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렛 미 인' 은 사운드트랙도 참 좋다. 우리나라에 정식발매 되지 않아서 구입은 못하고 있는데.. 유튜브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어서 구입을 해야겠단 생각을 한다.

  이 곡은 이엘리가 밤에 마을을 떠나는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인데, 떠나는 이엘리를 먼 곳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오스카의 뒷모습을 비추며 흐르는이 곡의 선율 정말 아름다웠다.

  작곡가 이름을 찾아보니, Johan Söderqvist (요한 쇠데르크비스트) 라는 스웨덴 영화음악 작곡가라고 한다. 세상은 넓고 좋은 음악, 좋은 영화도 참 많다.

 

  아... 이 영화, (나에겐) 완벽한 영화였다. 



  틀림없이 중2병 스러운 글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백해야겠다.


  나는 한 곡의 음악, 한 권의 책, 한 폭의 그림, 한 편의 영화가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믿음의 증거는 바로 나 '곽미영'이다. 길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인 위기가 몇 번 왔는데, 그때마다 나를 구원해준 것은 종교도, 사람도, 가족도 아니었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누구보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리라. 그들은 타인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아름다운 예술품을 창조하고, 나같은 보통 사람은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에 감동받고, 또 살아갈 용기를 얻곤 한다.
  이러한 나의 예술관 때문에 예술이라는 탈을 쓰고 만들어진 진지하지 못한 것들을 보면 유난히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들은 몇 번씩이나 나를 살려준 예술을 모독하고 있으니 말이다.

  6월에 나에게 왔던 위기는 뜻밖에 Bach 의 음악으로 이겨냈다.
  요즘에도 저녁에 음악 플레이어 타이머를 맞춰놓고 Bach 의 Double Violin Concerto 를 들으며 잠든다.
  1700년대에 독일에 사셨던 위대한 요한 세바스찬 바흐 님 덕분에 2017년의 곽미영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쏟아지는 비에 기뻐하며 소설을 읽고, 행복한 기분에 젖어 잠들고, 친구도 만나고, 직장생활도 하고 그러고 있다.

정말 고맙습니다. Bach 님.

P.S 이번 여름에 Bach 님이 사셨던 라이프치히 에 가려고 어렴풋이 계획 중이다. 아직 티켓도 못 구했지만.




What went down - Foals


I buried my heart in a hole in the ground
With the lights and the roses and the cowards downtown
They threw me a party, there was no one around
They tried to call my girl but she could not be found

I buried my guilt in a pit in the sand
With the rust and the vultures and the trash downtown
So don't step to me, kid, you'll never be found
Cause while you were sleeping, I took over your town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ant ya

I fell for a girl with a portwine stain
I knew her initials but never her name
I tried and I tried and I was never the same
It's no longer for love and I'm forever changed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on't ya

Give up my money, give up my name, take it away
Give it away, I'll give it away, I'll give it
When I see you man, I see a lion
When I see you man, I see a liar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ant ya
Give up my money, give up my name, take it away
I'll give it away, give it away, I'll give it


I'm a sympathetic animal,

I'm a sympathetic fool,

I'm a sympathetic fool I know
Break up the chain,

I'll break up the chain, I'll break it
Give it away, I'll give it away, I'll give it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on't ya
Give up my money, give up my name, take it away
Give it away, give it away, I'll give it
See you again, I'll see you again, I'll see ya
Give it away, I'll give it away, I'll give it


When I feel low, when I feel low, I feel it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ant ya


  요즘 이상하게 책이 잘 읽힌다. 신문도 다시 많이 읽고 있다. 스마트폰에 드디어 질려버린 것 같다. 출퇴근할 때 전철 안의 사람들을 보면 다들 스마트폰에 얼굴박고  뭔가를 보고 있다. 요즘 나는 그런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한다.

  대한민국에서 스마트폰 쓰는 사람 중 단체카톡방 하나 없는 사람은 아마 나 하나 뿐이지 않을까. 심지어, 우리 엄마 아빠도 단체 카톡방이 두 세개씩은 되는데 말이다. 그래서 슬프냐. 그건 또 아니다. 예전 대학교 근무할 때 조교들끼리 모여 있는 단체카톡방에 초대되어 하는 수 없이 머물렀던 적이 있는데, 난 채팅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난 아마 평생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모를 것이다. 사실 크게 알고 싶은 기술도 아니긴 하다.


  출근길 전철을 타면 거의 타자마자 잠이 들고, 구로역 직전에 알람 소리에 겨우 깬다. 알람을 맞춰놓고도 못 일어나서 신도림까지 갈 때도 있다. 아침에는 잠에서 깨기 위해 Rock 음악을 좀 크게 듣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  Foals 노래 딱이다. Foals 앨범은 멜론에서 다운로드 받아놓고 한번도 제대로 안 듣다가, 제대로 들어보니 좋다. 최근에 나오는 곡 답지 않게 묵직하고, 보컬이 막 분노에 휩싸인 목소리로 내지르는 곡을 듣고 있다보면 가슴이 후련하다. 출근하기 싫어 우울한 마음도 조금은 사라지는 기분이다.

  특히 오늘 링크한 Foals 의 What went down 은 너무 좋아서, 막 2~3번 연속 듣고 그런다. 가사를 찾아보고 더 좋아졌다. 상징적이고 고뇌가 담긴 시 같아서.


  저번 주말 '모리스' 부터, Foals 까지 영국뽕에 과하게 취하는 느낌이다. 갑자기 영어공부 진지하게 다시 하고 싶은 생각까지 했다. 학원비 때문에 관뒀지만. 아직도 이런 심각한 곡을 부르는 밴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자체로 영국이란 나라는 좀 멋지다.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7만까지 모아서 이탈리아 가서 카라바조 그림을 실제로 보려고 했지만, 첫 유럽여행이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런던 여행을 다시 감행해볼 참이다. 2년 내에. 카라바조 그림도 한점 영국에 있긴 있으니. (그 그림은 내가 제일 보고 싶은 카라바조의 그림이 아니긴 한데.)

 

  Bach 음악은 저녁에 잠들기 전에 책 읽으면서 배경음악으로 잘 듣는다. 책 읽다가 졸리면 Bach 음악 틀어놓고 손모으고 누워서 암중모색을 하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까닭없이 울고만다.


경고. 아래 (더보기) 는 매우 우울한 글 임.





며칠 전 일기에 썼던 곡. 정말 아름다운 곡이다.



 

  나는 수집욕이 별로 없어서인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이 나온 직후부터 지금까지 쭉 멜론 회원이다. 그 뒤로는 대부분 노래를 멜론에서 다운로드 받고, 멜론에 없으면 CD 를 산다. 한국에서 사고자 하는 CD 를 안 팔면 바로 아마존에서 직구한다.

  참 세상이 좋아졌다. 옛날에는 듣고 싶은 곡이 있어도 한국에서 그 음반이 품절이면 도저히 들을 수 없었는데, 요즘에는 Youtube 가 있어서, 웬만한 곡은 다 Youtube 로 들을 수 있고, 직구도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음반을 미치도록 갖고 싶다. 혹은 듣고 싶다 하는 열망이 예전보다는 좀 덜한 느낌이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살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니.


  최근 구매한 두 장의 앨범, Beck 의 Modern Guilt 와 Pat Metheny 가 작곡한 The Falcon and the snowman O.ST 모두 멜론에서 서비스하고 있지 않아서 중고로 구매했다. CD 를 구입해도 바로 mp3 파일로 축출하니, 새 CD 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 



  Beck 의 음반을 산 건 처음이다. 이터널 선샤인의 Everybody got to learn sometimes 나, E-pro 는 가끔 듣지만, 하도 배철수 DJ 아저씨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셔서 호기심에 음반 전체를 오래 전에 한 번 들어 봤는데 전혀 좋단 생각이 안들었다. 그 뒤로는 Beck 은 내 관심에서 완전히 멀어진 음악가였다. 아직까지도 평론가들에게는 엄청 높은 평가를 받는 뮤지션이지만, 하여튼 내 타입은 아니다. 이번에도 앨범 전체는 전혀 내 취향이 아니다. 하지만 Chemtrails 라는 이 곡은 정말로 좋다. 애초에 이 곡을 듣고 싶어서 앨범을 구입한 것이니 후회는 없다.



  내가 구독하는 Youtube 채널 주인이 이 곡을 올려놓아서, 알게 된 곡이다. 1985년 숀팬이 나온 영화의 O.S.T 라고 한다. 한국에 정식 수입은 안 된 것 같다. 역시 중고 CD 로 구매했다. 중간에 뜬금없이 데이빗 보위 아저씨가 나와서 놀랐다. 추운 날 들으면 어울리고, O.S.T 인 만큼 같은 멜로디가 여러 분위기와 템포로 변주 되는데, 출근 시간에 자극적인 음악을 듣고 싶지 않을 때 좋다.


나의 종교

음악 2016. 10. 16. 22:51


1. 내 입으로 내 성격 유별나다고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조차, 오만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내 성격이 남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 성격인 것을. 그래서 나와 관계를 유지해주는 사람들이 고맙고 소중하다.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에게조차 내 성격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좀 아프다. 그 친구가 워낙 성격이 좋아서 나의 이상한 성격을 계속 참아주고 있는걸까? 혹시, 내 주변 사람들이 다 어쩔 수 없이 나와 놀아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우울한 생각이 든 하루였다. 날씨도 우울했다.


2. 작년에 대만 놀러갔을 때 평소처럼 지인들을 위한 선물을 샀고, 대부분은 전해줬지만, 아직도 주지 못한 한 개의 선물이 책장 선반에 박스째 그대로 있다. 이 선물을 줄 날이 올 지 모르겠다. 받는 사람은 그닥 고마워하지도 않고, 아마 아무 의미 없이 받아들이겠지만, 나는 정말 그 선물을 공들여 골랐다. 어느 곳을 가든지 상점에서 선물로 좋은 게 있을까 살피고 고민해서 고른 선물이었다. 그 선물을 영원히 전하지 못하더라도, 선물을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여행지에서 보냈던 시간은 정말 행복했으니, 내 책장에서 계속 먼지가 쌓이더라도 완전 무의미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3. 금요일에 퇴근길에 Pat metheny 의 James 를 들으며, 나의 종교는 음악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 삶을 뒤돌아 보면 삶의 고비마다 배경음악이 되고, 불행이 지나갈 때까지 내가 완전히 정신을 놓아버리지 않도록 해주었던 음악이 한 곡씩 있었다. 과거 언젠가 내 삶의 충실한 배경음악이 되어 주었던 Pat metheny의 James 를 다시 들으니, 눈물이 핑 돌았다. 그때도 지금도 이 곡은 나에게 큰 희망을 준다. 정말 이렇게 큰 위로는 없다.  그 무엇도 이만큼 나에게 즉각적으로 위로를 줄 순 없다.

  태어나서부터 쭉 기독교를 믿고 있고, 그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 때마다 기도를 하면 안정을 찾곤 하지만, 기도도 음악만큼 나에게 활력을 주진 못한다. 학자처럼 진지하게 음악을 듣는 것도 아니고, 요즘 유난히 들었던 음악만 또 듣곤 하지만, 음악은 나에게 신이자, 위로이자, 마약이자, 슬픔 또는 기쁨이다. 아무도 안 알아주는데 이렇게 구구절절 음악에 대한 내 마음을 써놓는 것이 좀 웃기다. 하지만, 정말 음악이 내 곁에 있어서, 내가 음악을 사랑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절실한 나는 음악을 재생 시키기만 하면, 10분 내로 다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내 핸드폰에 있는 음악을 만들어주신 음악가들 존경스럽고 고맙다.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에서 뜬금없이, 식당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뮤지컬 영화 마냥 I say a little prayer 를 부른다. 줄리아 로버츠 옆에 앉은 극 중 그녀의 남자 동료가 줄리아 로버츠를 사랑하는 척, 엄청나게 불안정한 음정 박자로 이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가 너무 좋아서, 영화 끝나고 찾아 들었다.

사랑한다고 열렬히 고백하는 것 보다, 틈틈이 너를 위해 기도한다고 고백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와닿았으니까.

Aretha Franklin 버전도 좋지만, 이 영화를 워낙 재밌게 봐서 그런지 내 핸드폰 플레이 리스트에는 이 OST 버전이 들어있다.

 이 영화는 줄리아 로버츠가 오랫동안 친구로만 지냈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고 하니 그제서야, 남자친구의 결혼을 막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줄리아 로버츠와 친구가 끝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발랄하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카메론 디아즈를 볼 수 있는 것도 큰 재미 중 하나다. 저렇게 예쁘고 착한 여자와 사귀고 결혼을 약속해놓고 그냥 친구로만 지낸 여자에게 가는 건 말이 안되니까.

아마 다른 영화들 처럼 약혼녀를 버리고 줄리아 로버츠와 키스하며 끝났다면 화났을 것이다.


 요즘 이 음악을 들으며, 또 엄마를 위해 기도를 하며 내가 하는 기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그러다보니 '너를 위해 기도할게.' 라는 말의 다른 의미는 '너를 위해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는 말과 동의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기도라도 하면 그 혹은 그녀를 위해 뭐라도 한 것 같지만, 사실 난 한 게 아무 것도 없다.

이쯤되니, 기도가 정말 상대방을 위해 하는 것이라는 의심도 든다. 어쩌면, 기도는 그 사람보다 나의 심신 안정을 위해 하는 건 아닐까.

정말 그 사람을 위한다면, 눈 감고 기도하기 보다 적극적으로 뭐라도 해보려고 발벗고 나설 것이다.

퇴근 후 피곤하고, 엄마가 괜찮다고 하시니까... 와 같은 이런 저런 핑계로 요즘들어 내가 엄마에게 너무 소홀한 것은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든다.

난 엄마를 위해 틈만나면 기도를 하고 있지만, 정작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 무언가를 실제 행하고 이룬 것은 아무 것도 없다.


 9월에 일기를 한번도 못쓴 것 같다.

요즘에는 회사에서 괜히 바쁘고, 집 노트북도 대책없이 너무 느리고, 티스토리 아이폰 앱은 도저히 너무 너무 후져서 활용하기 힘들고, 뭘 쓰고 싶은 생각도 전혀 안들지만, 내 인생 어쩌면 가장 힘든시기로 기억될 요즘 기분을 최소한이라도 기록해 놓고 싶어 쓴다.

어제 우리 엄마는 아픈 엄마라도 있는 게 너희들에게 좋은 거 겠지? 라고 물으셨다.

난 그럼~ 당연하지. 라고 대답하며 용케도 전혀 울지 않았다.

예전에는 성경에 아픈 사람들이 제발 내 병을 고쳐달라고 예수님께 비는 장면을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저번주 어느 날 그 장면을 읽는데 마음이 찡했다. 예수님 옷자락이라도 스쳐서 병을 고치고 싶었던 환자들 처지가 지금 내 마음과 너무 똑같았기 때문이다.

내일 3차 항암치료를 하는 엄마가 저번 같은 부작용 없이, 무사히 마치시길, 또 기도한다.



애니메이션 영상과 함께 보려면 (클릭)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등 9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다수 작곡했던 Alan Menken 의 음악을 좋아한다. 애니메이션을 안보고 사운드트랙만 들어도 언제나 정말 훌륭한 곡들이다.

요즘 잠들기 전에 알란 멘켄 아저씨가 작곡한 사운드트랙 중 아무거나 하나 틀어놓고 독서를 많이 한다. 고등학생 때도 디즈니 음악 들으면서 공부를 많이 했는데 서른 넘어서도 여전히 디즈니 사운드트랙은 내 곁을 지켜주고 있다.


노틀담의 꼽추는 지금 생각하면, 어린애들이 보기에는 너무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디즈니는 용감하게도 이 스토리로 애니메이션을 개봉했다. 그 때문인지 노틀담의 곱추를 기점으로 한동안 디즈니의 암흑기였지. 콰지모도의 저주인건지..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 OST 는 정말 좋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애니메이션 오프닝을 보며 이 음악을 듣다가, 감동 받아서 울 뻔 했다.

콰지모도 엄마가 도망치다가 죽는 장면이 슬픈대다가, 음악까지 너무 웅장하니 가슴이 벅찬 기분이 들었다.

 

난 이 영화 개봉했을 때 아빠랑 동생이랑 극장가서 봤는데, 어린마음에 보는 내내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특히 에스메랄다가 위기에 빠졌을 때 그 긴박함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알란 멘킨이 49년생 이니 벌써 67세.. 아직 엔니오 모리꼬네 할아버지도 정정하게 활동하시니, 오래 오래 사시며 사운드트랙 작곡 더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콜드플레이의 새앨범을 기다리며, 대학시절을 보냈다. 이제는 콜드플레이의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 아무도 콜드플레이를 모르지만 나 혼자 그들을 좋아했던 시절에는 콜드플레이가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

이제는 어디가서 콜드플레이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뭐한 정도구나..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요즘에는 콜드플레이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앨범이 나오면 꼭 한번은 찾아 듣게 된다. 역시 저력이 있는 밴드라 앨범에서 적어도 한 곡이상은 내 취향 100%의 곡이 있다.

수능 망치고 정시 원서 결과 발표 기다리는 중에 내 일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냈다. 그 시절의 배경음악이 항상 콜드플레이였다. 그러니까 콜드플레이는 나의 20대 시작부터 지금까지 실시간으로 활동한 밴드인 것이다. 애정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최근 앨범에서는 Hymn for the weekend 라는 곡이 어찌나 좋은지... 즐겨 듣는다. 가사도 좋다. 힘빼고 부른 비욘세 보컬도 그럭저럭 곡과 잘 어울린다.

콜드플레이의 크리스마틴이 전형적 앵글로색슨족 미남이 아님에도 왜 15년이 넘도록 간지가 좔좔 흐르는지 위 뮤직비디오를 보며 연구했는데, 최고 매력은 말할 것도 없이 목소리고, 두번째 매력은 눈동자 인 것 같다. 이런 얘기까지 하면 남의 얼굴만 연구하는 변태 같을까봐 말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해야겠다. 크리스마틴의 눈동자는 흰자가 옥처럼 깨끗하고 파란 눈동자는 꼭 구슬 같이 영롱하다. 세번째는 비율이다. 대체 키가 몇인지는 모르지만 크리스마틴은 키가 큰 데다, 팔다리가 엄청나게 길어서 무대 위에서 팔 한번만 허공에 휘저어도 엄청나게 폼이 난다.

꾸준히 앨범을 내줘서 정말 고맙지만, Parachute 같이 상큼하고 A Rush of Blood to the Head 같이 전곡이 다 좋은 앨범은 다시 못만드시는건지...

솔직히 기네스 펠트로랑 이혼했다고 했을 때 '오호. 다음 앨범 기대되는군?' 했지만, 별로였다.

그래도 영원히 사랑해요. 콜드플레이



누군가 좋아하는 밴드가 누구냐 물어보면, 레드핫칠리페퍼스 라고 한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 레드핫칠리페퍼스를 잘 몰라 추가 질문이 없고, 때문에 길게 말할 필요가 없어 편하다. 레드핫칠리페퍼스는 뭔가 캘리포니아의 향토 밴드 같은 느낌이 있다. 이 아저씨들이 캘리포니아 출신이라고 하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캘리포니아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레드핫칠리페퍼스 음악과 어울리는 풍경이 펼쳐질 것만 같다. 언젠간 가볼 일이 있겠지.

예전에 큐슈 여행 갔을 때, 라면 먹으러 들어간 포장마차 젊은 사장이 레드핫칠리페퍼스 티셔츠 입고 있어서 반가웠다. 아는 체 하려다가 추가 질문 하면 일본어도 영어도 안되는 내가 오로지 스키데스 라고만 말할 것 같아서 그냥 군말 없이 라면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레드핫칠리페퍼스 좋아하는 주인이 만든 라면을 먹었다는 생각에 기뻤다.

직전 앨범 I'm with you 에는 살짝 실망했지만, 이번 앨범은 오늘 한번 쭉 들어봤는데, 막 좋은 정도는 아니어도 나쁘지 않다.

내 베스트 트랙은 위에 링크하는 Goodbye Angels.



요즘 거의 매주 혼자 영화를 보고 있다.

저번 주에는 싱스트리트를 봤다. 1980년대의 더블린을 배경으로 한 귀여운 음악 영화다. 발그레한 볼의 주인공 아이가 내 취향의 미소년이라 보는 재미도 있고, 영화 내내 80년대 팝과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OST 곡이 흘러나와 듣는 재미도 있다.

이 영화 보면서도 느끼는건데, 영화에서 교복을 입는 남자 학교가 긍정적으로 묘사된 적은 없는 것 같다. 최근의 이미테이션 게임에서도 남자 고등학교는 정말 끔찍하고 부정적으로 묘사되었다. 이번 영화인 싱스트리트도 마찬가지다. 집안 사정으로 전학간 코너가 괴롭힘 당하는 장면을 보니 좀 안타까웠고, 남자끼리 모이면 허구헌날 하는 일이 서열 정하는 것 밖에 없는가 싶어 남자로 사는 것도 참 피곤하겠단 생각했다. 항상 영화나 소설에서 남자 고등학교는 정글 처럼 묘사가 되는데, 이러한 묘사는 한국 남자들이 군대에 대해 묘사하는 것과 조금 비슷하다는 생각도 잠깐 했다. 예술에서조차 '난 무시무시한 세계에서 살아남았지. 훗' 이런 식의 마초적 자부심 은근히 드러내는 것은 정말 싫다. (이 영화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

영화를 보니 더블린에 다시한번 가고 싶었다. 아일랜드 자체가 인구도 적고 유럽 대륙과 동떨어진 나라라 그런지, 더블린은 아일랜드의 수도인데도 시골같이 한가한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또 어찌나 친절한지... 1박 밖에  못했지만 정말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는 도시이다.

영화의 완성도로 보자면, 이 영화에 그리 대단한 점수를 줄 순 없을 것 이다. 이 영화의 결말을 보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미국 영화 중 하나인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의 결말이 떠올랐다.

내가 나이들고 워낙 매사 냉소적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젊음'과 '사랑'이 주된 주제일 경우, 나쁘지 않은 영화와 좋은 영화의 차이는 "젊으니까, 우린 사랑하니까, 다 이겨낼 수 있어." 라는 결말은 전자, "이 세상은 녹록치 않아. 그래도 살아야지 어쩌겠니." 라는 담담한 결말은 후자인 것 같다. 순수한 영화적 메시지에 더이상 감명받지 못하는 나는 타락한 것일까 생각 해보았는데,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가 스무살 쯤 본 영화였던 걸 감안하면 난 원래 이랬다.

주인공인 코너가 좋아하는 '라피나'를 맡은 배우는 전형적으로 서양에서는 좋아하는데 내 눈에는 전혀 예쁘지 않은 (사각 턱에 여성스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외모였다. 그리고 그 얼굴이 16살이라는 설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다.

뭐 그래도 2시간 정도 즐겁게 시청했고, Drive it like you Stole it. 은 상큼하고 좋은 곡이라 영화 본 이후 하루에 한번씩은 듣는다.



전자 음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M83 의 Go 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듣고 반했다. 이 곡에 흐르는 기타 연주가 너무 멋져서 자주 듣고 있다. 연주자가 유명한 분이라는데, 과연 연주가 일품이다.



윤상에 대한 팬심으로 러블리즈의 곡을 다 들어봤는데, 그 중 비밀여행 이라는 곡이 좋아서 자주 듣는다. 가사가 귀엽다. (너와 나 단 둘이라면 좋아~) 하도 들어서 이제 가사도 다 외우는데, 이 곡은 대중들에게 별로 사랑받지 못한 곡인 듯 하다. 왜지??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