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주말

단문 2015. 7. 6. 01:34

날이 갈수록 원래 성격을 유지하며 살기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난 예민해졌고 아주 작은 것에도 과민 반응하고 있다. 알면서도 매번 나에게 패배하는 나를 보며 실망하고 있다.

저번 주 학원을 못가서 어제 오늘 학원에 갔다. 오늘 가르쳤던 선생님은 키가 192정도에 꼬챙이처럼 마른 분이었는데 금발에 파란눈도 외모가 별로 일 수 있다는 훌륭한(?) 예 였다. 그래도 수업에 성의가 있어서 좋았다.

나라를 휩쓴 바이러스 감염 소식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늙어서 죽는 것 이외의 이유로 죽는다면 아마도 지금이 죽기 좋은 때 이지 않을까 하는.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슬퍼할 사람이 제일 적은 시기가 지금인 것 같다.

이틀연속 전철을 타고 먼 서울에 다녀온 게 힘이 들어 하루종일 누워서 쉬었다. 일어나서는 맛있는 걸 먹고, 다시 눕고. 야구도 기아가 너무 큰 점수차로 지고 있어서 보고 싶은 마음이 안들었다.

저저번주는 재활의학과에 갔었다. 의사가 괜히 의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여기 여기가 아프지 않냐고 내 발의 특정 부분을 꾹꾹 누르는데 너무 아팠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 건지 알 수 없었는데, 의사가 아픈 곳을 알려줘서 좋았다. 의사가 누른 부위는 발의 인대가 연결되는 부위라고 한다. 인대를 내가 다친 것 만큼 크게 다치면 최소 1년은 통증이 있다고 한다. 내년 2월까지는 이 상태여도 조바심을 내지 말아야겠다.

여름 휴가 계획이 전혀 없다. 일한 기간 대비 모아놓은 돈이 심각하게 적어서 새삼 다시 놀랐다. 3년짜리 적금을 만기이자와 함께 받았지만, 별로 기쁘지 않았다.

그리고 난 요즘도 여전히 Ryuichi sakamoto 와 함께 하고 있고, 원래 읽던 전쟁사 책은 다 읽었고 그 뒤로는 독서에 소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