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단문 2015. 6. 24. 00:33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는 직장에서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냈다. 어차피 말단이었으니 싸우자는 식으로는 못했지만, 그쪽에서 말을 걸지 않는 이상 절대 먼저 말도 안했고 대답도 무조건 짧게 하고.
나보다 직급이 높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경멸하는 사람과는 그 어떤 것도 함께하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그 사람들과 함께 웃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게 지혜로워진 건지 어쩐건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분위기 봐서 일부러 말을 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아무리 그 사람을 속으로 싫어해도 말이다.
상대방이 내 마음을 절대 모르도록 농담도 하고, 대답도 어쩜 그렇게 잘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내자신이 참 어색하지만, 웬만하면 그 사람들 기분에 맞추려 한다.​​​ 더 얽히고 싶지 않으니까.
​어렸을​때는 참 순진했다.​ 비록 내 앞길에 전혀 도움은 안됐지만.​​
상종하기 싫은 사람들한테도 상냥히 대하는 나를 보며 좀 슬퍼지는 하루였다.​ 이게 바로 사회 때가 타는건가보다.


회사에서 나에게 주어진 일이 그 무엇이든 난 실수없이 하려고 노력한다. 가끔 실수하긴 해도 내 일처리는 깔끔한 편이다. 흔히 말하는 일머리가 있는 것 같고, 모르는 점은 어디에 어떻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것도 알고.
가끔 메신저로 수다도 떨지만, 대부분 내가 하는 일에는 책임감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허술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니까.
회사에서 일만 잘한다고 다가 아니라는 얘기를 자꾸 제3자를 통해듣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장은 회사에서 업무시간에 일 이외에 다른 일 할 필요없는 직장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이 내게 바라는 건 존경 인 것 같은데, 제발 자기 자신들의 가증스러움을 직시 하고 존경을 강요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정말 추하다.


제발 닥쳐.

단문 2015. 3. 11. 20:39

오늘은 하루종일 책망의 말을 들었다. 나에 대한 책망은 아니었지만,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넋이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목소리만 들어도 손이 떨리고, 한숨이 나왔다. 가서 입을 막고 제발 그 입 닥치라고 말하는 통쾌한 상상을 해도 미칠 것 같은 기분은 나아지질 않았다.
드디어 집에 오니 살 것 같은 기분이다.

엊그제 내가 쓴 글을 보니 헛웃음이 나온다. 평소 필요이상으로 비관적이지만, 가끔 나 정도면 꽤 낙천적인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왜냐하면, 비록 혼자 있을 때지만 슬프면 큰 어려움없이 펑펑 울 수 있고, 울고나선 잠도 쿨쿨 자니까. 아마 눈물로 우울함을 날려버리는 모양이다.

이제 나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다시 닫는 게 엄청 쉽다. 겁이 많아진 것인지 현명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편하다. 그럼 된 거 아닌가.


  난 그냥 여기에 일기 나부랭이나 쓰는 사람이고, 뭐 문장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 공지사항에 아래와 같이 글을 쓰는 사람이 날 핍박하고 있다는 사실이 억울하다. 

   아무리...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정신이 황폐화되는 기분. 매번 공지사항을 볼 때마다 똑같다. 저렇게 일부러 쓰라고 해도 못쓸거야 정말. 책이나 신문을 평생 읽지 않는걸까? 

  되어지며, 표기되어지기에 이 말이 진짜 구려서 미치겠고, 양지하여 라는 말도 구리다. 진짜 핵구려.... 이게 공지사항 글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뿐. 누굴 탓하겠나. 결국 나도 이 회사에 속한걸. 내 수준이 저 공지사항 문장의 수준이다. 우울하다.


혹한

일상 2014. 12. 8. 00:07

  겨울이 참 싫다. 하지만, 4계절 중 가장 나를 들뜨게 하는 계절도 겨울이라는 것도 부정할 순 없겠다. 우선 내가 겨울에 태어났고, 겨울에는 눈도 내리고, 또 애인이 있는 것도 로맨스도 겨울이 더 어울리고, 책도 잘 읽히고 겨울에는 일기도 잘써진다. 난 내가 겨울에 태어난 게 좋다.

  우리집은 엄마와 동생은 초여름에 태어났고, 나랑 아빠는 12월 생인데, 신기하게 취미나 성격이 아빠랑 내가 비슷하고 엄마랑 동생이 비슷하다.

 

1. 뽁뽁이

 

 

  저번주에 엄마와 함께 열심히 창문에 뽁뽁이를 붙였다. 요즘에는 저렇게 눈꽃 모양 들어간 뽁뽁이도 나와서 저 모양이 그냥 뽁뽁이보다 비싼데도 저걸로 구입했다. 내방은 365일 햇빛 한번 안드는 방으로 들어가면 얼마나 춥고 서늘한지 모른다. 그런데 뽁뽁이와 문풍지가 큰 효과가 있는 거 같다. 작년에 안 붙인 게 억울할 정도다.

 

2. 후회

  내가 다니는 영어학원이 그냥 영어학원보다 비싼편인데 거기에 여러 소셜 활동 같은게 포함되서 그런 것도 있다. 금요일 밤에 무슨 캡션 없이 영화 상영회도 하고 평일에는 에프터눈 티 같은 것도 마신댄다. 그리고 Pub night 라고 학원생들 모여서 맥주마시러 가기도 한다는데, 9개월을 다니면서 그런 행사에 한번도 참석을 안했다. 부끄러워서... 그러다가 학원이 12/18 날짜로 끝나니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자는 심정으로 Pub night 를 갔다.

  그 행사 주관하는 영국인 영어 선생은 런던 출신이라는데, 별로였다. 좀 무시하는 기분 들고. 런던 출신은 다 그렇게 재수 없는건가? 싶었다. 나 런던 여행 갔을 때 느꼈던 사람들이랑 똑같았다. 영어 못한다고 무시하는 거 말이다. 자기네들이 모국어 잘하고 외국인이 영국 모국어 못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쳇. 

  난 그 술자리에서 영어로만 대화해야 하는 룰을 깨고 어떤 언니랑 신나게 한국말로 떠들었다. 그 언니가 독일에서 10년동안 살다가 한국와서 피아니스트 하는 언니라고 해서 너무 신기해서 그만 이성을 잃었던 것 이다.

  집에와서 누워서 이불을 뻥뻥 찼다. 맥주 두병 마시고 약간 취했던 거 같기도 하고. 사람들이 너무 말을 안하고 앉아 있으니 혼자 민망해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왜 그렇게 혼자 떠들었을까 싶었다. 후회하며 잠들었다.

 

3. 선호

  내가 세상에서 좋아하는 게 더 많을까 싫어하는 게 더 많을까? 아마 좋아하는 게 더 많으니 자살하지 않고 살아 있는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난 아주 사소한 것에 있어서도 선호가 확실한가보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싫어하는 게 있어도 표현을 안하든가. 위에 말한 학원 행사에서 어떤 학원생이 나보고 싫어하는게 엄청 많다고 벌써 싫다는 말을 몇 번한거냐고 말했다.  내가 그 자리에서 싫다고 말한 건 영화 About time, London (에딘버러보다다 싫었고, 영국 전체가 체코보다 비싸서 싫었다고 말했다), Radiohead 의 Kid A  앨범 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이렇게 싫은게 많냐는거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난 싫어하는게 나오면 바로 너무 싫어. 말하는 거 같기도 하다... 는 생각을 했다. 이 비슷한 얘기를 동생한테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선호를 갖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근데 상황에 따라서는 옆에 사람이 짜증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난 누군가가 1Q84 얘기를 하면,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 진짜 싫던데. 라고 바로 말해버리니 말이다. 재수 없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가도, 그럼 어떤 대상에 대해 좋다 싫다 조차도 모르는 멍청이가 되란 말이야? 라는 생각에 나에게 싫은게 왜 그렇게 많냐고 물은 그 남자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어떤 선호를 갖는 데에도 정말 엄청나게 긴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으로는 바로 싫다고 말하지 말고 이래서 싫다 저래서 싫다 이유 정도는 말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4. 러시아 해군들

 

 

 

  이 동네 살면서 별걸 다 본다 싶었다. 오늘 운동하러 자유공원 가는데 이마트 앞에서 해군 복장을 한 무리들이 줄담배를 피고 있는거다. 아니 대체 이게 무슨 풍경인 것이야? 라는 생각에 난 일부러 그 무리 옆을 지나가며 옷을 살폈다. 팔 뚝에 러시아 국장과 러시아 글자가 찍혀 있었다. 너무 신기해서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다가, 무서워서 그만 쳐다봐야겠다 결심하고 자유공원으로 항했다. 그런데 동인천 일대에 여기 저기 저런 해군 무리들이 여기 저기 보였다. 군인들이 입은 군복은 검정 모직코트에 금색 단추가 달려있었고, 바지까지 까매서 멋있어 보였다. 내가 오늘 본 군인 중 가장 계급 높아 보이는 아저씨가 최고 멋있었고 다른 애들은 백인 기준으로보자면 못났다고 볼 수 있는 얼굴들이었지만, 다들 기껏해야 한 23살 정도 밖에 안돼 보이고 하나같이 순진한 표정들이었다.

  오늘 이 러시아 해군들 때문에 귀여운 광경을 목격했다. 해군 무리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횡단보도 정지선에 정차되어 있는 차 안에서 5살쯤 된 남자애가 창문을 열고 "안녕하세요~~" 이러면서  열심히 손을 흔드는거다. 군인들 중 몇 명은 손을 흔들었고, 자기네들끼리 웃었다. 손을 열심히 흔들던 5살 남자애는 나중에는 "충성~!" 하며 경례까지 하는게 아닌가. 남자애가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정작 동네 어른들은 다 곁눈질만 하고 가까이도 못가는데 5살 짜리는 신나서 인사하고 경례까지 하다니.

  자유공원에 올라가서 보니 군함으로 보이는 배가 2척 정도 보였다. 기사를 찾아보니, 4척 정도 왔다고 하고, 우리나라 해군이랑 뭐 협정 같은 걸 맺는다고 한다.

  집에 와서 엄마한테 러시아 군인 봤다고 말했더니, 처음봤냐고 요 며칠 신포시장에도 한 대여섯명씩 몰려 다니고, 이마트에서 와서 먹을거 사가고 그런댄다. 그리고 여름에도 종종 이동네에서 러시아 해군들 볼 수 있댄다. 우리 엄마가 본 바로는 걔네들 여름 군복은 위 아래 다 흰색이고 이마트오는 애들은 하나같이 다 어리다고 한다.

  저 군인들 디게 심심해 보이든데, 우리 동네같이 후진 동네서 자기네들끼리 돌아다니며 대체 뭘 하는걸까?? 그냥 무작정 배회하고 있는 것 같던데.

 

4. 비관

  저번 주 시리어스 맨의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는 거 같다. 하나님이 내 인생에 전혀 관심이 없으신 거 같다. 그러니까 인생이 앞으로 더 좋아질 거 같지 않다. 나빠질 가능성이 훨씬 높은 거 같다. 다음 주에는 팀장이 면담을 한다는데,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회사에서 나한테 시키는 일을 보면 한숨이 나고 한심해서 참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편하게 잡일만 하면서 세월 보내면 속 편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난 이 회사에서 천년만년 있으려고 다니는 게 아닌데, 지금 하는 일을 봐서는 이직도 못할 거 같다. 이렇게 내가 쓸모없이 소모되고 있다는 게 한숨이 나서 우울한데, 팀장에게 말을 해봤자 좋은 소리도 못들을 것 같다. 답답하다.

 

5. 거짓말

  회사 사람 중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2년 넘게 나를 속여왔다는 사실에 이틀동안 좀 괴로웠다. 회사에 친한 친구 한명 없는게 날 너무 힘들게 하고 있다. 마음 터놓을 친구 말이다. 엊그제 학원 행사 때문에 광화문 갔을때 편의점에서 대충 저녁 먹는데 그 건물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 여자 2명이 웃고 떠드는걸 보며 부러워서 눈물이 날 뻔했다. 나도 예전 회사에선 저런 친구 있었는데 싶어서 말이다.

  너무 충격적이다.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게 사람을 속일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난 왜 이렇게 전혀 눈치도 못채고 바보같이 속고만 있었단 말인가.

  나도 날 속인 그 직원처럼 지금 보이는 내 모습이 전부가 아니고 아무한테도 말안한 비밀 같은게 있으면 참 좋겠단 생각도 잠깐 했는데, 내 성격에 그건 불가능이다. 뭐가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로 철두철미할 수 있다는 게 부러운 한편으로는 소름끼치고 무서웠다.

 휴. 무서운 사람들이다. 애초에 나와 유전자 자체가 다른 것 같다. 이제 그 분을 내 마음속에서 완전히 지우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제 지금 회사에는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


과격한 욕

일상 2014. 11. 24. 23:23

  토요일에 오랜만에 제일 친한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오빠랑 성남에서 카페를 하면서 부터 친구를 만나기 무척 힘들다. 광화문에서 학원 끝나고 친구가 있는 코엑스까지 갔다. 친구가 코엑스에서 하는 카페쇼를 해서 거기 가서 찻잎들도 구경하고 친구네 가게 커피도 맛보고 그랬다. 버스타고 강북에서 강남까지 가다가 촌스럽게 심하게 멀미했다. 중간에 내리고 싶었는데 꽉 막혀서 내릴 수도 없었다.

  걔랑 서울에 있으면 뭔가 못올 곳 온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스무살 때부터 우리의 아지트인 부천역으로 옮겼고, 하루 종일 대충 밥을 떼워 쌀이 그리웠던 우리는 샤브샤브를 동물같이 먹어치웠다.

  내친구 앞에만 있으면 마음이 편해 그런지 식욕이 막 용솟음 친다. 그런데 신기하게 회사 회식 자리가서는 거의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한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다. 그냥 입맛이 없고 조금만 먹으면 더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친구한테 이 얘기를 하니 웃겨 죽으려고 한다. 저번에 나랑 치킨 먹는데 내가 너무 빨리 많이 먹어서 자기 가 삐질 뻔 했는데 무슨 니가 양이 적단 소리를 듣냐고 말도 안된댄다. 하지만, 진짜다. 회사 사람들은 다 나보고 양이 적다고 한다.

  친구랑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했는데, 일주일동안 회사에서 들들들들 볶인 이야기를 했다.

  걔가 없으면 난 어떻게 살았을까 싶었다. 남자친구가 생겨도 아마 이정도로 의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울했던 나의 고등학생 시절을 통째로 한순간에 구원해준 친구가 얘인데, 정말 평생의 구원자라고 해도 모자르다. 현재까진.

  그 친구가 나한테 내가 이렇게 과격하고 심한 욕 하는 건 처음 봤댄다. 그렇다. 난 첫 직장 악마같았던 여자 선배에게도 이 정도의 쌍욕과 저주를 퍼붓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 날 괴롭히는 사람은 요즘 같아선 내 입에 올리기도 싫다.

  인격적으로 전혀 존경할만한 구석이 없는 사람이다. 자기 기분 맞춰서 옆에 있는 사람이 알아서 기고, 알아서 아양 떨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오늘 짜증의 방패막이를 해야만 했는데, 진짜 꼴도 보기 싫고 하루 종일 화가 나서 혼났다. 이제까지 난 그 사람이 원하는대로 해주는 편이었다. 죽도록 가기 싫은 회식에 가서도 아양 열심히 떨고 웃긴 이야기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해주고, 그 사람이 기분 나빠 보일 땐 그냥 조용히 입닫고 알아서 기었다.

  그런데, 저번주 오늘 계속 고민하다 이 인간을 상대하는 방법은 그냥 쭉 일관성 있게 대하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때는 정을 붙여보려고 했던 상사지만, 이제 그럴 필요성도 없고, 난 나 대로 내 할일 하고, 그렇게 원하는 상사 대접 깍듯하게 해주고 그 인간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난 언제나 똑같이 대하면 되는 것이다.

  마음을 다 잡고 있다. 내가 왜 그딴 사람 때문에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복통에 시달려야 하는가? (저번 주 내내 너무 괴롭힘을 당해서 신경성으로 배가 아파 고생했다.) 이런 걸 보면 나는 아직 갈 길이 먼 거 같다. 내 몸을 상하게 하면서 까지 영향을 받을 필요 없는데, 난 왜 영향을 받는가.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사람보다는 내가 고결하고 착한 사람이다. 자부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내가 이렇게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점점 나한테까지 화가 나면서 내 자존심은 요즘 바닥을 치고 있다. 이러면 안될 거 같다. 이러면 나만 손해다.


잔인한 2월과 3월

일상 2014. 3. 10. 00:31

  12월 결산 회계 법인은 3월까지 재무제표를 완성해야만 한다. 이번 회사에 와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그래서 일년 중에 3월이 가장 바쁘다.

  2월에는 9시 이전에 들어온 날이 하루 정도 밖에 안됐다. 3월도 현재까지는 매일 9시 넘어 들어오고 있다. 나는 완전히 회계 쪽은 아니라 그냥 그 업무를 도와주는 정도라 이정도지, 나빼고는 거의 매일을 12시 넘어 집에 들어가고 주말에도 출근하고 있다.

  3월 시작되면서 자리를 또 이동했다. 나의 짧은 생각으로 내 자리가 엄청 구려졌다. 우리팀 대리님 말을 들었으면 내 자리는 꽤 아늑하고 좋은 자리가 되었을텐데.  이 회사에 온지 아직 2년도 안됐는데 벌써 책상을 4번이나 바꿨다. 딸린 짐도 많은데 장갑도 안끼고 자리 옮기고 걸레로 닦고 하다가 습진 같은 게 와서 주말동안 고생했다. 내 자리는 파티션이 조금 잘못 설치된 점이 마음에 안들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과 자리가 가까워 진 것도 마음에 안든다. 그 사람이 내 모니터 계속 쳐다보는 게 느껴져서 신경쓰여 죽겠다. 난 메신저 같은 거 할 때도 웬만하면 그냥 투명도 조정 안하고 쓰는 편인데 그 인간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 뒤로는 투명도도 조정하고 있다.

  근데 사람이 어떻게 업무 시간에 일만 할 수 있겠는가. 그런거 꼴 못보는 사람은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눈 다래끼는 1개가 엄청 크게 난 뒤로 2개가 더 나서 2주일 동안은 병원에 들렀다. 3번이나 눈 두덩을 칼로 짼 다음 고름을 짜냈다. 처음에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더니 3번째 칼로 쨀 때는 그냥 아무 기분이 안들었다. 고름이 곪지 않아서 한 일주일을 곪을 때까지 기다렸는데 심지어 이걸 대체 언제 짤 것인가, 빨리 째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쇼핑을 했다. 엄마랑 거의 6개월만에 같이 백화점에 간 것 같다. 내 예상보다 훨씬 비싼 옷과 구두를 샀는데, 앞으로 잘 입고 뽕 뽑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애써 내 초과 지출을 외면하고 있다.

 

  학원에서 흔치않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는데, 내가 직장인으로서 살아오면서 만난 사람들이 얼마나 한정적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수업 시간에 재미도 느끼지만, 뭐 거기까지겠지.

 

  문득 자신이 뭘해도 꽤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과, 시간이 있는 사람만이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는 그런 생각 전혀 없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가고, 밤 되면 집에 온다. 20대 때는 내 불쌍한 인생을 이렇게 소비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에는 그냥 원래 모든 직장인이 이런거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반은 포기한 상태다.

  사람이 사는 지금의 시간은 이제까지 살았던 시간 중 최고 늙은 시간이고, 그 때문에 사람은 항상 용기를 잃게 된다. 나같은 경우는 언제나 너무 늦었다는 생각만 하면서 사니까, 참 못난 것 같기도 하고.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난 어렸을 때도 항상 피곤하고 찌뿌둥하고 아팠는데 요즘에는 실질적인 증세가 나타나니 큰일이다. 사실 요즘 산부인과를 찾아가봐야 하나 마냐를 놓고 한 일주일 째 고민 중이다. 여자는 역시 몸이 안좋으면 대번에 산부인과 쪽으로 질병이 찾아오는 모양이다. 일주일만 더 지켜보고 가보려고 한다. 내키지 않지만.


회사에서 쓰는 일기

단문 2013. 12. 11. 13:26

  주말에는 핸드폰으로 게임만 하다가 하루가 후딱 갔다. 예전 애니팡이 유행할 때도 안했는데. 이게 무슨.. 게임 다 하고나면 내가 왜 이런 쓰잘데 없는데 시간낭비를 했는가 싶다가도, 이번 판만 끝내고 그만하자 싶어서 또 한다.

  언제나처럼 토요일에는 학원에 가고, 학원이 끝난 후에는 혼자 종로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다. 교보문고는 무조건 한번 들르고.

  요즘 교보문고는 크리스마스카드를 쭉 진열해놨는데, 학원 선생님한테 줄 카드를 사다가 충동적으로 선물도 같이 샀다. 예전에 학교에서 일할 때 다니던 선생님한테도 선물 사드렸고 별다른 뜻은 없는데 괜히 오해하는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에 뭔가 카드에 내용을 잘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실컷 선물 사놓고 이런 생각이나 하고 나는 역시 무지하게 소심한가보다.

 

  아직도 눈오는게 좋다는 친구를 보며 갑자기 억한 심정이 드는 건 내가 늙었기 때문일까? 차가 엄청 밀리고 잘못하면 아예 차를 못끌고 올지도 모르는 눈이 좋다니. 나는 눈이 정말 싫다. 눈 오는 걸 봐도 아무 기분이 안들고 그저 걱정만 될 뿐. 하지만 남이 눈오는거 좋아하는 거 까지 뭐라 할 순 없겠지.

  어제 눈이 엄청 올지도 모른다는 예보를 보고 완전 짜증이 났는데, 인천은 비만 오고 눈은 안왔다. 올겨울에는 적설량 10cm 미만일 때는 웬만해서는 그냥 차를 끌고 다니려고 한다. 한국도로공사를 믿고.

 

  주말말고 평일에 이렇게 재미없이 살아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훗날 나에게 많이 미안할 것 같다. 어제밤 꿈속에서도 회사사람이나 나오고. 이게 뭔가. 회사 일은 갑자기 12월이라고 바빠지기만 하고 참 재미 없는 일상이다.


힘들었던 한 주

일상 2013. 9. 2. 01:30

8월 마지막 주는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온 이래로 가장 힘든 한 주 였던 것 같다. 몇날 며칠을 야근만 해야 하는 것도 힘든 한주겠지만, 진짜 힘든 건 아마 저번 주 같이 정신적으로 힘든 주였으리라.


저번 주가 힘들었던 건 회사 사람들과 보내야 하는 시간이 너무 많았던 것이 첫째 이유다. 

저번주 토요일에는 사장님 딸이 결혼을 해서 저 멀리 학동까지 갔다왔다. 주말에도 회사 사람들 얼굴을 봐야 한다니, 어찌 아니 우울할쏘냐.. 

전철을 타니 학동역까지 1시간 40분 넘게 걸렸다. 회사 사람들 모두 다 가는 분위기라 안 갈 수 없었다. 사장님 딸이 너무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타까웠다. 물론 행복하겠지만, 난 내가 사장 딸로 태어났으면 그렇게 어린 나이에 결혼 절대 안하고 유럽도 가고 유학도 가고 그래볼 것 같은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토요일에 그렇게 회사 사람들을 보고 또 월요일에는 회식을 했다. 나는 용케 1차에 얄밉게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도 역시 회식 때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지독한 괴리감과 외로움을 느꼈다. 정말 재미 없어 죽을 것 같은데 억지로 앉아서 웃어야 하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짓눌러야 하는 그 괴로움. 

맥주를 한 세모금 정도 먹었는데, 운전을 했다. 회식에서 음주 제로에 실패해서 우울해졌다. 난 절대 세모금 이건 한모금이건 절대 술 하나도 안 마시고 운전하고 싶었는데... 이것도 저번주 내 우울함의 원인 중 하나다. 


가장 큰 사건은 수요일에 터졌다. 

인천에 사는 우리회사의 누군가에게 엄청난 양의 상품권을 배달해야 하는 임무가 떨어졌다. 내가 무지 싫어하는 분이었다. 나와 상극. 내가 그 분을 얼마나 불편해 하냐면 그 분한테 전화를 돌릴 때 내선번호를 누르면 내 손이 굳을 지경이다. ( 회사의 높으신 분이다 ) 운전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데 인천에 산다는 이유 하나로 나는 생전 처음 가보는 부평의 어딘가를 가야 했다. 시키는 데 안갈 수도 없고.. 고속도로를 탈 것인가 국도를 탈 것인가 고민하다가 부평 IC 부근이 항상 엄청나게 밀려 있던 게 생각나서 국도를 택해서 네비게이션 말대로 갔는데, 이런 젠장, 국도로 가다 보니깐 무슨 부천 테크노밸리인가서 부터 부평까지 가는 길은 또 왜이렇게 복잡하고 차는 또 왜이렇게 많은지... 정말 잘못한 선택이었다.

실컷 거기 까지 갔는데 집에도 사람이 없고 전화도 안받아서 또 식은땀이 뻘뻘 나고, 오라고 해놓고 집에 없었던 게 누군데 나는 그분께 오히려 이런 저런 이유로 엄청 혼났다. 


뭐 이거까진 그렇다 쳐도  더 큰 사건이 하나 터졌는데 

위에 말한 저 높은 분이 월요일쯤 나보고 택배를 하나 보내라고 했는데  그 분이 보내는 사람 쪽에 주소 하나도 쓰지 말고 택배를 보내라고 했다. 그런데 난 대수롭지 않은 택배인 줄 알고 우리 회사 이름을 볼펜으로만 쓱쓱 지운 송장을 붙여서 보낸거다. 이건 백번 내가 잘못한거라고 해도 왜 주소 없는 송장에 써서 보내라고 하는지 이유를 전혀 예상도 못했던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게 당연했다. 바빠 죽겠는데 보내는 사람 쪽이 텅 빈 주소 없는 송장이 없어서 바깥 우체국까지 가는게 귀찮기도했다. 그래서 대충 볼펜으로 줄 긋고 지워서 보냈는데.. 거기서 일이 터진 것이다. 

나야 뭐 그 택배 보낼 당시에는 그게 어떤 성격의 물건인지 뭔지도 몰랐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예 내가 그 택배를 보냈는지 어쩐지도 까먹고 있었는데,

수요일 밤에 어렵게 운전하고 집에 와서 쉬고 있는데 난데없이 밤 10시 쯤에 회사 말아먹을거냐, 초등학생이냐, 책임감 없이 일한다는 등의 괴소리를 들었다. 위에 말한, 사람 불러놓고 저 집에 없었던 높은분한테서 말이다.


난 아직도 그게 뭔지는 모른다. 하지만, 뭐 대충 회사에서 보내면 안되는 성격의 물건이 아니었을까..하고 예상만 하고 있다. 아무도 말 안해주니까 알 길이 없다. 나는 그냥 알아서 기면서 무조건 부주의하게 처리해서 죄송하다고 빌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렇게 중요한 거면 말단인 나를 시킨 거 자체가 잘못이고, 또 저런 외부에 밝혀지면 회사가 망할만큼 큰 잘못을 저지르면서, 또 그런 일에 책임감을 갖고 일하라고? 휴... 


저런 안좋은 소리를 잔뜩 듣고, 목요일에 출근을 했는데, 이 사람들이 월요일에 회식을 해놓고 새로 신혼 살림 차린 다른 팀 대리 집에 집들이 가자고 성화인거다. 그 대리는 딱 봐도 회사 사람들 집에 부르기 싫어하는 거 같은데, 회식 좋아하는 무리들이 죽어도 그 집에 가겠다고 하는 걸 보자니 그 대리가 참 딱했다. 왜 저렇게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하는 생각도 들고. 거깃다 전날 안좋은 소리 들은 나로서는 한시도 회사 사람들이랑 붙어 있고 싶지가 않았다. 결국 내 친구가 알려준 기발한 회식 빠지는 거짓말로 칼퇴해서 운전해서 집으로 오는데 고속도로위에서 기분이 정말 우울했다. 그 기분은 내가 첫직장 매일 이놈의 회사 언제 때려치나 하고 느낄 때 바로 그 기분이었다. 


금요일이 되서 이제 주말이 온다~ 하고 기분 전환하려고 했는데, 나랑 친분 있는 대리님이 운없게 어떤 일에 휘말려서 시말서까지 쓰는 상황이 되고, 그런 걸 옆에서 보자니 나까지 기분이 우울해지고 그랬다. 


정말 이제 나의 런던 여행이 임박했는데, 내가 딱 시기를 잘 잡은 것 같다. 내일도 마찬가지로 회사 사람들 얼굴은 꼴도 보기 싫을 것 같고, 정말로 어디 멀리 혼자 있고 싶은 마음 뿐이다. 여행이 끝나면 나는 또 다시 회사로 돌아와야겠지만, 그래도... 잠시라도 회사에서 벗어나야만 내가 그나마 좀 마음을 잡고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산으로의 워크샵

일상 2013. 6. 30. 00:10

블로그에도 썼지만, 우리 회사가 부산에 지사를 만들었다. 우리 회사랑 관련있는 국가 기관이 모두 다 부산으로 이전을 하는 터라... 우리 회사 뿐 아니고 이 업계는 아예 부산으로 이전을 하거나 이전은 못해도 다들 지사는 만들고 있는 분위기다. 

그래도 난 죽어도 부산으로 안갈거야. 

집 밖에서 자는 건 언제나 피곤한 일이다. 그리고 전에 이제나 저제나 난 이 회사에서 탈출하련다. 하는 마인드로 일할 때는 나는 술자리에 끼지 않아도 되고, 모든 직원에게 친절하지 않아도 됐다.

물론 지금도 난 모든 직원에게 친절하지 않고 싫어하는 직원 앞에서는 벌써 표정부터 변하지만, 적어도 술자리는 예전 회사에 비한다면 내 수준에서는 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하고 있다. 

정말 친한 사람 무리들과 술을 마셔본 지가 언젠지 기억이 안나서 내 술버릇은 잘 모르겠지만, 나도 술을 마시면 목소리가 커지는걸까? 목소리 커지고 자기들끼리 신나서 박수치는 걸 보면 나는 정말 고독하고 괴리감이 느껴지고 그런다. 나는 아무래도 여러 사람 속에 섞일 수 없는 성격인걸까. 

예전에 어떤 트위터에서 그런 자리에서 어떤 남자가 옆에 와서 "재미 없죠" 라고 말해주면 반할 것 같다고 한 걸 봤는데 나 역시도. 그 무리들 사이에서 얼마나 외롭고 재미가 없었는지 모른다. 


나는 민감한 이야기를 들어도 그냥 웃는 성격도 아니고, 깍듯하게 인사하지도 못하고, 또 상냥하지도 않은데 이번 술자리에서 돌려서 말하긴 하지만 나를 겨냥해서 다른 팀장이 하는 설교를 듣고 있었는데 나는 못알아듣는 척 했다. 그리고 아무리 술을 마셨다고 한들 둘다 결혼했는데 그 분이 다른 분께 너무 추근덕 거리시는 것 같아서 그 자리가 너무 불편했다. 그러면서 누구씨는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줘서 너무 좋아. 이러는데 난 그런 게 농담인 것 같지 않던데. 


부산 사람들의 부산부심을 듣는데도 너무 지쳤다. 나는 뭐 서울부심도 웃기지만, 부산 사람들의 말도 안되는 부산 자부심이 너무 불편하다. 서울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경계심도 웃기고. (모든 부산 사람이 그러는 건 아니지만, 부산이 그렇게 좋고 서울이 싫으면 그냥 부산에서 계속 사시지) 사투리도 싫고. 여하튼 결론은 부산이 싫다는 거다. 부산이 외국도 아닌데 음식도 너무 맛없어서 솔직히 많이 남겼다. 


우리 회사 사장님이 장어를 너무 좋아해서 회식 때마다 장어집을 가는데 솔직히 말하면 장어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음식 중 하나다. 전라북도 가서 장어 먹어보긴 했는데 그건 그래도 양념이 제대로 되어 있어서 좀 먹었는데 부산에서 먹은 장어는 정말 내 인생 최악의 음식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그 장어가 부산에서 엄청 유명한 집이래. 그런 장어가 맛있는 장어인 줄 아는 부산 사람들이 불쌍할 지경이다. 아 정말 사장님 장어 좀 그만 먹으면 안되나. 장어 정말 싫다. 근데 보통 장어 하는 집은 장어 이외 다른 음식을 하지도 않아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것만 깨작 거리도 오고 그런다. 


요즘 사장님이 경제 신문 기사를 요약해서 가져다 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몇 페이지 읽었는데, 헛웃음이 났다. 이런 생각으로 내가 직장생활을 하니까 힘이 든건지 모르겠는데, 나는 경영학 자체가 모두 허구라고 생각한다. 경제기사나 경영학 서적을 보면 전체를 요약하면 솔직히 한 줄이면 되는 거고, 다 당연한 말만 한다. 이번 워크샵에서도 그런 당연한 소리만 듣고 왔다. 


그래도 성과라면 몇 년만에 비행기 타본 거? 김포-김해 왕복하니 한 40분 걸리든데 쾌적하고 좋더라. 국내선은 처음 타봤다. 기류 때문에 좀 멀미하고, 피곤해서 비행기 안에서 자고 싶었는데 거의 잠도 못잤다. 하루만 쉬고 내일 또 출근이라고 생각하니 몸이 엄청 피곤하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아서 타이레놀을 먹었는데도 나아지지 않고.


다음주 목요일 오후 반차 냈는데 난 야구보려고 휴가냈는데 아무래도 비가 와서 못볼 것 같네. 기아 타이거즈가 계속 5위 굳히기로 가고 있어서 좀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