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그 이.

단문 2011. 9. 19. 10:33

가끔 전혀 이성적 감정이 없는 실제로 알고 지내는 남자가 꿈속에 나타나서 좀 민망한 상황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괜히 나 혼자 얼굴이 붉어지곤 하는데 오늘 밤 꿈이 딱 그랬다.
전에 블로그에 친해지고 싶다고 한번 썼던 남자가 꿈에 나왔다. 그 남자랑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지 거의 두달째. 그 뒤로는 그냥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정도고 나도 뭐 대화를 시도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았는데, 세상에 그 남자가 꿈속에 떡하니 나와서 나랑 같이 누워서 축구를 봤다. 그것도 한 밤중에 하는 EPL을 불끄고.; 
아 왠지 내가 좀 욕구불만 여성이 된 것 같아서 쪽팔린다. 아.. 젠장. 왜 꿈속에 나오고 지랄. 근데 다행스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누워서 같이 축구보는 이상의 내용(?)은 꿈속에서 구현되지 않았다. 크크크.


  애인이 있어본지가 하도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난 남자친구의 눈썹을 만지는걸 좋아했다. 눈썹을 만지면 정신이 아득해지고 갑자기 나른해지고 잠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남자에게 반하는 순간은 짧은 순간이지만, 남자 외모 중 딴 사람보다 좀 많이 따지는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두상이다.
  일단 이 얘기를 하기 이전에 내 신체부위 중 가장 자신있는 부위는 손등과 뒷통수다. 손이 남들보다 작고 흰편인데 주먹쥐고 있는 손등을 버스타고 가다 문득 봤는데 아 내 손등은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뒷통수는 내가 남자가 아니라 머리를 밀 일이 없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완벽하게 태어났다. 흔히 말하는 앞짱구 뒷짱구 인데 내 이마와 뒷통수에 대한 우리 엄마의 자부심은 상당하다. (그 때문에 무조건 올백을 하라고 하심) 
  갓난 아가들을 보면 검정 머리가 나서 태어나는 애들이 있고 완전 대머리로 태어나는 애들이 있는데 난 후자 쪽이었다. 그냥 하얀 머리. 엄마가 민머리인 날 업고 바깥에 나가면 머리모양 이쁘다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고 하셨다. 
  이쯤에서 내 자랑은 각설하고, 내가 선호하는 뒷통수와 턱을 말하자면 뒷통수는 당연히 짱구 뒷통수가 좋다. 이러한 선호는 내 뒷통수에 대한 자부심 때문일 수도 있다. 이마까지 튀어나와서 앞짱구면 더 바랄게 없겠지만, 이마보다 더 중요한 건 뒷통수고 또 가마가 하나였으면 좋겠다.(쌍가마를 보면 왠지 어색한 CG 마냥 이상한 느낌이 든다) 예쁘게 튀어나온 뒷통수에 가마가 하나 있는 걸 보면 나이가 많든 적든 귀여운 생각이 들어서 뽀뽀해주고 싶고 그렇다.
  두번째로는 턱인데 내가 좋아하는 턱은 날카로운 턱 말고 약간 턱 위에 볼이 좀 두툼히 있는 귀여운 턱인데 내가 턱이 참 이쁘다고 생각한 연예인이 한명 있는데 김승우다. 난 김승우 별로 안좋아하는데 진짜 턱 하나만큼은 인정한다. 동그랗고 볼도 딱 도톰하고. 이미연과 김남주 둘다 아마 자신은 인식하지 못했어도 그 턱에 반했을거라 생각한다. (내 심미안으로 볼 때 그런 턱은 흔치 낳음)
  난 위 두가지만 내마음에 쏙 들면 눈코입은 거의 외모기준에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던 거 같다. 예전에 짝사랑했던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다들 뒷통수를 보면 아기 같아서 귀엽고 볼도 도톰하고 턱도 딱 동그랗고 예뻤다. 다 종합해보면 난 한마디로 얼굴 윤곽에 집착을 하는건가? 좀 아가 얼굴형을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아...뒷통수랑 턱 모양 예쁜 귀여운 남자만나서 좋아하고 싶다. 아니면 내가 좋아했던 남자가 영화처럼 내 눈앞에 아직도 널 못 잊었다고 떡하니 나타나거나.

이틀 째 그지같은 꿈

일상 2010. 12. 8. 10:43
엊그제 꿈에는 아주 그냥 똥이 가득 나왔다. 꿈이 내내 똥이었다. 이런거 꾸면 복권 사야 하는건가? 저번에 로또 사서 5만원짜리 당첨됐는데 바꾸는 거 까먹어서 못 바꿨었는데. 보통 사람들이 로또를 하면 기계가 찍어주는 걸로 하는지 아니면 다 자기가 찍는지 궁금하다. 난 그냥 필 가는대로 찍는다. 작년 이맘 때쯤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회사 후배랑 열심히 로또 하러 다녔는데. 다시 해볼까?
오늘 꿈도 정말 황당했다. 오늘 꿈은 한 5층 짜리 건물 전체가 '남녀혼탕' 이고 내가 그 남녀혼탕을 이름도 가물가물한 대학교 1학년 때 알던 남자애랑 같이 가는 꿈이었다. 으아!!! 이건 도대체 무슨 꿈인걸까? 난 꿈속에서도 이게 꿈인걸 알고 흠... 옷을 다 벗는 꿈은 구설수에 시달리는 꿈이라는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깼다.
일요일부터 밤에 머리를 감고 자는데 10분 정도 더 자는게 그렇게 꿀 맛일 수 없다. 그런데 워낙 지성 모발이라 도저히 이 넘쳐나는 기름을 주체가 불가능하여 다시 아침에 머리 감아야 할 것 같다. 아 머리 감는데도 30분이나 걸리는데 어쩔 수 없지. 

저번 포스팅을 하고 나서 난 외출을 딱 두번했다.
(여기까지는 11/30에 쓴 내용)

첫번째는 친구랑 등축제에 다녀왔고, 두번째는 차 샀다는 대학 선배 오빠 보러 송도에 갔었다. 송도에 다시 또 가서 느낀 것이지만, 거기는 진짜 한 30년 지나면 본전 뽑으려나? 저번에 김연아가 투자했다가 완전 손해봤다고 나왔지만, 정말 유령도시다. 아무것도 없어.
아파트만 정말 많은데 그 많은 아파트 안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 경이로울 정도다.
농담처럼 얘기하지만 난 친구가 딱 6명인데, 송도에서 만난 오빠도 그 6명 중 하나다. 23살 때는 날 좋다고 했던 분인데 지금은 다른 여자 잘 사귀고 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지금 좀 애매한 관계가 계속 되고 있다. 여자친구한테는 결혼식 간다고 거짓말 하고 날 만나러 왔다고 하니까 뭐 내가 좀 죄짓는 느낌이고 이상했다. 7년 동안 니곁을 맴돌았는데 왜 난 안되는거냐고 물어보질 않나... 그렇다고 이젠 완전 안녕 하자 하기에는 내가 친구가 너무 없기도 하고 아쉽고 그렇다.
양심이 좀 없는 거 같아서 (물론 그 상황이 내가 의도한 상황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만나볼까? 하는 생각을 해도 결론은 아니다.(그 오빠가 여자친구 없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음) 어떻게 보면 미래 보장인데 난 왜 이럴까? 나중에 피눈물 흘리려나.

그리고 오늘은 벌써 12월. 내년이면 29살이구나. 원래는 저기까지 백만년만에 포스팅 하려고 했는데 이번 주말에 한 소개팅 얘기도 간단히 써야겠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막 소개팅을 많이 한 건 아지만, 그래도 한 대여섯번 했는데 나중에 아 좀 아깝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착한 사람이었던 거 같아서 이번에는 정말 착한 사람 나오면 오픈마인드 하자 하고 나갔다. 워낙 갑작스럽게 잡힌 소개팅이었는데 인사동에서 만두전골 먹고, 오설록 들어갔는데 얘기하다보니 좀 선한 마음이 느껴지는 거 같아서 이번 주 토요일에도 보기로 했다.
처음 핸드폰 번호 말해주는데 우리집 전화 뒷자리번호랑 같아서 조금 신기했다. 오설록 들어갔을 때는 약간 에피스드가 있었다. 한참 얘기하고 있는데, 깊은 산속에서 살꺼 같은 초록색에 검정 점박이 벌레가 툭 하고 떨어진 것이다. 다 마신 찻잔에. 난 생각보다 벌레를 그렇게 안 싫어해서 무덤덤하니 있었는데, 이 벌레가 날개를 푸드덕 거리면서 나한테 다가오는 것 만은 꺼려져서 바닥에 떨어진 벌레를 휴지로 싸서 죽여버리거나, 발로 밟아야겠다 말하면서 행동을 취하려고 하는데, 그 소개팅 한 분이 저기 멀리 가니까 그냥 두자고 해서 안 죽였다. 별 거 아닌데 그 사건 때문에 묘하게 호감이 생겼다.
한번 봐서 모르겠지만 약간 쑥맥이신 거 같은데, 이번엔 정말 3번이상 만나봐야지.(이런 맘 먹은게 근 8년만에 처음이다)

저번 목요일에는 회식하다가 그 주변 사는 친구가 "고맙게도" 전화해서 불러내줘서 친구본다는 핑계로 중간에 빠졌는데 친구가 내 앞에서 우울하다고 조금 울었다. 어떻게 해소할 수 없는 종류의 우울함이었기 때문에 크게 도움은 안됐지만, 그때 얘기하다가 나 남자를 좋아하는 세포가 3년전에 그 쫓아다녔던 사람이랑 제대로 안되면서 펑 하고 다 사라졌거나, 아직도 그 남자를 좋아하는 거 같다고 고백(?) 했는데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부디 제발 내가 말한 것이 진짜가 아니길 빈다.

계속되는 이유

일상 2010. 9. 22. 12:13

여기 블로그로 옮겨오기 전에 내 블로그 주제로 뻔질나게 등장했던 남자가 있었다. 가끔 여기에다가도 썼지만 그 남자는 내가 2년 동안 짝사랑만 하던 남자였다.
그 짝사랑이 끝날 쯤에 난 회사생활을 시작했고, 회사에 가선 난 남자 만날 일도 없이 일만 계속 했다. 사실 남자친구가 없어서 한이되거나 외롭거나 하는 느낌이 뭔지 잘 모르겠고, 내 나이 때문에 약간 의무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난 여전히 별로 애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안든다.
그 이후로 좋아한 남자도 없고, 그 이후로 1시간 이상 전화통화한 남자도 단 한명도 없다.(이거 왠지 내 무덤을 내가 파고 있는 것 같네)
그때도 나 혼자만 좋아한 거였기 때문에 손을 잡거나 혹은 그 이상의 스킨쉽도 없었다. 농담 좀 보태면 난 이대로 수녀원에 들어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의도치 않은 금욕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도 없고, 나를 좋아하는 남자도 없는 생활이 계속되어서 어떻게 생각하면 난 그때의 남자를 아직도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제는 그 사람의 이름을 생각하면 새삼 어색하고, 얼굴도 잘 기억안나고 그런데 어떻게 하다보니 현재 시점에서 내가 마음에 두었던 마지막 남자가 되어버린거다. 그게 벌써 3년 전 일인데 말이다.
어제밤에도 무려 3년전 짝사랑 남자인 그 사람이랑 같이 잡지보면서 다정하게 얘기하는 꿈을 꿨다. 아직까지도 그 사람은 꿈속에서 날 좋아해주거나 싫다고 한다. 어제 정읍 휴가 사진을 올렸는데 그 휴가 마지막날 밤에도 그 남자 꿈을 꿨다. 빈도로 따지면 2주에 한번꼴로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그 사람 꿈을 꾼다.
이 얼마나 불쌍하고 찌질한 삶이냐.
내가 차라리 20살 때부터 계속 좋아했던 남자도 없고 좋아해준 남자도 없이 살았으면 덜 비참했을까?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거라면 예전에도 지금도 난 괴로울 필요가 없겠지만 그런 꿈을 꾸고 일어난 아침에는 기분이 참 뭣같다. 욕구불만 28살 여자가 된 기분이고 그렇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난 그때처럼 또 똑같이 쌍방향 사랑이 아니어도 되니까 내가 다른 남자를 좋아했으면 좋겠다. 이유는 그냥 그 인간 꿈을 그만 꾸고 싶어서다.


한눈에 반하기.

일상 2010. 5. 11. 12:52
금요일에는 좋은 직장에 다니는 친구가 전날 야근했다고 그 다음날 반차를 내고는 심심하다고 집에 놀러왔다. (친구 직장은 우리집이랑 버스로 30분거리) 정말 천국같은 직장임에 틀림없다.
난 광고에서 박지은이 했던 말투와 똑같은 톤으로 "그게 가능해?" 하고 엄청 놀라면서 새삼 친구가 엄청 부러웠다. 뭐 지금 상황은 내가 백수라 더 속편한 신세지만.
친구가 사온 케익을 먹으면서 조용한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는데 친구가 지금 좋은 직장에 다니기 전에 한달 다니다가 때려친 회사 얘기도 듣고, 소개팅 한 남자와의 끝에 대한 얘기도 듣고 오랜만에 말 좀 많이 했다.
그러다가, 너한테 할 얘기가 생겼다고 하면서 나 완전 한눈에 반한 남자가 생겼다는 거다. 살면서 이번이 2번째 인데 얼굴만 알고 이름 성 학교 나이 등 아무것도 모르지만, 화요일마다 사무실 와서 일하는 남자애이고  자기보다 어린 것 같고 너무 엄청나서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데 상사병 걸린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경우 자연스럽게 난 이랬는데 말이야. 이러면서 내 경우를 말했는데 저번에 동생한테 면회가서 봤던 병장 이 생각났다. 크크크크.
기록이 이런 때는 좋은 것이구나. 내가 얼마나 인상이 깊었으면 그때 포스팅 하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렸던 생각이 난다. (해당 포스팅은 이것 - // 클릭 // )
나 같은 경우는 사실 동생을 통한다면 어쩌면 만나는 게 가능했을 수도 있고 이름을 알 수도 있었겠지만 다 관뒀다. 친구에게 나도 얼굴만 보고 한눈에 반한적이 있긴 한데 다시 만날 기회가 없어서 그냥 그걸로 끝이었다. 고 말했는데 친구는 나보고 그게 부럽댄다. 마음 같아선 화요일마다 휴가를 내고 싶다는데 걔네 회사가 아무리 좋다지만 그게 가능할리가 없고.
그런데 나도 저렇게 겉모습만 보고 반한 애를 매주 봐야 한다면 무지하게 괴로웠을 것 같다. 뭐 내가 남자에게 다가갔을 때 남자쪽에서 반가워 할 것이다. 라는 자신감도 없고 말이다. 난 그래도 그 병장이 동생에게 짧긴 하지만 관심을 표현해준 것 자체로 열라 만족하고 끝났다. 크크크. 뭐 나보다 3살이나 어리다는 것이 내가 다 관두자 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긴 했지만.
이쁘고 잘생긴 것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이미 몇년전 인데도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사람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해주니까.
어쨌든 그 때 반한 애는 더워 죽겠는데 천막에 앉아서 땡벌 같이 웃긴 노래를 목터져라 부르는데도 멋있었다.
이 블로그에 자주 등장했던 어떤 남자분 (이 분은 저 병장처럼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는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반한 분) 이 나랑 같이 밥을 먹는데 이에 고춧가루도 열라 끼고 그 상태로 같이 가로등 있는 곳을 걷다가 난 그만 그 분의 콧구멍에 붙어 있던 콧물까지 목격했는데 그런데도 이미 반한 맘이라 정은 떨어질 생각을 안하고 그 조차도 멋있었다.난 아마 그 상황에서 그날 저녁으로 먹었던 닭갈비 냄새나는 트름까지 했어도 열라 멋있어. 하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이런 걸 보면 역시 콩깍지에는 장사가 없는 것이다.
흠.... 이 포스팅의 결론은 외모로 한 순간에 반한 남자는 내 인생에도 딱한번. 그리고 그 남자는 나보다 3살 어리고 다신 만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난 친구보다 심간이 편안했다는 거다. 아쉬운 마음은 지금도 전혀 없습니다.

민망한 꿈

일상 2010. 3. 10. 12:31
언제부턴가 3월에 눈이 오는게 당연시 되어버렸다.
눈이 많이 왔길래 오늘도 지각이구나 했는데 역시 15분 가량 지각을 했다.
대방역에서 갈아타느라 전철에서 내렸는데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때문에 불편한 건 불편한 거지만, 눈 내리는 모습이 진짜 이뻐서 새삼 감탄했다.
올해는 눈만 왔다하면 전철이 연착되는데 동인천역에서 타는 용산행 직통은 5분만 연착되어도 미어 터지는데 오늘은 거의 10분가량이 연착되다보니 엄청 미어터졌다. 그런데 뭐 저번 1월 달 교통대란을 맨몸으로 버틴 나에게는 하찮을 뿐. 으흐. (고수의 여유)
그런데 오늘 전철에서 좀 황당한 일이 있었다. 출발역에서 전철을 탄 나는 무사히 앉아서 모자쓰고 눈감고 자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나한테 묻지도 않고 엄청 큰 자신의 가방을 내 다리위에 척 하니 올려놓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선 그 큰 가방에서 여러가지 화장품을 찾으면서 비비크림 바르고 파우더 바르고 아이섀도 바르고 뷰러로 속눈썹 올리고 이 모든 과정을 계속 하시는거다. 그 사람 많은 가운데서 그것도 서서. 나한테 올려놔도 되겠냐 물어봤으면 싫은데요. 하지도 않았을 거 같은데.
서서 화장 하시는 건 그렇다 쳐도 아니 조용하게 앉아 있는 사람 무릎에 쌀포대만한 가방 내려놓으시는 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나. 물론 사람이 엄청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그랬다 쳐도 최소한 양해는 구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나 나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묵묵히 그 아줌마 가방을 무릎위에 올려놓은 채로 구로까지 왔다.(그 아줌마가 구로에서 내림) 그렇다. 내 성격이 이 모양이니 그 아줌마도 그걸 알아보고 그러셨겠지.
난 이른 시각에 전철을 타다보니 전철 안에서 화장 하는 여자들 모습을 자주 보는데, 보통은 그걸 굉장한 비매너라고 말을 한다. 그런데 실제로 화장하는데 10분 정도 걸린다고 쳐도 아침의 10분은 엄청난거다. 오늘 본 아줌마처럼 다른 사람 무릎위에 가방 올려놓고 화장 하는 거 아니면, 난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고싶지 않다. 내가 전철 안에서 화장을 못하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한테 비매너라고 생각해서 안하는게 아니고, 화장을 하다보면 왠지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기분이 들어서다. 그래서 난 그냥 회사와서 화장한다. 화장이라고 해봤자 비비크림만 바르는 정도지만.

어제는 전에 여기에도 썼던 유일한 남자 회사 동기랑 서울역까지 같이 갔다. 그 분은 수원이고 난 인천이니까. 전철안에서 그 분이 올해 두산 베어스 시즌권을 샀는데 바뀐 마스코트 때문에 카드가 다시 왔다. 두산 베어스 이번 캐릭터 프랑켄슈타인의 곰 버전이다. 구리다.  우리회사 진짜 어이 없는 회사다. 다 일러 바쳐 버릴거다.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고 별 일 없이 헤어졌는데 문제는 그날 밤이었다.
그날 밤에 그 분이랑 키스하는 꿈을 꿨다. 이게 뭡니까.헐.
어쨌든 내가 평소 때 겉모습이 베트남 사람 같아서 베트콩이라고 혼자 별명까지 지어놨는데. (실제로 회사 처음 입사한 사람은 저쪽 동남아쪽에서 와서 취직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한국말 해서 엄청 놀랐다고) 아침에 출근해서 골치 아픈 문제 때문에 짜증나 있는 상탠데 뭐 필요한 게 있다며, 나 있는 곳으로 오셨는데 왠지 죄책감이 느껴졌다.
뭐 나 혼자만 아는 문제 가지고 부끄러워할 필요까진 없는 거지만, 아무리 꿈이라지만 너무 느낌이 생생했다. 아. 나 미쳤나?

안생긴다.

일상 2010. 2. 24. 17:18
이번 설 연휴 동안 묵은 내 짐을 다 정리하는 동안 중학교 때 찍은 스티커 사진 부터 대학 때 뽑아놓은 등록금 영수증 까지 별의 별 물건이 다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물건은 예전에 사귀는 것 같지도 않게 사귀었던 남자애랑 찍은 스티커 사진들하고 내가 2년 동안 엄청 쫓아다녔던 남자의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사귀었던 애와의 사진과 편지는 다 버린 줄 알았는데 스티커 사진은 꽤 많이 남아있어서 헉!! 했다. 일단은 그 안에 있는 내 얼굴이 너무 어려서 헉! 했고, 내가 걔 얼굴을 전혀 잊지 않고 있다는 것에 또 한번 헉 했다. 사귀는 내내 괴로웠는데 이 죽일놈의 기억력 때문에 사실 난 아직도 걔 핸드폰 번호를 기억한다. 모든 어린 연인들이 헤어지는 흔한 이유인 군대 때문에 헤어졌지만, 난 아무래도 걔한테 저주를 받은 거 같다. 일명 김일병의 저주라고. 걔가 일병일 때 헤어진 이후로 지금까지 남자가 없는 저주다.
내가 걔를 속된 말로 처참히 차버리고, 며칠 뒤에 내 앞에서 걔가 목 매달고 자살하는 꿈을 꿨다. 학교에서 저번에 한번 마주쳤는데 허겁지겁 정말 미친 듯 그 자리를 피했다. (눈이 마주친다면 걔가 나한테 욕을 한바가지 할 거 같았고, 난 욕을 들어도 싸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지금은 가끔씩 걔한테 마음 속으로 제발 날 좀 용서해서 저주를 풀어달라고 빌고 있다. 내가 지금껏 이런 게 걔 탓은 당연히 아니지만서도, 사귀면서 헤어지면서 못되게 군 벌을 받느라고 이쪽 방면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었다. 집도 가까운데 지금이라도 찾아가서 빌까. 크큭;

그리고 나서 대학 다닐 동안 엄청 쫓아다닌 남자가 한 분 있었다. 김일병과 헤어지고 자유를 만끽하는 동안 만난 분인데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어느 순간 반해서 2년동안 그 분을 참 많이도 귀찮게 한거 같다. (근데 정말로 난 진심으로 그 분을 사랑했다) 결국 그 끝은 아주 처참했는데,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는 그 분이 지방으로 취직해 있을 때 다른 데 취직할 때 필요하니 스캔해서 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던 것 이었다. 그 때 프린트 해 놓았던 걸 이제껏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지방에 가 계실 때 나한테 전화가 갑자기 잦아지고 먼 곳에서도 서울에서 가끔 만날 땐 일말의 희망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분도 지방 가있고 적적해서 나한테 연락이나 하셨던 거 같다. (그땐 왜 몰랐지) 그게 벌써 2007년 일인데. 그 분과 처참히 끝이 나고 난 완전히 취직을 했고, 취직해서는 회사 집 회사 집 만 왔다갔다 하면서 연애는 커녕 새로 만난 남자와 한달 이상 연락한 적이 없는 암울한 생활을 계속 했다.

김일병과 헤어지고 반해서 어떤 남자를 쫓아다니다가 취직을 하고 이제 연애의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느끼고 있는 나였지만,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나타나고 저번의 실패와는 달리 그 남자도 날 좋아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않을까 않을까 않을까? 하다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처참히 끝난 그 분 이후 생기지 않을 거 같고, 날 좋아하는 새로운 남자가 생기지도 않을 거 같고 그래서 난 좀 우울하다.

그런데 내가 좋아했던 그 분은 뭐가 그렇게 맘에 안드셨던걸까? 요즘 들어 소식이 좀 궁금한데 왠지 여자인 나의 육감으로는 나와 그렇게 끝나고 1년이 안되서 결혼하셨을 거 같다. 쳇.

회의 들어가야 하는데 싫다. 이쯤에서 놀라운 소식 하나를 전하자면 (아무도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지만) 회사를 관두기로 했다. 3월 말 어쩌면 더 빨리. 나 혼자만의 결심이 아니라 회사에도 이미 말했다. 홀가분하다!

내가 실패한 이유.

일상 2009. 11. 6. 19:55
수요일에는 대학 때 친하게 지내고 지금도 연락하는 언니가 시간되냐는 문자가 왔다. 마침 아무 약속도 없고 일찍 끝내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났다. 퇴근 후 평일에 뭔가 하는 걸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는데,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언니가 거절하기도 뭐했다.
그런데 나가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엄청 재밌었다.
언니와 이야기 하다가 또 몇년전의 내가 떠올라서 곱씹고 있는 중이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과 제대로 되지 않은 첫번째 이유는 (뭐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상대방이 내가 맘에 안든다거나, 끝까지 걸렸던 뭔가가 있었겠지만) 불평불만을 너무 많이 해서. 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당시의 나는 항상 즐거울 수 없는 사람이었다. 당연한거 아닌가. 날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당사자가 날 괴롭게 만드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잖아. 그런데 그 불평 불만을 은연중에 쏟아냈으니 잘될리가.그리고 뭐 생각해보면 많이 꼬질꼬질 했던 거 같다. 예쁘게 좀 하고 다닐 걸.
그런데 당시의 나는 꾸미고 다닐 돈도 없었다고. 어쨌든 뭐 불평불만이 첫번째 이유같긴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바로 외모와 관련된 이유도 50% 이상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난 정말 진심이지만, 내가 그 사람 말대로 엄청나게 불행해지더라도 곁에 있으면서 불행해지고 싶었다.
위험한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망한 거 같다.
낳아준 부모님 생각은 안하고 저런 생각이나 했으니.

그런데 난 아무래도 저 때 상처가 많이 컸던 거 같다. 정식으로 사귀지도 못했으면서 아직도 이러고 있는거 보면 찌질해서 어디 내놔도 부끄럽고 쪽팔리지만, 현재까지도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없어도 그만 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의 9할 이상은 아직도 저 사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무리 발버둥을 쳐봤자, 사랑받을 수 없었던 그 절망감을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다.
그 두려움이 날 아직까지 이렇게 만든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좋은 사람을 지금 만날 수 있을까? 글쎄. 오히려 사랑 받을 수 없다는 절망감만 더 심해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냥 내 결론은 난 이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런 저런 모든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 뿐. 어쩌랴. 지금 난 이런걸.

I stand alone.

일상 2008. 12. 28. 00:54

원래는 혐오스런 케이양의 일생이라고 포스팅 제목을 지으려다가 참았다. 지금은 밤 12시 43분이 넘은 시간 보통 회사에서 포스팅 할때와는 달리 이 시간에 포스팅을 하면 그 다음날 일어나서 봤을 때 심히 부끄러운 포스팅이 될 것이 틀림 없는데.. 그래도 어제 밤에 3시까지 뒤척거리면서 한 생각을 그냥 묻어두긴 억울해서 이렇게 쓴다.

어제 밤에는 1시반에 누웠는데 너무 추워서 제대로 잠을 못잤다. 어제 날씨가 춥긴 추웠나보다. 오늘 일어나보니 찬 공기 맞으며 자서 그런지 기침을 조금 하기 시작했다. 우리집이 그렇게 추운 집이 아닌데..

히사시 조 앨범을 멜론에서 다운 받았는데 다른 곡은 뭐 다 너무 영화음악스러워서 그저 그랬지만 i stand alone 이라는 곡은 꽤 좋아서 따로 분류해서 듣고 있다. 네이버에 치니까 어떤 분이 올려놓은 게 있던데 내 파일은 DCF 파일이라 여기에 올려도 들을 수가 없으니 첨부는 같이 못하겠다. (궁금하신 분은 한번 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노래가 좋아서 새벽에 혼자 계속 그 음악을 듣고 있는데  waiting for you eternally 라는 부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일본사람이 영어로 가사 붙여서 그런지 가사도 무진장 쉽다. 내가 알아들을 정도면 뭐 말 다했죠.

이건 평소 때도 너무 내 열등감을 드러내놓는 거라 말 안하고 버티고 있었던 건데 어제밤에는 심각하게 내가 왜 2005년 이후로 애인이 없는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다.
뭐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저번 블로그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논했던 어떤 사람 때문임이 크다. 뭐 블로그 뿐 아니라 그 해 다이어리도 지금 보면 온통 그 사람 얘기. 크크크. 내가 진짜 맛이 가긴 갔었지. 근데 또 전적으로 그 사람 때문이라고 말하긴 좀 뭐하다. 그 사람이 뭐 나한테 피해준 건 없으니까. 어찌되었든 난 그 사람때문에 말할 수 없이 큰 상처를 입었다. 가장 큰 상처로 꼽자면,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내가 좋아하는 것 만큼 좋아해줄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이 생각이 거의 굳혀 졌다는 거다.
이게 참 신기한게 그 사람이 나한테 너 진짜 싫어. 이런 얘기를 한마디도 한 것이 아닌데 (오히려 저 반대의 말을 들었으면 들었지) 모든 사건이 지나가고 난 뒤에 드는 생각은 이상하게 저 생각 뿐이었다. 말로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모든 게 다 내 탓이라고 생각을 했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 쪽에서는 아무런 제스쳐도 아무런 마음도 없는데 나혼자 막 열렬히 사모하는데 상대방 반응이 뜨뜻미지근 하니까 혼자 실망하고 그 실망이 진짜 너무 극에 달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블로그고 다이어리고 모두 그 사람과 관련된 얘기로 도배된 건 그 미치고 팔짝 뛰겠는 그 감정을 어떻게 주체할 수가 없어서 그랬나보다. 뭐 심신이 건강한 사람은 그런 마음 조차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시키거나 다른 무언가를 하면서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같은 사람은 그게 참 어려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주지 않는다는 것 이게 괴로움의 근원이었다. 이건 진짜 답이 없는 문제 아닌가? 그냥 자존심이 상하면 너도 그 인간을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 하든가. 계속 괴로울 자신이 있으면 계속 얼굴이라도 보여줍쇼. 하고 옆에서 붙어있던가 이 둘중 하나였는데 한동안은 난 가끔이라도 얼굴 보는 것 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하고 옆에 붙어 있으려고 다짐을 했다. 정말 미련한 생각이었지만 그렇게 몇 년을 있다보면 언젠가는 나를 한번 쳐다봐주지 않을까? 하는 그 허황된 기대가 날 버티게 만들었다. 근데 쿨하게 내가 필요하면 날 찾아줘 베이붸. 이런 태도가 아니었다는 것이 문제다. 애초에 약간 애정결핍적 성향이 있는 나는 그렇게 어른 스럽게 옆에 있질 못했다.
생각해보면 참 여자가 그렇게 남자한테 그렇게 노골적으로 나는 당신이 좋아 미치겠다고 표현하기도 참 어려운 건데 자존심도 뭣도 없이 참 열심히도 매달렸던 것 같다. 내가 남자였어도 아마 그 당시 나 처럼 그렇게 매달리면 좋다가도 싫어지겠다. 이제와서는 다 이해가 간다. 지금 같아선 약 2년간 참고 지켜봐준 그 사람한테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상패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근데 나한테 정말 화가나는 건 알고 지낸 2년동안 한 거라곤 만나서 밥먹기, 차마시기, 얘기하기 이정도 밖에 없었던 사람을, 사귀기는 커녕 손 잡은 횟수도 손에 꼽는 그 사람을 왜 아직도 못 잊냐. 이거다. 이건 정말 인정하기 싫어서 한번도 얘기 안한건데, 이제 거의 안본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어떻게 어떻게 하루에 한번씩은 꼭 생각이 나느냐 이거다. 그 사람을 어떨까?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생각해도 나 따위는 아마 그 일이 있고 나서 1개월 정도도 안되서 다 잊었을걸.
그 일은 말이다. 이제와서 말이지만, 내가 썼던 블로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그 사람이 읽고 있었다는 사건이다. 이것도 뭐 블로그를 전체공개로 버젓이 다 쓰고 있었던 내 잘못이지. 그리고 오는 사람이 정말 적었던 탓에 찌질한 내 감정까지도 너무 솔직하게 다 써버렸다. 당연히 욕도 있었고 모든 사건을 내 입장에서 해석한 말도 안되는 억지 투성이였다. 그런 내용을 당사자가 낱낱이 몇개월동안 다 읽고 있었다고 생각을 하니 내가 아무리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자존심 다 접고 들어갔대지만, 다시는 얼굴을 못볼 것 같았고 실제로 우리 둘은 진짜 지저분하게 끝을 맞았다.
 
웃기는 건 그 사건이 있기 바로 전 만났을 때는 분명 날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니 그 이전에도 한 두번은 날 좋아한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나랑 사귀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서로 애인 없이 만나길 2년. 그리고 우리는 끝이 났다. 뭐 애인사이였다고 말하기도 뭐하고 그냥 일방적으로 나혼자서만 좋아하다가 그냥 끝났다고. 대학 때부터 졸업해서 둘 다 취직해서도 가끔 얼굴보고 1시간 넘게 전화만 하다가 끝이 났다고. 그 사람이 어디 취직했다고 나한테 말했고 난 변변한 직업 구해보겠다고 면접이나 보다가 그냥 끝이 났다.

그 사람이 나한테 좋다고 말한 건 진심이 단 1g 이라도 섞인 말이었을까? 진짜 그렇게 2년동안 날 옆에서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냥 부르면 바로 나오고 전화하면 바로 받고, 문자 보내면 답문 꼭 해주고 그냥 그런 애? 나한테만 말하는 거라고 했던 건 진짜로 그랬던걸까? 자기 편 들어주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했던 말도 그냥 옆에 묶어두려고 말해본거야 아니면은 진짜였던거야. 그리고 진짜 너무 궁금한 건 앞으로 나랑 계속 그렇게 지낼 생각이었던 걸까?

이렇게 묻고 싶은 말이 아직도 너무 많다. 그리고 2년동안 그렇게 진짜 하늘에 맹새코 단 한순간도 생각치 않은 적이 없고, 기도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사람과 끝끝내 끝이나고보니 앞으로도 영원히 어떤 남자를 좋아해도 그놈의 끝 때문에 뭘 시작을 못하겠다. 아니 못하다기 보다는 그냥 시작하고싶은 마음 조차도 생기질 않는다. 그냥 열등감만 더 심해졌을 뿐이다.
궁금한 건 언제까지 나의 이런 상태가 지속될지 모르겠다는 거다. 뭐 복수라고 표현하긴 거창하지만, 내가 더욱 현명하고 똑똑하다면 그런 일이나 남자 따위 다 묻고 한번에 다 잊고 보란듯이 잘 살았어야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난 아직도 매일 생각이 난다고. 이렇게 말도 안되는 경우가 어디있냐고.

이정도로 집착하는 내가 진짜 어제 새벽에는 혐오스러워서 견딜수가 없어서 또 좀 울었다. 근데 예전 같으면 엉엉 울었는데 어제는 진짜 조금 찔끔거리는 정도였다. 이제 한 2년 지나면 울지 않을 정도가 되려나. 모르겠다. 모르겠어. 이런 상태로 누군가를 만나는 건 불가능하다. 불가능해.일단 상대방이 날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를 않는다고. 근데 난 술 안취했는데도 이정도 글이 나온다. 참나.


힘빠지는 소식.

일상 2008. 12. 3. 09:46

블로그에 한동안 주제로 말한 적이 있었는데 2008년 직장에서 "부장한테 관둔다고 말함→부장이 부서 변경해준다고 함→그러나 옆에 있는 선배와 부장간의 뭔지 모를 모의로 그 선배가 나 대신 나감."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황폐했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정말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그렇게 지 소원대로 원하는 부서로 옮겼던 그 선배가 회사를 관둔댄다. 8월달부터 그 부서 가서 일을 했으니까 딱 4개월이네. 고작 4개월 일하려고 그렇게 했나? 신혼여행 갔다와서도 나한테 그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안하다가 미영씨 미안해요. 이렇게 그것도 "메일로" 말해 놓고 끝이었다. 블로그에 자세히는 안썼지만 그때 그 메일 받고 완전 열이 받아선 회의실 가서 한판(?) 한 적도 있었다. 내 입장에선 그 선배가 너무 가증스럽고 재수가 없었단 말이다. 그 일을 계기로 새로운 나의 참 모습을 발견하였다. (난 내가 싸가지없는 말을 그렇게 잘하는 지 첨 알았어)
오늘은 12월 2일. 이 포스팅을 쓰다 만 게 11월 28일인데 그 선배는 28일날 오후에 나갔다.
부장이 나가서 같이 나간건가? 그 선배한텐 저번달에 나간 부장만한 보디가드가 없긴 했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열받기 때문에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화가 날 뿐.
솔직히 말하면 그 선배같이 사는 거 가끔 부럽다. 조용조용 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면서 원하는 건 다 하고. 거깃다 남편도 잘 만났나봐. 쳇. 그러니 요즘 세상에 회사를 떡하고 관두지. 집에서 쉰다는데 진짜로 집에서 쉬는건지 딴데로 옮기는지는 모르겠다. 만약에 집에서 진짜로 쉬는 거면 나 진짜 열등감 폭발함.
아 이건 다른 얘긴데 내가 남자를 지금 못 만나겠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만약에 직장인 남성을 만난다면 회사 관두고 싶은 생각이 너무 큰 나머지 남자한테 왠지 매달리거나 연연할 것 같다. 그런 추한 모습은 싫다고. 변명처럼 들리지만, 앞으로도 금전적 정신적으로 풍요로와 지면 그때 그냥 남자 만나련다. 크크크 사실은 남자쪽에서 날 좋다고 하는 일이 아주 드물기도 하고.
 
아.씹. 이제금방 루꼴라가 망년회 하잰다. 혼자해!!!!! 제발....

이런 말 하는 건 누워서 침뱉기 이긴 한데, 아무래도 다음 달 부터 우리집 생계의 일정부분을 내가 책임져야 할 것 같다. 난 어쨌든 정해진 날짜에 월급 나오는 입장이니 어쩔 수가 없다.  물론 부모님이 우리 집 형편에 어렵게 사립대학교도 보내주고 철없이 자취까지 하면서 생활비 받아썼지만, 대학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자기가 번 돈은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축복받은 집안에서 태어난 자들 부럽다.
뭐 대학 때 해외여행 한 번 못가본 나를 보면서 혹자는 아르바이트 해서 가면 되지. 라고 말을 했는데 그런 말 하는 애들 보면서 뒷통수를 후려갈겨주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난 대학 때 휴학해서 번 돈 중 일부는 우리 집이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올 때 빌려주고, 나머지는 운전면허 땄다. 크큭.
후... 회사에서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은 돈 좀 벌어서 단 한달이라도 회사 다니는 거 말고 내가 원하는 짓(?) 좀 해보고 싶은 "열망"이다.
그런데 톡 까놓고 말하면 돈이 있어야 그런 것도 가능한거다. 누군 멋있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 없나?
어쨌든 돈 벌어서 모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그 계획도 차질이 생기고 내 미래도 차질이 생기고 그러니까 우울해졌다.
에휴. 그래 내 꿈이 너무 야무졌다.

헉. 나 이제금방 제대로 황당한 문자를 받았다. 아 걔가 이 블로그 보고 있으면 어떡하지 (걔한테 여기 알려준 것도 같은데) 대학때 알고 지내던 애가 나한테 회사에서 펀드 할당 떨어졌다고 명의를 빌려달라고 문자가 왔다. 미안하다고는 하는데, 우와... 나 걔 안본지 3년도 넘었는데.
물론 한 때 친하긴 했는데 그래도 대학 졸업한 후로는 전화 한 번 안했는데. 네이트로 몇번 이야기 한 게 다.
이건 대학교 1학년 크리스마스때 중학교 때 알고지낸 애가 전화해서 니 생일 쿠폰으로 아웃백 가서 케익 먹는다고 주민번호 알려달라고 했을 때 만큼 충격인데.
결국 나 그런거 꺼림직 하다고 다른 애 알아보라고 문자 보냈다.
머니투데이 라는 뭔 찌라시 같은 신문 보니까 증권가에 자살하는 사람 꽤 된다고 출처 없는 기사를 내보냈던데 진짠가? 역시 금융계는 많이 받는 만큼 힘들다니까.

요즘 블로그가 조금 뜸했던 이유는 인터넷으로 하는 다른 볼거리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일 하는 내내 중간중간 눈빠져라 봤음) 집에가서는 일본어 공부에 치중하느라. 크크크 결국은 일본어 공부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거.
난 고3때 잠깐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했는데 이과는 가타가나 안외워도 된다고 해서 히라가나만 외우고 그냥 간단히 배웠다. 뭐 수능 과목이 아니라 그냥 저냥 하는 수준이었는데, 야구가 끝나니 새로 드라마 시작하기도 싫고 그래서 일본어 공부나 좀 해보자. 하고 시작을 했는데 아직 열의에 차 있는 단계라 집에가서 컴퓨터 안하고 열심히 일본어 공부 하고 있다. 근데 뭐... 용두사미가 인생의 대테마인 나에게는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이제 가타가나 다 외웠는데 문제는 가타가나 단어를 읽는데도 엄청 오래 걸리고 읽어도 이게 도대체 뭔 단어를 이렇게 말하는 지 모르겠다는 거. 그리고 일본애들은 왜 한자를 섞어 쓰는 겨. 한자만 완벽히 알아도 일본 문장 이해하는데 아무 이상이 없을 듯. 고등학교 때 한자 선생님이 말하는 건 몰라도 일본 가서 문장 같은 거 이해 안되서 고생은 안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이해간다. 흠... 그럼 중국애들은 일본 여행하기 더 편한가? 박물관을 가도 역을 가도 대부분의 지명은 한자니. 이래서 내가 한글이 좋다. 한자도 다 한글로 쓸 수 있고 얼마나 좋아.

흠. 사실 나한테 가장 필요한 공부는 일본어가 아니고 한자 인데.. 맘 같아선 재능한자 장원한자 같은 거 시켜서 선생님한테 배우고 싶다.; 그럼 아마 선생님보다 내가 더 나이 많겠지.

오늘은 12월 3일. 우와... 포스팅 하나 쓰는데 오래 걸리네 흐흐흐.
아 위에 장원한자 말인데, 나 어제 진짜로 장원한자 사이트 가입했다. -_-;;; 진짜 진지하게 물어봐야지.

아 원래 내 포스팅이 잡탕 이라 또 다른 얘기 하나로 넘어가면, 남자라고는 아예 씨가 말라버린 나에게 그나마 연락하고 지내던 대학 선배 오빠가 있었다. 제대하고 처음 본 여자가 나라서 그랬는지 날 좋아한다고 했다가 내가 끝끝내 거절을 했다. (뭐 잘났다고?) 어쨌든 언제나 그 오빠가 마음 속 부담으로 있었는데 2주전인가 주말에 만나서 얘기하다 보니 여자친구가 생겼댄다. 원래 여자애들이 이런 상황일 때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고 그런다는데 난 전혀!!! 아니었다. 그냥 좀 홀가분한 기분?
어제밤에 생각난 건데 내가 그 오빠를 거절한 이유 중 가장 큰 건 아무 거리낌 없이 내 얼굴을 만지는 걸 한 번 당하고 나서 부터였던 것 같다. 아니 얼굴에 뭐 묻었으면 말해주면 내가 거울 보고 어련히 알아서 할 걸 왜 직접 손으로 만지고 난리야. 그때부터 대학 선후배 이상으로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이 0에 수렴했고 그 생각에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듯 하다. 아 난 친밀하지 않은 누군가가 나 건드는 거 싫어.
여자친구랑 싸운 얘기 들어보니 여자가 그 선배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다. 직장도 좋은데 다니고 집도 좋은데 인 것 같고. 잘 된 거 같다. 나도 속 편하고.  이게 제 3 자의 입장에서 연애하는 여자의 행동 말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이해가 안가더라. 근데 또 이렇게 말해놓고 나도 연애하면 똑같아 지나? 아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 안남. 흐흐흐. 근데 난 며칠 전 포스팅에서 등장한 애랑 사귈 때는 동갑이라 그런가 진짜 박터지게 싸웠던 것 같은데... 오. 연애는 진짜 힘든 짓거리야. (죽어도 못하는 거란 소리는 안함)
뭐 그 선배 말로는 내가 너무 방어적이고 니가 남자 못만나는 가장 큰 이유는 니가 만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그거 빼곤 없다는데 남자들이 나 싫어하던데. 라고 말하니 남자들이 니 외모 보다는 성격을 더 싫어할거랜다.(아니야 실은 외모를 더 싫어할거야) 흠, 나는 또 말하지만 이상주의자라... 언젠간 나한테 맞는 남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한다. 흐흐흐 아 구려.

12월이 되었는데 별 느낌이 없다. 많이 안 추워서 그런가? 12월은 크리스마스 이고 연말이고 크리스마스와 연말 사이에 내 생일이 절묘하게 끼어있고 해서 기분이 새삼 새로워지고 그러더라. 그렇다고 특별하게 뭘 준비하는 건 아니고.

아. 갑자기 만화책 보고 싶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완전 병맛이야. (얼마나 더 이상해지나 오기로 읽고 있는 중) 쓰잘 데 없이 헛소리가 참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