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단문 2016. 10. 5. 18:21

원래 잘 우는 편이지만, 엄마가 편찮아지신 뒤, 시도때도 없이 감동받고 훌쩍 거린다.
이것 또한 늙었다는 증거 인건지..
며칠전 전철에서는 갓난아이를 안고가는 젊은 엄마가 아기 머리를 쓰다듬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다 울고 말았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의 애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도 언젠간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이대로 몇 년 더 지나면 영영 불가능할지도 모르는데.. 슬프겠지. 영영 엄마가 되어보지 못한다면.
나보다 더 사랑하는, 대신 기꺼이 죽을 수 있는 사람이 생기는 건 어떤 기분일까.
TV같은 데서 생각보다 암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나오는 이야기의 90%이상 결말이 투병 중 사망이다. 투병 중 완쾌되었다는 이야기는 별로 없다. 그게 옛날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요즘에는 견딜 수 없이 슬프다.
결국 난 점점 더 주책맞아지고 있다. 날 아는 누군가의 앞에선 아직 한번도 운 적 없지만, 하루에 한번씩은 찡해지고 혼자 눈물을 닦곤 한다.
즐거운 일이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