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라도 제발.

단문 2015. 3. 24. 06:32

바로 전날까지 무슨 남자친구라도 된 거 마냥 말하고 메세지를 보내던 사람이 어떻게 하루만에 나에게 오만정이 떨어진걸까.
한달 남짓 이었지만, 거의 사귀는 사이다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였는데, 영화보는 중 무슨 메세지를 받았길래, 그냥 날 두고 간 것이며 그 뒤로 나에게 오만정 떨어진 티를 팍팍 내는걸까.
차라리 이유라도 알면 좋을 것 같은데,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니 그날의 시간을 곱씹고 곱씹고 또 곱씹으며 내 잘못이 뭔지 고민하게 되고 결국엔 화가 난다.
내가 가지 말라고 잡았어야 하는건지.
주위에선 이상한 놈 이다. 나를 불쌍히 여겨 주지만, 그건 내 지인들이기 때문이고 걔가 말하는 나에게 정떨어진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어제는 밤을 꼴딱 샜다.
본격적 연애를 안한지 너무 오래되서인지 정말 이유를 짐작조차 못하겠으니 너무 답답하다. 내가 물어봐도 걔는 말도 안해주고.
이번에는 정말 이제까지와 다르다 생각했는데…
크게 상심한 이 마음이 좀 오래갈 것 같다.


꼴좋다.

단문 2015. 3. 23. 03:11

어제 중간에 회사에 일이 있어 간 사람은 사실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냥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나보다.
바보가 아닌 이상 지금 이 상황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나는 거절당했다.
나에 대한 마음을 계속 표현해서 다 된 줄 알았다. 나도 마음을 완전히 열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그의 마음은 식었고, 난 어떻게든 왜 그런건지 알아보려했지만 실패했다.
오늘 울다가 어떻게든 이 무거운 마음에서 벗어나려고 차타고 공항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미세먼지로 온통 뿌옇게 변한 도시를 보며 이 차를 끌고 다시 집으로 와선 슬퍼하지 말자 다짐했지만, 여전히 슬프고 보다시피 새벽이 되도록 못자고 있다.
난 왜 매번 실패하는걸까. 하나님의 뜻을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내가 실패한 이유.

일상 2009. 11. 6. 19:55
수요일에는 대학 때 친하게 지내고 지금도 연락하는 언니가 시간되냐는 문자가 왔다. 마침 아무 약속도 없고 일찍 끝내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났다. 퇴근 후 평일에 뭔가 하는 걸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는데,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언니가 거절하기도 뭐했다.
그런데 나가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엄청 재밌었다.
언니와 이야기 하다가 또 몇년전의 내가 떠올라서 곱씹고 있는 중이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과 제대로 되지 않은 첫번째 이유는 (뭐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상대방이 내가 맘에 안든다거나, 끝까지 걸렸던 뭔가가 있었겠지만) 불평불만을 너무 많이 해서. 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당시의 나는 항상 즐거울 수 없는 사람이었다. 당연한거 아닌가. 날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당사자가 날 괴롭게 만드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잖아. 그런데 그 불평 불만을 은연중에 쏟아냈으니 잘될리가.그리고 뭐 생각해보면 많이 꼬질꼬질 했던 거 같다. 예쁘게 좀 하고 다닐 걸.
그런데 당시의 나는 꾸미고 다닐 돈도 없었다고. 어쨌든 뭐 불평불만이 첫번째 이유같긴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바로 외모와 관련된 이유도 50% 이상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난 정말 진심이지만, 내가 그 사람 말대로 엄청나게 불행해지더라도 곁에 있으면서 불행해지고 싶었다.
위험한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망한 거 같다.
낳아준 부모님 생각은 안하고 저런 생각이나 했으니.

그런데 난 아무래도 저 때 상처가 많이 컸던 거 같다. 정식으로 사귀지도 못했으면서 아직도 이러고 있는거 보면 찌질해서 어디 내놔도 부끄럽고 쪽팔리지만, 현재까지도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없어도 그만 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의 9할 이상은 아직도 저 사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무리 발버둥을 쳐봤자, 사랑받을 수 없었던 그 절망감을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다.
그 두려움이 날 아직까지 이렇게 만든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좋은 사람을 지금 만날 수 있을까? 글쎄. 오히려 사랑 받을 수 없다는 절망감만 더 심해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냥 내 결론은 난 이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런 저런 모든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 뿐. 어쩌랴. 지금 난 이런걸.

고양이를 부탁해 O.S.T

위로 2008. 12. 18. 15:33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양이를 부탁해 O.S.T 난 예전부터 왜 영화홍보 카피를 저렇게 지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영화내용이랑 전혀 상관없는. ;


난 실패하는 이야기가 좋다. 이건 무지하게 우울할 때 희망에 가득찬 노래를 들으면 더 성질이 나는 거랑 비슷한 논리다. 왜냐면 난 동질감 쪽에 훨씬 더 큰 위로를 받는 편이니까.
내가 실패했으니 너도 실패해야 한다. 는 건 세상에서 최고 찌질한 심리임에 틀림이 없다.
근데 나는 우울할 때는 우울함의 끝을 달리는 노래를 들으면서 나만큼 우울한 사람이 또 있구나. 하면서 위로를 받고, 실패를 했을 때는 나처럼 실패한 사람들 얘기를 듣고 싶고 보고 싶고 그렇다. (근데 인간극장이나 병원24 같은 불행함을 극대화 하는 건 정말 싫다)
예전부터 난 "키즈리턴"하고 "고양이를 부탁해" 에 대해서 자세한 내 느낌이나 그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 쓰고 싶었는데 역량부족으로 항상 중도 포기하곤 했다.
키즈리턴과 고양이를 부탁해는 비슷한 점이 많은 영화다. 두 영화 모두 학생에서 어른으로 가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고 두 영화 주인공들은 모두 실패한다. 두 영화가 좋은 이유는 헐리우드의 아카데미 시상식이 좋아하는 영화들처럼 감정의 과잉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두 영화만큼 실패했어도 다시 시작하면 그만임. 이라는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아 그리고 두 영화의 다른 공통점은 사운드트랙이 무지하게 좋다는거다. 두 영화에 들어가는 영화음악 모두 항상 내 MP3에 넣어두고 듣는데 들을 때마다 막 벅차고 그렇다. 내가 영화 속 주인공이랑 거의 동갑일 때 두 영화를 접한 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양이를 부탁해 배경은 우리 동네라서 더 신기하고 좋고 그렇다. 첫 장면을 월미도로 시작하여, 주인공들이 졸업한 고등학교는 우리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인천여상)

위의 고양이를 부탁해 ost 는 내가 가장 최근에 산 CD 인데, 항상 멜론 같은 데서 듣다가 소장하고 싶어서 구입을 했다. 그런데 여기 들어있는 음악을 퇴근길에 들으면 염세주의자 기분이 되어 큰일이다.
저번에는 혼자 집으로 들어가면서 음악을 듣다가 울 뻔 했다. '별' 이라는 밴드가 만든 음악인데 도대체 얘네들은 지금 뭘 하고 있는걸까. 특히 "진정한후렌치후라이의시대는갔는가"에서 -이 아픔을 넘고싶어- 라는 가사를 들으면 또 울컥하고 그런다. 크게 알려진 사람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검색을 해도 정보가 없다. 티스토리에서 저작권 정보에 유의하라고 메일 왔는데... 큰 맘먹고 한번 올려본다. (지워야 한다고 통보가 오면 지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