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head- Planet Telex

음악 2012. 6. 12. 17:31



고3때 공부를 잘해보겠다고, 새벽마다 내방 오디오 알람을 새벽 5시에 맞춰놓았던 적이 있었다. 

엄청 큰 볼륨으로 맞춰놓고 잠들었는데, 그 때 항상 걸려 있던 CD 는 Radiohead 의 the bends 앨범.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가 일어나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였으나, 눈은 떴으나 그냥 눈뜨고 자는 느낌이 들어서 공부를 하는 데에는 실패, 나는 절대 새벽형 인간은 아니니까)


이 앨범의 첫 트랙인 planet telex 의 맨 앞 부분을 들으면, 내가 마치 미지의 세계에서 지구로 온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이 곡의 전주 부분은  멀리서부터 행성이 떨어지는 느낌도 들고, 발걸음 소리 같기도 하고.


일생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앨범 딱 한장을 뽑으라면 난 Radiohead의 ok computer 를 뽑고 싶지만, the bends 에도 참 좋은 노래 참 많다. 이노래를 비롯하여, 특히 nice dream 에서 부터 just, my iron lung  순서로 이어지는 6,7,8번 트랙을 듣고 있다보면 무아지경이 된다.

 

 the bends 앨범은 사람을 적당히 우울하고 적당히 센티멘탈하고 적당히 비관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에 비교하여 ok computer 는 거의 세상이 종말하는 느낌의 앨범이니까. 그 앨범은 진짜 비관과 우울의 끝.   두 앨범 다 최고로 좋다!




오늘 아침에는 D' you know what I mean 이 곡을 경건한 마음으로 들으며 출근했다. 버스 안에서 이 노래를 좀 듣고싶다.. 사무실 가서 들어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어폰에서 이 노래가 딱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 곡은 오아시스 곡 중에선 그렇게 히트한 노래는 아니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다. 멀리서 오는 헬리콥터 소리로 시작하는 이 곡을 밤에 듣고 있다보면 왠지 내 인생에 광명이 찾아올 것 같다. 

오아시스 최고 명반으로 Morning glory 를 꼽지만 난 이상하게 Be here now 앨범이 훨씬 좋다. Be here now 앨범 맨 첫곡인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땐,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 직전이었다. (근데 사실 앨범 전체가 이 곡만큼 내 스타일은 아니긴 했어)  

오늘 하루는 완전 럭키한 하루가 될 것 같다. 7분 간의 시간이었지만 행복했다. 


 

 

 

Coldplay 의 viva la vida 앨범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그 앨범 속의 Yes 랑 Lost! 이 두 곡은 진짜로 좋아한다. 요즘도 틈나면 들을 정도로. Lovers in Japan도 괜찮고.

근데 난 최근까지 이 앨범이 재발매 된 앨범이 또 있는지 몰랐다. 멜론에서 보다가 알게되서, 재발매된 viva la vida 앨범을 쭉 들으면서 딴 짓 하고 있는데,

원래 알던 Lost 의 곡 마지막 쯤에 갑자기 제이지가 딱 등장해선 "어허어허~ 예~ 어허어허" 이러는데, 노트북에 이어폰 꽂고 듣고 있던 난 늦은 밤 혼자 빵터져서 노래가 끝날 때까지 미친 여자처럼 웃었다.

아니 왜 멀쩡한 곡에 이런 짓을. 아무리 좋게 들으려고 해도 이것은 무리수가 아닌가. 요즘 Jay-Z 가 잘나간다지만 이것은 아닌 것이다.

 

그 뒤로는 원래 버전 Lost 를 들을 때도 제이지가 등장할 때 쯤 되면 혼자 어허어허 예~ 하고 추임새를 넣게 되고, 제이지 피쳐링 버전의 로스트가 생각나고 그런다.


Garbage - Push it

음악 2012. 4. 1. 18:21


Garbage 의 bleed like me 는 요즘에도 종종 듣는 앨범 중 하나다. push it 은 version 2.0 앨범에 실린 곡.

내가 가끔 꾸는 끔찍한 악몽의 배경음악은 garbage 의 push it 같이 간지나는 곡이었으면 좋겠다. 

한마디로 "어두운 에너지의 대폭발!!!"


한동안 red hot chili peppers에 푹 빠져 지냈다. 레드핫칠리페퍼스는 californication 앨범 때 부터 알았고 그 앨범만 가끔 듣는 정도였는데 1집 mother's milk 앨범을 제외하고 모든 앨범의 모든 곡이 다 훌륭했다. (마더스 밀크 앨범도 괜찮긴 하지만 다른 앨범에 비해서 앨범 전체가 다 좋진 않음)

나도 트위터 계정이 있는데 보통은 그냥 뉴스나 야구 소식 보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내가 팔로우 하고 있는 계정 중에 팝뮤직이라는 봇이 있는데 그 봇이 추천해주는 음반이 항상 꽤 괜찮다. 어느날 그 봇이 추천한 앨범 중에 blur 의 parklife 가 추천도가 별 다섯개 만점에 다섯개가 두둥 하고 뜨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블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song2야 그 노래가 블러 노래인지 모르더라도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큼 유명하고 boys and girls 나 coffee and TV 나 이런 곡은 알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적은 없었다. crazy beat 들어있는 앨범을 들어보고 실망해서 바로 흥미를 잃기도 했고.
봇 제작자의 추천이 계기가 되어 그 이름도 유명한 Parklife 앨범을 맘 먹고 경건한 마음으로 집중하여 들었다. Parklife는 진짜 과연 최고명반이었다. 저번 주 부터 출근 시간 퇴근 시간 계속 듣고 있는데 기분이 상쾌했다가 아련해지기도 하고 감탄도 하게 된다. 밴드이고 기본적으로 장르는 락이지만, 락으로만 한정하기에는 아깝다. 이런 앨범이 1994년 앨범이라니. 지금 나오는 웬만한 음반들보다 훨씬 세련되고 기품이 있다. 



오늘 퇴근 길에도 들은 clover over Dover. 



London Loves는 참 상큼한 느낌이 든다. 이 노래를 들으니 왜이렇게 런던에 한번 가보고 싶은 기분이 들든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엄청났다는 보컬 데이먼 알반. 현재 프로젝트 그룹 고릴라즈 보컬이다. (근데 난 고릴라즈도 좋아한다) 며칠 전 케이블에서 브릿팝어워드 시상식을 봤는데, 거기서 공로상을 blur 가 받았다. 데이먼 알반은 68년생으로 이제 완전한 아저씨 인데도 여전히 겁내 잘생기셨다. 남자들이 참 부럽다. 나이 마흔이 넘어도 충분히 남성미를 뽐낼 수 있으니 말이다. 솔직히 마흔네살인 데이먼 알반이 올해 스물셋된 여자를 애인으로 둔다 해도 전혀 꿀릴 것 없어 보였다. (물론 이것도 아주 일부 남자들한테만 해당되는 얘기지만)
난 개인적으로 데이먼 알반의 저 약간 치켜 올라간 눈썹 모양이 참 맘에 든다. 현재의 데이먼은 저 비디오 있는 것 처럼 죽한그릇 못먹은거 마냥 마르지도 않았다. 94년은 내가 코찔찔이 시절이라 잘은 기억 안나지만, 지금 처럼 TV 속 남자들이 죄다 근육질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오히려 락보컬은 마른 게 미덕이었지. (그로 인해 나도 대학 때 까지는 마른 남자에 대한 환상같은 게 있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들었는데 블러가 한창 인기를 얻을 때 한국에 내한공연을 왔는데 빈자리가 엄청났댄다. 그냥 휑 하니 사람이 없어서 공연 간 사람이 민망할 정도였다고. 그 얘기를 듣는데 어찌나 내 가슴이 미어졌다. 난 오아시스도 싫어하지 않지만, 90년대에 블러랑 오아시스 팬이 엄청난 전투를 했다는데 오아시스 최고 앨범이라는 morning glory 앨범보다 parklife 앨범이 나한테는 더 좋은 것 같다. morning glory 가 아름다운 멜로디로 당시 영국 락의 정수를 보여준 앨범이라면, 이 parklife 는 락을 넘어 당시 영국 대중음악 모든 장르를 통틀어 최고의 수준과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물론 코찔찔이 시절이라 잘은 모르는데 뭔소리냐, 그래도 내 생각은 이러하다) 정말 1번 곡부터 16번 곡까지 버릴 곡이 단 한곡도 없다.
 



내가 좋아하는 버전은 흑인 오르페 OST 에 있는 어린 애가 부르는 버전인데 유튜브에서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질 않는다. Orfeu negro, Catano veloso 로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서 그나마 제일 그 버전에 가까운 버전을 넣는다. 
흑인 오르페 OST 의 어린애가 부르는 버전은 클래식 현악기 소리로만 연주를 하고 어린애가 애절하고 느리게 부르는데 아침이나 저녁 때 멍하니 듣고 있으면 진짜 눈물이 흐를 것 같다. 
catano veloso 는 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 OST 맨 첫 곡 "쿠쿠루쿠쿠 팔로마"를 부른 아저씨이기도 하다. 내가 알기로는 아르헨티나 아저씨고 국민가수 라고 들었는데 정확치는 않다. (쿠쿠루쿠쿠 팔로마 도 정말 좋아한다. 팔로마는 비둘기라는 뜻이라고. 쿠쿠루쿠쿠쿠 는 비둘기가 우는 느낌을 표현한건데 어감이 귀엽다) 
난 남미에 대한 환상이 있다. 쿠바를 포함하고 멕시코를 제외하고 더 정확히 말하면 아르헨티나 와 브라질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왠지 그쪽 사람들은 순박할 것 같고, 감수성이 예민할 것 같고, 그냥 걸어다니는 사람들도 다 노래 잘하고 기타 잘치고 춤잘출 것 같고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그렇다.
어렸을 때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때문에 그런 환상이 생겼고, 조금 커서는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 까이따노 벨로소, 조앙 질베르토, 부에나비스타소셜 클럽, 피아졸라, 브라질 영화 중앙역을 어렴풋이 접하면서부터 인것 같다. (영화 중앙역 보고 엄청 울었는데)
가끔 TV에서 보는 남미 사람들은 어쩌면 다 그렇게 몸매도 얼굴도 모조리 다 훌륭한 것 같은지 모르겠다. 매력이 철철 넘친다. 거기는 겨울도 없고 다시 태어나면 남미에서 태어나야지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 
쿠바 여행가고 싶어서 비행기편을 그냥 검색만 해본 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쿠바로 가는 방법밖에는 없고 24시간 이상 걸린다고 들었다. 나의 이러한 환상 속 남미를 내가 한번은 가볼 수 있을까? 

사전에서 찾아보니 felicidade 은 남미 쪽에서 흔한 여자 이름이라고 하는데, 워낙 멜로디가 훌륭해서 어떤 버전을 들어도 좋다. 
음... 다시 들얼보니 바로 아래 아저씨 두명이서 부른게 위에 일본여자가 부른 것 보다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본토인이 불렀으니 그렇겠지.



Incubus- Here in my room

음악 2012. 1. 3. 23:15

1년 휴학 했을 때 겨울은 무지하게 추웠다. 아르바이트 하고 나서 무리해서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안양에 있는 친구와 술마시고 막차 전철 타고 내려서 집으로 걸어가는데 눈과 함께 뒤엉켜 얼어붙은 보도블럭이 가로등불빛을 받아서 반질반질하게 빛나고 있었다. 
짧은오리털을 입었는데 허벅지와 다리가 너무 시려워 괴로운 가운데 들었던 이 노래.
그 뒤로는 춥기만 하면 이 노래가 조건반사처럼 떠오른다. 
incubus는 morning view 이후로는 좋은 앨범을 못 내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science 앨범은 진짜 최고 명반, 우주에서 온 사운드라고 생각했는데.
2011년에 낸 앨범도 겁내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보컬이 잘생기고 몸매좋고 멋지니까 난 계속 좋아 하기로 한다.





한동안 페이스북에 좋아하는 곡 유튜브 링크 올리는데 골똘했었다. 내 본(?) 무대는 여기인데 페이스북에서 잠깐 동안 외도를 했다. 미안하다. 내 블로그. 
(근데 유튜브에서 페이스북으로 링크 보내는 시스템이 너무 편리하다)
앞으로는 여기에도 충실하기 위해서 야심만만하게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었다. 
내 방이 겨울에 워낙 춥고 의자에 항상 옷이 산 처럼 쌓여있어서 노트북하고 책꽂이하고 다 거실 식탁으로 옮겼는데 그러다보니 이어폰을 끼고 있어도 내 컴퓨터 라이프가 전혀 보장이 안된다. 시끄럽고 정신 사납기도 하고...
학교에서는 요즘 예산 마감, 시간표 작성 이 두개가 나를 미치게 만들어서 여유가 없었고.

요즘 한동안 red hot chili peppers 2집 3집에 꽂혀서 그것만 듣다가 어제부터 갑자기 유재하에 꽂혀서 듣고 있는데 유재하의 노래 가사들은 한국 노래가사가 이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것 같다. 오바같긴 하지만 번역 없이 그대로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도 잠깐 했다.물론 어제부터 듣기 제대로 들었지만.그리고 minuet 라는 곡도 좋다. 봄에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