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단문 2018. 1. 11. 13:01

  11월 중순 부터 바쁘더니, 요즘에는 회사에서 정말 한시도 안쉬고 일만 한다. 남자친구가 생길 줄 모르고 9월에 덜컥 1년 코스로 등록한 학원은 학원대로 다녀야 하고, 일주일에 간신히 한번 보는 남자친구와 토요일에 한번 보고, 일요일에는 늘어지게 낮잠자고 평일에는 또 미친 듯 일을 한다. 간간히 지친 몸을 이끌고 학원까지 간다.

  지난 여름에는 약 한달 뒤의 일을 땡겨서 다 해도 할 일이 전혀 없어서 매일같이 민망할 정도로 블로그에 자주 글을 썼는데, 요즘 너무 블로그를 버려두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 한켠이 항상 불편하다.

  책 읽는 시간도 많이 줄었다. 아직도 '죄와 벌' 을 읽는 중인데, 이제 2권 60% 지점을 읽었다. 소냐에게 라스콜니코프가 죄를 고백하는 부분 읽으며 감탄을 거듭했다. 정말 신들린 글솜씨다.

  올해 겨울은 엄청 춥지만 맑은 공기, 별로 안 춥지만 미세 먼지 이 두가지 외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겨울답고 아름다운 건 역시 춥고 맑은 공기지만, 추운 날 지하철 플랫폼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전철을 기다리다보면, 빨리 봄이 왔으면 하는 생각만 든다. 

  점심시간에 잠깐 짬이 나서 쓴다. 나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혹시 있을지도 모르니.


지난 화요일에는 회사에서 아주 중대한 나쁜 사건이 있었다. 그 일을 해결하려고 사장님과 면담하고 부장님과도 고민을 했지만, 아무래도 달라질 건 없는 것 같다.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 마다 왜 난 왜이렇게 운이 더럽게 없는가. 하는 생각과 아무래도 이 팔자가 내 인생의 전부인가 보다하는 생각, 이직하면 장 땡이다 라는 생각 등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하지만 이 모든 생각을 압도할만큼 큰 감정은 바로 수치심이다. 남들은 다들 잘 이겨내는 일에 왜 난 이렇게 괴로워하는가. 난 왜이렇게 약해 빠졌나. 난 왜 충분히 좋은 직장에 가지 못했나.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수치심에 목요일에는 버스정류장에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 이 수치심을 없앨 수만 있다면 뭐라도하고 싶었다.

다행히 이제까지 직장에서 겪었던 일들을 상기하며 이보다 더 심한 일들도 견뎌내고 지나갔다고 억지로라도 이 아픔을 이겨낼 수 있다고 세뇌하며 정신 차렸다. 하지만 여전히 속상하다.

힘든 마음에 좋아하는 소설인 로알드 달의 카티나 를 다시 읽었다. 카티나가 쓰러지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언제나 그렇다. 카티나를 읽고 울지 않을 도리는 없다.

금요일에는 투병 중 인 친구에게 선물을 주고 저녁을 같이 먹었다. 친구도 나에게 아이섀도를 줬는데 색이 마음에 쏙 든다. 내가 선물 받을 입장이 아닌데, 너무 속없이 넙죽 받았나 싶다.

토요일에는 전 직장에서 제일 친했던 대리님의 결혼식에 갔다. 신랑신부 모두 행복해 보여서 흐믓하고 부러웠다. 싱글벙글한 신랑신부와 곱게 차려 입은 친척들까지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가끔 어떤 결혼식은 엄청 우울한 분위기 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결혼식 때문에 전 회사 사람들을 사장님 포함하여 잔뜩 만났다. 다들 나보고 얼굴이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그런가… 실상은 그렇지도 않은데. 뭐 그래도 다행이다. 날 욕보인 그 회사에 약한 모습 보인 건 아니니까.

오늘은 회사에서 실수 연발 이었고 말도 막 헛나왔다. 난 평소 실수 많이 안하는데 한번 하면 큰 실수인 경향이 있다. 다음부터 검토를 잘하는 것 밖에 별다른 수가 없지만, 오늘 또 나에게 실망했다. 역시 사람은 교만하면 망한다.


우편물 수발

일상 2010. 11. 4. 17:31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뭐라도 해야겠다고 2월 달에 시작한 일은 사무보조 계약직 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사무보조 치고는 꽤나 빡센 계약직이었다. (마감이 있어서 뭔가 꼭 끝마쳐야 하는 업무가 있었다는 거 자체가)
사무보조가 내 업무다 보니까 자질구레한 심부름도 많이 가고 우리 팀 우편물을 각 사람들에게 뿌리고 그 사람들이 보내라는 우편물 있으면 우편 수발실에 갖다주고 그랬다.
거기를 관두고 다시 들어간 회사에서도 막내라는 명목하에 또 나는 우편물 수발을 했다. 팀 특성 상 우편물도 오지게도 많았다. 특히 월이 바뀌면서 잡지가 나오는 쯤이면 난 겁내 무거운 여성동아 여성중앙 같은 쓰잘데 없이 무거운 잡지 몇권도 거뜬없이 들어서 팀에다 가져다 놨어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난 한 3시쯤 되면 또 우편물을 가지고 와서 각 교수님들 우편함에 넣는다. 내가 뭐 어디서부터 잘못한건지, 아니면 내가 아니라 다른 게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대학 졸업 후 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 일이 똑같다는 것에서 약간의 자괴감을 느낀다. 내가 지금 앉아서 하고 앉아 있는 일은 솔직히 말하면 초등학교만 나와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내가 배운 게 미천하여 내가 가진 능력만으로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난 사람이 매일 매일 치열하게 노력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그렇게 살았고, 결국 이런 신세가 되었다. 내 사상을 바꿔야 하는 걸까? 이 세상과 자신에 대해 만족감이 높은 사람들은 정말로 하루 하루를 치열하게 산 사람들인걸까?

아. 이제금방도 어떤 교수가 내가 적어도 10번이상 알려준 사항에 대해서 또 전화해서 또 물어보고 난 또 대답을 했다 분명히 나중에 (그 나중이 내일이라고 하더라도 ) 또 똑같은 걸 또 물어볼 거라 생각한다. 그럼 난 아마 또 대답을 해줘야 할 거다. 이번 같은 경우는 맨날 학교 전화번호를 나한테 물어보는 건데 학교 홈페이지 가서 이름만 치면 전화번호가 나오는데 그게 그렇게 귀찮아서 꼭 나한테 전화해서 물어본다. 도대체 그런 사람들은 혼자 밥은 자기 손으로 퍼 먹긴하는걸까? 입만 벌리면 부인이나 자기 밑에 사람이 떠 먹여주는 건 아닐까?

예전에 루쉰이 쓴 책을 읽으면서 존경심이 새삼 샘솟았던 적이 있는데 물론 책으로만 루쉰을 접하기 때문에 진짜로 루쉰이 존경할만한 사람이었는지 아는 데 한계가 있지만, 루쉰 책을 보면서 난 주변에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삶이 참 풍요롭고 내가 품을 수 있는 희망이나 꿈의 크기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컸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나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다. 딱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했다.

하지만 내가 커가면서 느끼는 건 존경은 커녕 실망 뿐이다. 실망. 그게 상대방이든 내 자신이든.


추웠다.

일상 2009. 4. 26. 14:34
어제는 하루종일 바깥에서 일하는데 바지 내복에 겨울 코트 입고 일하고 싶었다. 회사에서 흰 윗도리에 청바지 입고 오라고 해서 모범생 마냥 다 챙겨 입고 나갔는데 제기랄. 나 혼자만 그렇게 입고 왔잖아. 흰 옷이 얇은 것 밖에 없어서 얇게 입고 갔는데 무슨 날씨가 그렇게 춥냐.
취직해서 한 1년간은 농땡이 피지 않고 성실히 일했다. 물론 속으로는 항상 불만이 쌓여 있었지만 그래 이왕 하는 거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고 하자. 이런 주의였다. 그런데 그렇게 일할 수록 불만만 쌓이고 몸은 병나고 안돼겠다. 싶었다. 그리고 요령껏 일 잘 피하는 사람들한테 무슨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행시가 있는데 금요일 밤까지 일하고 토요일도 하루종일 일하라고 하길래 화가 났다. 물론 이런 일을 밥 먹듯 하는 회사도 있겠지만, 다수가 꾸준히 안보이는 곳에서 놀고 있는 거 뻔히 아는 이런 회사에서 무슨 나 혼자만 목숨걸고 일할 필요 뭐가 있나 생각이 들어서 금요일에는 퇴근 할 시간 되자마자 그냥 도망나오고 토요일에 가서도 다른 사람들은 7시 반에 갔대는데 난 일 있다고 하고 6시에 나왔다. 헐. 어제 맡은 바 임무에 대충 임하고 있는데 슬쩍 압박이 들어왔으나 눈치 없어 못 알아듣는 척 하고 안했다. 흥. 니들이 날 이제까지 부려먹은 댓가야. 하는 소심한 복수였다. 나름 통쾌하던걸.
그랬더니 그나마 좀 살겠다. 아 그래도 피곤하다. 어제는 너무 추웠어. 4월 말 날씨가 절대 아니었어.
달력을 보니 진짜 신기한게 이번 2009년에는 윤달이 끼어서 5월이 두번인데 어제 날씨가 음력으로 4월 1일이더라. 그걸 보니 추운 게 이해가기도 하고. 저번에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사용했던 달력은 서양에서 쓰던 수준낮은 달력과는 달리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했댄다. 서기로 하면 오차가 나서 몇 년에 한번씩 시계를 멈추고 그런다고 하질 않나. 칠정산이라고 불리는 달력은 지금 봐도 완벽한 달력이라고 하는데 그거 그냥 사용하면 안되나. 지구촌 시대에 그건 말도 안되는 말인가.

어제는 컴퓨터도 전혀 안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12시에 일어났다. 머리도 간지럽고 목욕이나 한가롭게 하고 싶은데 욕조에 찬물이 너무 많다.
원래는 오늘 약속이 있었다. 그건 바로 소개팅. 원래는 저번주 일요일 이었는데 일어나자마자 콧물이 너무 줄줄 흘러서 못 가겠다고 말해놓고 이번 주로 미뤘는데 이번에는 그쪽 회사에서 갑자기 호출이 떨어져서 출근을 해야 한다고 한다. 차라리 잘된 거 같기도 하고. 오늘도 춥다고 하니까.
아 근데 2주연속 미뤄지다 보니 그쪽에서 괜히 나에대해 품는 기대치만 높아질까봐 두렵다. 난 사실 숨길 수 없는 호기심으로 인해 싸이월드로 이미 사진을 다 확인했지만.; (하지만 좋지 않다. 으악)
괜히 소개팅 한다고 한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해보니까 귀찮다.
다음주에는 근로자의 날이 있어서 조금 가뿐한 한주가 될 것 같다. 거깃다 내 몸 챙기자는 의미에서 내일 휴가도 냈다. 얏호!

사람 뿐 아니라 회사도 새해가 되면 각오가 새로워 지나보다.
그래서 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이 속속들이 나에게 떨어지고 있다.
주말에 일하러 간 적도 얼마나 많은지, 이번 주말에도 일해야돼. 제기랄.
아직 이 일들에 익숙하질 않아서 매일 매일 일만 하다보면 끝이다.
정말로 인터넷 뉴스 한 번 클릭 안하고 미친 듯이 일만 하고 있다.
주말에도 일을 하고 주중에도 일을 하고 집에서 하는 건 자는 일 뿐이니.. (그 와중에도 꽃보다 남자는 보고 잤음)
블로그에  쓰고 싶은 이야기는 이따만큼 인데 항상 마음 속에 걸려 있기만 하고 내 블로그에 하루에 한번 방문하지도 못하는 날이 부지기수 이다.
내 능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우스워 지면 난 또 일기나 쓰고 그러고 싶다.

블로그를 관리하고 있진 않지만, 내가 일이 좀 많아졌다는 걸 빼놓고는 2009년이 되어 달라진 것은 없다.
눈이 피로하다.삐꼼씨라도 먹어볼까.

주말을 피하는 방법.

일상 2008. 11. 18. 16:40
제목이 조금 거창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저기 멀리 가서 일을 해야 한다. 아.. 진짜 싫어.

일요일 밤부터 약간 눈에 뭐 들어간 것 같이 아프길래 목욕할 때 녹두가지고 마사지 한 게 눈에 들어갔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것은 다래끼의 초기 증상이었다. 아악.
예전 정읍 살 때 엄마랑 친한 아줌마가 나를 쫌 이뻐라 했는데 그 아줌마가 나보고 얼굴 마사지 하라고 녹두가루를 보내주셨다. 꿀이랑 밀가루랑 섞어서 나도 마사지 해봤는데 오오. 각질 제거에는 효과가 꽤 좋다. 완제품으로 나온 각질 제거제는 하면 얼굴 다 벌겋게 되고 그랬는데 이건 그런것도 없고... 아 근데 그 아줌마께서 (난 아무리 엄마랑 친한 아줌마라고 도저히 이모라고는 못하겠더라) 저번에는 버버리 지갑도 주셨다. 근데 장지갑이라 완전 아줌마지갑... 그래도 공짜라 감사히 쓰고는 있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약간 부어 있고 깜박깜박 할 때마다 아팠는데 난 눈다래끼가 눈 위에만 나는 줄 알고 이건 눈다래끼가 아닌 줄 알았다. (눈위에만 다래끼 날 거란 생각은 왜한건지 참나) 근데 그게 아니랜다. 지금도 부어 있는데 무섭다. 어제 눈이 아파서 다 쓰러져가는 불결한 약국 가서 눈다래끼 나려고 한다고 말하니까 약사 아줌마가 역겨운 냄새나는 무식하게 생긴 약을 6알 주셨다. 2개씩 먹으라고 해서 먹었는데 뭐야 효과 하나도 없어.
결국 오전에 이비인후과랑 안과랑 같이 붙어 있는 병원 갔는데 안대를 붙여줬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안쪽 눈 안보이니 계단 내려가기도 무섭고... 근데 그 병원 진짜 돌팔이 같은 게 의사가 한명이야. 이게 말이 돼? 내과야 뭐 여러가지 다 본대지만, 이비인후과랑 안과를 같이 보다니... 며칠 있다가 와서 째라는데 안가려고 생각중이다. 소염제 열심히 먹으면 없어질거야 암. 사실 내가 살면서 다래끼 난 적이 한 번도 없다. 눈이 조금 아프면 소염제 바로 먹고 그러면 다 없어졌기 때문에. 근데 그 무식하게 생긴 약을 먹었는데도 아무 효능이 없다고. 약사도 돌팔이 아냐 이거. 충무로는 돌팔이 동네인가봐~~~아 근데 이 붓기가 점점 커져서 칼로 째고 고름 짜자고 하면 어떡하지. 아.. 말로만 들어도 끔찍해!!!!!!!!!!!!!!

근데 이거 눈 아픈거 잘만 이용하면 주말에 저기 멀리가서 일하는거 어떻게 좀 빠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집에서 안대 만들어서 금요일날 붙이고 올까... 날도 추운데 이 뭔. 진~~짜로 가기 싫다.

15일에는 큰맘먹고 미용실에 갔다왔다. 작년 추석연휴 때 파마한 뒤로 미용실에 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더 심한 건 대학 졸업 이후로 머리를 자른 적이 없었다는 거. 다듬는 건 있었지만, 한번 맘먹고 길러보자하고 안 자른 건 아니고 귀찮아서 그냥 죽 길렀다. 자르기 전에 화장실 거울에 뒷모습을 비춰봤는데 조금 아까운 거다. 내가 언제 날개뼈 밑까지 머리를 길러보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그 긴머리를 감고 말리고 하는 게 정말 보통일이 아닌거다. 긴머리 유지하는 여성분들 존경스럽다. 아무나 기르는 게 아니다. 머리가 기니까 빠지기도 한 두배는 빠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머리 좀 많이 자르고 아무 파마나 해야겠다 하고 원래 갔던 이철 헤어커커 를 갔다. 여기를 선호하는 건 아니고.. 그냥 세일해준다길래 작년에 파마했던 곳인데, 우와... 세상에 난 파마가 그렇게 비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거기 있는 언니 가 머리결 상하니까 죽어도 시세이도 펌을 하라는 거다. 그냥 셋팅 하고 싶었는데, 그 언니 말빨에 넘어가서 나는 결국 15만원짜리 시세이도 펌을 했다. (왜 시세이도 펌이냐면 중간에 시세이도 약 넣어서 머리결 안상하게 해줘서랜다. 내 머리결 진짜 강한데) 아아아악. 내 인생에서 이렇게 머리에 돈 쳐바르긴 처음이었다. SK텔레콤이면 25% 할인이라고 해서 11만5천원 주고 했는데.......................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돈 아까워 죽겠네.

근데 그 미용실 언니한테 미용실 온지 한 1년 2개월 정도 되었다니까 필요이상으로 깜짝 놀라면서, 나보고 파마 완전 묵혔다가 왔다고 그러는거다. 그리고 그 파마 다 끝난 뒤에도 이제 1년 뒤에 뵙는건가요? 이러질 않나. 그리고 미용실에도 무슨 헤어크림이나 팩 같은 거 팔아야하는 할당 같은 거 있나? 작년에도 그러더니만 이번에도 진짜 작은 헤어크림이 엄청 좋다면서 4만원 주고 그걸 사라는거다. 입장이 진짜 난처했는데 다행히 그 제품은 구입 안했다. 내년엔 거기 안가. 그냥 동네 가서 4만원 짜리 파마를 하고 말지.

머리를 자르고 나니 감기도 편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그렇다. 그리고 파마하고 머리자른 것도 변화지만, 정말 오랜만에 앞머리를 만들었다. 사람들이 어려보인댄다. 키키키키. 이정도만 되어도 대성공? (그 말을 다 믿는 나)

어제는 지옥이었는데 오늘은 꽤 천국스러운 하루였다. 오늘은 칼퇴해야지.

이제금방 친구한테 문자가 왔는데 부천에는 눈이 온댄다. 근데 그 눈을 학원 같이 다니는 약간 정신병자 삘 나는 게이랑 같이 보려니까 암울하다고 한다. 그 남자애 소원이 돈 모아서 태국가서 수술하는 거라는데, 내친구가 보여준 사진 보니까 오 잇츠 호러블!

이거 다 쓰고 읽고보니 진짜 산만하다. 도대체 몇가지 주제가 나오는거야.

돌맞을 소리.

일상 2008. 9. 29. 11:53

너무 화가나서 점심 먹기 전에 이렇게 뻘소리 좀 지껄여본다.
페미니스트나 애를 키우는 엄마들 입장에서 내가 이런 얘기 나불대면 같은 여자끼리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돌을 던질지도 모르지만,
난 솔직히 결혼한 여자와 결혼 안한 여자는 월급 다르게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긴 우리 회사가 업무시간외 업무시간에 대해서는 전혀 보상체계가 없다는 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긴 한데, 저번에 말했던 내 뒷통수를 때리고 내가 갈 부서로 대신 옮겨간 그 선배는 일주일에 한번씩 이런 저런 핑계로 월차내면서 5시반 땡 하면 칼퇴하는 천국같은 회사생활 하면서 잘 지내고 있더라.
인생에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고들 하는데 공부나 운동같이 노력하면 어느정도 가능한 그런 기회가 아니라 이런 기회는 뭐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말을 좀 해달라.
아부를 잘해야 하나? 싫어도 좋다고 해야 하나?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거다.
내 직장생활에서 큰 기회 하나를 놓친 것 같아서 사실 저번 늦봄부터 지금까지 난 엄청 우울하다.
일은 두배로 많아졌고, 내가 하는 일은 여전히 재미는 하나도 없으며 날이갈수록 내 자신이 초라하고 한심해지는 일이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더 나빠져버렸다.
뒷통수 친 선배대신 들어온 다른 선배는 출산휴가를 내서 나랑 일한 기간도 차이안나는 선배도 아닌데 내가 선배대접 해주고 있는 선배다. 심지어 실무기간은 나보다 짧다지. 그냥 단지 나보다 일찍 들어와서 몇개월 일하다 출산휴가 내고 다시 복귀하여 내가 씨다바리 역할 다 해주고 있다. 진짜 말그대로 씨다바리다. 문제는 내 후임이 들어올일이 아주 묘연하고 나는 언제까지고 이런 씨다바리 역할만 할 것 같다는 거다. 우리 회사는 부서 이동은 거의 불가능한데 (아 물론 내 뒷통수 친 선배처럼 부장이나 차장한테 이쁨 보이면 가끔 가능- 근데 이건 어느 곳이나 이러니까) 내가 아무리 일을 오래해도 이건 진짜 후임이 올 것 같지가 않다는게 큰 문제다.
오늘 아침 내가 화가 난 이유는 유부녀, 특히 애가 있는 여자의 경우 애와 집안을 핑계로 옆에 사람한테 자기일까지 다 몰아주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다. 그리고나서 칼퇴. 난 죽어라 일. 요즘 내가 블로그가 뜸한 이유도 아무리 죽어라고 근무시간내 일을 해도 절대로 퇴근시간내 일이 끝나지가 않고, 옆에 선배는 애 핑계로 미영씨 그럼 있다 가요. 그러고 나서 자기 일 제대로 안하고 바로 칼퇴하고.
똑같은 월급 받고 똑같은 일 하면서 애 있다는 핑계 하나만으로 그렇게 일을 태업해도 되느냐 이거다.
이렇다보니 애없는 여자는 애있는 여자보다 오히려 더 역차별을 받고, 모르겠다. 아마 남자 경우도 마찬가지겠지. 도대체 어디까지가 그 사람의 가정을 위해서 회사에서 다른 사람에게 희생을 강요할텐가.
아... 진짜.
오늘도 옆에 선배가 연락도 없이 오전에는 못오겠다고 그래서 혼자 죽어라 일하다보니까 정말 뚜껑열리기 일보직전이고 요즘에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진짜 홧병 나서 죽겠단 생각도 들고. 누구한테 얘기하면 너는 나중에 애 낳으면 안그럴거냐. 이럴까봐 말도 못하겠고.
솔직히 갓난애 가진 엄마들 고생하는 거 아는데, 그걸 방패로 다른 사람에게 그런 자기 자식의 육아 부담을 주위사람들이 함께 나눠주십사 강요아닌 강요를 하는 건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이거란 말이다.
뭐 이런거 아무 상관없이 똑같이 월급주는 우리 회사가 너무나도 자비로운 회사인건가?
애 낳은 아줌마들 입장에선 우리회사만한데가 없겠지만, 난 진짜 유부녀들 안하고 남겨놓은 일 하느라고 죽을 지경이다.
내가 사무실에서 막내인 것도 막내인 거지만, 사무실에 있는 여자들이 이제 슬슬 다 결혼하고 애 낳으려고 하던데 우와. 생각만 해도 앞이 깜깜하다.
아 ㅆ ㅂ!!!
그 악독하던 루꼴라도 나 혼자 고군분투 하는거 알긴 아는지 옆에 유부녀 선배가 또 칼퇴하고 난 일하고 있는데 요즘 고생한다고 다른 회사에서 받은 에스티로더 에센스를 내미는 거 아닌가. 그렇게 나 혼자 고군분투하는 거 알면 좀 따끔하게 말 좀 해주던가.
그냥 부려먹으면 니들 몸은 편하니까 다 끝이다 이거지.
아오 서러워 사망하시겠네~~~ 으아아아아악.
어쨌든 자기 자식의 육아의 부담을 전혀 관계 없는 제 3자에게까지 전가하지 맙시다. (이젠 짜증나서 거의 울 지경임)


2주 연속.

일상 2008. 3. 16. 16:10
주5일을 하는 직장이라면 금요일이 제일 즐거워야 하는 건 당연한 일.
엊그제 3월 14일 금요일은 날씨가 그야말로 환타스틱 했다. 목요일 밤에 비가 와서인지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금요일이었다.
3일연속 일이 별로 없어서 불안했던 내 예감은 완벽히 적중을 해서 내가 불안했던 것 이상으로 목요일부터 이상할 정도로 일이 몰렸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언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뭣 모르는 중 고등학교 시절 언론사에 종사하길 원했던 내 자신이 치욕적일 정도다. 언론 너무 믿지 말자.
저번주 금요일에도 기분이 뭣 같았는데 그냥 집으로 들어갔다. 딱히 만날 사람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집에와서 혼자 비비큐 치킨이나 시켜먹었는데 이번주 금요일도 마찬가지로 퇴근 후 바로 집으로 왔다. 하지만 누구 만날 사람이 있었다고 한들 제대로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왜냐면 일이 많아서 어차피 늦게 끝났으니까.
참담한 기분으로 집에와서 친구랑 전화하면서 그나마 기분이 좀 풀렸는데 누워서 잘 때가 되니까 다시 기분이 다시 안좋아졌다. 서러움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엉엉 울었다. 그냥 가슴이 찡하고 갑자기 눈물이 한두방울 떨어지는 게 아니라 이불 뒤집어 쓰고 엉엉 울어버린거다. 저번주부터 사무실에서 울랑말랑 하다가 괜찮아졌다 가 계속 반복되는 상태였다. 그러다 뭐 터져버린 것.
내가 이런 내 상태를 얘기하면 다들 똑같이 이야기 한다. 아니.. 완전히 100% 솔직하게 말해본 적은 없지만 이런 내 맘을 말해도 될까? 하고 조금이라도 내 맘을 내비치면 어김없이 똑같은 말이 나온단 말이다.

금요일 밤에도 어김없이 똑같은 말을 들었다.

"다들 그렇게 얘기하더라. 내가 필요하고 절실한 말은 그게 아닌데."
"그럼?"
"그냥.. 난 예전에 어떤 사람이 지금 내가 한 말이랑 비슷한 말 했을 땐 그렇게 얘기 안했어."

그랬다. 난 요즘 사람들이 나한테 얘기하는 그런 말은 안했다. 뭐 그 사람이 자기를 이해해 주는 게 나 밖에 없다고 한 말이 어쩌면 진짜였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풋. 뭐 세상에 자길 이해해주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는 건 그냥 그것 뿐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상태로 다 끝이나버렸다해도, 그 당시에 나처럼 얘기하는 사람이 주변에 아마 단 한명도 없었던 모양이다.
막상 거의 동일한 상황이 나에게 당도해보니 그 말의 뜻을 알 것 같았다. 평소에 날 좋아하고 위해준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결국은 똑같은 말만 하는거다.
난 예전에 그 사람만도 못하다. 예전 나처럼 말해주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으니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그때부턴 다시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 때문에 서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이랑 결국은 그렇게 재수없이 끝나버렸던 그 당시가 생각나서 또 가슴이 아팠다.  

난 지독한 이상주의자다. 어떻게든 숨기려고 하고 냉소적으로 보이려 하고 가끔씩 그래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난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하기 좀 부끄러울 정도로 이상주의자 인 거다. 하지만 난 30살 쯤이 되어서도 좋아하는 사람한테 요즘 사람들이 나한테 하는 판에 박힌, 어떻게든 불확실한 미래에서 벗어나도록, 그리고 가장 위험부담 없고 안전한 말로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책임한 말이었지만 난 작년 이맘때쯤에도 지금도 내년에도 작년에 그 사람한테 했듯, 말할 자신이 있다.

내가 많이 힘들어하면 그냥 앞뒤 생각하지말고 거기서 니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주는 게 뭐 그렇게 힘든 일인지 모르겠다. 쳇. 그래. 그러니까 너랑 나랑은 안된다. 이거다. 그 2키로 더 빼라고 한 사건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결국엔 즐거워야할 금요일 밤에 엉엉 울다가 베게나 실컷 적시고 코나 풀고 눈물 때문에 땡기는 눈가에 다시 로숀을 바르고 누워선 음악을 들었다. 최근 3년간 가장 불행했을 때 들었던 음악을 찾았다. incubus, weezer .. 등등.
예전에는 내가 괴로웠을 때 들은 음악을 다시 찾아 듣기가 무서웠다. 힘들 때 배경음악이 되었던 음악을 다시 들으면 약 80% 정도는 그때 그 기분으로 다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정말 힘들 때 오히려 그런 음악을 찾아듣는다. 들으면서 그래 솔직히 예전보다 지금이 10배는 낫지. 안그래? 이러면서 혼자 위로하는거다.

내 곁에 정말 나한테 진정 위로가 되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걸까? 내가 남탓만 하고 그냥 내 덕이 부족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참으로 비겁한 행위다.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한테는 완전히 내 뜻을 내 비친적이 한번도 없다. 아마 걔네들은 나한테 똑같은 말로 위로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 안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한켠이 이렇게 쓰린 이유는 날 진정 위해주는 '남자'가 한명도 없기 때문인걸까? 하핫. 인정하긴 싫지만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한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별 수 없단 말이다.


일본 여행에 다녀와서부터 몸이 여기저기 아프더니만 결국 담에 또 걸렸다. 내 친구는 담에 걸렸다 표현 안하고 담 들었다고 말하던데. 그렇게 말하는건가?
시름시름 앓기를 며칠, 장염 증세가 며칠 지속, 귀에 염증, 결막염을 거쳐 '담'에 코감기까지 단단히 들어버렸는데 거기에 목소리까지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에헤라.

저번주는 정말 악목같은 일주일 이었다. 내 생애 그렇게 일주일이 길어보긴 처음이었다.
내 생애 가장 길었던 일주일이여. 으흑.
화요일에 회사에 대형사건 하나가 뻥~! 하고 터져서 그 이후로는 수습하느라 반 죽을 뻔 했다. 다시한번 내가 일하는 부서에 회의감이 들었달까. 내 성미에 전혀 맞지 않는 일 하는 거 정말 괴롭다. 직장인들 대부분이 회사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직장 사람들한테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뭐냐는 질문 1위에 인간관계가 나왔다고 하니까. 나도 정말 죽었다 깨어나도 친해지지 못할 사람.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 친해지면 안되는 사람. 등등 여러 인간들이 회사에 많고 그것 때문에 관두고 싶다고 골백번 생각을 했지만, 내가 관두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이 일이 너무 싫기 때문이다. 솔직히 학교 다니면서도 죽어도 안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일 중 하나가 지금 하는 일이다. 졸업 후 제대로 돈도 못벌고 계약직으로 일할 땐 정규직이면 옳타쿠나 감사합니다. 하고 가려고 맘을 먹었고 여기 회사에 붙었을 최초에는 기쁜 마음이 컸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회의감이 들고 이 직무로 경력 쌓고 또 너 이 경력으로 회사 옮길래? 라로 자문해보면 오오 Never! 다. 내가 하고 있는 직무가 싫을 뿐 아니라 몸 담고 있는 직종도 싫다. 아. 싫은 것 투성이~~ 그래도 1년도 못 버티고 나오면 어디가서 버틸만큼 버텼다 말하기 쪽팔릴 뿐 아니라, 1년도 못하고 관둔 날 용서할 수 없을 듯 하여 1년은 버텨야 하지 않겠니? 라면서 버티고는 있지만.. 그리고 말할 수 없는 뭔가를 계속 고대하고 있는 상태지만 저번 루쉰 책에 대해서 쓸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포기로 기울고 있다. (안돼!!! 루쉰 선생님의 말을 생각해! 희망은 미래에 속하는 것이잖아!! 라고 맘을 다잡아도 소용없다. 흑)
그렇다고 해결책이 있느냐? 관두고 나오면 니가 뭐 할 것이 있느냐? 없단 말이다. 아아아아악. 그래 일단은 1년이 되기까지의 유예기간이 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 그때가 되면 또 불현듯 어떤 결심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 그렇다. 뭐 고민한다고 되는 일이더냐. 하루 하루 살아가고 주말 제대로 돌아와주면 되는 거 아니냐.
크크 이제까지 쓴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이거 뭐 무슨 정신병자가 쓴 것 같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이 혼잣말 하는 거 같잖아. 이거원. 혼자 고민하고 혼자 해결책 수습하고.

다시 내가 원래 말하고자 했던 내 몸의 증상에 대해 말해보자면.
저번 담의 증상은 '오른쪽으로 고개가 안돌아간다. 오른팔이 안 올라간다. 허리를 숙일 수 없다.' 이 정도였다. 아주 대형 담이었다고 할까. 이번 담의 증상은 딱 하나 왼쪽으로 고개가 안돌아간다. 이거 였다. 저번 담에 비한다면 아주 약한 증상이었는데 사람이 목이 제대로 안 돌아가는 거 단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오랜만에 우리동네 단골 한의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이렇게 날씨 좋은 주말에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보신다. "아.. 저기.. 목이 아파서."라고 말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단번에 "여기랑 여기 아니세요?" 라고 딱 집는데 이런 족집게 같으니라고. 정확하게 그 부분이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부항을 한 4개 뜨고, 침은 한 8방 맞고 찜질까지 마무리 짓는데.. 나이 26에 부항이나 뜨고 누워있고 내 신세가 좀 처량했다. 하지만 부항의 효과는 아주 탁월한 것이어서 한지 3일 밖에 안 지났는데 이젠 왼쪽으로 고개가 잘 돌아간다. 대신 부항 맞은 데 피멍이 크게 4개가 생겼지만.
난 침 맞는 건 하나도 안 두려운데 엎드린 자세로 꼼짝도 못하고 꽤 오랜 시간 있어야 하는 게 어찌나 좀이 쑤시던지.. 나중엔 머리가 지끈 거렸다. 3가지 코스 중 제일 맘에 들었던 건 역시 찜질... 잠이 솔솔 와서 결국 잠이 들었는데 깊게 잠드려는 찰나 끝났다고 일어나라고 해서 너무 아쉬웠다.
 
계산을 하기 전에 키랑 몸무게나 재볼까 하고 쟀는데 키는 그대로 몸무게는 2키로가 빠져있었다. 오.. 역시 최고의 다이어트 비법은 '일' 이로구나 하며 계산하고 나와선 잠깐 친구를 만났다.

여기서 한가지 사건.
집에와서 저번에도 등장하신 그 분과 전화를 하는데 일주일 동안에 살이 많이 빠져서 그런가 어지럽다고 말했더니 그 여세를 몰아서 2키로를 더 빼라는 거다.
그 순간 거짓말 처럼 이제까지의 감정이 싸그리 사라지면서 무서운 속도로 감정 정리가 착착 진행되며 역시 안된다.로 결론이 나버렸다.
하하하하. 역시 말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말 한마디에 당신 너무하는 거 아니야? 그것도 살 빼란 말에? 이렇게 되물어도 소용없다. 내가 기대한 말은 힘들겠다. 혹은 고생이 많았구나. 라는 말이었는데 그 여세를 몰아서 2키로를 더 빼라고? 어허허허. 어이가 없었다. 이런말은 안하려고 했지만, 2키로 더 빠진 내 몸무게는 누가 살빼라고 말할만한 절대 몸무게는 아니었단 말이다.! 그 체중계에서도 분명히 저체중이랬어!! 내가 물론 키가 다른 사람보다 작긴 하지만, 아무리 본인 기준에 내가 살이 좀 있다고 한들 아니 아파서 골골대는 사람한테 살을 빼라니! 이런 당치도 않은. 난 태어나서 누구한테 살 빼라는 말을 한번도 입에 담아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내 일생동안 충격적이었던 말 베스트 3 에 들만한 아주 엄청난 말이었다. 2키로 더 빼. 아아악.(오늘 이 아아악. 이 말 참 많이도 하네;) 다시 생각해도 충격적이다.

친한 친구랑 놀고 싶은 맘이 굴뚝같은 지 벌써 한달째. 친구는 시골에 내려갔다. 우울한 마음에 친구한테 이런 저런 넋두리를 늘어놓았더니 역시 내 친구 답게 이구 불쌍한 것. 이라고 해주는 거다. 아.. 눈물나게 고마운 친구. 요즘 날 불쌍히 여겨주는 건 너 밖에 없어. 엉엉. 친구 올라오면 맛있는 거 잔뜩 사주기로 결심했다.

친구오기 전에 이 만신창이 몸뚱아리가 조금의 차도라도 있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