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경우는 여행 후 계속 곱씹어 생각하게 되는 건 유물, 유적지, 자연경관 이런 게 아니더라.
난 여행 중 길에서 봤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난다. 그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애써 집중하여 쳐다본 것이 아니었어도 말이다. 그래서 내가 갔던 해외 여행지 중 기억나는 사람들을 여기에 쓴다.

오사카 여행 -2008년. 1. 오사카에서 히메지성을 보러 히메지시까지 갔었다. 성 다 보고 내려올 때가 마침 그 동네 중학교가 끝나는 시각이었다. 교복입고 자전거 타던 중학생 애들. 귀여웠고 2월인데 겉옷도 없이 그냥 다녀서 춥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2. 그 다음 오사카 오는 기차에서 맞은편에 앉았던 털모자 쓴 예쁜 여자애. 얼굴이 참 예뻤다. 3. 우리가 사려는 티켓보다 더 싼 왕복 티켓을 알려주느라 화이트보드에 그림 그리고 가격 쓰며 애쓰던 역무원 아저씨. (난 영어도 일본어도 못했으니까) 아저씨는 참 차분해보였고 특히 내성적인 눈동자가 기억에 남는다. 눈만 봐도 그의 성격을 누구라도 간파할 수 있을 정도였다.

큐슈 여행-2008년. 1. 구마모토역에 있던 젊은 역무원 총각. 한국에서는 절대 못봤던 피부색에 놀랐다. 까매도 너무 까맸다. 그런데 그 총각은 아직도 나에겐 최고 잘생긴 일본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2. 역시 구마모토 에서 전차 안에서 봤던 중학생 남자애들. 촌티가 줄줄 흘렀는데 플라스틱 안경같은 걸 티셔츠에 걸고 다녔다. 걔네도 너무 까맸다.

도쿄 여행-2009년. 돌아오는 날 전철에서 봤던 남중학생(근데 나 중학생들만 열심히 봤나…변태같이)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일본인의 전형적 모습이었다. 오사카 큐슈에서는 일본인이 내 예상과 다르군…생각했는데 그 남자애는 누가봐도 일본인이었다.

영국, 독일은 나중에 적겠다. (이래놓고 또 안 쓰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