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던 시절 어느 날 밤이었다. 쿨쿨 자고 있는데 큰 옷더미가 나를 덮쳤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기둥으로 연결된 거대한 행거가 옷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었다.
내 4계절 옷이 모두 방바닥에 쏟아졌고 행거 부직포 덮개에 가려져 있던 벽면에는 회색 검정색 곰팡이가 가득 덮여 있었다.
별 거 아니었는데 순간 울컥하면서 애처럼 엉엉 울었다.
옷을 행거에 다시 걸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기 때문에 의자에 올라가서 울면서 행거를 설치하고 옷을 다 걸었다.
가끔 생각난다. 그 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