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전 회사에서 알던 사람 중에 굉장히 정치적이고, 굉장히 두 얼굴인 한 사람이 있었다. 겉으로는 나를 엄청 생각해 주는 척 했지만, 난 쿨하게 거절했다. 왜냐면 너무 가소로워보였기 때문에. 어쨌든 그 사람은 회사에서는 그의 특기를 한껏 발휘하여 윗사람에게는 인정받는 사람이있고 사장도 아닌 주제에 부장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거기에 정말 대책없이 무한한 자기애까지 있어서 이해가 정말 안갔다. 뭐 좋게 말하면 자신감인건가? 그런게?
그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찌질한 패배자겠지. 실제로 난 찌질한 패배자가 맞긴 하지만.
난 쥐뿔도 없이 습자지 한장 같은 그 사람의 인격에 매번 실망을 했는데 그러면서도 변태같이 그 사람 블로그를 요즘도 가끔 들락날락한다.
그런데 놀라온 것이 블로그 안의 그 사람은 놀랍게도 쿨하고 놀랍게도 멋있고 놀랍게도 괜찮은 사람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블로그만 봐선 나도 반하겠어.
하긴 나도 처음에는 그 사람이 참 괜찮고 멋지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 그래도 꽤 장문의 글과 꽤 자세한 일상을 묘사하는 곳이 블로그인데, 정말 짧은 글 짧은 단상만 적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모습만 보고는 상대방을 파악하는 건 큰 과오라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물론 직접 쓴 "글"이 진심인지 아닌지 파악하는 더 큰 근거일 수도 있고, 때로는 글만으로도 사랑에 빠지고 동경에 빠질 수 있다고 믿는 나 이지만, 정말 그 사람은 아니올시다.
괜히 아침부터 뻘소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