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닥쳐.

단문 2015. 3. 11. 20:39

오늘은 하루종일 책망의 말을 들었다. 나에 대한 책망은 아니었지만,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넋이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목소리만 들어도 손이 떨리고, 한숨이 나왔다. 가서 입을 막고 제발 그 입 닥치라고 말하는 통쾌한 상상을 해도 미칠 것 같은 기분은 나아지질 않았다.
드디어 집에 오니 살 것 같은 기분이다.

엊그제 내가 쓴 글을 보니 헛웃음이 나온다. 평소 필요이상으로 비관적이지만, 가끔 나 정도면 꽤 낙천적인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왜냐하면, 비록 혼자 있을 때지만 슬프면 큰 어려움없이 펑펑 울 수 있고, 울고나선 잠도 쿨쿨 자니까. 아마 눈물로 우울함을 날려버리는 모양이다.

이제 나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다시 닫는 게 엄청 쉽다. 겁이 많아진 것인지 현명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편하다. 그럼 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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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이후로 최고로 재미 없는 날이 2008년 3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2008년이 새로 밝을 때만 해도 2007년과는 달리 뭔가 조금은 나아지겠지. 라는 기대가 있었다. 물론 2007년보다는 2008년이 훨씬 나아지긴 했다. 작년 이맘때는 이력서만 죽어라 쓰면서 계속 탈락 소식만 들었으니까. 그리고 뭐 여러가지 를 생각해봐도 2007년보단 지금이 훨씬 낫긴 하지.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수준은 아니다. 그리고 3월부터는 정말 최악이다. 최악. 최악. 내가 최악이라고 계속 말하니까 최악이 되는 건지 어쩐지는 몰라도 계속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하는데 오히려 계속 악화만 되니까 미치고 팔짝 뛰겠단 말이다. 손놓고 그냥 총알받이 마냥 그냥 다 이러고 견디고 있어야 하는 것도 화가나고 도저히 내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이제 집에와서 어떻게든 스트레스 풀려고 이거저거 하는 나도 처량하고 이젠 그것도 한계에 달했다. 무기력해서 정말 견딜 수가 없다. 아. 우울해.
회사에 와서 일을 해도 지겹고 전혀 일의 의미를 못찾겠고, 여기저기서 나한테 공격을 퍼 부어댄다.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하고 생각하면 만만하긴 하다.
몸도 점점 안좋아져서 저번주에는 입안이 다 헐어서 밥도 제대로 못먹고, 이번 주에도 한의원에 갔는데 또 부항 뜨고 침맞고. 예전엔 어깨쪽만 그러다가 이번엔 허리가 안좋아서 밥 먹으려고 상들고 있다가 내려놓는데 기절할 뻔 했다. 아.. 이제 한의원은 내 일상이 되어버렸구나. 제길.
몸이 좋아질만 하면 일 시키고. 저번 주 목요일에도 40박스 날랐으니 말 다했지. 아. 역시 사회는 냉정한 것이다. 대학에서는 이렇게 무거운 거 나를 일이 있었나. 전혀 없었는데. 한의원에서 무거운 거 들지 말래는데 보나마다 이번 주 목요일에도 죽어라 일만 시킬 꺼 뻔하고. 진짜 시퍼렇게 멍든 내 허리와 등을 까서 보여줄 수도 없고 말이다. 못하겠다고 하면 분명 도끼눈 뜨면서 눈치주겠지.
오늘 아침에도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해서 일만 더 커지고. 그 사람 인터넷에 내 이름 적어서 올린 댔는데 올려볼테면 올려보래지. 그래봤자 회사에서 짤리기 밖에 더해. 만약 여기서 짤리면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지. 짤려서 회사 안간대는데 왜 관두냐고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일상이 맨날 협박이다. 이젠 웬만한 협박에는 눈도 꿈쩍 안해. 이게 일하면서 얻은 수확이라면 수확이군.
연휴가 있었다고 한들 전혀 리프레쉬 되지 않았다.
내 스트레스의 원인은 회사다. 회사.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남들은 멀쩡히 잘 다니고 있는 회사에 난 왜 이제껏 적응 못하고 아직까지도 이렇게 찌질한 짓꺼리를 하는건지. 진짜 나 왜이렇게 못났니.

어린이날 연휴 때는 종종 등장했던 분이 갑자기 만나선 또 사귀자고 하시는거다. 순간 짜증이 확났다. 뭐 연애를 하면 리프레쉬가 되면서 기분이 좋아질거랜다. 아니 남은 직장 갈 때마다 지옥 끌려가는 기분으로 하루하루 주말만 손꼽아 기다려 사는고만 이 판국에 연애?  으아~~ 진짜 속편한 소리다. 연애를 한다고 한 들 니가 날 이 직장에서 꺼내줄래? 라고 말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지금 관둬봤지 나가서 할 거 없다고 죽어도 2년간 버티고 이직하라고 한 게 누군데. 그래 아무 직장도 없이 노는 건 또 싫다 이거지? 으아..
진짜 힘들겠구나 그 한마디 못해주니? 역시 남자는 친구보다 못한 것이다. 내 친구중에는 그런 사람 없다구.
근데 어른이나 남자들은 너 지금 관두고 나오면 뭐할거냐. 이런 말만 하니. 그래 나 관두고 그냥 노는 거 밖에 안되는 사람이다 어쩔래. 아~~ 다 복수할거야. 나쁜 사람들.

난 왜 사회 생활에 부적합한 성격일까. 자괴감만 더 심해지고 있다. 원인이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에 일 안하면 되는게 정답인데 그게 안되잖아. 아. 미쳐. 위기의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진짜 서럽다.

일상 2007. 11. 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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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저 처량한 사진은 회사에서 주말 행사 갔을 때 강당 청소하다가 찍힌 사진이다. 왕따당하는 듯한 저 포즈가 왠지 맘에 든다.

요즘은 자면서 소스라치면서 혹은 몸서리치면서 깰 때가 많다.
아침에 머리는 한웅큼씩 빠지고, (근데 한웅큼씩 빠지기만 하면 문젠데 그만큼 머리가 또 나는 거 같아서 다행) 저번 면접 볼 때 입었던 꼭 꼈던 정장치마가 헐렁헐렁 한다든가. 등등 이른바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거다.

잠을 설치면 그 다음날은 기분이 정말 별로인데 그럴 수 밖에. - 오늘도 설쳤음.

사실 꿈에서까지 시달리고 있다. 날 아는 사람은 내가 뭐에 시달리는 지 알겠지만 말이다.
내가 정말로 괴로운 한가지 일이 생기니 다른 일에 대해서는 '그래 그거 별거 아냐' 하고 우습게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은 좋다.
그런데 정말 내가 괴로운 일 이 한가지가 너무 간절해졌다. 너무 간절하단 말이다. 맘 같아선 100일 철야기도라도 드리고 싶을 정도로 간절하다.

나는 취업시장에서 내가 얼마나 하찮고 무기력한 존재인지 너무 잘 안다. 내가 나 좀 뽑아주슈 해봤자 그 누구도 나한테 관심을 안 가진다는 거. 겪을만큼 겪어봤다.
서울 하늘 아래 나에게 책상 하나를 내어주고 돈을 줘가면서 니가 할 일이 이거다. 라고 해주는 것이, 내가 매일 아침 전철을 타고 가야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도 안다.
이제 겨우 수습 딱지를 땠고, 일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불평을 이야기하는 것이 참으로 웃기고 가당치 않고 내 자신의 나약함을 여러사람에게 알리는 짓 인지도 안다.

이제까지 날 버티게 해준 것. 그래도 일을 관두지 말아야 겠다는 확신을 갖게 해준 것은 딱 2가지다.
간단하게 말해서.
1. 집에서 있는 것 보다는 덜 우울하다.
2. 언젠가는 이 일을 관둔다.

이 두가지였다.

어제는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고 자신이 없어졌다. 내가 무슨 미친짓을 해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 이것을 깨닫는건 언제나 슬프고 짜증이 나는 일이니까.
어제는 위와 마찬가지로 딱 두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1. 집에서 있는게 낫겠다.
2. 지금당장 이 일을 관두고 싶다.
이거였다.

그러니까.
회사에서 나랑 친할 수 있는 사람이 동기도 없고 뭐.. 아무도 없어서.. 제대로 말도 못하지만.
나 사실은 요즘 너무 힘들다.
진짜 죽을 힘을 다해서 버티고 있는데, 누구나 그런 것이라면 할 말 없지만..
너무 힘들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너무 잘 아니까.. 그걸 너무 잘 아니까 화가 난다.
Never change 인 이 모든것이.

P.S - 오늘 음악을 듣다가 feel 받아서 블로그 이름을 the world is yours 라고 바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