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닥쳐.

단문 2015. 3. 11. 20:39

오늘은 하루종일 책망의 말을 들었다. 나에 대한 책망은 아니었지만,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넋이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목소리만 들어도 손이 떨리고, 한숨이 나왔다. 가서 입을 막고 제발 그 입 닥치라고 말하는 통쾌한 상상을 해도 미칠 것 같은 기분은 나아지질 않았다.
드디어 집에 오니 살 것 같은 기분이다.

엊그제 내가 쓴 글을 보니 헛웃음이 나온다. 평소 필요이상으로 비관적이지만, 가끔 나 정도면 꽤 낙천적인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왜냐하면, 비록 혼자 있을 때지만 슬프면 큰 어려움없이 펑펑 울 수 있고, 울고나선 잠도 쿨쿨 자니까. 아마 눈물로 우울함을 날려버리는 모양이다.

이제 나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다시 닫는 게 엄청 쉽다. 겁이 많아진 것인지 현명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편하다. 그럼 된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