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는 결심.

일상 2009. 7. 20. 16:17

내 블로그가 초창기의 모습을 되찾은 거 같다. 방문자 수만. ; 내가 인터넷에 가장 집착했던 건 대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 때 였다. 하루종일 포토샵에 매달려서 홈페이지 만들고 부지런히 글 써서 올리고 그랬다. 그때도 방문자수는 하루에 2명 3명 이랬지만 지금 보다는 훨씬 모든면에서 알찼던 거 같다. (지금처럼 편리한 인터페이스도 아니데 그걸 다 html 로 제작해서 올렸으니) 요즘 같이 기업에서 방문자수 블로거들한테 돈이랑 자기네들 신제품 갖다 바치면서 제발 글 좀 올려주시옵소서. 하는 세상이 올 줄 알았으면 계속 그 길로 나가볼 껄 그랬다.
저번에 금호 아시아나 채용공고 보니까 블로그나 큰 동호회 운영하는 사람한테 가산점 부여하고 그렇던데, 그런 이유로 난 네이버 블로거들을 싫어하기로 했다. (크크 신기한 결론)
아까 문득 든 생각인데 난 남자들의 대책 없는 자신감이 싫다. 물론 피해의식 쩌는 인간도 싫지만 내가 여기서 말하는 건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의 90% 는 자기 정도면 괜찮게 생겼다고 생각하나는데 그게 real 인가? 흠. 몇명 알지도 못하지만 내 주변을 봐서는 신빙성 있는 이야기 같다. 아까도 네이트 쪽지로 소개팅 하는 족족 못생긴 여자만 나와서 짜증난다는 쪽지를 받고 짜증나서 남자들은 다 자기가 잘생긴줄 아나봐? 하고 보냈더니 쪽지가 안온다. 뭐 내가 못생긴 여자라 찔려서 그렇게 보낸 것도 있겠다. 아마 그 쪽지 받은 입장에서는 참나 피해의식 쩐다고 생각하겠지. 니 얼굴을 보고 그런 생각하라고 말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으로 알아 이 사람아.
저번 주 금요일에는 회사에서 친한 사람과 아사히 맥주를 먹고 서로 통하는 게 있어서 깔깔깔 웃다가 대리석 계단에서 미끄러졌다.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난 정말로 그 때 내가 골로 가는 줄 알았다. 종각역에서 이자카야에서 내려오다가 그렇게 되었는데 치마 입고 대단했다. 정말 그 순간에는 치욕 때문에 죽고 싶었는데 한 10초 지나니 너무 아파서 죽고 싶었다.
그 술집이 진짜 신기한게 다른 데 보다 사람이 없어서 비도 오고 해서 들어간 건데 저번에 갔을 때는 거기 상에 정강이를 세게 부딪쳐서 멍들고 부었었는데 이번에는 강도가 더 심해져서 꼬리뼈에 피멍이 들고 집에 와보니 속치마도 심지어 찢어져 있었다. 꼬리뼈가 너무 아파서 몰랐지만 집에 와보니 팔꿈치에 피까지 질질 나 있었다. 그 꼴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엉금엉금 전철 타고 동인천까지 왔으니.
난 왜 이렇게 계단에서 잘 넘어지는걸까.
이정도에서 그쳐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잘못했다가는 하반신 마비도 가능할 정도로 크게 미끄러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아예 입원할 정도로 넘어져서 회사 좀 쉬고 싶다는 몹쓸 생각까지 들었다.
한 2주전에 엄마에게 어디가서 한번도 말하지 못한 내 원대한 결심에 대해 용기내서 말을 했다. 그 뒤로 엄마가 나랑 말도 안하려고 한다. 눈도 안마주치고 웃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응원해 줄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 싸늘한 반응이란.
난 내가 아직 젊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아닌가 보다. 난 지금 시점도 내 20살 이후의 인생을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건가?
저번주 토요일에 이마트 안에 있는 꽤 이름난 미용실에서 파마를 했는데 하루만에 다 풀려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따져서 어제 다시 파마를 했다. 막무가내로 다시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3만원 추가비용 내면서 한 건데 내 머리는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나오는 김간호사 머리가 되어버렸다. 도대체 왜 앞머리에 파마를 이렇게 심하게 해놓은거지?
그래도 뭐 다 풀려버린 머리보다는 돈값 하는가보다 하고 생각하니 기분 나쁘진 않다.

요즘도 야구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데 원래 난 기아 타이거즈에서 윤석민을 최고 좋아했지만 1순위가 안치홍으로 바뀌었다. 아 유니폼 마킹 다시할까. 큭.
치홍아 근데 요즘 너 너무 살쪄가고 있는 거 같아. 살빼자.

월요일이라 할일도 많은데 오랜만에 블로그 업데이트. 일한 것 보다 더 뿌듯한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