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때부터 고3 때 까지 나에겐 수첩이 하나 있었다. 학창시절의  어린 마음이 아니면 절대 작성할 수 없을 법한 "보고 싶은 영화 목록" 수첩이었다. 책상에 앉아 있다가 라디오를 듣다가 혹은 신문을 보다가 보고 싶은 영화가 생각나면 적어놓는 수첩이었고 그 수첩 리스트에는 보고 싶은 영화가 100 개 넘게 적혀 있었다. 학창시절 나의 취미는 영화기사 스크랩이었고 실제로 그 양은 엄청 방대했는데 아마 다 버렸을 거다.  
영화기사 스크랩이라는 고상한 취미는 이미 버린지 오래. 하지만 내 마음과 형성과 감수성이 형성되는 시기에 영화를 좋아하게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2011년 막판에는 갑자기 영화보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서 꽤나 많은시청을 했고 다시 다이어리에 볼 영화 목록을 쓰기 시작했다. 그에 앞서 그때 처럼 간단한 영화평이나 한번 써보려고 한다. 지금이라도 내 고상한 취미와 취향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1. 메가마인드


- 한줄 영화 평 : 마이클잭슨의 bad 가 나오는 장면만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평점 : 10점만점에 4점
- 이 영화 봤을 때 얘기 블로그에 쓴 것 같은데...태그검색에 메가마인드 치면 나온다. (잘생긴 흑인 옆에서 본 영화 후기)
난 웬만한 애니메이션은 다 재밌게 보는 편이라 이것도 지루하지 않게 봤다. 그런데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나에게도 이 애니메이션은 흥미진진하지가 않았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토이스토리'나 '니모를 찾아서' '햇지' 가 얼마나 잘된 애니메이션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 성우 브래드피트 였던 거 같은데 의식해서 듣진 않았지만, 목소리 들으면서 브래드피트 얼굴을 떠올리니 어찌나 귀엽든지.   

2.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한줄 영화평 : 한심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 평점 : 10점 만점에 6점
- 명품만 밝히는 여자들의 얘기일 줄 알았는데,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의외로 집중해서 재밌게 봤다. 돈 벌기 위해서 예전의 꿈을 다 잊고 현실에 안주해가면서 만족하는 모습이 공감이 되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외계인처럼 생겼는데 이상하게 품격 있는 앤 헤서웨이 얼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사람은 닥치면 뭐든지 다 하게 되어있다. 그냥 그걸 참고 계속 닥치는 대로 하느냐, 아니면 용기있게 관둬보든지 해야 하는데.. 근데 뭐 솔직히 말하면 지금 나는 결정권조차 없긴 하다.

3. 빌리 엘리어트

- 한줄 감상평 : 난 이영화가 진짜 좋다. 최고다!

- 평점 : 10점 만점에 100점

- 이 영화  고등학생 때 보고 다시 봤는데도 난 이번에 또 울었다. 작년에 아예 OST 도 구입하였는데, 컴플레이션 앨범처럼 곡만 들어가 있는게 아니라 정말로 영화 속 대사가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OST 산 보람이 있었다.

 

 

T-rex 의 childreon of the revolution 노래가 나올 때 장면이 뭐냐면 빌리엘리어트랑 발레선생님 딸인 데비가 신나게 베게 싸움을 하는 장면이다. 둘이 깃털 날리면서 베게 싸움을 하다가, 데비가 빌리 밑에 누워 있는 (아 이 사진을 아무리 찾아도 없다 구글까지 찾았는데) 상황에서  데비가 " 보여줄까? " 라고 도발하는데 빌리는 단번에 "no" 라고 대답한다.

캬. 빌리 너 정말 쿨하고 멋진 남자구나? (나이 서른에 주책없이 좀 떨렸다)

게이가 되는 친구 마이클이나, 다시보니 완전 멋있게 생긴 다혈질 빌리 형이나, 캐릭터들도 다 사랑스럽다. 이 영화는 진짜 내가 좋아하는 영화 5위 안에 넣고 싶다. 어린 제이미 벨의 웃는 표정도 좋고, 팔다리도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 해피엔딩이라 좋다.

 

4. 뜨거운 녀석들

 

- 한줄 감상평 : 내 인생 최고의 고품격 병맛 무비

- 평점 : 10점 만점에 8점

- 이 영화는 이동진기자의 블로그에서 별 다섯개 만점에 별 네개반인 걸 보고, 어렵게 찾아서 본 영화다. 일요일 낮에 아빠랑 함께 시청했는데, 중간 중간 토나올 것 같이 잔인한 장면이 있어서 좀 괴로웠지만, 이 영화 때문에 한 며칠 혼자 피식피식 웃었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개그가 등장하는데, 특히 시종일관 진지한 주인공이 바보를 흉내내며 얄프~ 날프~ 라고 대답하며 무전을 보내는 장면에서는 진짜 뒤집어졌다. 저 금발 주인공 아저씨 꽤 떴는지 미션임파서블에도 등장하시던데, 반했다.

특히 저 아저씨가 마트에서 뒤돌아보면서 IDEA~ 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잘생긴 외모가 아닌데도 간지가 작살난다. 

아빠 역시 나처럼 잔인한 장면을 무지 싫어하시는데도, 이 영화가 나름의 철학이 있는 영화라고 평하셨다. 심하게 평화로운 건 잘못된 거라는 말씀. 사람이 모여 살면 평화로울 수가 없는 것이다. 분명히.

몇 개의 잔인한 장면을 제외한다면 정말로 강추하고 싶다. 이 영화는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좋아하게 될 것이고, 싫어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싫어하게 될 것이다.

 

5. 컨트롤러

 

- 한줄 감상평 : 용두사미 그 자체. 진짜 흥미롭게 시작 했다가 결국 그 시나리오를 감독도 감당못하고 급하게 마무리.

- 평점 : 10점 만점에 4점

- 이 영화를 보면 다크시티가 떠오른다. 만화같은 설정에 말도 안되고 유치한 비주얼의 외계인들이 머리에 주사를 놓아서 기억을 없앤다는 설정의 다크시티는  갑자기 주인공이 초인이 되고 장풍을 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고 재밌었다. 그런데 이놈의 컨트롤러라는 영화는 내 인생을 누군가가 조정하고 있다는 흥미롭고 겁내 재밌어 보이는 주제를 가지고 이정도 밖에 못만드냐. 에라이.. 도대체 왜 조정을 하고 있는지 이유도 안나오고, 갑자기 둘이 진정으로 사랑하니까 니네 운명을 바꿔주겠다니. 황당 그 자체다. 여자주인공인 에밀리 블런트라는 여자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원래 있던 비서로 나오는 심술궂어 보이는 인상의 여자인데, 저 영화에서는 매력 발산 제대로 했다. 춤추는 여자의 몸매가 유일한 볼거리.

 

더 남아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Punch-Drunk Love

위로 2012. 3. 5. 00:02

주말동안 할일이 없는 나는 가끔 영화를 본다. 그리고 야구 시작 전 까지는 주말동안 나의 낙은 영화가 될 전망이다. 

 Punch-Drunk Love :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은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감독이다. 내가 본 그의 영화는 "매그놀리아" 밖에 없다. 매그놀리아는 총 두번을 본 것 같은데 첫번째 봤을 때는 뭔지 잘 모르고 봤지만, 두번째 봤을 때는 그 영화 안의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너무들 불쌍해서 눈물을 좀 많이 흘렸었다. 부기나이트와 데어윌비블러드 는 아직 못봤는데 이상하게 안 땡긴다. "매그놀리아"의 팬인 내가 저 두 영화 때문에 폴토마스앤더슨에게 실망할까봐 일부러 멀리하고 있는 것도 있긴 하다. 언젠가는 보게 되겠지. 요즘 재밌는 영화 물색 중이니까.

  펀치드렁크러브는 처음 나왔을 때 부터 보고 싶었다. 제목부터 좋지 않은가? 사랑에 펀치드렁크한 상태라는 뜻이니 말이다. 영화의 앞부분은 솔직히 참기 힘들 정도로 짜증이 났다. 폴토마스앤더슨 영화니까 봐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인내하며 꾹 참았다. 7명이나 되는 누나들의 짜증스러운 전화들과, 폰섹스 업체에 전화 한 것을 빌미로 베리(아담샌들러) 를 협박하는 악당들에게 시달리는 모습은 신경을 긁는 영화음악과 더불어 영화를 그만볼까 하는 생각까지 했을만큼 보고 있기 힘들었다. (어쩌면 감독이 그를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는 사랑에 빠진 후 변하는 베리를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영화는 식품회사에서 하는 항공마일리지 적립 이벤트를 이용하여 세계 일주를 하겠다며 마트의 푸딩을 사 모으는, 화가 나면 이성을 잃고 물건을 때려부수는 사회부적응자에 가까운 베리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고 나서 변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다른 로맨틱 코메디 처럼 달콤하지도 않고,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나오지는 않지만 남자가 좋아서 일부러 찾아온 여자로 인하여 둘은 사랑에 빠진다. 정말 이런 사랑 이야기를 하는 영화에서 이토록 사이코 스러운 남자를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 폴토마스앤더슨은 아담샌들러를 좋아해서 반드시 이 영화의 주인공을 아담샌들러가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만큼 아담샌들러는 베리 역할에 딱이다.
  베리는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외로운 사람으로  어느날 밤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싶은 생각에 신문에 나온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는데 그건 폰섹스 업체 번호였다. 전화를 받은 여자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베리의 말을 듣고 돈을 요구하나 베리는 거절한다. 폰섹스 업체의 여자는 악한들을 보내서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고 베리는 악당들에게 실컷 얻어터지고 도망을 다닌다. 갑자기 찾아온 레나(에밀리 왓슨)와 사랑에 빠진 베리는 출장 차 하와이로 간 레나를 따라 하와이 까지 날아가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하와이에서 돌아온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또다시 만난 악당들은 일부러 차량사고를 내고 그 사고로 인하여 레나는 머리에 피를 흘리고 다친다. 겁쟁이였던 베리는 레나가 피흘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차문을 박차고 나가서 쇠파이프로 악당 일당을 하나둘씩 개패듯 패서  악당을 처단하고, 폰섹스 업체인 "매트리스맨"이 있는 곳으로 비행기를 날아가 업체대표(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에게 그만 하라고 경고를 하고 돌아온다. 

  베리가 악당들을 쇠파이프로 무자비하게 패는 장면에서는 쾌감이 대단했다.(누가 맞는거 보면서 이렇게 좋아해보기도 처음이었다) 왜냐면 난 앞에도 말했지만 그 악당들이 협박하는 모습 때문에 영화를 꺼버릴까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적 이미지였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폰섹스 업체 대표이자 입만 열면 욕인 쓰레기같은 인물로 잠깐 나오는 장면도 재미있다. 그가 베리의 경고를 듣고 나서 뒷통수에 대고 욕하는 장면에서는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목청이 어찌나 좋든지 미국욕을 말도 못하게 맛깔나게 한다.
 
  저 포스터에 나오는 하와이에서의 키스신은 두고 두고 계속 떠오를 것 같이 아름다운 화면이었다. 화면 전체에 무지개 빛이 흐르고 베리와 레나 이외의 보행자들을 다 그림자의 모습으로 빠르게 움직이도록 하여 레나와 베리에게 집중하게 하는데 배경음악은 He needs me 라는 몽환적인 여자가수의 노래.  저 장면은 폴토마스앤더슨이 실력발휘 제대로 한 장면이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베리가 맨처음 레나를 만나는 날 발생한 갑자기 날벼락처럼 길에 작은 풍금이 떨어지는 사건같이 어쩌면 사랑은 경이롭고 신기한 사건이고, 그에 버금가는 기적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 이라는 생각을 영화를 본 후 하게 되었다. 나를 제외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요즘인데 영화 속 베리와 레나처럼 잘생기지도 예쁘지도 않은 사람들이 하는 그런 사랑들도 모두 기적같이 대단한 일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니었을까.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이 기적과도 같기 때문에 나에게 혹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기회를 잡기 힘든 것일지도 모르고 말이다.  중간중간 주황색 배경에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무지개빛이 일렁거리는 화면은 사랑의 빛깔 같았다. 몽환적이고 꿈을 꾸는 것 처럼 예쁘다. Punch-Drunk 된 것 같은 사랑에 빠지면 정말 세상은 그런 빛깔인걸까. 아직 잘 모르는 내가 새삼 불쌍해 지는 밤이다.   


영화 시청

단문 2012. 2. 29. 00:07
나의 학창 시절 꿈은 영화평론가, 영화기자였다. 이루지못한 꿈에 대한 회환, 아쉬움 때문인지 영화평론가 되고 싶었단 말을 블로그에 한 백번도 넘게 쓴 것 같다. 나름대로 영화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후진 영화는 안보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내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난 영화보는 걸 업으로 하기엔 취향이 매우 편향적인데 추격자 같은 잔인한 영상의 영화는 편당 백만원주면 보라고 해도 보고 싶지가 않다.
엊그제는 극장전 을 티비에서 해주길래 봤는데 평론가들이 물고빨고 매니아들이 환장하는 홍상수 영화인데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근데 어쨌든 그 일관성만은 높이 사고 싶다. 한결같은 점.
이런 걸 보면 꿈을 이뤘어도 항상 괴로워 했을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쭉 영화를 광처럼 봤어도 잔인한 영화는 못봤을 것 같고, 홍상수 영화를 싫어했을 것 같으니까.
야구를 못본지 거의 반년이 되어가서 주말 할일 없음과 심심함에 지친 나는 요즘 DVD도 꽤 구입하고 영화기사를 기웃기웃하며 주말에 영화한편보려고 노력씩이나 하고 있다.
이런 영화를 보고싶은 '영화혼'이 다시 살아난 덕분에, 나의 까다로운 취향에 꼭 맞는 영화를 보고 싶은 맘이 샘솟고있다. 그리고 보고 싶었던 영화가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을 때 오는 기쁨이 요즘 나의 유일한 위안이다.
블로그에 감상평 쓰려고 임시저장만 엄청나게 해놓고 있는데, 언젠간 올릴 수 있겠지.

원래는 월요일에 아는 오빠네 회사 앞에 놀러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비가 말도 못하게 많이 왔다. 뭐 사귀는 애인도 아니고 그런 날씨에 멀리까지 가기 귀찮았다. 결국 제일 만만하고 할일 없어보이는 동생이랑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나름 애니메이션 애호가임을 자부하기 때문에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기로 했다. 원래는 카2 를 볼까도 했는데 동생이 보기 싫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울었다. 근데 동생은 영화보는 내내 거의 "엉엉엉" 수준으로 울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라면이랑 김밥 먹는데도 동생은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거다. 그걸 보고 좀 웃겼다.
동생의 말로는 다 크고 나면 엄마 도움이 필요 없으니까 자기 혼자 큰 줄 알지만, 결국엔 어렸을 땐 엄마 없으면 그 정도 자라지도 못하는 거 라고 그걸 모르는 어린 애들은 이 영화 보면 이해 안갈 거라고 했다.
공감한다. 애니메이션의 큰 주제를 그냥 엄마의 크신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는 뭐하지만, 실제가 그렇다.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색감이 조금 촌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우리나라 시골 풍광을 반영하려는 노력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풍광이 촌스럽다는 얘기는 아니야)
그리고 어디서도 지적했듯 정지화면은 엄청 아름답고 예쁜데 모션 화면에서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졌다. 이건 인력이 부족해서 그림을 더 많이 못그려서 그런거라고. 경주 장면 막판에서도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졌지만, 멀리서 잡는 새떼와 풍경 등은 멋졌다.

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단점은 아무래도 성우 일 것이다. 배우쓰지 말고 전문 성우 썼으면 내가 봤던 것 보다 훨씬 나은 애니메이션이 되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유승호 잘생기고 귀여워서 좋아하긴 하지만, 저 애니메이션에는 영 아니었다. 문소리는 그럭저럭 들어줄 만 했다.  DVD 같은 걸로 만들 땐 진짜 전문 성우가 더빙한 버전도 만들어서 넣었으면 좋겠다.
엇, 생각해보니 토이스토리 더빙판은 배우들이 안하고 전문 성우들이 했던 거 같은데. 역시 현명하구나. 앞으로도 배우들이 더빙하지 말고 전문 성우들이 쭉~ 해줬으면 좋겠다. 그게 훨씬 낫다. 배우들이 더빙할 거면 성우라는 직업을 왜 만들었어. 흥.

* 8월 휴가에 대해 하나하나 쓰다가, 임시저장해 놓은 글을 이제서야 완성해서 쓴다. ;

페넬로피 (Penelope)

위로 2009. 12. 1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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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elope

감독 : 마크 파랜스키

제작 : 2006년

개봉 : 2008년 5월

주연 : 크리스티나 리치
제임스 맥어보이

런닝타임 : 89분














내가 본 이런 동화같은 영화 중 가장 잘 된 영화는 가위손 이었다. 비틀쥬스도 재밌었고. (생각해보니 둘다 팀버튼 감독이네) 이런 비현실적인 스토리가 예술성을 인정 받기는 힘들 거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 영화 평론가 되고 싶다고 꿈을 키울 때는 별점 4개 이하는 안보려고 했다. 크큭. 어렸을 때니까 허세 부리려고 그랬나보다. 그런데 요즘에는 잔인한 영화도 보기 싫고, 그냥 이렇게 말랑말랑한 로맨스 영화가 좋다.
그리고 이 영화 런닝타임 매우 적절하다 89분! 영화는 자고로 2시간 넘기면 안된다는 게 지론인 나에게 딱 적당한 런닝타임.
네이버에서 사진 퍼오려고 보는 중 저 포스터가 제일 맘에 들어서 가져왔는데 저기 구두에 스타킹 주름 지게 되서 들어간 거 포토샵 좀 해주시지.(별 생각을 다함)
예전에 스토리 온에서 뒷부분만 봐서 오늘 다운받아서 다시 처음부터 봤다. 솔직히 이 영화 처음 개봉했을 때도 극장가서 진짜 보고 싶었다. 개봉일을 보니까 왜 5월에 개봉했나 모르겠다. 영화 보면 딱 겨울이 어울리는데.
제작년도는 2006년인데 2년이나 지나서 개봉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서 제임스 맥어보이의 인기가 많아져서?
요즘 미국 배우 중에 우리나라에서 꽤 인기 있는 제임스 맥어보이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예전 스피드 레이서 보고 와서도 여기에 썼지만, 크리스티나 리치는 눈이 정말로 크다. 눈이 농담 조금 보태서 얼굴의 반만하다. 이마와 눈코입 있는 얼굴을 2:2 로 나눌 수 있는 동그란 이마.
이 영화 나왔을 때 신문 평에서 외모지상주의를 논하기에는 크리스티나 리치가 돼지코가 되었음에도 이쁘기 때문에 외모지상주의를 논할 수 없는 영화라고 쓴 걸 봤다. 그걸 근거로 완전히 혹평을 해놨더라. 흠. 극 중 맥스가 도대체 왜 페넬로피를 사랑하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 이지만, (신문 평 처럼 돼지코여도 이쁘니까 그런건가) 그 신문 처럼 혹평할 정도는 아니던데. 난 전혀 지겹지 않게 봤으니까.  
저 감독 다른 영화가 있나 하고 보니까 이 영화가 데뷔작이자 마지막 영화였다. 흥행성적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난 약간 어두운 화면 톤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두 배우도 그렇고 괜찮았다.
예전에는 연애 영화 볼 때 둘이 완전 절실하고 절절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영화를 좋아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아니면, 둘이 감정 숨기려고 노력하면서도 눈빛 보내는 장면 이런 것도 좋아했고, "난 널 원해" 라고 눈빛으로 말하는 장면 보면 전율을 느끼고 그랬다. 어렸을 때 내가 생각하는 멋진 사랑이 그런거였나보다.
그런데 이젠 이렇게 잘생기고 이쁜 애들이 나와서 좋아하는 15세 이하 관람가의 나까지 흐믓해지는 영화를 보면서 대리만족 하는 중이다. 다음에는 비커밍 제인이나 봐야겠다.
OST 가 괜찮은 거 같아서 구입할 생각으로 아무리 찾아도 없다. 우리나라에 정식수입 안됐나보다. 그닥 흥행된 영화가 아니니까 그런지 모르지만 안타깝다.

0123

방안에서 불 끄고 혼자 영화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나도 이제 좀 남자를 좋아할 때가 된 거 같다. 아... 솔직히 영화보고 좀 열폭했다.


매일 하는 결심.

일상 2009. 7. 20. 16:17

내 블로그가 초창기의 모습을 되찾은 거 같다. 방문자 수만. ; 내가 인터넷에 가장 집착했던 건 대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 때 였다. 하루종일 포토샵에 매달려서 홈페이지 만들고 부지런히 글 써서 올리고 그랬다. 그때도 방문자수는 하루에 2명 3명 이랬지만 지금 보다는 훨씬 모든면에서 알찼던 거 같다. (지금처럼 편리한 인터페이스도 아니데 그걸 다 html 로 제작해서 올렸으니) 요즘 같이 기업에서 방문자수 블로거들한테 돈이랑 자기네들 신제품 갖다 바치면서 제발 글 좀 올려주시옵소서. 하는 세상이 올 줄 알았으면 계속 그 길로 나가볼 껄 그랬다.
저번에 금호 아시아나 채용공고 보니까 블로그나 큰 동호회 운영하는 사람한테 가산점 부여하고 그렇던데, 그런 이유로 난 네이버 블로거들을 싫어하기로 했다. (크크 신기한 결론)
아까 문득 든 생각인데 난 남자들의 대책 없는 자신감이 싫다. 물론 피해의식 쩌는 인간도 싫지만 내가 여기서 말하는 건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의 90% 는 자기 정도면 괜찮게 생겼다고 생각하나는데 그게 real 인가? 흠. 몇명 알지도 못하지만 내 주변을 봐서는 신빙성 있는 이야기 같다. 아까도 네이트 쪽지로 소개팅 하는 족족 못생긴 여자만 나와서 짜증난다는 쪽지를 받고 짜증나서 남자들은 다 자기가 잘생긴줄 아나봐? 하고 보냈더니 쪽지가 안온다. 뭐 내가 못생긴 여자라 찔려서 그렇게 보낸 것도 있겠다. 아마 그 쪽지 받은 입장에서는 참나 피해의식 쩐다고 생각하겠지. 니 얼굴을 보고 그런 생각하라고 말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으로 알아 이 사람아.
저번 주 금요일에는 회사에서 친한 사람과 아사히 맥주를 먹고 서로 통하는 게 있어서 깔깔깔 웃다가 대리석 계단에서 미끄러졌다.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난 정말로 그 때 내가 골로 가는 줄 알았다. 종각역에서 이자카야에서 내려오다가 그렇게 되었는데 치마 입고 대단했다. 정말 그 순간에는 치욕 때문에 죽고 싶었는데 한 10초 지나니 너무 아파서 죽고 싶었다.
그 술집이 진짜 신기한게 다른 데 보다 사람이 없어서 비도 오고 해서 들어간 건데 저번에 갔을 때는 거기 상에 정강이를 세게 부딪쳐서 멍들고 부었었는데 이번에는 강도가 더 심해져서 꼬리뼈에 피멍이 들고 집에 와보니 속치마도 심지어 찢어져 있었다. 꼬리뼈가 너무 아파서 몰랐지만 집에 와보니 팔꿈치에 피까지 질질 나 있었다. 그 꼴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엉금엉금 전철 타고 동인천까지 왔으니.
난 왜 이렇게 계단에서 잘 넘어지는걸까.
이정도에서 그쳐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잘못했다가는 하반신 마비도 가능할 정도로 크게 미끄러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아예 입원할 정도로 넘어져서 회사 좀 쉬고 싶다는 몹쓸 생각까지 들었다.
한 2주전에 엄마에게 어디가서 한번도 말하지 못한 내 원대한 결심에 대해 용기내서 말을 했다. 그 뒤로 엄마가 나랑 말도 안하려고 한다. 눈도 안마주치고 웃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응원해 줄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 싸늘한 반응이란.
난 내가 아직 젊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아닌가 보다. 난 지금 시점도 내 20살 이후의 인생을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건가?
저번주 토요일에 이마트 안에 있는 꽤 이름난 미용실에서 파마를 했는데 하루만에 다 풀려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따져서 어제 다시 파마를 했다. 막무가내로 다시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3만원 추가비용 내면서 한 건데 내 머리는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나오는 김간호사 머리가 되어버렸다. 도대체 왜 앞머리에 파마를 이렇게 심하게 해놓은거지?
그래도 뭐 다 풀려버린 머리보다는 돈값 하는가보다 하고 생각하니 기분 나쁘진 않다.

요즘도 야구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데 원래 난 기아 타이거즈에서 윤석민을 최고 좋아했지만 1순위가 안치홍으로 바뀌었다. 아 유니폼 마킹 다시할까. 큭.
치홍아 근데 요즘 너 너무 살쪄가고 있는 거 같아. 살빼자.

월요일이라 할일도 많은데 오랜만에 블로그 업데이트. 일한 것 보다 더 뿌듯한 걸.


고양이를 부탁해 O.S.T

위로 2008. 12. 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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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부탁해 O.S.T 난 예전부터 왜 영화홍보 카피를 저렇게 지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영화내용이랑 전혀 상관없는. ;


난 실패하는 이야기가 좋다. 이건 무지하게 우울할 때 희망에 가득찬 노래를 들으면 더 성질이 나는 거랑 비슷한 논리다. 왜냐면 난 동질감 쪽에 훨씬 더 큰 위로를 받는 편이니까.
내가 실패했으니 너도 실패해야 한다. 는 건 세상에서 최고 찌질한 심리임에 틀림이 없다.
근데 나는 우울할 때는 우울함의 끝을 달리는 노래를 들으면서 나만큼 우울한 사람이 또 있구나. 하면서 위로를 받고, 실패를 했을 때는 나처럼 실패한 사람들 얘기를 듣고 싶고 보고 싶고 그렇다. (근데 인간극장이나 병원24 같은 불행함을 극대화 하는 건 정말 싫다)
예전부터 난 "키즈리턴"하고 "고양이를 부탁해" 에 대해서 자세한 내 느낌이나 그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 쓰고 싶었는데 역량부족으로 항상 중도 포기하곤 했다.
키즈리턴과 고양이를 부탁해는 비슷한 점이 많은 영화다. 두 영화 모두 학생에서 어른으로 가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고 두 영화 주인공들은 모두 실패한다. 두 영화가 좋은 이유는 헐리우드의 아카데미 시상식이 좋아하는 영화들처럼 감정의 과잉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두 영화만큼 실패했어도 다시 시작하면 그만임. 이라는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아 그리고 두 영화의 다른 공통점은 사운드트랙이 무지하게 좋다는거다. 두 영화에 들어가는 영화음악 모두 항상 내 MP3에 넣어두고 듣는데 들을 때마다 막 벅차고 그렇다. 내가 영화 속 주인공이랑 거의 동갑일 때 두 영화를 접한 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양이를 부탁해 배경은 우리 동네라서 더 신기하고 좋고 그렇다. 첫 장면을 월미도로 시작하여, 주인공들이 졸업한 고등학교는 우리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인천여상)

위의 고양이를 부탁해 ost 는 내가 가장 최근에 산 CD 인데, 항상 멜론 같은 데서 듣다가 소장하고 싶어서 구입을 했다. 그런데 여기 들어있는 음악을 퇴근길에 들으면 염세주의자 기분이 되어 큰일이다.
저번에는 혼자 집으로 들어가면서 음악을 듣다가 울 뻔 했다. '별' 이라는 밴드가 만든 음악인데 도대체 얘네들은 지금 뭘 하고 있는걸까. 특히 "진정한후렌치후라이의시대는갔는가"에서 -이 아픔을 넘고싶어- 라는 가사를 들으면 또 울컥하고 그런다. 크게 알려진 사람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검색을 해도 정보가 없다. 티스토리에서 저작권 정보에 유의하라고 메일 왔는데... 큰 맘먹고 한번 올려본다. (지워야 한다고 통보가 오면 지우겠습니다)



왕가위와 중경삼림.

위로 2008. 12. 11. 16:44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 : 영화평론가 라고 떡하니 적어놓았을만큼 한 때는 내 꿈을 위해서라도 웰메이드 영화를 보자. 하면서 일부러 영화를 막 봤던 적이 있었다. 중고등학교때지 뭐.
나 중학교 때는 한참 왕가위 열풍이 불 때였는데, 그 때 당시 나름 영화광의 길로 나아가고자 했던 나는 그래 왕가위 정도는 챙겨봐줘야지 하면서 그때만 봤다.
영화를 꽤 좋아했던 거 치고 좋아하는 감독 누구냐 하면 말하기가 조금 어렵다. 어떤 감독이 좋다고 하여 그 감독영화 다 챙겨보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라. 그나마 마틴 스콜세지 영화를 제일 많이 본 거 같은데 또 마틴 스콜세지를 좋아하는 건 아니니.(요즘 그 분 영화는 진짜 싫고)

왕가위가 무지하게 떴을때는 영국이 중국에 홍콩을 반환해야 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는 시기 였는데, 그때 당시 영화잡지는 웰메이드 홍콩영화가 나왔다 하면 그거랑 연관해서 평론을 해놨던 거 같다.
내가 챙겨본 영화가 다 우울한 종류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때 당시 홍콩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거의 다 우울한 분위기였다.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중국에서 만든 무협영화에서 중국어를 들으면 어휴 시끄러. 이런 느낌인데 또 그때 당시 홍콩영화에서 말하는 중국어를 들으면 또 그게 그리 멋있게 들리고 그랬다. 또 야경이 멋있는 나라라 그런지 왠지 다 밤풍경이 낮풍경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고.
흠. 아직도 생각나는게 그때 당시 홍콩에 만들어진 영화 중에 최고평점을 받은 건 무명감독, 무명배우가 만든 Made in Hong-Kong 이라는 영환데 이거 지금 구해서 볼 수 있을까. 진짜 보고 싶었는데 청소년관람불가라 극장가서 못보고 결국 이제까지 못봤는데.  

홍콩 영화에서 중국으로 가겠다는 말을 할 때는 "본토에 들어가려고 한다." 고 이렇게들 표현하는데 그 "본토" 라는 말이 또 그리 대단해보이고 그랬더랬다. 그때는 인터넷도 없었고 중국산 제품이 크게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고, 때문에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지지 않았을 때라 그냥 "본토=중국" 이런 말을 들으면 '그렇지 중국은 진짜 본토 혹은 대륙이라고 표현할만큼 넓은 땅이지.' 라는 생각에 심지어 동경까지 했다. 흐흐흐.

아. 그래서 난 어른이 되면 홍콩에 꼭 혼자 가봐야지. 했는데 아직도 못가고 있다. 왕가위 영화를 다시 보고 그 영화에 나왔던 곳을 돌아다닌다면 나는야 꿈많은 고등학생  때 기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근데 난 고등학교때도 꿈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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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비정전도 안보고 동사서독도 안보고 해피투게더 이후 왕가위 영화는 하나도 안봐서 왕가위 영화가 왜 좋은지 말하는 건 좀 자격미달인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 하지만 내가 왕가위 영화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 가지. 왕가위 영화 속 주인공들은 항상 외롭지만, 또 항상 누군가가 또 그 사람을 좋아해주고 있다. 더 좋은 건 그 주인공들이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거지.
왕가위도 굉장히 냉소적인 척 영화를 만들지만, 결국에는 별 수 없는 이상주의자라니까.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번 말했지만, 나도 냉소적이고 포기한 척 하지만 사실 속으로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때가 많다. 가끔 그런 내가 병신 같고 그 때문에 실망도 크지만, 이 한번 굳혀진 삶의 태도를 뭐 어떻게 하질 못하겠다.
그냥 난 위의 중경삼림, 타락천사, 해피투게더 전체에 흐르는 그 메세지가 맘에 들었다. 뭐 어쩌면 나도 왕가위 영향을 받아서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지. (역시 영화를 포함한 예술으로부터 받는 영향은 대단한 것이다.)

왕가위의 다른 영화도 결국엔 저 메세지가 주된 내용인지는 모르겠다. 흠... 지금 요즘 나온 마이 블루 베리 나이트나 2046, 화양연화 줄거리를 보면 그런 것 같다. 근데 또 중경삼림 때 받았던 강렬함에 못미칠까봐 겁나서 못보는 것도 쪼끔은 있다. 이건 진정한 왕가위 팬이라고 할 수 없는 태도지. 그리고 그때는 뭘 봐도 다 신선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못느끼는 사람이 되어버렸을까봐도 겁나기도 하고.

근데 난 "니가 보기에도 찌질한 널 누군가가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바보같이 희망적인 얘기를 하면서 한없이 허무하고 외롭고 냉소적으로 보이는 저 위에 세 영화가 너무 좋더라.

마지막으로 독백이 주가 되는 저 세 영화를 통틀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P.S 퇴근시간 다가와서 막써서 내용도 구리고 오타도 많을 것 같다. 새삼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의 한때 영웅 왕가위 한테 미안하다. 크크크 내일 다시 수정할 거 있으면 수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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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의 맛. 포스터.


* 기본 정보 : 일본 142분 개봉 2006.11.23
* 감독 : 이시이 가츠히토
* 등급 : 12세 이상.
* 줄거리 : 가슴 따뜻한 산간 마을을 배경으로, 다소 엉뚱한 고민을 안고 사는 가족들의 이야기. 괴짜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하루노 가족은 도쿄 외곽의 조용하고 그림 같은 산골 마을에 산다. 시도 때도 없이 거대한 또 하나의 자신을 맞닥뜨리는 여섯 살 소녀 사치코, 첫사랑의 감정에 들떠 있는 사춘기 소년인 오빠 하지메, 오래 전에 그만둔 애니메이터 일을 다시 시작하고자 부엌 밥상에서 그림을 그리는 엄마, 프로페셔널 최면술사이며 종종 가족을 상대로 최면을 거는 아버지, 자신이 마임을 하는 예술가라고 믿는 할아버지, 사랑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온 외삼촌 아야노. 이들의 평범한 듯 특별한 일상다반사가 오밀조밀 펼쳐진다. 영화는 한 가족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목표를 달성해 나간다는 아주 작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마치 왜곡 렌즈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소소한 일들을 크게 확대하고 신비스런 색채를 덧입힌다. 하루노 가족의 구성원들 한 명 한 명에게 마법적인 색채를 부여하는 것은 평범해 보이는 삶의 표면 바로 밑에 숨어있는 엄청난 이야기의 힘이다. (출처 : 네이버)

야구도 이제 안하고 늦게만큼 일어나서 OBS를 틀었는데 곧이어 '녹차의 맛' 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하길래 얼추 시간이 딱 맞아서 봤다. 예전에 친구가 꽤 재밌다고 해서 봤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일본 시골 풍광 같은 건 이뻐서 좋긴 한데 우리나라 시골이랑 거의 비슷하고 일단은 크게 부각되는 스토리가 없다. 예전에 메종 드 히미코 나 카모메 식당 같은 영화도 그렇고 일본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류 영화 좋아하는 것 같던데 나는 도무지 지루해서. 이런 영화 감수성이랑 나랑은 좀 안 맞는 거 같다. 난 그냥 LA 컨피덴셜 처럼 스토리 있는 영화가 더 좋더라. 잔잔한 것 보다.
칸 영화제에서 상영도 되었다고 하는데 서양 사람들이 보면 신기하고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내가 이탈리아 시골의 풍경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일 테니까 말이다.
영화 오프닝 장면이 맘에 들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운이 좋게 네이버에서 구할 수 있었다.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84023B250E07B203AA7F57AA820458275CD7&outKey=V129a14ff8e90e70454f8bceaccdd64e7a561911a4c635e82905ebceaccdd64e7a561



흔하디 흔한 소년의 러브스토리는 왜 볼 때마다 흐믓한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저기 나오는 남자애 귀엽다!!! (귀여우니 캐스팅도 되었겠지만)
142분동안 시청해놓고 불만만 쏟아내는 것 같지만, 내가 가끔 일본 영화에서 불편한 점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것 같은 작위적인 인물들 때문이다. (녹차의 맛에선 할아버지의 과장된 행동이 쪼금 그랬음) 아 그렇다고 일본영화 전체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키즈리턴 같은 영화는 정말로 쓰고이 합니다.

그래도 저기 동영상에서 보이는 오프닝은 꽤 사람의 맘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 음.. 이 영화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주고.

아아. 그리고 나 저 포스터 보고 하고 싶었던 말이 있는데 저 포스터에서 남자애 포즈 말이다. 난 저 포즈 하고 앉아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저 포즈 하고 있는 남자 봐도 좋더라.
오늘은 일요일. 드디어 깜깜해졌다. 아.. 우울하다. 내일은 출근.
난 오늘 12시 반 넘어 일어나서 머리도 안감고 세수도 안했다 큭. 아 드러워.

나 오늘 한 십분간 잠깐 생각했던 건데 일본어 공부를 해볼까? 하는 거였다. 근데 에잇. 한자 싫어. 하고 포기했다. 근데 나 예전에 맨날 일본 만화 다운 받아서 볼 때는 하도 많이 봐서 진짜로 nhk 뉴스를 잠깐동안 다 알아들었던 적도 있었다. 일본어공부를 영어마냥 했으면 문맹일지라도 몇마디 하는 수준은 되었을 지도 모른다. 흐흐. 근데 집에와서 자기 바쁜데 무슨 공부;; 어디에 쓸 것도 아니고.

전쟁영화.

일상 2008. 8. 10. 01:34
난 가학적인 영화는 정말 싫다. 남을 괴롭히면서 학대하는 장면, 피흘리는 장면 등등은 아무리 거짓말이라고 해도 상상자체로도 너무 싫고 보는 건 더 싫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전쟁영화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적어도 서로 싸우면서 개인 대 개인간의 원한이 없고 서로 괴로워하기 때문인 것 같다.
전쟁영화의 핵심은 전지전능한 악 앞에서 무력한 사람. 의 모습을 얼마나 극대화 시키느냐 인 것 같다.
내가 본 전쟁영화 중 가장 철학적이었던 영화는 the thin red line 이다.
살려달라고 비는 일본 군인 얼굴이나, 전투 속에서 주인공이 괴로워하는 모습이나... 다 생생하다. 그 영화를 찍은 테렌스 멜릭은 영화 3편으로 거장 소리 듣는 감독이라던데 씬레드라인 이후로는 영화가 없고나. (아님 개봉을 안한건가)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전쟁이 났다. 그루지아와 러시아. 네이버에서 사진을 봤는데, 괴로웠다.
이라크전쟁을 봐도 그렇고, 난 가끔 전쟁 때문에 민간인 죽는 거 보면 평화시위에 나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근데 난 비관주의자의 탈을 쓴 이상주의자 라 그런지 이 세상에 그 전지전능한 악 이 없어질 것 같지가 않다. 더 우울한 건 난 악의 힘이 착한 힘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믿는다는 사실.

아는 언니 만나느라 중국 개막식은 못봤다. 무지하게 길었다드만.
몇몇 장면을 보고 나서 중국 개막식을 따라잡을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딱 한나라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북한. ; 헐. (전쟁얘기하다가 이게 뭔소리)
금요일에 만난 언니는 도쿄에서 1년가량 살았는데 일본뉴스에는 북한 뉴스가 빠지는 일이 없댄다. 그리고 일본인들 겁이 많아서 이번 연휴 때 한국가면 독도 문제 때문에 납치 될지도 모른다고 안갈거라고 말한다고..; 그러게 무서울 짓을 왜하나.

금요일에 그 언니는 오랜만에 날 너무 즐겁게 해주었다.
길 가다가 귀거리 사느라고 귀거리 보고 있는데 날아가던 새가 언니 손에 똥을 싸고 가버렸다.
그 새똥때문에 난 귀거리를 천원 깎았다. 그 귀거리 장사하던 청년 별로 죄송해할 일도 아닌데 미안했나보다. 언니는 그 청년 엄청 착하다고 나 새똥 맞았는데 웃지도 않았다고 말하며 물티슈로 손을 박박 닦았다. (물티슈도 그 청년이 준거)
놀라운 사실은 언니는 새똥 맞는게 벌써 4번째랜다. 이번 새똥은 별로 크지도 않고 냄새도 안나서 다행이라고 하는데 최고 심했던 새똥은 바로 까마귀 새똥이랜다.
푸하하하. 아... 하고 많은 곳 중에 왜 그 새는 언니 손에 똥을 떨어뜨려놓고 도망갔을까.

돌아오는 길에 디엠비로 심심해서 올림픽 축구를 보는데 부천역에서 술 냄새 풀풀 풍기면서 탄 남자 4명의 무리가 내 디엠비 화면을 노골적으로 보는거다. 난 그냥 모른척 했는데 나중에는 나한테 삿대질을 하면서 "이분이 아까 축구 봤어. 지금 0대 0 이었다니까?" 이러더니만 나중에는 "저기요. 아까 0대0 이었죠?" 이러고 질문하는게 아닌가. 난 그냥 디엠비 접고 자는 척 했다. 그렇게 축구 보고 싶음 당신들도 디엠비 사시든가요.

내가 디엠비폰을 산 이유는 사실 프로야구 때문이었다. 헐. 이놈의 덕후기질. 근데 디엠비폰으로 스포츠 중계 보면서부터 전철이나 버스 타면서 심심치 않게 아저씨 혹은 청년들이 나한테 "저기요 몇대몇 이예요?" 하고 물어본다. 그런게 좀 귀찮긴 하지만 디엠비폰 덕분에 그래도 야구보기 좋았지 훗.

이번 올림픽 야구는 일본으로 휴가가는 관계로 많이 못보게 되었다. 쪼끔 아쉽다.
아참. 윤석민은 결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욕 바가지로 먹고. 사실 윤석민이 욕먹을 게 아니고 김경문이 욕먹을 일인데 임태훈 밀어내고 합류되었다고 괜히 욕먹고 있다. 못하면 거의 가루가 되어버릴 분위긴데 윤석민 선발을 못보고 난 일본 가는구나.

그나저나 나 일본가서 어쩌지.요즘날씨에 습도가 더 높다면... 난 미쳐버릴지도 몰라. 으아아악. 준비도 하나도 안했는데.

아 덥다. 샤워하고 자야겠다. 현재시각 오전 1시 42분. 빨리 좀 씻어놓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