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outu.be/1lyu1KKwC74

지금 생각해보면 심각하게 우울했던 중학교 3학년 시절, 난 AFKN 라디오 매니아 였다.
바로 옆에 미군부대 덕분에 항상 깨끗한 음질이었고, 우리나라 라디오에서 안틀어주는 팝도 많이 나왔으니까. (여담이지만 내가 그때 얼마나 영어라디오를 열심히 들었든지 당시 영어듣기평가에서 전교에서 나혼자만 다 맞은 적도 있었다.)

그 시절 라디오에선 이 곡이 하루에 적어도 5번 이상 나왔고 난 잘 모르는 The verve라는 밴드의 이 멋진 곡을 또 듣고싶어서 기약없이 기다리곤 했다.

나중에서야 이 곡에 대해 알게되었고, 이 곡은 현재까지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10위 안에 무조건 들어갈 곡이다.
지금도 차안에서 이곡을 들으면 가슴이 뛰니까.

생각해보면 그때 난 좋은 노래 한곡에 슬프고 외로운 것도 다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별 것도 아닌 일을 극복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하고 남자가 필요하고 술도 필요하고 그런다.

어렸을 때 부터 불만투성이에 열등감 덩어리 였지만, 또 그 때문에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발전도 할 수 있었다.

난 크게 못나지 않았으니, 자신감 갖고 살아야할텐데 그게 참 되지않고.

이 좋은 곡도 들을 때는 세상 다 가진 것 같이 좋지만, 그때처럼 내 인생 전체를 위로해주진 못한다.

참 슬프네.


TistoryM에서 작성됨


혼자 점심먹기.

위로 2008. 10. 3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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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 흔히들 말하는 된장녀 스러운 습관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거의 맨날 점심을 먹고 테이크아웃 커피점에 가서 커피를 사 마신다. 비싼 커피 마시는 게 그리 큰 잘못인가? 한잔에 십만원짜리도 아니고.
내가 뭐 비싼 커피 가끔 사먹는 건 우리회사가 점심이 공짜라서 그런 것도 크다. 그냥 남들 점심 먹는 돈으로 커피 사먹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난 예전부터 미용실도 그렇고 문구점도 그렇고 단골손님이 되는 걸 좀 부담스러워 한다. 그 곳 이외에 다른 곳을 가면 죄책감 느끼는 것도 싫고, 단골이라고 주인이 나한테 친한 말을 건내도 좀 불편하고 그런거다. 난 그냥 매일 와도 처음 오는 손님처럼 사무적으로 대하는 데가 좋더라. 음식점도 그렇고 병원도 그렇고 미용실도 그렇고.
이렇게 단골손님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회사주변에 있는 5개 커피숍을 돌아가면서 가고 있다.
가끔 회사 사람들이 꼴도 보기 싫으면 그냥 혼자 가서 커피랑 빵이랑 먹으면서 음악듣는다. 이미 사무실에서도 나 혼자 나가면 쟤 또 혼자 먹으러 가는구나 하고 내버려 두는 분위기고.
옆에 보이는 건 저번에 또 우울해서 던킨도너츠가서 혼자 점심 먹었을 때 찍은 사진이다. 이때는 the veve 신보가 새로나왔을 때 인데 mp3로 love is noise를 듣는데 갑자기 울컥해버렸다. 그리고 중3때 엄청 좋아했던 the verve가 여전히 멋있는 모습과 음악으로 돌아와서 기쁘기도 했다. 뭐 울컥하는 마음이 더 크긴 했지만.
아 그리고 바로 옆에 보이는 던킨도너츠 박스는 미니도너츠 세트 먹으니까 넣어주는 상잔데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놨다.

아 이 포스팅도 사실 예전부터 끝마치려고 했던건데 오늘 야근하면서 짬내서 완성하는 중이다. 이제금방 김밥을 사다 먹었는데 단무지가 무지막지하게 크네. 난 식초맛 나는 음식을 굉장히 싫어해서 짱아찌도 싫고 단무지도 별로 안 좋아한다. 대학교 1학년때까지는 냉면도 잘 안먹었다.

이건 딴소리고 내가 이 포스팅을 처음 쓸 때의 목표는 내가 요즘 좋아하는 노래 뮤직비디오 올리고 싶어서였으니 본래의 목적에 따라 뮤직비디오를 올리겠다.

우선 첫번째로 the verve - love is noise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59B578643E721A6B43D41D496879EB567A69&outKey=V127923b70049da1a6e5d92b3e8799dce9e7a148b8702366aa5c592b3e8799dce9e7a



이번 forth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봤더니 역시 love is noise 빼고는 그닥 기억에 남는 곡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돌아왔고, 뮤직비디오도 멋있으니 봐주기로 했다. 저 뮤직비디오 처음 볼 때 촛불 장면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중간에 뭔가 낯익은 장면인걸? 하고 봤더니 북한 어린이들이었다. (나중에 북한 국기도 나오고) 이 노래는 우후우후우후 아하아하아하 이후렴이 곡분위기의 반은 먹어주는 듯 하다. 뮤직비디오까지 날 실망시키지 않아서 다행!

그 다음으로는 fall out boy - I don't care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45DD7D9B6735147D7984A60BDA095CF22EF6&outKey=V12106edf51f9de20f7958bcd56f24a4e0b38d2c47cbdcf572b228bcd56f24a4e0b38



fall out boy 는 thanks for the memory 이외에는 아는 곡이 없다. 위 곡도 이번에 새로나온 싱글인 것 같은데 후렴구가 신명나서 좋다. 나는 퇴근하면서 시끄러운 락음악 크게 듣는 버릇이 있는데 그 때 들으면 딱이다. fall out boy 노래는 요즘 이 노래말고도 thriller 라는 노래도 좋아하는데, 뮤직비디오가 없고 공연장에서 노래하는 동영상만 있길래 그냥 안 올렸다; 난 예전부터 라이브버전으로 음악듣는 걸 별로 안좋더라. 라이브앨범 CD로 사는 것도 조금 이해가 안간다. 난 그냥 최상의 상태에서 관중소리 없이 녹음한 곡으로 듣는게 좋더라.
아 근데 서양에도 바바리맨이 있는 모양이지? 난 이제까지 살면서 저런 노출증 걸린 남자=변태 를 한번도 안봤다. 행운이라면 행운이지. 흐흐.

위 곡들 말고도 my chemical romance 의 sleep 도 자주 듣고 이번 주말엔 스텔스 O.S.T 를 다운 받았는데 여기 들은 incubus 곡이 또 그렇게 괜찮다. incubus 곡은 나중에 포스팅 해야지.

벌써 2008년 11월 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 11월 4일 화요일 밤이로군. 아 피곤해.
오늘은 루꼴라 없이 야근해서 그나마 즐거운 야근인데 아프리카로 일본시리즈 세이부 : 요미우리 경기 보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점 더 남성스러워 지는 것 같다. 위에 곡 성향도 그렇고, 드라마는 하나도 안보고 mlb,일본프로야구까지 챙겨보고 있으니.
근데 응원하는 세이부가 자꾸 바보짓을 해서 열받네. 아오.


월요일 아침

일상 2007. 11. 26. 17:07

1. 12월 22일 동지전까지는 밤이 점점 길어진대지만 오늘 아침은 좀 심했다. 난 6시 50분에 집에서 출발하는데 저번주까지는 먼동이 터오는 새벽이었는데, 오늘 새벽은 완전히 밤이었다. 밤. 가로수등도 다 켜져있고 하늘도 어두운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까만색 이었다.
아.. 오늘부터는 매일 이렇게 밤 같은 때 출근해야 하는건가 싶어서 좀 우울해졌는데 무언가를 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항상 '잠' 이었던 내가 새벽에 이렇게 걷고 있다는 거 자체가 신기하고 심지어는 대견했다. 회사앞에 도착했을 때는 8시 20분 이었는데 8시 20분인데도 해가 떠있질 않고 어두컴컴했다. 아무래도 오늘 새벽이 밤 같았던 건 오늘 날씨가 특이해서 그랬던거지 밤이 길어지기 때문만은 아니었나보다.

2. 6시 50분에서 단 1분이라도 늦으면 7시 08분 직통을 타는데 무리가 따른다. 우리 집 앞에서 가는 버스는 딱 1개 빼고 모두 역을 거쳐 가기 때문에 버스가 안와서 속 썩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내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으면 버스들이 우회전 하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절대 변하지 않는 이 교통체계가 문제다. 내가 건너자마자 버스들은 우회전을 하고 난 항상 30미터가량을 버스와 달리기를 한다. 저번에 달리기를 하지 않고 그냥 걸어갔다가 전철 놓치고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면했다. (우리회사는 지각 3번 하면 시말서 쓴다) 그 이후로는 구두를 신 건 무릎이 아프건 옷이 불편하건 무조건 뛴다.
오늘 아침에도 역시 열심히 뛰었는데 내가 버스를 타려고 문앞에 서는 순간 버스기사가 문을 닫더니 스피드를 내며 그냥 출발해버렸다. 빌어먹을 버스운전기사. 그건 명백히 나를 약올리기 위한 행동이었다. 쳇.
도대체가 인천광역시 버스 운전기사들은 승객기분나쁘게하기실습을 하는건지. 급정거 급출발 급커브 난폭운전을 위한 지덕체를 고루 갖췄다. 인천 버스를 타면서 세계 최초로 버스로 드레프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두번 한 게 아니다.
아침에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하루종일 꼬인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 한껏 쫄았는데 다행히 현재 5시 15분까지는 아무일 없었다. 오바.

3. 화요일이다. 오늘 출근길에는 휘엉청 밝은 달을 보았다. 이제 난 밤에 출근해야 하나보다. 어제 아무일도 없었다는 건 거짓말이다. 집에 가기 전에 공포에 떨었다. 아.. 나 진짜 무서워서 일을 할 수 가 없다!

4. 출근을 위한 셋팅이 제대로 되었든 안되었든 난 6시 50분에 현관문을 나서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시간이 모자르면 입어야할 겉 옷, 머플러, 엠피쓰리, 가방 등등을 줄줄이 손에 들고 그냥 나선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내려서, 걸어가면서 옷을 입고 머플러를 두르고 엠피쓰리를 귀에 꽂고 장갑을 끼고 가방의 지퍼를 잠근다. 그 중 가장 신경쓰는 것은 엠피쓰리 음악 고르기다. 매일 고민하는데 새벽에 제일 잘 어울리는 곡은 역시 the verve 의 bitter sweet symphony 다. 어제는 새삼스럽게 그 곡이 너무 좋았다. 좋은 건 원래 알고 있었지만 원래 좋아했던 것의 한 100배 정도는 좋게 들렸다. urban hymns 는 명반 중의 명반 중의 명반이다. 진짜로. sonnet, this time 등등의 노래가 어제따라 귀에 쏙쏙 박혔다.


5. 제일 신경쓰는게 음악고르기라면 매일 아침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전철안에서 쉽게 잠들까 하는 거다. 부천역 전에 잠이 들어주면 좋으련만 아직까진 무리다. 예전에는 한숨도 못자다가 노력끝에 이제 잠드는 법을 터득했다. 우르르 몰려서 내리는 신도림역에서 잠을 깨지만 단 10분 간이라도 잠을 자면 몸이 가뿐하다. 신도림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면 2호선에 직장이 있지 않음에 항상 감사드린다. 매일 매일 노력해서 눈을 감고 5분안에 잠들고 말테다.

6. 원래 주말 이틀 중 하루는 야외활동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이틀 연속 야외활동을 하고 출근했다가 그 주 목요일때는 피곤해서 죽을 뻔 했기 때문에 하루로 제한을 한 것이었다. 저번에 동기 남자애 아는 누나가 '주말에 쉬어야 주중에 일할 수 있어.' 라면서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단 얘기를 들었는데. 이 얼마나 명언이냐. 어찌되었든 난 이번주말에 이틀연속으로 실내활동=집에서 놀기 만 했는데.. 슈퍼도 안가고 이틀연속 바깥에 안나갔다. 나중에는 좀 지겨웠지만, 월요일 아침에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놀랍도록 가벼운 이 육체! 정말 몸이 가뿐했다.
이러면 안되지만 이 개운함에 매혹되어버릴 것만 같다.;;

7. 화요일쯤 되면 정말 막막하다. 일주일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수요일에는 스트레스가 정점을 치고 목요일 저녁 때는 내일이 금요일이다. 라는 희망으로 충만하여 퇴근을 한다. 엊그제 말했지만 난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퇴근' 이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건 당연히 '출근' 이지. 킬킬킬.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출근'을 좋아하고 '퇴근'을 싫어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

8. 화요일 오늘 하루도 무사히 넘어가길 바란다. 나와 날 아는 모든 사람들도. 저는 이제 점심 먹으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