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단문 2018. 3. 29. 17:20

엄마가 걸렸던 암이 유독 재발이 많고, 완치율도 20% 미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자신감인지, 우리 엄마는 당연히 완치될 것이라 믿었다. 항암약이 잘 들어서 5년 동안 재발도 안하고 우리 엄마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듯 건강한 할머니로 늙으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항암 치료가 끝난지 3개월 만에 우리 엄마는 재발 진단을 받았다.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우리 엄마.... 어떻게 하면 완치될까. 대체 어떻게 하면..


회사에서는 나에게 일을 더 못시켜서 안달이다. 일이 너무나 많다.

이런 와중에도 쉴새없이 일하고 있고, 나는 일을 하면서도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쓰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그런데 쓰다보면 엉엉 울 것 같아서 못 쓰겠다.


아까 남자친구에게 맨날 맨날 오빠 생각한다고, 그러니 오빠도 내 생각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엄마 생각이 너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난 내일이라도 당장 결혼하고 싶고, 같이 살고 싶고, 옆에서 위로도 받고 싶고, 우리 엄마가 그나마 활동이 좀 가능할 때 손주도 안겨 드리고 싶다.

그런데 내가 재촉을 하면 떠날까봐 오빠는 내 마음과 같지 않을까봐 말도 못 꺼내고 있다. 남자친구는 이런 내 마음을 알까... 정말 사랑하는데, 그래서 더 무섭고 겁이 나는 내 마음을.


난 행복해지고 싶다. 그런데 내가 행복하려면 건강한 엄마가 꼭 내 곁에 계셔야 한다. 꼭 그래야만 하는데. 너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