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went down - Foals


I buried my heart in a hole in the ground
With the lights and the roses and the cowards downtown
They threw me a party, there was no one around
They tried to call my girl but she could not be found

I buried my guilt in a pit in the sand
With the rust and the vultures and the trash downtown
So don't step to me, kid, you'll never be found
Cause while you were sleeping, I took over your town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ant ya

I fell for a girl with a portwine stain
I knew her initials but never her name
I tried and I tried and I was never the same
It's no longer for love and I'm forever changed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on't ya

Give up my money, give up my name, take it away
Give it away, I'll give it away, I'll give it
When I see you man, I see a lion
When I see you man, I see a liar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ant ya
Give up my money, give up my name, take it away
I'll give it away, give it away, I'll give it


I'm a sympathetic animal,

I'm a sympathetic fool,

I'm a sympathetic fool I know
Break up the chain,

I'll break up the chain, I'll break it
Give it away, I'll give it away, I'll give it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on't ya
Give up my money, give up my name, take it away
Give it away, give it away, I'll give it
See you again, I'll see you again, I'll see ya
Give it away, I'll give it away, I'll give it


When I feel low, when I feel low, I feel it
When I see a man, I see a lion
When I see a man, I see a liar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of my eye
You're the apple of my eye, of my eye, want ya


  요즘 이상하게 책이 잘 읽힌다. 신문도 다시 많이 읽고 있다. 스마트폰에 드디어 질려버린 것 같다. 출퇴근할 때 전철 안의 사람들을 보면 다들 스마트폰에 얼굴박고  뭔가를 보고 있다. 요즘 나는 그런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한다.

  대한민국에서 스마트폰 쓰는 사람 중 단체카톡방 하나 없는 사람은 아마 나 하나 뿐이지 않을까. 심지어, 우리 엄마 아빠도 단체 카톡방이 두 세개씩은 되는데 말이다. 그래서 슬프냐. 그건 또 아니다. 예전 대학교 근무할 때 조교들끼리 모여 있는 단체카톡방에 초대되어 하는 수 없이 머물렀던 적이 있는데, 난 채팅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난 아마 평생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모를 것이다. 사실 크게 알고 싶은 기술도 아니긴 하다.


  출근길 전철을 타면 거의 타자마자 잠이 들고, 구로역 직전에 알람 소리에 겨우 깬다. 알람을 맞춰놓고도 못 일어나서 신도림까지 갈 때도 있다. 아침에는 잠에서 깨기 위해 Rock 음악을 좀 크게 듣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  Foals 노래 딱이다. Foals 앨범은 멜론에서 다운로드 받아놓고 한번도 제대로 안 듣다가, 제대로 들어보니 좋다. 최근에 나오는 곡 답지 않게 묵직하고, 보컬이 막 분노에 휩싸인 목소리로 내지르는 곡을 듣고 있다보면 가슴이 후련하다. 출근하기 싫어 우울한 마음도 조금은 사라지는 기분이다.

  특히 오늘 링크한 Foals 의 What went down 은 너무 좋아서, 막 2~3번 연속 듣고 그런다. 가사를 찾아보고 더 좋아졌다. 상징적이고 고뇌가 담긴 시 같아서.


  저번 주말 '모리스' 부터, Foals 까지 영국뽕에 과하게 취하는 느낌이다. 갑자기 영어공부 진지하게 다시 하고 싶은 생각까지 했다. 학원비 때문에 관뒀지만. 아직도 이런 심각한 곡을 부르는 밴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자체로 영국이란 나라는 좀 멋지다.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7만까지 모아서 이탈리아 가서 카라바조 그림을 실제로 보려고 했지만, 첫 유럽여행이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런던 여행을 다시 감행해볼 참이다. 2년 내에. 카라바조 그림도 한점 영국에 있긴 있으니. (그 그림은 내가 제일 보고 싶은 카라바조의 그림이 아니긴 한데.)

 

  Bach 음악은 저녁에 잠들기 전에 책 읽으면서 배경음악으로 잘 듣는다. 책 읽다가 졸리면 Bach 음악 틀어놓고 손모으고 누워서 암중모색을 하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까닭없이 울고만다.


경고. 아래 (더보기) 는 매우 우울한 글 임.




That girl

위로 2017. 3. 13. 17:30



 힙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Pharrell Williams 1집은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은 최초의 힙합 앨범이다. 그 앨범의 타이틀 곡이었던 That girl 과 똑같은 곡제목의 Stevie Wonder 곡. 나는 Stevie Wonder 앨범 솔직히 Songs in the Key of the life 앨범 딱 하나 제대로 들었는데, 스티비원더 곡은 내가 모르는 어떤 곡이라도 다 좋더라. 대체로 신나는 리듬이지만, As 같은 곡은 가끔 들으면 가사 때문에 울 때도 있다.


예술, 역사를 만들다
국내도서
저자 : 전원경
출판 : 시공사(시공아트) 2016.06.14
상세보기

 

  읽은 지 꽤 됐지만, 게을러서 이제서야 기록한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로 양질의 글을 읽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었다. 책 읽는 시간이 엄청 줄어서 요즘 나는 책 한권 읽으려면 엄청 긴 시간이 필요한데, 이 책은 너무 재밌어서 금방 읽었다. 다 읽고 나서 더 읽을 수 없음에 아쉬웠다.


  한 때 사람들은 왜 글에 매료되는가... 이유를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이 세상의 모든 예술이 태초에 어떤 이유로 생겨났을까 생각해보면 다른 건 몰라도 글은 아마도, 인간이 가장 괴로울 때, 사람이 가장 고독할 때 생겨났을 것이다. 음악은 여러 명이 함께 할 수 있고, 춤은 기쁠 때 덩실덩실 추면서 생겨났을 것 같다. 그림이나 조각도 글처럼 혼자하는 예술이지만, 재능이 전혀 없는 사람은 감히 도전할 수 없는 분야다. 하지만 글은 누구나 펜만 가지면 좋은 글이든 부끄러운 글이든 어쨌든 쓸 수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몇 년 전 의미도 모르고 읽었던 나츠메 소세키의 '풀베게' 서문이 떠올랐다.  


  산길을 올라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지(理知)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운 것이 심해지면, 살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태어난다.
  인간 세상을 만든 것은 신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역시 보통 사람이고 이웃끼리 오고 가는 단지 그런 사람이다. 보통 사람이 만든 인간 세상이 살기 어렵다고 해도 옮겨 갈 나라는 없다. 있다고 한다면 사람답지 못한 나라로 갈 수밖에 없다. 사람답지 못한 나라는 인간 세상보다 더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p.7


    이 책의 마지막에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전원경 선생님의 글이 나온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이익은 바로 '치유와 자유'에 있을 것이다. 삶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슬품과 고통이 분명히 있다. 우리의 생명은 유한하고 그 유한한 삶에서 우리는 소중한 이를 잃거나 타인에 의해 고통을 받으며, 때로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벗이 주는 배신감으로 번민한다. 뛰어난 예술 작품은 바로 그러한 우리의 마음을 고요히 안아 주며 감동을 통해 슬픔에서 벗어나 삶의 기쁨으로 접근하도록 도와준다.

  행복한 사람은 일기를 쓰지 않듯이, 만약 우리의 삶이 늘 평온하고 만족스럽기만 하다면 우리는 예술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고통스럽고 슬픈 현실보다 더 아름다운 세계를 접하게 되며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고뇌와 슬픔에서 잠시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예술은 우리가 우리의 제한된 현실 속에서나마 자유와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것이 우리가 예술을 늘 바라보며 더 많은 예술 작품을 향유하려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은 각 시대별 주요 미술 걸작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술한다. 덤으로 각 장마다 클래식 음악 추천까지 실려있어 찾아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어려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나같이 배경지식이 전무한 사람도 쉽게 이해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포함하여 이제까지 나온 전원경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마네' 와 '카유보트' 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마네 그림은 영국 갔을 때 꽤 봤는데, 카유보트 그림은 한 번도 못봤다. 언젠가 볼 기회가 오리라... 믿어야지.

 

  이 책에 나온 클래식 추천음악을 잠들기 전에 가끔 틀어놓곤 하는데, 왜 클래식 음악을 사람들이 그토록 사랑하는지 좀 알 것 같다.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를 반추하고, 눕기만 하면 찾아오는 우울한 생각에 몸부림 칠 때, 배경음악으로 클래식 처럼 좋은 음악이 없다. 어두운 가운데 음악을 들으면 틀림없이 눈물을 흘리곤 하지만, 내 눈물과 음악이 함께 흐르며 슬픔이 날아가는 느낌 같은 게 있다.

 

  예술은 의식주 처럼 사는데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예술이 없었다면 모든 인간은 숲속의 동물처럼 살고 있을 것이다. 나는 예술을 보고 읽고 느끼며, 과거 놓쳐버린 기회에 대한 아쉬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 현실의 무료함을 겨우 견뎌내는 것 같다.


  이 책 3부작이라고 들었는데 왜 두번째 책이 안나오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른 전원경 선생님들 책 처럼 역시 좋았다. 두번째 책을 기다릴 뿐.


나의 종교

음악 2016. 10. 16. 22:51


1. 내 입으로 내 성격 유별나다고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조차, 오만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내 성격이 남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 성격인 것을. 그래서 나와 관계를 유지해주는 사람들이 고맙고 소중하다.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에게조차 내 성격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좀 아프다. 그 친구가 워낙 성격이 좋아서 나의 이상한 성격을 계속 참아주고 있는걸까? 혹시, 내 주변 사람들이 다 어쩔 수 없이 나와 놀아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우울한 생각이 든 하루였다. 날씨도 우울했다.


2. 작년에 대만 놀러갔을 때 평소처럼 지인들을 위한 선물을 샀고, 대부분은 전해줬지만, 아직도 주지 못한 한 개의 선물이 책장 선반에 박스째 그대로 있다. 이 선물을 줄 날이 올 지 모르겠다. 받는 사람은 그닥 고마워하지도 않고, 아마 아무 의미 없이 받아들이겠지만, 나는 정말 그 선물을 공들여 골랐다. 어느 곳을 가든지 상점에서 선물로 좋은 게 있을까 살피고 고민해서 고른 선물이었다. 그 선물을 영원히 전하지 못하더라도, 선물을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여행지에서 보냈던 시간은 정말 행복했으니, 내 책장에서 계속 먼지가 쌓이더라도 완전 무의미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3. 금요일에 퇴근길에 Pat metheny 의 James 를 들으며, 나의 종교는 음악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 삶을 뒤돌아 보면 삶의 고비마다 배경음악이 되고, 불행이 지나갈 때까지 내가 완전히 정신을 놓아버리지 않도록 해주었던 음악이 한 곡씩 있었다. 과거 언젠가 내 삶의 충실한 배경음악이 되어 주었던 Pat metheny의 James 를 다시 들으니, 눈물이 핑 돌았다. 그때도 지금도 이 곡은 나에게 큰 희망을 준다. 정말 이렇게 큰 위로는 없다.  그 무엇도 이만큼 나에게 즉각적으로 위로를 줄 순 없다.

  태어나서부터 쭉 기독교를 믿고 있고, 그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 때마다 기도를 하면 안정을 찾곤 하지만, 기도도 음악만큼 나에게 활력을 주진 못한다. 학자처럼 진지하게 음악을 듣는 것도 아니고, 요즘 유난히 들었던 음악만 또 듣곤 하지만, 음악은 나에게 신이자, 위로이자, 마약이자, 슬픔 또는 기쁨이다. 아무도 안 알아주는데 이렇게 구구절절 음악에 대한 내 마음을 써놓는 것이 좀 웃기다. 하지만, 정말 음악이 내 곁에 있어서, 내가 음악을 사랑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절실한 나는 음악을 재생 시키기만 하면, 10분 내로 다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내 핸드폰에 있는 음악을 만들어주신 음악가들 존경스럽고 고맙다.


Ben folds- So there

음악 2016. 4. 11. 22:30



Ben folds 의 So there 앨범을 자주 듣고 있다.

한 눈에 봐도 감수성 예민하고 착해보이는, 그리고 피아노 무지하게 잘치는 Ben folds 의 So there 앨범은 다 듣고나면 마치 슬프고 아련한 드라마를 한 편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앨범의 마지막 Piano concerto 세 곡은 악장 까지 갖춘 클래식 형식의 곡들인데, 세 곡 모두 대곡인데가, 그냥 들어선 도저히 Pop 을 하는 사람이 작곡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런 곡을 Pop singer song writer 가 작곡했다니... 또 이런 곡을 자신의 앨범에 패기 있게 수록했다니... 신기하고 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앨범을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엄청 높은 수준의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고, 벤 폴즈라는 사람이 가진 음악적 역량의 깊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Ben folds 에 대해 아는 바는 별로 없지만, 아무래도 클래식 쪽으로 정통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인 것 같다. 나중에 맘먹고 클래식 악기들로 영화 음악을 작곡하셔도 엄청 잘하실 것 같다.
그러고보니 곡들이 다 약간 클래식한 느낌도 들고...

링크한 곡은 앨범 타이틀 곡인데, 가사가 무척 좋다. 가사를 보며 들으면 벤 폴즈가 방안에서 핸드폰을 가지고 작곡하는 모습으로 시작해서 곡의 가사대로 머리 속에 상황이 쫙 시각화 된다.
어느날 출근길에 이 곡의 You taught me nothing, I owe you nothing 이 부분을 듣다가 눈물이 덜컥 났다.

정말 정말 훌륭한 앨범이다.



http://youtu.be/jJp3kVelU3c

 

  요즘 듣는 두 곡은 무척 분위기가 다르다. 어느 날 퇴근길, 언제나 처럼 울적한 마음으로 고속도로를 운전하는데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마음에 쏙 드는 노래가 흘러 나왔다. 내가 모르는 노래였다.

  난 선곡표를 검색한 뒤에야 이 곡이 Phoenix 라는 밴드의 If I ever feel better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밴드의 다른 곡도 좋은 게 있나 앨범을 검색해서 들어봤는데, 애석하게도 이 곡 말고는 좋은 곡이 없었다.

  이 밴드 프랑스 밴드라서 그런건지, 영어로 노래하는데도 이상하게 프랑스어 같은 분위기가 난다. 

  다른 곡들은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이 곡 만큼은 요즘 푹 빠져 있다. 2014년 1월의 가장 큰 쾌거는 이 곡을 알게 된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때문에 난 이 곡을 안 뒤로는 하루에 2번 이상 듣고 있다. 산책할때 운전할 때 책 읽을 때 아무때나.

 

  항상 일요일마다 억지로라도 산책을 나가려는 이유는 우울해서다. 그냥 일요일은 요일의 성격 상 우울할 수 밖에 없다. 일요일이 토요일이 되지 않는 이상 아마 죽기 전까지 일요일은 우울할 것 같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설 연휴도 끝나고 2월은 우리 회사에서 제일 바쁜 달 중 하나니까, 각오도 크게 해야 하고 해서 오늘도 5시 30분이 넘어서야 산책에 나섰다.

  아주 미세하지만, 조금씩 해가 길어지는 게 느껴진다. 해가 길어짐을 체감할 때마다 항상 기분이 좋았는데 이상하게 2014년 들어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봄이 오더라도, 또 그렇게 몇개월 나이만 들겠지 하는 생각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이건 만 30년동안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IPTV 를 단 이후로 주말마다 영화를 2편 정도는 보는 것 같다. 친구를 만나고 들어와도 밤 늦게까지 영화를 보고, 일요일 낮에도 또 보면서, 정말 정말 좋은 영화도 많이 봤다. 좋은 영화는 내 기억 속에 남기고 싶어서 감상문도 쓰고 싶고 그런데, 시간을 못냈다.

 

  요즘 듣는 두번째 곡은 다소 난감한 뮤직비디오의 Begging you 다.

 

http://youtu.be/S1Ke19kxGp8

 

  내가 요즘 관심 있어하는 영국 작가가 좋아하는 밴드라고 해서 Stone roses 의 곡을 찾아 들었는데, 다른 유명한 곡들 보다 이상하게 난 이 곡이 마음에 쏙 들었다. 몇 년도에 발표된 곡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발표 됐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진보적인 곡인 것 같다. 반복되는 멜로디도 무척 중독되고.

  저번주에 토요일 학원가는 길에 용산행 급행 전철 안 에서 완전히 잠이 들어서, 종점까지 쿨쿨자다 어떤 아저씨가 흔들어 깨워주셔서 간신히 일어났다. 이 곡은 이런 상황일 때 좋다. 졸리고 몽롱할 때 잠 깰때. 그래서 이건 토요일 아침에 주로 듣고 있다. 시청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면서.  

 

  30살이 넘고 보니, 20대의 내가 왜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지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런데 현재에 그 이유를 대입해보면 또 나는 잘 모르겠다. 뭔가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정말 사람에게는 노력해도 안되는 게 있는 것 같다.

 

  하긴 사실 이건 핑계다. 나의 가장 큰 문제는 아마도 노력하고 싶지 않은 일이 이 세상에 너무 많은 거 아닐까. 알면서도 역시 노력하고 싶지 않으니, 다시 언제나 제자리거든.

 

  또 쓰지만, 지금 내 심정을 표현하자면 체호프의 소설 속 문장을 인용 할 수 밖에 없겠다.

 

  "나는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으로 괴로워했으며, 이렇게 빠르고 재미없게 흘러가는 내 삶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나는 항상 이렇게 무거워진 내 마음을 가슴속에서 뜯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 다락이 있는 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