 26. 19:22

2주동안 정말 오랜만에 약속있는 금요일 밤과 약속있는 주말을 보냈다.

1. 첫회사 후배
이 블로그에 자주썼지만, 정규직으로 처음으로 일한 직장의 직속후배가 나에겐 유난히 애틋하게 느껴진다. 워낙 훌륭한 사람이고, 후배지만 항상 존경한다. 후배와 결혼을 하는 남자는 정말 운좋은 남자라고 생각할 정도로. 서울로 회사를 옮겼다 소식을 전하니 금요일에 한번 보자고 하여 오랜만에 후배를 봤다. 난 힘들다고 도망친 그 회사를 그 아이는 아직도 다니고 있다. 그것도 엄청 고생하면서.
그 회사는 내가 다닐 때 보다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지진 않은 것 같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하루하루 실망하는 중이었는데, 후배를 보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니 불평 불만 하면 안되겠구나. 하고 잠깐 생각했다.
후배가 견디고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가늠조차 되지 않아. 어마어마한 존경심이 다시금 솟아났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착한 후배를 이제 좀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회사가 가까워 졌으니까.

2. 투병 중인 친구
토요일에 회사에서 윈도우 깔며 개고생했던 날을 보상받기 위해 10월 21일 휴가를 냈다. 휴가 전날 투병 중인 친구를 찾았다. 저번에 만났을 때는 주사 치료를 1번만 받은 뒤라 원래 내가 알던 친구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모습이었다. 가발을 쓴 모습이었지만, 전과 다름없이 나와 대화를 하는 친구를 보고 짠한 마음이 들었다. 나에게 병원 치료 이야기를 나처럼 관심있게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고 하였고, 그 말에 이렇게 힘든 시기에 내가 이 친구에게 아주 쓸모 없는 사람은 아니구나 싶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전철을 타고 오면서 이 세상이 공평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슬픔이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울 뻔 했다. 내가 종교를 갖게 된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이고. 친구에게 꽃기린 화분을 사줬는데, 기대치 않게 격하게 좋아하여 보람찼다.

3. 학원에서 알게 된 아이
저번에 썼던 보험회사에 취업했다는 학원에서 알게 된 남자아이를 만났다. 오랜만에 용산역에 갔는데, 새삼 용산역이 거대하다는 생각을 했다. 미로 같이 그지같은 건물 구조도 여전하고.
걔는 고생을 많이 한 건지 나이가 저번보다 한 10살은 더 들어 보였다. 양복을 입은 것도 한몫 했겠지만. 기본급도 없는데, 매일 8시 10분까지 출근해야 한다니 정말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많다고 생각했다. 비싼 저녁을 사줬고, 다행스럽게 나에게는 상품가입 권유를 하지 않았다. 자기가 보험회사에서 일한다고 하니 연락 그냥 뚝 끊어버린 사람들도 많다면서 서운하다고 했다. 하긴 나도 정말 엄청나게 망설이다가 만난 거니까.
그런데 그 만남 뒤로 카톡을 너무 너무 심하게 자주 보내서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일단 어제 카톡부터 답을 안하고 있다. 요즘 애들은 1년에 몇 번 안보는 사이여도 이렇게 의미없는 메세지를 주고 받는건지, 얘가 유난한건지.
만나서 얘기 잘하고 잘 먹고 잘 마시고 왔지만, 여전히 불편한 아이다.

4. 용인의 친한 친구
운전을 너무 안해서 가끔 이러다 완전히 까먹는 거 아닌가 걱정될 때마다 용인 친구네 카페에 놀러간다. 매일같이 카톡으로 안부를 전하지만 역시 직접 만나 얘기하는 것이 진짜 대화다. 둘다 즐거운 일이 생기지않아 우울했는데 서로 기분전환 확실히 했다.
친구가 오징어 국을 20분만에 뚝딱 만들고 밥을 차려줘서 밥까지 얻어먹었다. 걔네 카페의 당근케익도 먹어치우고 쿠키도 먹고 내가 너무 많이 먹어 좀 미안할 정도였다. 친구가 만든 당근케익이 너무 맛있어서 다시 놀랐다.
돌아오는 길에 영동고속도로가 밀리는지 티맵이 의왕 안양 시내길로 안내하는 바람에 운전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 밤에 모르는 길 운전을 해보니 아직 운전을 까먹진 않은 것 같다. 성공적으로 석수IC로 고속도로를 타니 마음이 놓였다. 난 좀 밀려도 고속도로가 좋은데 아직도 친구네 집에서 우리집 오는 길을 못 외웠다.

이제 회사에 좀 적응을 하여 주말에 뭐 좀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그동안 주말에는 잠만 잤다.
새벽 알람 소리에 잠을 깨며 주여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이까! 긍휼히 여기소서! 라고 마음 속으로 절규 중 이다. 점점 깜깜해지고 추워지고 있다.

P.S
지금 퇴근 지하철 안, 콧물이 나는데 휴지가 없다. 이럴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산 휴지가 집에 거의 한박스 있는데 왜 항상 있던 휴지가 이럴 땐 없는걸까. 파우치의 면봉으로 콧물을 닦으면 웃기겠지.


나의 주말

일상 2015. 8. 23. 23:47

​​
주중에 운동할 시간이 없어 이제부터는 주말에라도 운동을 하기로 했다.
자유공원에 가서 꽃구경을 하다가 어떤 아저씨가 데려온 엄청나게 큰 사냥개가 싫어서 바로 밑 초등학교 운동장을 4바퀴 뛰었다.
아직도 엄청나게 덥다. 낮에는 낮잠자다 더워서 깼다.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가을 느낌이 난다.
추워지는 계절은 아침 저녁부터 오고 더워지는 계절은 낮부터 온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져서 독서량이 부쩍 늘었다. 알라딘 e book을 요긴하게 이용 중 이다. 앉으면 자고 서면 책을 읽는다.
회사 자리는 아직도 내 책상 같지 않고 어색하다. 마음에 안들어서 언제 날 잡아서 싹 청소하고 바꾸고 싶다.
전임자가 2주씩이나 인수인계를 해주는데 사실 인수인계 해주는 게 아니라 일을 시키고 있다. 차라리 빨리 나 혼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옆에 있으니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일할 수가 없어서 힘들다.
회사가 건물은 삐까뻔쩍하고 책상 의자는 좋은데 그 외 것들은 너무 열악하다. 뭐 이러면 이런대로 적응해서 어떻게든 살아지리라 믿는다.
이번 회사에서 딱 만3년 채우는 게 목표다.
요즘 난 교회 잘가고, 기도도 열심히 한다. 종교의 존재 이유를 알 것 같다. 실낱같은 희망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싶을 때 기도와 종교가 도움이 된다.
푹 쉬고 다시 출근준비하러 잠자리로.


금요일밤 회사 회식

일상 2009. 11. 2. 15:05
금요일에는 회식을 했다. 요즘에는 금요일에는 회식 안하는 분위기라던데, 난 차라리 금요일이 좋더라. 평일 때 늦게까지 회식이나 야근 하고 다음날 출근하려면 죽을 맛이기 때문이다. 회식이나 야식이나 싫기는 매한가지고 그나마 주말을 위로 삼아 기꺼이 참을 수 있다. 금요일이라고 해봤자 약속도 없고, 아무리 금요일이라고 해도 난 약속없이 집에 들어가는 게 좋지 어쩔 수 없이 약속 생기고 피곤하게 집에 들어가는 건 싫다.(내 주변은 이런 나의 상황만 이해해주는 사람하고만 친하므로 자주 만나는 친구가 별로 없다)
오늘은 월요일. 주말이 앞으로 구만리구나.
가끔 보면 난 주말은 엄청 기다리는데, 세월이 가는 것에 대해선 슬퍼하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주말은 엄청 기다려지지만 2009년의 끝이 오는 건 싫다. 벌써 november 다. 뒤에 "ber" 자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1년 끝난 거 같고 슬프던데 이제 11월. 아... 고등학교 졸업한 지가 언젠데 11월만 되면 왜 아직도 수능날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난 수능을 11월 7일에 봤는데 평소 운 없기로 소문난 나이니만큼 엄청 추운 자리에 배정되서 덜덜 떨면서 시험을 봤다.
금요일 회식 주제는 우울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게 되는 회사 생활이 왜 이렇게 우울한가 더 즐거운 회사생활을 위하여 아이디어를 내보자. 하는 것 이었다. 이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라는 건 직장 생활 하는 사람은 알지 않을까? 저번에 블로그 하면서 썼던 말 중에 지다님이 하셨던 말 중에 명언이 생각났다. 천국도 직장 사람과 함께라면 싫다는 말. 크큭. 옳타 옳타 하면서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애초에 불가능한 것을 생각해보라고 하니... 그래도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보나마나 흐지부지 될 거 뻔하다.
사람들은 뷔페를 좋아하는데 (근데 뷔페 라는 거 부페 인지 뷔폐 인지 햇갈려서 네이버에서 사전 검색했다 큭) 난 별로 안 좋아한다.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귀찮고 난 한가지 제대로 된 거 먹고 싶지, 여러가지 고만 고만 한 거 먹기 싫어서... 빕스 갔는데 거기서 제일 맛있었던 건 튀긴 감자였다. 고기는 이상하게 별로 안 땡겨서 안 먹었다. 저번 주 신체 검사 했는데 일생 일대의 몸무게가 나왔다. 내 일생의 최대치 몸무게를 훨씬 갱신한 수치였다. 밤마다 옥동자 먹고 밥먹고 옥수수 먹고 감자먹고 했더니 살이 찌는구나.
예전에는 칼로리 보면서 뭐 사먹는 여자애들 보면서 뭐 저렇게 세상을 복잡하게 사나.. 하면서 욕했다. 그러면서 오늘 점심 때 편의점 가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나마 살 덜 찔 거 같은 두유를 구입하였다. 과연 덴마크 요구르트나 내가 최고 좋아하는 덴마크 우유에서 나온 카페모카보다 칼로리가 낮았다.
오늘 아침부터 하드렌즈가 말썽이다. 저저번주 금요일에 휴가 냈을 때 안과를 갔는데 정확한 시력을 재려면 2주동안 하드렌즈를 빼야 한다기에 그냥 그대로 왔다. 다시 맞춰야 할 때가 온 거 같다. 꽤 부담스러운 액수인데 이렇게 내 눈에서 말썽을 일으키면 문제가 많지.
지금 내 눈에 하얀색 엄청 큰 눈곱이 낀 것처럼 보이는데 이 렌즈를 빼면 하나도 안 보이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끼고 있다. 내일 부터 그냥 안경 끼고 이번 주 토요일에 그냥 안과가보자. 내가 가는 안과는 너무 정직해서 탈이다. 그냥 그 자리에서 하드렌즈 맞추겠단 사람한테 시력이 정확치 않으니 2주 후에 오라니. 저번에 갔을 때는 렌즈 잘못으로 눈 아픈거 같다고 새로 하고 싶다고 하니까 렌즈 잘못 아니고 안구건조증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약만 처방해줬다.
11월 첫 근무일. 역시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