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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취미.

야구 2008. 5. 7. 11:31
예전에 만화할 시간에 기다리던 만화는 안하고 프로야구를 할 때 정말 싫었다.
프로야구가 인기 많을 땐 공중파에서 골든 글러브 시상식도 했다.
우리 아빠는 해태 타이거즈의 팬으로, (한창 해태가 잘 나갈 때라) 신이 나서 퇴근하자마자 TV 앞에서 프로야구를 시청하셨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선동열이 탈 때도 얼마나 흐믓해 했는지 모른다.
예전에 대전에 살 때는 한화랑 해태랑 경기 있으면 퇴근하시면서 무려 혼자!!!! 야구장 가서 혼자 야구 보고 오신 적도 꽤 되셨다고.

난 요즘 직장생활 한 지 한 30년은 된 아저씨 마냥 퇴근하자마자 프로야구를 본다. 54번, 56번, 46번은 MBC, SBS, KBS 의 스포츠 채널.(가끔 경인 TV 에서 SK 경기도 해줌) 차례대로 돌려보며 보고싶은 경기를 본다. 한 경기만 계속 보는 경우도 있고 무한 반복하면서 3경기 다 보는 경우도 있다. 야구는 9회말까지 보고 있으면 시간이 잘가기 때문에 아주 좋다. 가끔 주말 낮에도 야구본다.; 퇴근해서 야구보고 보고나선 다음날 출근해서 '네이버 스포츠' 들어가서 기사 내용보고 댓글 보면서 화낸다. 하지만 야구에 재미 붙인지 얼마 안되서 댓글은 못단다. 이러다 네이버 문자 중계 신청하는 건 아닌가 몰라.

워낙 귀찮은 걸 싫어해서 드라마를 찾아서 다운 받는 거 조차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그리고 난 모니터 싫고 브라운관이 더 좋다.
이제까지 인천에서 가장 오래 살았기 때문에 SK 를 응원해야 정석이지만, SK는 굳건한 1등이라 응원해도 별 재미가 없다. 그리고 어차피 SK는 또 결승전 갈텐데 뭐. 크하하하. (이 자신감!!!) SK는 결승전 때 응원해도 충분하다.

그래서 그냥 아빠 따라서 기아 응원한다. "돌아오지 않는 3루 주자", "패는 이어가도 승은 절대 이어가지 않는 기아." (우리집에서 기아는 이런 팀으로 통함)
어제도 기아가 삼성한테 졌다. 바보같은 놈들. 내가 그렇게 응원했는데.
기아와 해태는 엄연히 다른 팀이다. 해태는 9번 우승했는데 기아는 맨날 꼴찌다. 아니면 꼴찌에서 2등. 근데도 광주 홈구장에서 하면 광주 사람들 응원 엄청 열심히 한다. 뭔가 안타깝다.
하지만 해도 너무 해. 너무 못해. 크아아아아. 기회도 절대 못살리고 기껏 받은 점수도 포수가 공 떨어뜨리거나 외야수가 공 빠뜨려서 실수해서 내는 점수고.
난 윤석민 팬인데, 윤석민이 불쌍해. 근데 윤석민은 안타 맞아도 표정 변화 절대 없고 심지어 팀이 승리해도 표정 변화 없다. 저번에 이번 경기 MVP 로 뽑혔을 때 인터뷰 하는데도 표정 변화가 없었다. 나이도 어린 것이 (86년생)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윤석민 뱃속에 벌써 사리 자라고 있을 거라고 하는 사람까지 봤다.
야구의 꽃은 역시 투수다. 투수! 타자가 아니야. 투수야. 매번 공을 던지면서 맞을까? 안 맞을까? 가 얼마나 초조할까. 근데 그거 다 견디면서 공을 던지는 거 보면 숭고한 생각마저 든다. 특히 만루면 긴장감 백배. 감정이입 백배. 보는 내가 더 조마조마할 정도.

난 월드컵때도 사람들이 왜 축구에 열광하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심지어 이탈리아 경기 할 때는 술집에서 맥주마시다가 졸려서 잤고, 미국 경기 할때는 축구보자고 아는 사람들이 자취방에 초대 했는데도 귀찮아서 샤워하고 누워서 조용한 시간을 만끽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축구 봐. 하면 안보냐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A매치는 잘 본다. 저번 독일 월드컵도 거의 다 봤어. 그것도 생중계로. 그건 하도 심심해서 본 거니까. 근데 야구처럼 챙겨보긴 재미 없더라. 아.. 난 유럽 취향이 아니라 미국 취향인가봐. 나 미국 싫은데. 그래도 야구가 더 재밌는 걸 어떡해. (나 오늘 쓰는 일기는 완전 구어체네 크크큭)

이런 이유로 야구를 안하는 월요일에는 저녁시간이 너무 허전하다. 뉴스도 재미 없고, 이젠 미우나 고우나도 끝나서 드라마도 볼 거 없고. 8월 8일에 올림픽 시작하면 야구 잠깐 쉰다는데 그것도 벌써 걱정. (걱정도 팔자다) 한가지 소망은 이번 시즌에 문학경기장 한 번 가는건데 같이 갈 사람이 마땅찮다. 엄마 아빠랑 같이 가야하나.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같이 가고 싶은데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시나리오는 그때 키스타임 걸려서 뽀뽀하는건데. 으하하. 아 말해놓고도 유치하고 민망스럽네. 남자친구가 생김 하고 싶은 게 고작 이런 거 라니.
 
이번 어린이날 도 날씨 엄청 좋았는데 낮에 또 혼자 야구봤다.;; 그리고선 혼자라도 문학경기장 갈껄 하고 후회했다. 그날 SK가 우리한테 지고, 기아는 롯데한테 지고 했지만 그래도 TV 앞에서 야구보는 것 보단 재밌었을테데 말이다.
 
P.S 난 네이버 문자 중계가 진짜로 핸드폰으로 문자 보내주는 건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아닌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