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화.

일상 2008. 8. 10. 01:34
난 가학적인 영화는 정말 싫다. 남을 괴롭히면서 학대하는 장면, 피흘리는 장면 등등은 아무리 거짓말이라고 해도 상상자체로도 너무 싫고 보는 건 더 싫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전쟁영화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적어도 서로 싸우면서 개인 대 개인간의 원한이 없고 서로 괴로워하기 때문인 것 같다.
전쟁영화의 핵심은 전지전능한 악 앞에서 무력한 사람. 의 모습을 얼마나 극대화 시키느냐 인 것 같다.
내가 본 전쟁영화 중 가장 철학적이었던 영화는 the thin red line 이다.
살려달라고 비는 일본 군인 얼굴이나, 전투 속에서 주인공이 괴로워하는 모습이나... 다 생생하다. 그 영화를 찍은 테렌스 멜릭은 영화 3편으로 거장 소리 듣는 감독이라던데 씬레드라인 이후로는 영화가 없고나. (아님 개봉을 안한건가)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전쟁이 났다. 그루지아와 러시아. 네이버에서 사진을 봤는데, 괴로웠다.
이라크전쟁을 봐도 그렇고, 난 가끔 전쟁 때문에 민간인 죽는 거 보면 평화시위에 나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근데 난 비관주의자의 탈을 쓴 이상주의자 라 그런지 이 세상에 그 전지전능한 악 이 없어질 것 같지가 않다. 더 우울한 건 난 악의 힘이 착한 힘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믿는다는 사실.

아는 언니 만나느라 중국 개막식은 못봤다. 무지하게 길었다드만.
몇몇 장면을 보고 나서 중국 개막식을 따라잡을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딱 한나라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북한. ; 헐. (전쟁얘기하다가 이게 뭔소리)
금요일에 만난 언니는 도쿄에서 1년가량 살았는데 일본뉴스에는 북한 뉴스가 빠지는 일이 없댄다. 그리고 일본인들 겁이 많아서 이번 연휴 때 한국가면 독도 문제 때문에 납치 될지도 모른다고 안갈거라고 말한다고..; 그러게 무서울 짓을 왜하나.

금요일에 그 언니는 오랜만에 날 너무 즐겁게 해주었다.
길 가다가 귀거리 사느라고 귀거리 보고 있는데 날아가던 새가 언니 손에 똥을 싸고 가버렸다.
그 새똥때문에 난 귀거리를 천원 깎았다. 그 귀거리 장사하던 청년 별로 죄송해할 일도 아닌데 미안했나보다. 언니는 그 청년 엄청 착하다고 나 새똥 맞았는데 웃지도 않았다고 말하며 물티슈로 손을 박박 닦았다. (물티슈도 그 청년이 준거)
놀라운 사실은 언니는 새똥 맞는게 벌써 4번째랜다. 이번 새똥은 별로 크지도 않고 냄새도 안나서 다행이라고 하는데 최고 심했던 새똥은 바로 까마귀 새똥이랜다.
푸하하하. 아... 하고 많은 곳 중에 왜 그 새는 언니 손에 똥을 떨어뜨려놓고 도망갔을까.

돌아오는 길에 디엠비로 심심해서 올림픽 축구를 보는데 부천역에서 술 냄새 풀풀 풍기면서 탄 남자 4명의 무리가 내 디엠비 화면을 노골적으로 보는거다. 난 그냥 모른척 했는데 나중에는 나한테 삿대질을 하면서 "이분이 아까 축구 봤어. 지금 0대 0 이었다니까?" 이러더니만 나중에는 "저기요. 아까 0대0 이었죠?" 이러고 질문하는게 아닌가. 난 그냥 디엠비 접고 자는 척 했다. 그렇게 축구 보고 싶음 당신들도 디엠비 사시든가요.

내가 디엠비폰을 산 이유는 사실 프로야구 때문이었다. 헐. 이놈의 덕후기질. 근데 디엠비폰으로 스포츠 중계 보면서부터 전철이나 버스 타면서 심심치 않게 아저씨 혹은 청년들이 나한테 "저기요 몇대몇 이예요?" 하고 물어본다. 그런게 좀 귀찮긴 하지만 디엠비폰 덕분에 그래도 야구보기 좋았지 훗.

이번 올림픽 야구는 일본으로 휴가가는 관계로 많이 못보게 되었다. 쪼끔 아쉽다.
아참. 윤석민은 결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욕 바가지로 먹고. 사실 윤석민이 욕먹을 게 아니고 김경문이 욕먹을 일인데 임태훈 밀어내고 합류되었다고 괜히 욕먹고 있다. 못하면 거의 가루가 되어버릴 분위긴데 윤석민 선발을 못보고 난 일본 가는구나.

그나저나 나 일본가서 어쩌지.요즘날씨에 습도가 더 높다면... 난 미쳐버릴지도 몰라. 으아아악. 준비도 하나도 안했는데.

아 덥다. 샤워하고 자야겠다. 현재시각 오전 1시 42분. 빨리 좀 씻어놓을껄.

자신감 결여.

일상 2008. 7. 31. 13:25

어제와 오늘은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꿈에서까지 일하면서 울었다.
특히 어제 퇴근 쯤에는 너무 열이 받아서, 결국 눈물이 쏟아지려고 했고, 그래서 그냥 컴퓨터도 켜두고 가방만 들고 나와버렸다. 옆에 있는 선배는 죄도 없는데 미영씨 기다려봐 기다려봐. 이랬는데 이미 흥분할대로 흥분한 내게 그런 말은 들릴리가 만무하였다.
입사 초기가 최고 일이 힘들긴 했지만, 심리적으로 힘든 것으로 따지면 매일 매일이 브랜뉴, 기록 갱신이다.
이제는 정말 끝을 봐야할 때가 된 것 같다. 어디선가 원래 입사 1년차가 힘들고 그다음 3년, 5년 이라고 하던데... 그래 나도 1년차니까 힘들때가 된 거고 남들과 다름없이 힘든 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회사다니는 사람들이 나 진짜 회사 관둔다. 얘기할 때마다 그냥 답답해서 한번 해보는 말이겠지. 했다. 막상 회사원이 되고보니 그게 아니다. 그 사람들 대부분은 진짜로 업무시간이나 집에 와서 취업포탈을 뒤지고 있거나, 진짜로 용기있는 자는 관두거나 그랬을 거다.
또 예전에는 진짜 회사다니기 싫다고 얘기하는 회사원들 보면, 집에서 놀고 있는 사람보단 행복한 줄 알아야지. 했다. 막상 회사원이 되고보니 이거 역시 그게 아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말은 너무 뻔하고 당연하고 올바른 말이라 짜증나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뼈져리게 느끼는 바는, 무슨일을  결정하고 행함에 있어서 그것이 되고 안되고 보다 중요한 건 단 1%의 의심도 없는 확신이라는 거다.
일생을 통틀어서 난 100%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이 한번이라도 있었을까?
사소한 것 중에서는 있었겠지만, 인간 곽미영의 인생에 최대 전환점이 될지도 모르는 일을 믿음과 자신감이 충만하여 추진해 본 적이 있냐는 말이다.
물론 계속 의심하면서, 계속 두려워하면서 끝내는 운이 좋게 성공한 적도 있기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그 초조함이 너무 싫었다.
또 다른 생각은, 쓰잘 데 없이 원대하여 말하기조차 쪽팔렸던 내 결심을 주변 사람한테 말했을 때 넌 할 수 있다고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믿어주던 사람이 있었나? 만약에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계속 단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난 이런 비관적인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었을까.

그렇다고 남을 원망할 필요는 없다. 일단 내가 나한테 자신이 없는데, 그 누가 나를 믿어줄 수 있었을까. 다 내탓이지.
멋있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거다. 나 역시도 말하기조차 쪽팔린 사정없이 원대한 꿈을 가지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하루 하루 지나가기를 바라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우울함에 시달리는 건 꿈이고 뭐고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사실은 그 꿈이 점점 멀어지는 게 무섭도록 실감하니까 우울한 거다. 꿈이 없다고 말들은 하지만, 대부분 그래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텐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 나는 좀 가련하다. 날씨도 우울하고, 나도 우울하고. 휴...


회사 컴퓨터의 고장.

일상 2008. 7. 28. 22:45

내 컴퓨터가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해서 내꺼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가버렸다.
좀 오래걸릴 것 같다. 아.. 오래 걸려도 좋으니 복구만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근데 내꺼 개인 폴더에 있는 거 다 찾아서 보는 건 아니겠지? 그럼 안돼~~ 웃긴 사진도 엄청 많은데;
이런관계로 오늘 우리팀 공용 노트북으로 하루종일 일했는데
여러번 나의 성질을 돋구었다. 공용이 그렇듯이, 애가 너무 험하게 다루어져서 인터넷은 수시로 끊기고, 느리기는 더럽게 느리고 또 오늘은 월요일이라 일이 바쁘기는 엄청 바빴다.
내일은 마감일인데. 내꺼 컴퓨터로 죽어라 해도 모자를 판에 버벅대는 놈이랑 하루종일 씨름할 생각하니 암울하다.흑.

나의 여름이 끝나간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난 여름이 좋다. 집에 들어올 때 완전히 어둡지 않은 것도 좋고 출근할 때 난 남들보다 시원할 때 다니지롱~ 하는 느낌도 좋다. 겨울에는 남들보다 추울 때 다니는 것 때문에 매일이 약올랐다.
근데 오늘 아침 느꼈다. 세수하고 내방으로 들어가는데 이젠 내방 형광등을 켜야 하더라.
벌써 새벽이 어두워지고 있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내 사랑 7월도 끝난다.  내여름..
난 이번 여름에 무엇을 했나? 응?

하반기 7월 1일이 되면서 6월보단 좀 널럴해지는가.. 싶었는데 다 훼이크였다. 이 빌어먹을 훼이크!

* 오늘 사무실에 출근하여 점심식사 바로 전에 쓴 이야기.
: 요즘 들어 나에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윤석민의 국대탈락이었다. (무뇌아 같지만 진심이다) 야구도 이번주 목요일까지만 하고 올림픽 때문에 안하는데 올림픽 야구는 꼴도 보기 싫어졌다.
방어율 2위, 피안타율1위, 다승단독선두인 애를 안 뽑은 대한민국 야구계는 반성하라.
안 뽑힌 이유가 뭔가? 도대체 도대체 도대체 왜???
내 생각에는 윤석민 고등학교가 야구부 있는 고등학교 중에선 전통없는 야탑고라서 그런거 아닐까 싶다. 불쌍하다. 한마디로 빽 없어서 안된 거 같다. 내 심정이 이런데 본인은 또 얼마나 억울할까.
국가대표 중에 좋아하는 선수가 안나오니 응원도 하기 싫고, 윤석민이는 나중에 군대가서 상무 에이스나 해야겠구나. 제기랄. 동메달 정도는 딸 꺼 같은데. 저번처럼 대만한테 진다면 그도 안되겠지만서도.
김경문 감독은 자기 팀 애 군면제 시켜주려다 엄한애들까지 다 현역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사람아 ) 학연,지연은 역시 나쁜거다. 흑.

내가 축구를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승부차기 때문인데, 이번 올림픽때 야구에서는 승부치기 한댄다. 푸하하. 이 뭐 병?? 인생 최초로 야구에서 승부치기 하는 거 보게 생겼네. 타임아웃 없는 경기의 묘미 모르시나. 이사람들.
오늘 네이버 스포츠 뉴스보다가 다시 화나서 지껄여본다.

난 사실 올림픽 경기만큼 개막식이 참 기대된다. 중국 사람들 도대체 개막식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 저번 호주 올림픽 개막식은 구렸는데.


아침이 싫어요.

일상 2008. 7. 25. 08:51
대학생때 하는 거 없이 마음이 허하고 외로울 땐 잠들기 전이 참 힘들었다. 그냥 좀 외롭고 어디에 전화도 좀 하고 싶고 영화 보고 싶기도 하고 자다가 일어나서 일기 쓸까 하다가 냉장고 열어서 물 좀 마시다 결국 CD Player 를 틀고 천장만 바라봤다. 아 그때만 해도 mp3 파일 보단 CD player 로 음악을 훨씬 많이 들었는데. 여름 밤에 누워서 듣는 음악은 참 좋았다.
참 팔자 좋은 시절이었다. 내가 그렇게 누워서 한 생각이라곤 고작......다른 각성한 대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심각히 고민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한 생각은 정말 하잘 것 없는 것들이었다.
외롭긴 했지만, 난 그냥 그 한시간 남짓한 시간이 너무 좋았다. 학교에 가기 싫음 안가도 되고, 공부 하기 싫음 안해도 되고. 가진 자 만이 느낄 수 있는 여유 아니었을까. 뭐 돈은 하나도 없었지만, 내가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시간 하나는 오지게 많았으니까. 돈까지 있었음 좋았겠지만, 그냥 시간 많다는 거 하나만으로도 좋았다. 그 시간을 뭔가 더 보람차게 써야겠다는 생각도 별로 하질 않았는데, 어렴풋이 내 인생에 언제 이렇게 허송세월을 보내냐.. 싶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그 허송세월의 댓가로 난 내가 있기 싫은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다. 요즘에는 잠드는 건 크게 문제가 안된다. 씻고 머리 감고 누우면 거의 다이렉트로 잠이 드니까.
문제는 아침이다. 아침. 아침에 눈을 뜨면 약 10초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밤에는 아무 생각이 없고, 오히려 드라마 보고 11시에 하는 시덥지 않은 프로그램 보면서 웃기도 하는데, 우와... 아침에는 정말 답이 없다.
나의 기상시간은 5시 50분. 6시까지 세수하고 밥먹고 맨날 똑같이 전철타고 오는데, 전철에서 실컷 자다가 내릴 때 되서 일어나서도 약 5초간 아. 죽고싶다. 는 생각. 원없이 잠을 못자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그냥, 별 건 아니지만 직장인 되면서 부터 생긴 차이라면 차이라서.

오늘은 월급날. 닥치고 각성!


블로그의 재정립.

일상 2008. 7. 14. 12:15
1. 배출구.
: 어렸을 때 부터 일기 쓰는 걸 좋아했다. 방학숙제로 써오라는 일기는 맨날 밀려서 하루만에 다 써버리곤 했지만, 그때 그때 생각날 때마다 공책이든, 다이어리든 어디에 끄적거려 놓는 그런 일기는 자주 썼다. 학교에서 쓰는 공책도 앞면은 필기내용이었지만 뒷면 한 두장은 언제 쓴지도 모를 짧은 낙서나 글이 항상 있었던 것 같다. 아무도 읽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고, 실제로 거의 나 혼자만 보는 일기였는데 왜 그렇게 일기를 쓰면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는지 모르겠다.찌질하게 엉엉 울다가 눈물 뚝뚝 흘리면서 쓴 적도 꽤 되고 분이 안 가셔서 글씨까지 분에 절어 있었던 적도 있고 그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페이지 정도 쓰면 이상하게도 평정심을 되찾게 되더라. 좋게 말하면 평정심을 되찾는 거였지만, 내 일기의 내용은 항상 비관적이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무기력 해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다.
저번에 읽어서 포스팅 했던 소설 프리즌 호텔 주인공이 (이름 벌써 까먹음) 도망간 엄마가 니가 어떻게 사는 지 알 수 있게 글을 써달라. 라고 부탁했나? (분명 다 읽었는데 왜 내용에 확신이 없는거냐) 여하튼 그런 부탁 때문에 엄마가 떠난 뒤로 365일 단 하루도 안 빼놓고 일기를 썼다는 내용이 나온다. 어느 정도였냐면 팔 깁스를 했어도 그 깁스를 풀고 아픈 손으로 울면서 일기를 썼다는 거다. 그 주인공  삼촌이 엄마를 원망하는 주인공한테 니가 하루도 빼놓지 찮고 일기를 썼기 때문에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 아니냐. 라고 말 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도 그림일기를 쓸 수 있었던 시절부터 단 하루도 안 빼놓고 일기를 썼다면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 흐흐.
일기를 많이 써서 그런지 내 심정을 글로 풀어내는 건 그닥 어렵지 않다. 어렵지 않을 뿐이지, 그 내용이 세련되고 멋있다는 건 아니다. 내가 쓰는 단어는 언제나 한정되어 있고, 내가 어떤 기분일 때 일기를 쓰는 지도 거의 비슷비슷하다. 기뻐 죽을 것 같은 때보다 슬퍼 죽을 것 같은 때 일기가 더욱 길어지고, 기쁠 때 쓰는 단어보다 슬플 때 스는 단어의 수가 훨씬 많다. 아마도 그럴거다.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는 그냥 내 감정을 분출하기 위해서다. 지금 이 감정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느니 그냥 실컷 씨부리다가 내 생활로 돌아오기 위해서.
그 일기들의 대부분은 나중에 읽어보면 민망스럽고, 내 자신이 너무 쪼다같아서 찢어버리거나 검정 비닐봉지에 꽁꽁 묶어 바로 종량제 봉투로 직행해 버렸지만, 난 그시절 일기들을 다시 못 읽는 건 별로 안 아쉽다. 일기를 쓰는 이유 자체가 그 일기를 쓸 때 단 몇 분동안 제발 곽미영이가 제정신을 찾기 위해서 였으니까. 나중에 다시 꺼내봐도 쪽팔리지 않을 일기를 쓰려면.. 뭐 나한테는 일기를 쓸 필요가 없는 거겠지.
내가 내 속마음을 다 써도 나중에 봐도 쪽팔리지 않는 그런 멋진 사람이면 좋겠지만, 그건 또 아닌 거 같고.

2. 블로그의 목적.
: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예전 홈페이지에서 블로그로 인터넷의 흐름이 넘어오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 같다. 예전 홈페이지도 본래의 목적은 일기 였지 거창한 내용이 있는 홈페이지는 아니었다. 예전 홈페이지 때 부터 지금 블로그도 이곳의 존재 이유는 '일기 쓰기' 인 것이다.

3. 부담.
: 블로그를 쉬고 있었던 6월, 주말마다 회사일이 있었다. 휴일수당도 없고, 아쉬우면 평일 휴가 쓰라고는 했지만 휴가 쓸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다. 집에가서 블로그를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전에 블로그에도 썼다시피 집에가선 야구만 봤다. 헐; 그나마 야구도 응원하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요원해짐에 따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못 끊고 있다. 이 마약같은 야구 같으니라고)
6월은 참으로 피곤한 한 달이었지만 나름 주말에 야구장도 가고, 영화도 조금 봤고, 책도 꽤 읽었다. 회사에서도 내 거처 문제, 기가 막혔던 선배 문제 등등 뭔가 엄청 많은 일이 있었다. 예전에는 뭔가 특별한 일을 하면 블로그에 쓰고 싶고 어떻게든 사진도 넣고 내가 좋아하는 뮤직비디오도 올려놓고 그러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 블로그 보면 참 성의 있어보이고 심혈을 기울인 것 같아보이던데.. 나도 몇 몇 포스트는 꽤나 긴 시간 공을 들여서 만들어서 보기 좋은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보기좋게 포스팅을 못한다.
쉬면서 사진도 찍고 책도 뭐뭐 읽었나 다시 상기시키고 나중에 블로그에 써야지 써야지 하다보니 언제부턴가 이게 남다른 압박이 되어 다가왔다. 그래서 더 포스팅을 못한 것일지도.

4. 앞으로는.
: 전혀 일관성 없는 이 글을 쓴 목적은 앞으로는 내 블로그가 더욱 성의없어 질 것임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냥 잠깐잠깐 짧게 텍스트로만 블로그 채우는 건 요즘 같은 상황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 영화를 봐도 기본적으로 영화사진 하나 쯤은 넣는 나였지만, 앞으로는 그런거에 구애받지 않기로 했다. (이래보여도 꽤 구애받으며 포스팅 했다오)
다행히 7월 1일부터는 꽤 견딜만 했고, 오늘은 루꼴라도 옆에 없다. 우하하하하핫.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못 간 블로그 이웃들 블로그나 구경하고 야구 게시판이나 봐야지. 아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얘긴데 나 디씨인사이드 야갤에서는 활동 안한다. ;;; 누가 날 야갤 하는 인간으로보면 나 너무 속상할 것 같애! (하면서도 가끔 가서 움짤 퍼옴)

회사가 날 때리네.

일상 2008. 7. 3. 15:45
물론 물리적으로 맞은 건 아니지만,
요즘 회사에서 너무 바빠요.
그래서 회사에서 블로그 할 시간도 없고,
집에와서도 가끔 눈물 그렁그렁 맺혀서 찡찡대다 바로 자요.;
아.. 내 블로그.
조금 여유로워 지면 다시 돌아올께요.
얼마 안되는 제 블로그에 자주 오는 분 들~~~
죄송해요. (뭐 죄송할 것 까지는 없지만 진짜로 좀 죄송한 마음)

이제 하반기가 되었어요.
조금 여유로워 질 수 있도록 기원해주세요.

길지 않은 시간내에 곧 보아요.

한 끗 차이.

일상 2008. 6. 20. 11:10
이제금방 내 이름을 잘못 써서 곽미연 이라고 적었다. 새삼 곽미영 이 곽미연 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연 이라는 이름 가진 분은 죄송) 왠지 미연 이라는 이름 하면 여성스럽고 여자 형제들이 많은 집이 막내딸 같은 느낌이랄까. 크크크 이름 하나 가지고 비약이 심하지만, 소설가들도 이름 가지고 엄청 고민한다더니 이름이 주는 느낌이 있긴 있는 것 같다.
내 이름 미영 은 워낙 흔한 이름인데.. 미영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 지 모르겠다. 미영? 미영??  한자도 엄청 쉽다. 美英
강남역에서 타로카드 보러 들어가선 충동적으로 2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 제길. 하나 물어보면 또 하나가 궁금해지고 그래서 결국.. 이러려면 그냥 복비 3만원 주고 제대로 된 점 집 가는 게 나을 뻔 했잖아. 그리고 그 타로카드 보는 집도 몇개 보면 단돈 천원이라도 깍아주지. (죽어도 깍아달라는 말은 못하는 성격)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 천막안에서 들은 말은 내 친구한테 조언을 구해도 충분히 나왔을 만한 말 들이었다.

우선 직업에 관한 것을 처음으로 물어봤는데, 타로카드 몇개 뽑아보라고 해서 뽑았더니. 사람이 창에 찔려 있다든가 하는 카드들이 나오는거다. 초큼 신기했음. 직업점에 대한 내용을 축약하면 이러하다. 밑줄 그은 게 타로카드 봐주던 언니 말.

-아이구.. 스트레스 받아 죽겠구나. 
-네. 저 진짜 관두고 싶어요.
-근데 지금 관둬도 자리도 없고.. 지금보다 더 안좋은 데로 가니까 계속 있으면서 공부를 하든지 자리 찾으면 나오든지 하라고 나오네.
(이런걸 오천원 주고 보다니... 나원참 요즘 취직 어려운거 누가 모르나)

그리고 연애.

-이번해 8월까지는 남자 아예 없다.
-아.. 그래요? (헐...)
-근데 9월부터 연말까지는 남자가 하나 들어오네.
-거짓말 아니예요? 제가 어디가서 남자를 만나요. 흐흐흐.
-안생기면 나한테 다시 와.
-그러다 진짜 오면 어쩌시려고.
-아니 진짜 오라니까? 흠.. 보니까 좀 즐거운 자리에서 만난다고 되있네.
(근데 나 23살 때 진짜로 3만원 짜리 점 집 갔을 때도 뭐 음력 3월에 남자가 있네 없네 했었다)

충동적으로 결국 봤던 사주 팔자.

-부모님 걱정이 많구나.
-28살 때부터는 부모님 걱정에서 좀 벗어나겠다.
(나 28살에 결혼하나?? 크크크)
-고집이 세다.
-나중에 돈 없어서 고생은 안하겠다.
-이름이 별로다.
-중매결혼 못하는 성격이다.
-자존심 세다.
-전체적으로 좋은 사주다.


아... 나 도대체 왜 2만원 주고 점 봤나요. ㅠㅠ 이러면서도 왜 또 가끔 가고 싶어지는 지 모르겠다. 묘하게 중독성이 있단 말씀.

한 끗 차이 하니까 또 생각났는데 저번에 던킨도너츠에서 생일이라고 공짜 쿠폰이 우편으로 날라왔는데 거기 내 이름이 '곽미역' 이라고 써 있었다. 한 끗 차인데 졸지에 이름이 미역이 되어버린 사연.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이어야 하는데 별로 즐겁지 못하다. 옆에 선배 내일 결혼한다. 디데이 결국 왔는데 나 아직도 다른데 취직도 못하고. 아.. 진짜!!
대학교 때 친했던 언니랑 밤에 남산가서 맥주 마시기로 했는데 그나마 내 그것때문에 오늘 버틴다.

P.S 눈은 많이 나아졌다. 원인은 하드렌즈를 눈에 눈물이 없는 상태로 빼다가 눈 겉 표면의 살이 다 같이 떨어졌댄다. 헐.. 이 무슨 엽기스러운. 사진 찍은 걸 보니 동공주변에 살이 뜯긴 게 좀 보이더라. 어제 안과 갔더니 나보고 참으로 무던하댄다. 이정도면 거의 미치도록 아프다면서. (진짜 나 살다살다 눈 그렇게 아파보긴 처음) 우리동네 안과 의사선생님은 다정했는데 명동 안과 의사선생님은 왜 그랬냐며 다그치는 말투였다.
이런경우 다른 방법 없고 상처가 아물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동안은 렌즈 절대 금지. 아.. 내 시력은 왜 이런가요.
그래서 말인데 나 이번 여름 휴가 때 라섹 혹은 라식 수술 심각히 고려해보려고 한다.

KIA 와 SK

일상 2008. 6. 18. 22:58

토요일 일요일 문학경기장에 갔다.
토요일엔 직장 대리님 결혼식이 있었는데 운현궁에서 전통혼례였다.
근데.. 정말 더워서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난 전통 왕족혼례를 상상하고 갔는데 그것도 아니었고, 음식도 다들 맛 없다는 평이 대부분. 난 그냥 나중에 교회에서 결혼하련다. 시원하게.
회사에서 친한 분들과 차 좀 마시고 전철을 탔는데 지금 딱 문학경기장 가면 좋겠다 싶어서 충동적으로 전철을 타고 문학경기장으로 향했다. 결혼식이라 원피스에 불편한 가방들고 있는 상태였지만, 갑자기 확~~ 땡겼달까.
SK 에 대한 이번시즌 상대전적 전패.;; 경기할 때마다 왜저렇게 못하냐. 는 생각이 들만큼 현저한 실력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은 갑자기 확 이길 것 같은 생각이 확 들었다. (서재응이 선발이기도 했고)
SK 텔레콤은 3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입장이 가능하여 부담없이 표를 끊고 들어갔더니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내 예감대로 KIA 가 이겼다!!!! 그것도 8:2 로. 흠.. SK 한테 통하는 투수는 서재응, 윤석민 뿐. 저번에 LG 경기 보니 봉중근 공도 못치던데.. 다른 투수 세우면 그냥 막 맞는거다.;;
SK 가 워낙 돈이 많은 구단이라 관중 끌어모으느라 이런 저런 이벤트를 많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인기가 없다. 7개 구단 팬이 최고로 싫어하는 팀이기도 하고. 난 근데 그런게 다 샘 나서 그러는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 모양이다. 인터넷으로 SK 의 더티 플레이들을 하나하나 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난 SK 안티 안하려고 했는데, 작년 한국시리즈 정근우 사건도 그렇고, 이기려고만 하는 정 떨어지는 플레이를 보니 왜 야구팬들이 SK  를 싫어하는 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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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작년 한국 시리즈에서 일어난 일로
정리하자면 두산 이종욱 선수가 1루에서 2루로 도루 시도- SK 2루수 정근우가 볼을 놓침. - 발빠른 이종욱은 3루로 도루를 시도했으나 정근우가 어이 없게도 도루 못하게 하려고 발을 잡고 늘어짐. 저기에도 보이지만 이종욱은 무릎에 피도 났는데 정근우가 수비를 위에 보이는 모습 즉, 주자가 뛰어 들어오면서 슬라이딩 하는 방향으로 발을 쭉 빼고 수비하는 자세 때문에 다쳤다고 함.(신발 밑에 스파이크도 있고 발도 걸리기 쉽죠) 저런 수비는 주자가 슬라이딩 하면서 발목에 걸려 크게 다칠 수도 있는 폼이라 선수들 사이에서는 동업자 정신때문에 안하는 수비라고 하는데, 뭐.. 정근우는 그런거 다 필요없다 이건가. 이 때문에 정근우가 주자로 오면 다른 팀 2루수들도 똑같이 저런 포즈로 수비했다고도 하고 아직도 두산이랑 SK랑 경기할 때 정근우 나오면 야유 한다고. 나.. 참.. 저렇게 플레이를 하니 SK 니들이 그렇게 잘하고도 그렇게 인기가 없는거야 이 놈들아.

토요일엔 서재응 때문에 기분 좋게 이겨서 SK 애들이 준비한 불꽃놀이 구경도 하고 서재응 인터뷰 하는 것도 엄청 가까이서 보고 진짜 재밌었다.

문제는 일요일. 아빠랑 더워 죽겠는데 햇빛에 앉아서 경기 봤는데 투수가 서재응이 아닌관계로다가. -_-;; 10:1 로 지고 말았다. 우리 아빠는 5회 끝나고 있어봤자 험한 꼴 본다고 그냥 가자고 하셔서 나도 너무 덥고 해서 집으로 와서 그래도 미련이 남아 TV 로 경기 보다가 못볼 걸 봤다.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40584AE83693EFF4FF4121A8983C41ADA29C&outKey=V126d27f201cf0e8ea419e300a9b7110b6dd12d6c20a7f6d3f57ee300a9b7110b6dd1



KIA 최경환과 SK 투수 레이번이 시비 붙음-다음 타석에 최경환한테 SK 윤길현이 머리 쪽으로 공 던짐 - 최경환이 노려보니 침 뱉으며 뭐? 뭐? 라면서 싸울테면 싸워보자 라는 제스쳐 취함-열받아서 KIA 이종범이 달려나옴- 거기에 대고 윤길현이 ㅈ ㄲ 라는 욕을 함- 다행이 물리적 충돌없이 끝남 - 윤길현이 삼진을 잡음- 삼진 잡고 들어가며 ㅆ ㅂ 이라고 욕함(여기까진 괜찮았다. 그래 욕하는 건 가끔 잡히니)- 들어가선 동료랑 히히덕 거리면서 또 ㅆ ㅂ 이라고 욕하며 아까 상황을 재연함. (길현아 넌 여기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거야)

이 사건 이후로 역시 윤길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끊이질 않았다. 위에 정근우와 마찬가지로 저 윤길현도 (이름도 전혀 몰랐던 투수고만 나 참) 프로생활 내내 이 사건이 절대 잊혀지지 않을텐데 말이다. 더군다나 윤길현은 25살 당한 최경환은 35살, 이종범은 39살 이니 아무리 스포츠라고 해도 한국 정서상 저건 절대 용납 안되는 행동이었다 이거다.
이거 때문에 저런 놈은 아예 영구제명 시켜버려야 한다는 과격한 얘기도 오갔는데, 뭐.. 규정상 그러긴 어렵고 (단순히 싸가지 없다는 이유로 영구제명은 못시키니) 여론을 우려한 SK 는 저놈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야구장 가서 찍은 사진하고 있었던 일은 다음 기회에 올리겠다.

오늘 아침에 눈병이 너무 심하게 나서 회사에 빠졌다. 안과에 갔더니 동공부분이 다 헐었다고. 어제밤부터 진짜 무서웠다. 눈은 안떠지고 눈물은 계속 나고 잠은 한숨도 못자고 아침에도 눈 감은채로 엄마 손 잡고 안과 갔는데 이런데는 별 수 없이 그냥 각막이 아물길 기다리는 수 밖에는 없댄다. 안약 넣을 때마다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치며 하루를 보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안가서 좋았다.

그나마 공채하는 곳에 원서를 내려고 중부교육청까지 가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떼어왔다. 몇년만에 보는 생활기록부인지. 신기했다. 종이 몇장으로 내 과거를 마주대하다니.  내 생활기록부의 몇몇 기록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출결상황
- 3년 내내 개근. 흐흐흐. 고등학교 때 난 꽤 착실했다. (그리고 꽤 건강했나보다) 지각은 많이 했지만.

2. 신체발달상황
- 키는 3년 동안 0.5 cm 밖에 안자랐고, 체력급수는1학년, 2학년 3학년 각각 1급 2급 1급. 이거 누가 보면 완전 체육소녀인줄 알겠지만, 중학교 때는 4급 4급 5급 이었는데 전라북도의 체력급수 기준은 불구가 아닌이상은 2급 받을 수 있나보다. 나 50미터 9초에 뛰고, 다리 밑으로 손 내리기는 9cm (만점은 20cm 넘었음)로 반 전체에서 꼴찌에서 2등하고 윗몸일으키기는 야매로 만점 맞았는데. 아 오래달리기는 선생님이 날 다른 반 애로 착각해서 1바퀴 덜 달린 적도 있었다. 거의 걸어서 들어왔는데.. 아 나는 세상에서 오래달리기를 최고로 싫어했었지. 이때 전학와선 초등학교 때 부터 생전 못받아보던 체력장 1급을 받았다. 전학가서 얻은 소득이라면 소득이군.

3. 수상경력
- 해당사항 없음. 크크크

4. 진로지도상황
- 특기 또는 흥미는 독서, 음악감상, 독서. 1학년때 장래희망은 영화평론가 라고 써 있다. 풋. 2학년 3학년은 진짜 부끄럽지만 연구원이랜다. 우리 엄마 아빠의 진로희망은 3년 내내 공무원.

5. 특별활동상황
- 1학년 : 배드민턴반, 2학년 : 수학반, 3학년 : 현대문학반. 전혀 일관성이 없다. 그도 그럴것이 저기 있는 클럽활동부서는 클럽활동 시간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허송세월 보내기로 유명한 선생님 쫓아서 들어간거다. 클럽활동 들어가선 그냥 몇시간 내내 친구랑 놀다왔음. 배드민턴반 옆에는 나보고 서브능력이 뛰어나다고 써있다. 푸하하하. 배드민턴반 가서 배드민턴 친건 아마 3번도 안될 걸.

6. 단체활동
- 난 전학가는 바람에 1학년때도 극기훈련 받고, 2학년때도 극기훈련 받아야 했는데 2학년 때는 지리산 가기 싫어서 그냥 안가고 학교에서 잡초 뽑았다. 갔다온 애들 말 들어보니 천만번 잘한 일이었다. 오전동안만 잡초 뽑고 오후에는 더워서 교실에서 비디오보고.. 캬. 천국이었지.

7. 행동발달상황
- 1학년 : 침착하며 끈기 있는 일처리를 함.
  2학년 : 언행이 바르고 신중하며 근면한 학생임.
  3학년 : 차분한 성격에 예의가 바르고 근면 성실하며 표정이 밝음.
  오~~ 언빌리버블!!!! 이런 평가가 나오다니.

8. 교과학습발달상황
- 1학년 1학기 : 미술하나만 수 맞고 다른 과목은 다 양 아니면 가의 평점. 이때 저번 블로그에도 썼지만 이모댁에서 한참 방황중이었다.
- 1학년 2학기 : 국어 성적 제일 좋음. 다행히 양하고 가는 없고 오 1학년 2학기때는 미도 없다. 1학년 2학기부터는 전라북도 학교 성적.
- 2학년 1학기 : 영어 성적 제일 좋음. 근데 난 2학년 때 부터 이과 였다는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2 성적 제일 안좋음.
- 2학년 2학기 : 우와 나 한문 전교 1등이었어!! 근데 난 요즘 신문 보면 한자 거의 못 읽는데..  고등학교 땐 하룻밤만에 한자 다 외우고 시험을 봄과 동시에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곤 했었다. 아 그때 좀 해놓을 걸. (한문 못하는 거 꽤 큰 컴플렉스임)
- 3학년 1학기 : 작문 성적 제일 좋음. 3학년 1학기 때부터는 선생들이 대학교에 수시입학시키려고 점수 막 퍼주는 바람에 평어도 제일 좋다.
- 3학년 2학기 : 역시 작문 성적 제일 좋음. 1급 2급 1급의 체력급수에도 불구하고 체육은 거의 전교 꼴찌권. (실기평가 항상 최하점 맞았고, 체육시간에도 실내 체육관에서 누워자기 일쑤였다. 뭐 더 중요한 건 지독한 몸치이기도 하고)

이번 생활기록부 때문에 날짜까지 정확히 알게 되었다. 난 1999년 7월 13일에 전라북도로 이사왔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엄마가 와선 전학 절차 끝냈다고 말씀하시는 거다. 나는 애들한테 인사한마디 못하고 쉬는 시간에 짐챙겨서 교복 입은 채로 낯선 곳으로 왔다. 쉬는 시간에 사물함 정리하는 나를 보며 너 어디가냐고 묻길래. 나 전학간다고 했더니 애들은 장난치는 줄 알고 뭔 말 하냐고 하다가 내가 빌렸던 물건을 주인한테 다 되돌려주고 신발도 안신고 그냥 슬리퍼 신은 채로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니까 그때서 진짜냐고 하면서 몇몇은 고맙게도 눈물까지 글썽거려줬다. 학교를 나올 때만 해도 안 울었는데 그런 날 보고 우리 엄만 우셨다.  아빠 차를 타고선 5개월 밖에 못다녔던 학교를 보는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정말 다니고 싶은 학교였다. 14지망 중에 1지망에 쓴 고등학교 였다. (그때 당시 인천의 고등학교 입학 시스템은 무식하게도 인천에 있는 모든 인문계 고등학교에 대해 들어가고 싶은 순위를 적어 내야만 하는 시스템이었다) 운좋게도 1지망에 붙어서 좋아했던 학교였다. 중학교 친구들도 많았는데.. 난 중3때도 전학생이었는데 말이다. 그나마 어렵게 친해진 친구들이었는데. 그걸 다 뒤로 하고 떠나려니 미칠 것만 같았다. 난 중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흰 교복 윗도리에 초코 아이스크림을 쏟았다. 다신 입을 수 없는 교복이었다. 그렇게 얼룩덜룩 한 교복을 입고 한 눈에도 탐탁치 않았던 새 학교 교무실에 들어갔다. 나 혼자만 남색치마 교복을 입고 있었다. 난 아직도 1999년 7월 13일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일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고 있구나.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학교에 다녔지만 난 3년 내내 결국 그 학교에 적응을 못했던 것 같다. 빌어먹을 이력서 때문에 다시한번 감회가 새로워져버렸다. (아니 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내라고 하는거냐고) 내 고등학교 시절이 머릿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스쳐가는 것 같다. 제길. 안그래도 우울한데 말이다.

분하고 원통하다.

일상 2008. 6. 2. 17:07
지금 날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 솔직히 내가 이러고 있을때냐? 죽어라고 취업사이트 보면서 한장이라도 더 이력서를 찔러 넣어야 할 이 시점에 뭐하는 짓인가 싶다.

6월 20일이 디데이다. 그때 내가 여기 계속 남느냐 다른 부서로 가느냐 결판나는데 회사에서는 아무런 답이 없다. 아 진짜. 19일날 말해줄 예정인가? 독촉을 해도 소용이 없다. 말을 해줘야 나도 내 살길을 찾지. 솔직히 회사에서야 나 관둘 거 예상하고 있는 것 같고 관둔다고 해도 회사에선 별 할말 없을거다. 나 또한 별 미련이 없다. 회사에선 뭐 이런 건가? 말 나오는 즉시 내가 관둘 건 뻔하고 그래서 하루라도 더 부려먹고자 하는 모양인건가? 그래 니들 알아서 해 봐. 흥.

몇개월간의 구직활동으로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 해봤다. 요즘 세상에 나정도 실력으론 뭐 아무데도 쓰잘데 없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세상을 너무 비관적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하지만, 당신들이 한번 요즘 구직활동 해봐. 말처럼 쉬운가. 취업사이트 통해서 이력서 쓰는 건 만분의 1만큼의 확률도 안되는 것도 알고 있고, (지금 들어온 회사도 학교 과 사무실 통해서 들어온거지 취업사이트 보고 무한경쟁을 해서 붙은 회사도 아니니까, 주변에 취직한 사람도 다 아는 사람 소개 통해 들어갔지 취직사이트 통해 들어간 사람 한명도 못봤다.공대제외.) 1년이 넘도록 실업자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다지도 아무 미련이 없는 거 보면 이 자리가 싫기는 징그럽게 싫은 모양이다. 이미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달까. 남들이 다 뭐라 해도 내 상황 되기 전까진 나한테 뭐라 쉽게 말 못한다 이거다. 그리고 뭐.. 저번에 급하게 그냥 취직 자체를 하고 싶어서 원치 않는 자리에 와서 이렇게 고생해본 이상 또 똑같은 짓 하기는 싫고 그렇다 하기엔 보잘 것 없는 내 과거와 현재도 있고. 아 제길 총체적 난국이지만 그래도 싫은 건 싫은거다. 이 결론에는 변함이 없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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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까지는 어제 쓴거고 오늘은 6월 3일이다. 오늘은 루꼴라가 사무실에 없다. 조용하고 좋구나.
어제 퇴근하기 전에 통보를 받았다. 나 그냥 여기 있으랜다. 이미 다 결정났다고. ;; 허허허. 부장님께 마지막 사정을 하면서 부서변경 안해주면 그냥 관둘까 생각 중이라고 반협박을 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어디갈지 결정하고 나가야 되는 거 아니냐 이거였다. 크크큭. 뭐 말 듣고서는 90%는 예상했지만, 그래도 나한테 말 한마디도 없이 이미 다 결정났다 라고 말하니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관두려고는 하는데 왠지 쫓겨나는 느낌이 되는 건 뭐지? 아니 애초에 이럴 계획이면 빨리 알려주지 내가 몇개월동안 개고생한 건 뭐냐고.

옆에 선배는 여기서 1년동안 일하다가 관두고 나갔다. 그렇다. 사실 여기서 1년이상을 연속으로 일하는 건 많이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 그리고선 1년 쉬고 회사에서 쉬는동안의 경력을 다 인정해줘서 다시 여기서 일하면서 어제부터 대리가 되었다. 그러니까 뭐 1년 일하고 쉬고 1년 쉬고 1년 일하고 이렇게 하다가 도합 2년 일한걸로 대리되면서 플러스로 이 그지같은 곳에서 벗어나기까지 하는건데. 선배가 부서를 변경한 이유도 루꼴라 때문이고 일이 맘에 안든다는 거였댄다. 나로선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게 이미 1년 루꼴라랑 일하면서 루꼴라가 보통 인간이 아닌 걸 알았을 거 아닌가. 또 일 싫어서 나갔으면서 어떻게 다시 또 똑같은 자리에 재입사를 하며 그렇게 회사에서 편의를 봐줬음에도 어떻게 어떻게!!!! 그래. 될 사람은 다 되는건가? 난 안 될 사람이냐고. (절규) 아 제기랄~~~!!! 6월 21일에 결혼하고 2주동안 유럽으로 신혼여행도 간다던데. 그렇게 옆에 선배가 대단한가? 내가 몇개월동안 옆에서 일하면서 본 바로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야 이 회사야. 니네 판단 잘못한거라고! 내가 옆에 선배 몸 약한 것 때문에 매주 목요일마다 무거운 박스도 맨날 혼자 다 날랐어. 알고 있냐고. 아. 진짜. 이거 뿐 아니야. 정말 거짓말 아니란 말이야.

이력서를 쓰면서 항목을 보니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이고 그걸 어떻게 극복했는지 쓰랜다. 글자수도 친절하게 정해져있다. 각각 항목을 본다. 죽도록 쓰기싫다. 내가 진짜로 쓰고 싶은 걸 쓰면 100% 떨어뜨리겠지. 최대한 진취적으로 난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해야겠지. 이미 마음속에서는 이거 쓰는게 되겠냐? 곽미영? 이런 회의감과 패배감이 교차한다. 요즘들어 살도 엄청 빠졌다. 오. 이 추세라면 23살 때 몸무게로 복귀도 가능할 듯 싶다.
 
어제는 전철을 타자마자 비가 미친듯이 오고 천둥번개가 쳤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TV에서 해주는 주성치의 파괴지왕 보면서 킥킥대다가 자려고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왜 내가 이런 배신감을 느끼는지 이유도 명확치 않은데 눈물이 흘렀다. 아. 분하다. 분한데 내가 이렇게 분하고 불안하고 처량해지더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은 돌아가고 내가 어딘가서 잡일이나 하면서 내 청춘을 허비해도 이 일을 아는 어느 누구도 날 동정해주지 않을 것이다.

갑자기 무진장 불쌍한 기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