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

일상 2008. 5. 1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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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티 보이즈 (Beastie Boys)

4월 30일이 끝나면 이제껏 모았던 CGV 포인트가 소멸된다는 말을 듣고, 4월 30일에 급하게 친구랑 비스티 보이즈를 봤다. 음. 난 윤계상 팬이다. 이 영화도 오로지 윤계상 하나 때문에 봤는데 진짜 윤계상 하나 빼곤 볼 것이 없는 영화였다. 어떤 영화 평론에서 본 것 처럼 주인공 직업이 호스트 인 건 단순히 이목을 집중하기 위해서 였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영어 제목이 moonlight of seoul 이던데 이렇게 거창하고 멋진 제목에 맞도록 서울 밑바닥 인생에 대해 좀 더 강렬하게 풀어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다른 말이지만, 윤진서. 난 왜 윤진서한테 정이 안가는지 모르겠다. 다른 한편으론 윤진서만한 나이대에 그정도 노출 연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나? 생각해봤더니 없다. 저번에 전지현이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때문에 인터뷰한 기사를 봤는데 영화를 위해서 담배를 진짜로 피웠다.는 걸 굉장히 이슈화를 시키더라. 물론 기획사 측에서 기사 많이 뿌려서 그런 거겠지만. 그 기사를 보니 기자가 "영화를 위해서는 노출 연기도 할 수 있나?" 물어봤더니 할 수 있다 없다 얘기는 안하고 다만 나중에 내 자식이 봐서 부끄러운 영화는 만들기 싫댄다. 어허허허. 그 대답 듣고 좀 어이 없었다. 물론 전지현은 현재까지도 국내 여자 연예인 중 비주얼 최고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럼 노출 연기한 윤진서는 나중에 내 자식한테 부끄러워야 하나. 뭐 하긴 노출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고 안하는 배우는 안좋은 배우인 것도 아니지. 또 여배우가 노출 한번 했다하면 기자들이 무조건 열연이네 몸을 사리지 않았네 하는 것 봐도 좀 아니고. 흠. (결국 또 영화 얘기에서 다른 얘기로 빠졌다)
비스티보이즈는 맨 앞에 몇 분만 빼고는 정말 볼 필요가 전혀 없다. 불필요한 장면이 너무 많고, 스토리도 점점 어이 없이 흘러가고, 영화 주인공들 하는 행동도 이해가 안가고,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였음. 그래도 "오~ 오늘 느낌있어" 이 대사는 맘에 들더라. 흐흐흐 오~ 오늘 느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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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미스다이어리

이 영화 극장에서 진짜 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보다가 저번주 금요일에 채널CGV에서 해주길래 우연치않게 봤다.연휴를 앞두고 있는 금요일이라 기분이 무지하게 좋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볼 때에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원래 올드미스다이어리는 시트콤 할 때부터 열심히 챙겨봤던 거라.
극 중 최미자 같은 여자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런 여자가 애인도 없는 올드미스로 남아 있는 건 정말 말도 안된다. 나는 최미자(예지원)가 맨 첫장면에서 나시 입고 반바지 입고 자는 장면에서부터 진심으로 몸매에 감탄해버렸다. 키는 작지만 은근한 지방(이게 키포인트다. 몸매 유지하려고 평소에 별로 노력안하는 것 같아 보이는 보기 좋은 지방, 이런 지방이 쫌 있는게 아예 마른 몸매보다 훨씬 육감적으로 보이는 듯) 에 잘록한 허리, 풍만한 가슴, 엄청 유연해보이는 몸의 움직임 까지. 예지원이 한국무용 전공이었다고 하니 역시 그런 몸매는 단시간에 되는 것은 아니리라. (예지원 과 몸매의 예 - 스칼렛 요한슨, 마릴린 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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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목적의 첫번째가 웃기는 거 라면 그 목적에는 매우 부합하는 영화임에 틀림이 없다. 한국 영화 중 에서 포스터에 이 영화 보고 안웃으면 인간 아니라는 투의 문구를 실컷 적어놓고선, 정작 나한테 실소한번도 주지 않는 영화가 얼마나 많았나. (ex.두사부일체 시리즈) 그런데 올드미스다이어리는 보면서 여러번 웃었다. 최미자가 "그 남자도 나한테 관심있는게 틀림없어~" 라면서 혼자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설레발 치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뜨끔했다. 크크크. 그래 그냥 속편하게 나만 그런게 아니라고 생각해야지.
그리고 지현우!!! 아.. 시트콤 할 때부터 지현우 니가 84년 생이라는 얘기를 듣고 내가 얼마나 원통해 했는지 모른다. 흠. 이건 정말 개인적인 생각인데 지현우는 왠지 윤석민의 잘생긴 버전 이라는 생각이; 흐흐흐 내 눈엔 왠지 둘이 비슷하게 생긴 같애.
올드미스다이어리는 올드미스가 꿈꿀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주는 영화라 생각한다. 32살 되서 애인도 없고 직장도 확실치 않은데 지현우 같은 왕자님이 떡하니 나타나 준다니~! 극 중 지현우 같은 왕자님이라면 32살까지 애인 없이 살아도 좋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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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레이서 (Speed Racer)

요즘 의외로 죽쑤고 있는 스피드 레이서를 봤다.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예고를 봤는데 화면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충격적이라 보고 싶다 보고 싶다 하다가 결국 봤는데, 일단 내용은 없다. 근데 워쇼스키 형제 도 내용은 생각치 않은 것 같다. 근데 화면이 정말 울트라캡숑짱 현란하다. 특히 경주하는 화면은 상상초월. 또 월드스타 비의 영어발음도 깔끔하고 연기도 음 뭐 나름 어색치 않다. 영화에 비 가 나오는 것 이상으로 반가웠던 한글 "도코칸 모터스". 친구랑 오 한글 한글 이러면서 좋아했다. 워쇼스키 형제는 일본애니메이션 광 이라고 하고 이 영화 역시 마하 고고를 원작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애니메이션에서만 가능했던 화면을 영화로도 구현하는데 99퍼센트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내가 예전 공각기동대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과 비교해보자면 스피드 레이서의 현란한 그래픽 화면이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이래서 원조라는 게 존재하는 거겠지. 아직까지도 난 공각기동대는 도대체 뭔 내용이여~~ 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공각기동대의 격투신과 스피드 레이서 추격신을 비교해보자면 공각기동대 격투신이 100만배 가량은 훌륭하지.  
그냥 워쇼스키 형제는 영화 말고 아예 일본 제작진이랑 협력해서 괜찮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아무리 헐리우드 영화가 애니메이션에서만 가능한 화면을 그래픽으로 구현해도 결국에는 잘만들어진 일본 2G 애니메이션 반에 반도 못 쫓아가고 있다는 건 내 생각일까? 요즘 헐리우드는 창의력이 완전 고갈되서 만드는 영화도 다 만화, 소설에서 따온 스토리 밖에 없다던데.

아 그리고 스피드 레이서 여자친구로 나왔던 여자가 크리스티나 리치 라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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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위 아래가 동일인물 맞나요? 이쯤 되면 정말 변신의 귀재로소이다. 스피드 레이서 보면서 어떻게 인간의 눈이 저렇게 클 수 있지? 하면서 놀랬는데. (설마, 헐리우드도 성형수술 논란??;;)


영화 Shine O.S.T

위로 2008. 2. 1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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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아 영화를 3번 이상은 봐야지 제대로 기억을 하는데 이 영화는 딱 한 번 봐서 제대로 기억은 안난다. 다만,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 몇 년전에 우리 나라에 와서 공연을 했다는 건 기억이 나는데 이 피아니스트 이름도 기억 안나고. (부끄럽다)
하지만 Shine OST 는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조용해지고 싶을 때 종종 꺼내 듣곤 한다. OST안에는 클래식 곡과 함께 데이비드 허쉬펠더 David Hirschfelder 라는 호주 작곡가가 작곡한 곡들로 꾸며져 있는데 곡들이 거의 2분 이내 이기 때문에 34곡이나 수록이 되어 있다. 예전 호주 올림픽 개막 행사를 보는 데 개막식 음악 담당 자막을 보니 이 사람 이름이 나오길래 꽤 반가웠다.

아버지에게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과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집착과 완벽히 연주해야 겠다는 중압감 등등을 견뎌내지 못하고 반쯤 실성해버린 피아니스트가 그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 주요한 줄거리인데 영화가 그렇게 재밌다거나 가슴 벅찬 감동을 준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몇 장면이 강하게 남는 것을 보면 괜찮은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어떤 영화는 단 하루 전에 봤음에도 별 거 기억 남는 게 없으니까.

클래식에 대해서는 잘 아는 게 없지만 어렸을 때 집에 60개 테이프가 세트인 클래식 테이프 세트가 있었고 거기 안에 곡에 얽힌 스토리 등을 설명해놓은 책자가 있었는데, 뭣도 모르면서 읽기도 하고 듣기도 하고 그랬다. 나중에는 다 늘어나서 버리고 말았지만. 근데 그렇게 들었어도 도저히 곡 이름 이나 교향곡 번호 같은 건 전혀 모르는 걸 보면... 뭐 중학생쯤 되서는 모든 흥미를 다 잃어버리기도 했고 말이다. 솔직히 말함 그렇게 잘사는 집도 아니고 내가 무슨 클래식 음악 연주하는 사람도 아닌데 혼자 고상한 척 클래식 음악이나 듣고 있는다는 게 다른 사람 보기에 좀 웃기지 않을까 하는 아주 몹쓸 생각이 들어서 일부러 듣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아주 아주 오래전에 작곡한 노래가 현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전달이 된다는 것과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것은 분명 굉장한 일이다. 그리고 뭣 모르고 듣는 클래식 음악임에도 듣고 있다보면 분명히 감동을 받기는 하니까.

내가 이 OST를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위 포스터의 장면에서 흘러나오던 Vivaldi 의 곡 때문인데, 한 번 들으면 절대 안 잊혀지는 멜로디에 '세상엔 참 평화 없어라.' 라는 제목과도 딱 맞는 곡이다. 이 곡은 내 기분, 날씨, 밤 낮인지를 가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날 조용하게 만들어 주는 곡이라 가끔씩 너무 절실하게 듣고 싶어지곤 한다. 그 이외 곡들은 나름 내가 비발디 곡 다음으로 이 앨범안에서 좋아하는 곡들이다.

아무래도 이제까지 여기에 올렸던 곡들 중 가장 튀는 곡이 아닌가 싶다. 이런거 보면 나도 참 별의 별 것을 다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어떤 분야에서든 장르에서든 좋은 건 맨 처음 접하는 사람도 좋다고 느끼는 법이니까. 또 뭔가를 잘 모른다고 해서 그걸 좋아할 자격도 없는 건 아니지 않은가.

 바로 이 곡이 '세상엔 참 평화 없어라.' 라는 곡이다.


P.S 글 다쓰고 자려고 씻다가 번뜩 하고 이 영화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이름이 생각났다. 데이비드 헬프갓 인거 같다. 데이비드는 확실치 않지만 헬프갓은 확실하다. 영화안에서 하나님이 돕는다는 뜻이라면서 헬프갓 이라고 했던게 생각났다.!

Magnolia

위로 2007. 12. 1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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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Thomas Anderson

188분

1999년작

아주 오래전에 그러니까 1999년에 본 영화라 확실치 않지만, 이 영화의 등장인물은 대략 이렇다.

어린남자애는 퀴즈쇼에서 승리를 거듭하는 아이이다. 그애의 엄마는 하루종일 책만 읽히라고 시킨다.
(퀴즈쇼의 상금을 주는 사람이었는지 방송국의 사장이었는지 기억 안나지만) 간신히 생명만 유지하고 있는 부자 할아버지가 있다.
그 할아버지와 결혼한 젊은 여자가 있다.
그 할어버지가 어렸을 때 버린 아들이 있다.
퀴즈쇼를 진행하는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친딸을 성추행 했다.
그 남자의 친딸은 어렸을 적 상처 때문에 마약 중독자가 되었다.
그 딸은 경찰인데 총이나 잃어버리는 남자를 만난다.

한 명은 잘 기억안나지만 어찌되었든 이 영화는 각 주인공이 어떤 배우인지 거의 중요치 않은 영화다.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인간관계를 보여주고 주인공들은 그들은 각각 자기의 삶을 살아가며 영화는 저 모든 인물의 숨겨진 상처를 아무 감정없이 묘사한다. 저렇게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저렇게 많은 이야기를 풀어냄에도 전혀 어색함이 없으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든 인물의 감정과 상처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감독의 솜씨에 감탄하게 되고 이는 소름까지 오싹 돋는 수준이다.  

특히나 모든 등장인물이 갈등에 다달았을 때, 그리고 그 갈등이 기적과도 같은 비가 되어 내릴 때. 전 출연진이 wise up 을 따라부를 때. 이 때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이 완전히 벅차오르도록 하는데 당신이 조금 우울하고 충분히 울만한 상황이 되었다면 당신은 울지도 모른다. 나 역시 괜히 눈물이 났다. 영화에서는 유치하기 그지없는 감정의 과잉도 전혀 없는데 말이다.

이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조선일보에서 이동진 기자가 했던 평이 생각난다. 별 다섯개 만점에 다섯개를 매기면서 "별 다섯개는 이런 영화를 주라고 만든것!" 이었다.

다시한번 보기에는 내 감정이 너무 약해진 상태라 볼 용기는 없다. 매그놀리아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상처를 받은 사람이라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치유하고 싶다면, 188분이라는 다소 긴 시간을 투자해서 크게 감동받고, 그 감동 때문에 며칠간 잔상에 시달리고 싶은 당신이라면 한 번 볼만한 영화라 생각한다.

영화내용도 제대로 기억 못하면서 이렇게 소개글을 쓰고 이 소개글 역시 형편없지만 내가 그 때 느꼈던 감정은 생생하기 때문에 믿어도 좋다. 적극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