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청

단문 2012. 2. 29. 00:07
나의 학창 시절 꿈은 영화평론가, 영화기자였다. 이루지못한 꿈에 대한 회환, 아쉬움 때문인지 영화평론가 되고 싶었단 말을 블로그에 한 백번도 넘게 쓴 것 같다. 나름대로 영화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후진 영화는 안보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내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난 영화보는 걸 업으로 하기엔 취향이 매우 편향적인데 추격자 같은 잔인한 영상의 영화는 편당 백만원주면 보라고 해도 보고 싶지가 않다.
엊그제는 극장전 을 티비에서 해주길래 봤는데 평론가들이 물고빨고 매니아들이 환장하는 홍상수 영화인데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근데 어쨌든 그 일관성만은 높이 사고 싶다. 한결같은 점.
이런 걸 보면 꿈을 이뤘어도 항상 괴로워 했을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쭉 영화를 광처럼 봤어도 잔인한 영화는 못봤을 것 같고, 홍상수 영화를 싫어했을 것 같으니까.
야구를 못본지 거의 반년이 되어가서 주말 할일 없음과 심심함에 지친 나는 요즘 DVD도 꽤 구입하고 영화기사를 기웃기웃하며 주말에 영화한편보려고 노력씩이나 하고 있다.
이런 영화를 보고싶은 '영화혼'이 다시 살아난 덕분에, 나의 까다로운 취향에 꼭 맞는 영화를 보고 싶은 맘이 샘솟고있다. 그리고 보고 싶었던 영화가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을 때 오는 기쁨이 요즘 나의 유일한 위안이다.
블로그에 감상평 쓰려고 임시저장만 엄청나게 해놓고 있는데, 언젠간 올릴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