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잠실구장.

야구 2010. 7. 9. 16:06
친구와 야구를 보러 같이 가자고 일 년전서부터 막연히 이야기만 하다가 6월 경에 완전히 약속을 잡았다. 기아가 잠실로 오는 때를 정해서.
친구와 약속을 할 때만 해도 기아가 그럭저럭 3위를 유지하고 있을 때 였는데 내가 문학을 다녀온 이후로 기아는 폭풍연패를 하고 있었다. 현재 16연패. 내가 간 경기부터 연패했기 때문에 내가 가야 연패가 끊어질 것 같은 사명감도 들고, 하루하루가 구단 사상 최다연패인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지금 기세로는 삼미슈퍼스타즈의 18연패 기록 갱신도 가능해 보이는데 이번 주말 경기는 광주경기라 불행히도(?) 내가 갈 순 없었다.
말이 서울과 인천이지 동인천역에서 2호선 종합운동장역 까지는 꽤 멀다. (지하철 추가요금만 800원)
완전 더운 날씨였지만 오래 전 부터 세워놓았던 계획이기에 난 신이 났었다.
하지만 내가 매표를 하면서 부터 지름이 족히 10cm 정도는 될 듯한, 왕방울만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이 없었기에 난 비를 피해 처마 밑에 피해 있는데 잠깐 소나기인 줄 알았던 비가 그칠 기세 없이 계속 내렸다.
결국 그 경기는 취소되었고 그 다음날 경기에서도 기아는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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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비와의 추억이 많은 친구와 나는 그럼 삼성역 가서 저녁이나 먹자고 하고 백만년만에 코엑스로 갔다. (언제갔었는지 기억도 안남. 23살때 가고 처음이었던 거 같네) 20살 때 갔던 uno 라는 곳이 아직도 있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있었다. 그것도 아주 빈자리 없이 장사 잘되는 상태로. 메인으로 피자 시키고 에피타이져로 치즈스틱을 시켰는데 그렇게만 먹고도 피자랑 치즈스틱이 남았다. 팬피자라서 빵이 두꺼워서 포만감이 장난 아닙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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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던 야구는 못봤지만, 아마 내가 갔어도 기아는 연패를 끊지 못했을 것 같다. 야구를 못봐서 좀 서운했지만 야구를 못봤기 때문에 더 기분 좋았을 수도 있는 7월 7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