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단문 2015. 6. 24. 00:33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는 직장에서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냈다. 어차피 말단이었으니 싸우자는 식으로는 못했지만, 그쪽에서 말을 걸지 않는 이상 절대 먼저 말도 안했고 대답도 무조건 짧게 하고.
나보다 직급이 높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경멸하는 사람과는 그 어떤 것도 함께하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그 사람들과 함께 웃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게 지혜로워진 건지 어쩐건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분위기 봐서 일부러 말을 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아무리 그 사람을 속으로 싫어해도 말이다.
상대방이 내 마음을 절대 모르도록 농담도 하고, 대답도 어쩜 그렇게 잘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내자신이 참 어색하지만, 웬만하면 그 사람들 기분에 맞추려 한다.​​​ 더 얽히고 싶지 않으니까.
​어렸을​때는 참 순진했다.​ 비록 내 앞길에 전혀 도움은 안됐지만.​​
상종하기 싫은 사람들한테도 상냥히 대하는 나를 보며 좀 슬퍼지는 하루였다.​ 이게 바로 사회 때가 타는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