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결여.

일상 2008. 7. 31. 13:25

어제와 오늘은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꿈에서까지 일하면서 울었다.
특히 어제 퇴근 쯤에는 너무 열이 받아서, 결국 눈물이 쏟아지려고 했고, 그래서 그냥 컴퓨터도 켜두고 가방만 들고 나와버렸다. 옆에 있는 선배는 죄도 없는데 미영씨 기다려봐 기다려봐. 이랬는데 이미 흥분할대로 흥분한 내게 그런 말은 들릴리가 만무하였다.
입사 초기가 최고 일이 힘들긴 했지만, 심리적으로 힘든 것으로 따지면 매일 매일이 브랜뉴, 기록 갱신이다.
이제는 정말 끝을 봐야할 때가 된 것 같다. 어디선가 원래 입사 1년차가 힘들고 그다음 3년, 5년 이라고 하던데... 그래 나도 1년차니까 힘들때가 된 거고 남들과 다름없이 힘든 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회사다니는 사람들이 나 진짜 회사 관둔다. 얘기할 때마다 그냥 답답해서 한번 해보는 말이겠지. 했다. 막상 회사원이 되고보니 그게 아니다. 그 사람들 대부분은 진짜로 업무시간이나 집에 와서 취업포탈을 뒤지고 있거나, 진짜로 용기있는 자는 관두거나 그랬을 거다.
또 예전에는 진짜 회사다니기 싫다고 얘기하는 회사원들 보면, 집에서 놀고 있는 사람보단 행복한 줄 알아야지. 했다. 막상 회사원이 되고보니 이거 역시 그게 아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말은 너무 뻔하고 당연하고 올바른 말이라 짜증나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뼈져리게 느끼는 바는, 무슨일을  결정하고 행함에 있어서 그것이 되고 안되고 보다 중요한 건 단 1%의 의심도 없는 확신이라는 거다.
일생을 통틀어서 난 100%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이 한번이라도 있었을까?
사소한 것 중에서는 있었겠지만, 인간 곽미영의 인생에 최대 전환점이 될지도 모르는 일을 믿음과 자신감이 충만하여 추진해 본 적이 있냐는 말이다.
물론 계속 의심하면서, 계속 두려워하면서 끝내는 운이 좋게 성공한 적도 있기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그 초조함이 너무 싫었다.
또 다른 생각은, 쓰잘 데 없이 원대하여 말하기조차 쪽팔렸던 내 결심을 주변 사람한테 말했을 때 넌 할 수 있다고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믿어주던 사람이 있었나? 만약에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계속 단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난 이런 비관적인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었을까.

그렇다고 남을 원망할 필요는 없다. 일단 내가 나한테 자신이 없는데, 그 누가 나를 믿어줄 수 있었을까. 다 내탓이지.
멋있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거다. 나 역시도 말하기조차 쪽팔린 사정없이 원대한 꿈을 가지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하루 하루 지나가기를 바라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우울함에 시달리는 건 꿈이고 뭐고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사실은 그 꿈이 점점 멀어지는 게 무섭도록 실감하니까 우울한 거다. 꿈이 없다고 말들은 하지만, 대부분 그래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텐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 나는 좀 가련하다. 날씨도 우울하고, 나도 우울하고.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