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만에 처음 가서 느낀 건 미녀들이 참 많다는 거였다. 첫날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미녀들이 자꾸 버스에 탑승해서 친구와 감탄했다. 미녀일 뿐 아니라, 다들 늘씬하기까지 하다. 체감 상 한국 여자들보다 2.5 배 정도 예쁜 것 같다. 전부 상향 평준화 되어 있는 느낌이다. 중국 여성 전통 의상인 치파오가 왜 다리를 강조하게 만들어졌는지 알게 되었을 정도로 대만 여성분들 다리가 다 하나같이 예뻐서 여자인 나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중년의 여성들도 예쁜 여성분들이 참 많았다.

 

2. 그 예쁜 여자들이 다 전혀 멋지지 않은 남자와 손잡고 팔짱끼고 다닌다. 남자들은 한국 남자가 훨씬 낫다. 대만 남자들은 복받았다.

 

3. 남자들이 잘생겼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평균적으로 우리나라보다 키가 큰 것 같다. 젊은 남성들은 별로지만, 중년의 남성들이 다 키가 크고 깔끔하고 옷도 잘 입고 다니시는 편. 우리나라의 배나오고 목소리 크고 상식 없어 보이는 등산복 차림의 중년 아저씨들과 천지차이였다. 배나온 아저씨를 3박 4일 내내 한번도 못본 것 같다. 올 때 탔던 택시 기사 중년 아저씨는 배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멋졌다.

 

4. 집에 와서 대만 미녀들에 대해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우리 엄마가 볼 때마다 진짜 예쁘다고 생각한 동네 아가씨도 대만 출신 화교 집안 딸이라고 한다. 난 그 분을 못봤지만 엄마 말로는 얼굴은 연예인 수준이고 다리가 그렇게 예쁠 수 없다고. 앞으로 대만은 나에게 늘씬한 다리를 가진 미녀들의 나라로 기억될 것 같다.

 

5. 중국말이 시끄러운 게 아니라 중국 사람들이 시끄러운 거였다. 같은 중국어를 쓰지만, 대만 사람들은 조용했다. 지하철 플랫폼에서도 우리 목소리만 들릴 정도였고, 길가는 사람들 목소리도 그리 크지 않았다. 어디선가 엄청 큰 소리의 중국어가 들려서 보면 중국 본토 관광객들. 공중 도덕 잘 지키고 길 깨끗한 건 일본 수준이었다. 건물들이 좀 낡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을 포함한 거의 모든 것에서 우리나라보다 선진적인 느낌이 팍팍 든다. 신호등을 어기거나 무리해서 끼어드는 차량,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차, 무리하여 세게 달리는 차는 전혀 없다.

 

6. 난 현지 음식에 대해 큰 집착도 없고 꼭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안하는 편이다. 언제나 어떤 나라에 가도 그랬던 것 같다. 이번에도 내가 대만 음식에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고, 깨작거려서 친구가 좀 서운했다고 한다. 더운 나라라서 그런지 향이 강하고, 좀 짰다.

 

7.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다. 40장도 안 찍은 것 같다.

 

8. 마오콩 이라는 곳에 가서 차밭을 보고 산책로를 걸을 계획이었지만 엄청난 비로 인해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식당에서 밥 먹고 차만 마셨다. 2시간 넘게 가만히 앉아서 비오는 소리 듣고 차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래 동영상은 우리가 밥먹고 차마신 식당에서 찍은 비오는 모습인데... 앞이 안보일 정도의 엄청난 비가 2시간 30분 정도 쉬지 않고 왔다. 그래도 우리가 식당에 들어온 후에 비가 쏟아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9. 대만 사람들이 많이 마신다는 우롱차가 맛있었다. 조금 사왔다. 홍차, 녹차보다 좋았다. 우롱차가 뭔지 몰랐는데 지금 찾아보니 홍차와 녹차의 중간이구나...

 

10. 대만에서 제일 가볼만한 곳은 스린 야시장인 것 같다. 하지만 스린 야시장 갔을 땐 내가 너무 지쳐 있었다. 영화 해피투게더에서 아휘가 장의 부모님이 하는 야시장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한그릇 하고 그 포장마차에 있던 장의 사진을 훔쳐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영화에서 봤던 그대로의 분위기다. 야시장에 먹거리가 넘쳐나지만, 나는 너무 지쳐 있었고, 야시장 오기 직전에 먹은 아이스크림 때문에 약간 체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많이 먹지도 못했고, 구경도 못했다. 친구에게 미안했다. 친구는 먹고 싶은 것 많은 것 같았는데...

 

11. 다시 말하지만,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해외 여행이 될 것 같다. 당분간은 해외 생각이 전혀 나지 않을 것 같다. 여행도 힘이 들고 다리도 발도 너무 아프고.. 느끼는 것도 있고 잠시 동안 회사와 완전히 담 쌓을 수 있는 점은 좋지만 여행을 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체력으로는 앞으로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


나같은 경우는 여행 후 계속 곱씹어 생각하게 되는 건 유물, 유적지, 자연경관 이런 게 아니더라.
난 여행 중 길에서 봤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난다. 그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애써 집중하여 쳐다본 것이 아니었어도 말이다. 그래서 내가 갔던 해외 여행지 중 기억나는 사람들을 여기에 쓴다.

오사카 여행 -2008년. 1. 오사카에서 히메지성을 보러 히메지시까지 갔었다. 성 다 보고 내려올 때가 마침 그 동네 중학교가 끝나는 시각이었다. 교복입고 자전거 타던 중학생 애들. 귀여웠고 2월인데 겉옷도 없이 그냥 다녀서 춥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2. 그 다음 오사카 오는 기차에서 맞은편에 앉았던 털모자 쓴 예쁜 여자애. 얼굴이 참 예뻤다. 3. 우리가 사려는 티켓보다 더 싼 왕복 티켓을 알려주느라 화이트보드에 그림 그리고 가격 쓰며 애쓰던 역무원 아저씨. (난 영어도 일본어도 못했으니까) 아저씨는 참 차분해보였고 특히 내성적인 눈동자가 기억에 남는다. 눈만 봐도 그의 성격을 누구라도 간파할 수 있을 정도였다.

큐슈 여행-2008년. 1. 구마모토역에 있던 젊은 역무원 총각. 한국에서는 절대 못봤던 피부색에 놀랐다. 까매도 너무 까맸다. 그런데 그 총각은 아직도 나에겐 최고 잘생긴 일본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2. 역시 구마모토 에서 전차 안에서 봤던 중학생 남자애들. 촌티가 줄줄 흘렀는데 플라스틱 안경같은 걸 티셔츠에 걸고 다녔다. 걔네도 너무 까맸다.

도쿄 여행-2009년. 돌아오는 날 전철에서 봤던 남중학생(근데 나 중학생들만 열심히 봤나…변태같이)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일본인의 전형적 모습이었다. 오사카 큐슈에서는 일본인이 내 예상과 다르군…생각했는데 그 남자애는 누가봐도 일본인이었다.

영국, 독일은 나중에 적겠다. (이래놓고 또 안 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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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때를 꼽으라면, 런던에서 에딘버러로 올라가는 기차를 탔던 그 시간인다. 한국에서 예매한 기차 티켓은 좌석이 있는 티켓인 줄 알았는데 기차를 타고보니 입석이었고, 비어 있는 자리는 엄청나게 떠들고 냄새가 나는 중국인들 바로 뒤 역방향 좌석 밖에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리튼 섬의 동쪽 해안을 타고 올라가는 기차 바깥의 풍광은 아름다웠다. 수시로 나타나는 양떼들과 수시로 바뀌는 날씨.

  영국은 기차 안에서 스마트폰 인터넷이 전혀 안되기 때문에 창밖 풍경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난 입석티켓 끊은 주제에 좌석 차지하고 있던 사람이라 노심초사 하느라 5시간 내내 잠도 제대로 못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차를 타고 에딘버러로 가던 그때 정말 좋았다. 


  처음에 호텔을 찾느라 무지 고생했다. 에딘버러 호텔값이 런던 호텔값보다 더 비싸서 중심에서 떨어진 곳에 잡았는데, 그 호텔은 정말 추워도 너무 추웠다.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진심으로 추워서 이를 부딪치며 떨었다. 넓고 깨끗하고 친절했지만, 그렇게 추울 줄이야. 난 한국 9월 날씨 생각하고 따뜻한 옷도 안가져온 터라, 샤워를 하고 나서도 두꺼운 가디건과 남방을 겹겹이 껴 입고 간신히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얇은 옷을 무려 6겹이나 껴입고도 추위가 가시지 않아 H&M 매장에 가서 레깅스를 사서 청바지 안에 입고 털모자를 사서 썼다. 끝끝내 추웠지만, 에딘버러성까지 씩씩하게 올라갔고, 열심히 성 구경을 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에딘버러 성 안의 내 무릎만큼 높은 계단을 내려가다 무게 중심을 잃는 바람에 무릎을 다쳐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이 불행한 사건 때문에 난 급격히 우울해지기 시작했고 하필 그날 핸드폰 여분 배터리를 빼놓고 오는 실수를 해서 사진도 거의 없다. 무릎이 아파 원래 보려던 관광지의 3분의 1도 못봤고 결국 이 예쁜 도시에서 내가 본 거라곤 에딘버러성, 로얄마일, 홀리루드궁전 이렇게 3개 뿐이다.  

 

  저녁으로 더럽게 맛없는 햄버거를 먹고 간신히 호텔로 돌아와 퉁퉁부어 오른 내 무릎을 보면서 이 무릎으로 앞으로 구만리같이 남은 이 여행일정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참 막막했다. 이상하게 스코틀랜드에는 약국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파스라도 하나 바르면 덜 아플 것 같은데, 하필 파스도 한장 안가져와서는... 그 아픔을 그냥 견딜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때 경험으로 올해 여행 때는 파스를 엄청나게 많이 챙겨갔다)

 

  원하는 만큼 둘러보지 못했던 도시 에딘버러는 아직도 너무 미련이 남고 기회가 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다. 고상한 빛깔의 돌로 만들어진 옛날 건물들과 그 돌로 만든 길, 그리고 평화롭고 조용했던 주택가도 좀 여유롭게 걸어보고 싶고. 이번에 프라하 다녀와선 다신 비싼 서유럽을 안가겠다 결심했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뭐 죽기 전에는 한번 다시 갈 수 있지 않을까?


  다른 블로거들처럼 여행 사진 별로 시간 별로 여행기를 적을 엄두도 안나고 그정도로 부지런하지도 않아서 결국 이런 식으로 여행기를 마무리 하려고 한다. 

  원래 여기 블로그에 쓰던 사진 별로 없는 여행기 시리즈는 때려치고  작년 여행부터 다시 간단명료한 여행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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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애 첫 유럽의 도시를 런던으로 정한 건 순전히 어렸을 적 좋아했던 락밴드들 때문이었다. 특히 Blur  의 London Loves 라는 곡이 아니었다면 난 아마 평생 런던을 안갔을지도 모를 일었다. 

  런던 사람들은 무표정하고, 친절하지 않지만, 우산도 없이 비를 그대로 맞으며 인상쓴 체 걸어다니는 런던 사람들이 딱 내가 그리던 모습이라 한편으론 흡족했다.  

  런던에 도착한 첫날 밤 낯선 호텔에서의 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내가 멀리 왔구나 하는 생각과 우리집에서는 안들리던 이상한 전기 발전기 소리와 높았던 호텔의 천장. 생각보다 기대되지 않는 여행 첫날밤 기분에 적잖게 당황하면서 깊게 잤다. 

  런던에서 좀 힘들다 싶은 일 그러니까 서비스 직이나, 공항 세관, 음식점 같은 덴 어김없이 이주민들이 있었는데, (이 사람 왜이렇게 친절하지? 하고 보면 영어 발음이 약간 정통 영어 발음이 아닌 이주민들...)  런던 사람 5명 중 1명은 영어 아닌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 이라더니 진짜 그렇구나 싶었다. 타국에 와서 자국민들은 힘들어서 안하는 일 하는 이주민들을 보니 좀 딱했다. 

  나보고 런던 같이 날씨는 수시로 우중충하고 음식은 더럽게 맛 없는 곳에서 평생 살라고 하면 정말 크게 절망할 것 같다. 특히 런던 식당에서 먹었던 수많은 맛없는 음식들을 생각하면, 런던 사람들도 참 불쌍하구나 싶다. 

  작년 런던 여행에서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가는 박물관을 한군데도 안갔다. 그 이유 중 첫째는 해외까지 가서 실내에  갇혀 있는 게 싫어서였고, 두번째 이유는 잉글랜드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서 약탈해 온 진열품들을 보기 싫어서였다. 이게 약탈당한 나라의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복수라 생각했다. 묵었던 호텔에서 대영박물관까지 걸어서 3분이었는데도 여행 끝날때까지 결국 끝끝내 안들어갔다.  이런거 보면 나도 참 별 것도 아닌 것에 목숨을 거는데, 별로 후회는 없다. 대영박물관 말고도 런던에 볼 건 차고 넘쳤다. 

  런던 다녀온 지 얼마 안되서 드라마 셜록을 보는데 내가 걸었던 곳, 갔던 장소가 나오니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퐁퐁 샘솟았지만, 아마 앞으로 다시 갈 일은 없을 것이다. 런던 갈 돈이 있으면 다른 나라 가겠지. 물가도 너무 비싸니까.


  가이드 따라 다녔던 건 작년 런던 여행이 처음이었다. 가이드 투어 하면 재미 없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도 않았다. 비용만 별로 비싸지 않다면, 난 다음에도 가이드 투어 하고 싶을 정도다. 처음에는 트레팔가 스퀘어랑 버킹검 궁전 그리고 옆에 있는 그린파크 갔었는데 사진이 쓸만한 게 없어서 그 다음으로 왔던 피카딜리 서커스 부터 시작. 

 

   나는 여행 프로그램 같은 거 볼 때도 풍광 이런 거 보다 그 나라 사람들이랑 이야기 하고 대화하고 이런 거 보는 걸 더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 여행을 더 선호하는 지도 모르고. 영어도 안되고 또 원래 낯선 사람한테 말 같은거 잘 못붙이는 성격이라, 런던 가서도 뭐 말한마디 안하고 오긴 했지만, 피카딜리 서커스에 놀러 나온 런던 시민들 구경이 재밌었다. 저 에로스 동상 밑이 런던 사람들이 누군가를 만날 때 애용하는 장소라고 한다. 

  이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우리나라 서울은 얼마나 사람이 많은 곳인지... 런던 사람들이 약속장소로 제일 많이 애용하는 장소라는데도 저렇게 한가하고 계단에 앉을 자리가 넘쳐난다. 서울도 아닌 인천에서 사람들 많이 만나는 부평역 지하상가 분수대만 해도 저 사진에 있는 거 보다 사람이 약 20배는 많은 거 같다. 서울은 뭐 말할 것도 없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코엑스 중앙 광장을 생각해보더라도. (그곳은 지옥) 

  아침에 좋았던 날씨가 피카딜리 서커스 갔을 쯤에는 급격히 흐려져서,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저런 날씨로 변해있었다. 

  일요일 낮시간이 사람이 많을 시간은 아니지만, 서울에 비한다면 정말 한가롭다. 난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는데 그것은 바로 런던 남자들이 무지무지 멋있다는 거다. 크크크크. 맘 같아선  그냥 저 에로스 동상 밑에 앉아서 잘생기고 옷 잘입은 남자들 구경이나 하루종일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영국 남자들 멋있다는 건 여행 갔다와서 보는 사람마다 아는 사람에게 한 백만번씩은 한거 같아서 그만 말해야 하지만, 오 그것은 진리! 내가 만약에 다시 영국에 간다면 그것은 아마도 영국 남자 때문일지도.

 

  가끔 뉴스에서 우리나라 시내 간판이 너무 천박하다 어지럽다면서 유럽 사례를 보여주는데, 보다시피 런던의 시내에는 건물에 간판도 별로 눈에 안 띄고 예전 건물 그대로 쓰고 있어서 그런지 엄청 고상하다. 근데, 난 우리나라가 유럽 시내처럼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휘황찬란하고 도무지 무슨 의도인지 알 수 없는 무자비하게 큰 간판이 오히려 유럽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국적일 수 있는 거니까. 얘네들은 매번 이런 건조하고 고상한 건물만 보고 살았으니 오히려 그런 거에 매혹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난 어렸을 때 왕가위 영화 속 홍콩 시내 한자로 된 형형색의 네온사인이 엄청 멋있어 보이고 그랬으니까.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웨스터민스터 사원. 원래는 천주교 성당으로 쓰이다가, 영국이 국교를 성공회를 바꾸면서 부터는 성공회 예배 보는 사원으로 사용 중이라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아름답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다. 미학적으로 막 뛰어난 건물은 아닌 거 같다. 문에 새겨진 조각은 정말 예뻤지만, 건물 자체로만 보면 균형이 안 맞는 느낌이었다. 

 

  이번에 영국 여행 갔다온 이후로는 유럽에 있는 나라 검색할 때 반드시 종교도 함께 검색해서 보곤 한다. 천주교가 몇% 인지, 프로테스탄트는 몇% 인지 이런 거 말이다. 워낙 유럽의 건축이나 문화 자체가 종교랑 밀접하다보니 그런 거 같다. 


  영국에서도 종교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천주교가 들어오면서 수많은 사람이 순교했다. 그 때 수많은 사람이 죽은건 "하나님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 는 교리가 지배층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지만, 어차피 같은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는데 천주교와 개신교는 왜 그렇게도 죽도록 싸운걸까? 

  나야 개신교도라 그런지, 천주교가 당시 워낙 부패했었기 때문에 개신교가 탄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개신교가 천주교 보다 도덕적이라는 건 아니다. 미국가서 걔네들이 학살한 인디언들만 봐도... 난 전생에 인디언이었는지 그 생각만 하면 머리에 피가 막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든다.) 종교 간의 갈등이 한창 심했을 때는 개종하면 살려주겠다고 해도 절대 개종 안하고 갓난아이를 안고 스스로 화형을 청하는 여자들도 많았다고 하니, 사람들이 신념을 한번 품으면 정말 무섭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빅벤을 보러 왔을 때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도시를 상징하는 무언가가 있는 건 행운인 거 같다.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물은 뭘까? 숭례문? 남산? 

  이것도 그냥 잡지에서 읽은 건데, 사실 영국애들이 만든 저 시계는 워낙 오차가 많아서 몇 년에 한번씩 시간을 수정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세종대왕 때 천문학 연구를 바탕으로 만든 칠정산이라는 달력은 그런 오차가 전혀 없다고 한다. 세종대왕 당시 그정도로 오차 없이 달력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을 비롯하여 세계에서도 5개국 미만이었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top of top 이었던 건 세종대왕 때고 그 이후로는 그냥 계속 후퇴하는 과정인 거 같다. 과학 면에서 보자면.

  영국 여행기 쓰면서 또 뻘소리로 중국 애기가 나와서 말인데, 옛날 중국 사람들은 다 천재 였던 거 같다. 사람들은 중국은 안된다고 무시하지만, 난 솔직히 중국 사람들이 맘만 먹으면 화성에다가 만리장성 자금성 같은 것도 뚝딱 지어놓을 거 같고 그렇다. 무시할 수 없는 나라야. 정말.

  일단 인구가 14억.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이번 영국 여행가서도 중국 사람들의 인구에 다시 놀랐는데, 내가 갔던 모든 관광지의 외국인 중 중국 사람이 50% 고 나머지 나라가 50% 정도 되는 거 같았다. 정말 전세계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중국 사람들. 난 중국을 경외하는 쪽이지만 그래도 중국 사람들은 싫다.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우니까.

 

  독감으로 집에 갇혀 있는데 여행기를 쓰니 괜한 말이 너무 길었다. 빅벤 이후 본 국회의사당이랑 세인트폴 대성당은 다음 포스팅으로 미뤄야겠다.


 꿀맛 같은 잠을 자고 호텔에서 일어나서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다. 인터파크 상품평에서 조식이 훌륭하다는 말을 들어서 기대를 하고 내려갔는데, 역시나!! 바로 요리해서 주는 조식이 맛있었다.  나는 계란 후라이랑 식빵에 그냥 잼 발라 먹는게 제일 맛있고 든든할 것 같아서 그렇게 먹었다. 

  식당 내부. 꽤나 쌀쌀한데 반팔입은 사람이 많이 보였다. 백인들은 원래 조상들이 추운지방에서 온 사람들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동양사람들보다 추위를 훨씬 안 타는 거 같다. 런던이든 에딘버러든 더블린이든, 나는 막 몇 겹씩 입었는데 반팔 하나 입고 돌아다니는 남자들이 많았다. 별로 추워 하는 기색도 없이.

  식당으로 들어가는 길. 꽤 오래된 호텔이라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웠다. 친절하지 않은 직원만 아니면 최고의 호텔이었을텐데... 근데 이건 이 호텔만의 문제가 아니라 런던에 사는 사람들 자체가 차갑다. 별로 타인에 대한 관심도 없고. 서울은 외국인에게 어떤 느낌일까? 이번에 여행 갔다와서 외국 사람들한테 잘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런던에 있을 때 조금 서러웠기 때문에.

  영국 사람들은 오래된 것에 집착한다는 내용을 책에서 봤다. 이 호텔도 꽤 유서깊은 호텔로 예전의 인테리어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또 그만큼 방도 무지 추웠다. 단열도 예전 그대로면 곤란한데 말이다. (충격적인건 그래도 이 러셀호텔이 영국 있는 내내 가장 따뜻했던 호텔이었다는거다.) 가끔 우리나라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거 나오면 한번에 모두다 바꾸는 것에 대해 외국 사람이 비판한 걸 봤는데, 그걸 비판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불편한데도 예전 거 보존한다고 그냥 참고 사는 유럽 사람들이 더 바보 같아 보일 때도 있으니까. 또, 이쪽 동아시아 사람들이 오래된 걸 별로 중요하게 안 여기는게 오히려 역사가 더 길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왜냐면 여기 저기 오래된 게 너무 많으니까 그게 귀한 줄 모르는 것 같거든. 특히 중국 사람들을 보면, 세계 문명 발상지 중 하나고, 신문에서 보니 중국은 명나라 때 지은 집에서 아직도 멀쩡히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저기 오래된 게 널려 있다보니 오히려 옛날 게 귀한 줄 모르는 걸지도 모르겠다. 



  운전을 하면서 차에 관심이 생겼고, 이번에 영국 가서 차 디자인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내가 모르는 자동차 브랜드도 꽤 많았고, 영국 경찰차가 현대 i30 라 반가웠다. (그 이외에는 현대차는 눈을 찾고 씻어봐도 없었다. 크크크크) 나는 핸들 잡을 때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은 그냥 무릎위에 올려놓고 운전하는 편인데, 영국처럼 운전석이 오른쪽이면 나같은 사람이 운전하기 편해서 좋을 거 같다. 오른손으로 핸들 잡고, 왼손으로 기어 움직이면 되니까 말이다. 뭐 오토라 기어 조작할 일 별로 없긴 한데 가끔 N으로 기어 바꿀 때 핸들 잡는 손을 왼손으로 바꿔야 하는게 좀 귀찮을 때도 있다. 

  근데 오른쪽 운전석에서 운전하면 우회전을 신호받아 가고 고속도로에서도 IC 로 빠질 때 왼쪽으로 빠지는 건가? 기회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고 싶다. 오른쪽이 운전석인 차. 적응이 안될 거 같긴 하지만. 

  유럽 수돗물이 질이 안좋다는 소리는 익히 들었지만, 정말 물이 안좋아서 영국에 있는 동안은 아침에 머리 감고 저녁에 또 머리를 감았다. 그렇게 해도 만족스럽게 기름기가 제거되지 않았다. 호텔이라 당연히 린스가 있을 줄 알았는데 린스가 없어서 밥 먹고 친히 린스를 사러 슈퍼에 갔다. 여행용 작은 린스를 안팔아서, 나는 생수병 만한 린스병을 여행 내내 짊어지고 다녀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린스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나를 보며, 나 스스로 여성스럽구나 생각했다. 크크크. (여성스러운 게 아니라 미련스러운 건가) 7박8일동안 린스 좀 안하면 어때서. 하지만 린스를 포기할 순 없었다. 린스 안하면 머리 말릴 때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서 속이 쓰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영국의 후진 수돗물로 머리를 감으면 빨래비누로 머리를 감은 거 마냥 머리카락이 뻣뻣해서 머리에 손가락도 안들어갈 지경이었다. 

  내가 테스코에서 산 린스는 프랑스 샴푸 였는데 비싼 가격 만큼이나, 향이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한국으로 오면서 그냥 버리고 왔는데 아까워서 조금 덜어왔다. 






  내가 런던에 있을 때 철인 3종경기 주간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진행요원들이 안 비켜 선다고 엄청 뭐라고 하고, 도로도 통제되고. 



  머리를 감고, 여행가이드를 만나러 Tottenham Court Road 쪽으로 걸어갔다.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좋았고, 그냥 길만 둘러봐도 내가 먼 곳에 오긴 왔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신났다. 


  이렇게 영화에서 보던 빨간색 이층버스도 보고 말이다. 

  가는 길에 있던 미술관. 전시회가 꽤 유명한 전시회인지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여행사에서 정한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지도로 봤을 때 어느 정도 걸릴지 확실치 않고, 길을 잃을 때를 대비해서 넉넉하게 나갔는데 당황스러울 정도로 일찍 도착하여, 그 주변 골목을 둘러보다가 여행 가이드를 만났다. 


  내가 가본 해외는 일본이 유일했다. 일본이야 멀어봤자 2시간. 10시간이 넘는 비행은 처음이었다. 나는 가운데 3명 앉는 자리의 복도 쪽 자리였는데 맙소사 나는 그 긴 시간동안 한잠도 못잤다. 우선 비행기에서 나는 소음이 너무 너무 컸고, 혼자 먼 곳을 가는 거라 긴장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거깃다 우리 비행경로에 문제 생겼다고 비행기 안에서 한 40분 멀뚱멀뚱 기다렸다. 총 비행기만 13시간 탄 건데 나중에는 무릎 어깨 등 안아픈 데가 없었다.

  그렇게 최악의 신체 상태로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히드로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실내임에도 한국과는 다른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고, 바로 엄마와 통화를 했다. 우리 엄마는 내 전화 기다리느라 잠도 못 주무셨다고 했다.

  영국 입국 심사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난 전혀 그런 거 없이 어디 호텔? 여기 처음? 이 두가지 질문만 하고 쿨하게 도장을 찍어줬다.

  전철을 타기 위해 지하로 내려왔고, 티켓을 사려고 러셀 스퀘어 라고 말했는데 표파는 여자는 스퀘어 라는 말을 못 알아들었다. 영국 사람들 스퀘어 발음 참 특이하게 하던데 난 따라도 못하겠다. (약간 스쿠에어? 라고 하는 느낌)

  내가 런던에 도착한 시간이 토요일 밤이었기 때문에 피카디리라인 전철 안에는 놀러 나가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나는 정말 철저히 이방인 이었다. 갑자기 위축이 되서 캐리어만 쳐다보고 사람들 얼굴을 쳐다도 못보고 약 50분 가량을 갔다. 러셀 스퀘어 역에 내렸는데 바람이 쌩쌩불고 너무 너무 추웠다. 

 

 

  내가 묵었던 호텔은 호텔 러셀이라는 호텔인데, 별 4개짜리 꽤 큰 호텔이었다. 러셀 스퀘어 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호텔. 나는 밤에 호텔 제대로 못 찾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었다. 체크인할때 호텔 프론트에서 나한테 무슨 무슨 질문을 한 것 같았는데, 기억은 안나고, 그냥 말이 전혀 안 통했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저녁도 못먹어서 배고팠는데 뭘 사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비도 약간 흩날리고 있기도 했고.

  조속히 샤워를 하고 난 후에도 배가 고파서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룸서비스를 시키기로 했다. 수프와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큰 실수였다. 수프가 우리나라 냉면 그릇만한 그릇에 담겨 왔고, 샌드위치는 내 팔뚝길이만 했다. 비싸기도 비쌌고.

  룸서비스를 온 인도 아저씨께서 체크아웃할 때 계산하면 된다고 말하는 거 같아서, 오케이라고 대답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까 그 아저씨가 다시 와선 너 지금 당장 계산해야 한다고 하는거다. (이유는 못 알아들음) 그래서 프론트로 가서 되도 않는 영어로 이러저러 설명하면서 계산을 하긴 했는데, 하... 프론트 있던 남자애의 도저히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하는 무표정은 나를 더욱더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외국 호텔에서는 룸서비스 시켜 먹으려면 Pre-Authorization 이라고 해서 카드를 등록해야 하는데 내가 그 카드 등록이 안되어 있어서 당장 계산을 했어야 하는 거였다. (스코틀랜드 호텔에서 카드 등록하면서 알게 됨)

  호텔은 정말 좋았다. 화장실도 넓고, 욕조도 있고, 이번 여행 중 묵은 4개의 호텔 중 유일하게 난방을 해준 호텔이기도 하고. 비행 때문에 엉망이 된 피부를 보며 속상했고, 짐을 대충 풀어놓으며 난 벽돌같이 딱딱한 샌드위치와 냉면 그릇만한 볼안의 노란 수프를 종종 떠 먹었다.

  혼자 침대에 누워서 내가 정말로 런던에 오긴 왔구나. 하는 생각에 한숨을 길게 쉬었다.

  그 다음으로는 이것이 과연 꿈인가 생시인가 확인도 할 겸, 잠을 청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침대에 누웠고 창문 밖의 전기 돌아가는 나지막한 소음를 들으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추석 연휴 때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물론 궁금해하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지금부터 가끔씩 일기와 더불어 여행에 대해서도 기록하기로 하고, 이번이 그 첫번째.

  이번 여행에 나는 카메라를 안 들고 갔다. 대신 예전에 사용하던 MP3 Player 용 핸드폰 1개, 지금 사용하는 핸드폰 1개. 이렇게 2개로 모든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여행 갈 때마다 사진기가 가방에 굴러 다니는게 너무 귀찮았기 때문이다. 또 막상 사진 찍느라 정작 제대로 여행도 못 즐기고... 결정적으로 난 사진 찍으면 그냥 찍을 뿐 거의 다시 안 보니까. 아무래도 이건 내가 사진을 워낙 못 찍어서, 다시 보고 싶을 만큼 멋진 사진이 없기 때문인 거 같기도 하다. 여하튼, 이런 이유로 이번 여행에서는 사진이 거의 없다. 있더라도 완전 이상한 사진 뿐? 이번에 깨달은 게 아무리 핸드폰 카메라가 좋아도, 우리집에 있는 익서스 보다 못하다는 거다. (익서스 처럼 작은 카메라도 귀찮았다는 나) 카메라 없이 사진도 별로 안 찍고 편히 다니긴 했지만, 이제와서 살짝 아쉽다. 사진이 없어도 너무 없네.

 이번 7박 9일 여행 일정은 이러했다. 런던 2밤-에딘버러 2밤-더블린 1밤-런던 2밤. 도착하는 날은 밤 7시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은 밤7시 40분쯤 이었고. 대한항공 직항. 이번 여행 덕분에 제주도 왕복 마일리지가 쌓였다. 영국이 멀긴 먼 모양이다. 내 여행일정은 꽤 이동이 많았기 때문에 짐을 최소화 했는데 출발 전날 밤에 원래 가져가려던 짐을 쌓아놓고 엄마와 이것도 빼고 저것도 빼고 줄이고 줄여서 결국 캐리어는 기내용 1개로 줄이는 데 성공했고, 그 외에 작은 배낭1개, 그리고 크로스백 1개가 생겼다. 작은 캐리어로 줄인 건 정말 잘한 짓이었다. 저거보다 한 사이즈 큰 거 들고 여행 갔으면 여행이 훨씬 힘들었을 거다. 작은 캐리어 하나라 계단도 잘 올라가고 편히 다녔다. (대신 배낭이 꽤 무거워서 어깨가 좀 아팠지만)

 우리 엄마는 남동생 군대보낼때랑 기분이 비슷하다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그래도 난 무사히 다녀왔다. 다행히도.

 아 그리고 다 다녀와서 생각해보면 난 이동 많은 여행이 성격에 더 맞는 것 같다. 만약 뭐... 한 두달 한 곳에서 머무를 수 있다면 모를까, 그냥 일주일 정도면 이동하는 게 조금 힘들긴 해도 재밌는 것 같다. 예전에 도쿄에만 4박 5일 있을 땐 정말 좀이 쑤셔 못견딜 것 같았는데, 적어도 이번에는 그런 기분은 안 들었다.

 짐을 안 부치니까 체크인은 15분도 안되서 끝났다. 여행사에서 출국하는 사람 무지 많다고 3시간 전에 가라고 해서 3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말이다. 커피를 못 마신 게 생각나서 혼자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이제 출국장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과연... 사람이 많긴 많았다. 그래도 난 1시간 반 정도 일찍 출국장에 들어갔다. 커피까지 다 마시고 들어갔는데도 말이다. 영국 내에서 이동이 많아 면세점 쇼핑 해봤자 짐만 될 것 같아 생략하고 그냥 기다리고 있었다. 비행기나 보면서. 원래 면세점에서 뭘 사본 기억이 없다. 돈도 별로 없기도 없고.

  내가 탈 비행기. 난 비행기 타기 전에 화장실이나 한번 더 가자 하고 화장실에 갔는데 모르고 남자 화장실로 직진 했다. 어색한 풍경이 펼쳐지는데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칸에는 누군가 있는 것 같았지만. ) 한동안 아동용 남성 소변기가 왜저렇게 크지? 생각하고 서 있었다. 그 순간 건장한 남자분이 걸어들어오시는 게 아닌가. 그때서야 내가 남자화장실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엄청 빨리 뛰쳐 나왔다. 휴.

 화장실을 다녀온 후 부터, 나는 게이트 바로 앞에 앉아서 1시간 30분 동안 14번 게이트야 열려라 참깨만 마음 속으로 수십번 외치며 비행기를 타기를, 내가 런던으로 향하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