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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09 Ryuichi Sakamoto - Sweet Revenge 2

Ryuichi Sakamoto 의 Sweet Revenge 앨범에서 유일하게 좋아했던 곡. 

들으면 기분이 아련해진다. 

생각해보면, 난 고등학생 때 수준이 제일 높았던 것 같다. 책도 많이 읽었고, 좋은 음악도 많이 들었고, 아는 것도 지금보다 많았던 것 같고.이 음악도 고등학생 때 처음 알았다. 당시 이 곡을 알았던 17살 고등학생은 전국에서 별로 없었을텐데. 나는 알고 있었다. 이 곡의 아름다움을. 


공부를 해서 대학에 들어가고, 취업하면 뭐든 되어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평생 구체적 목표가 없어서, 지금 이렇게 가끔 불행하고 외로운 어른이 된 것인지. 

나에게 닥친 하루 하루 열심히 살면 뭐라도 될 줄 알았다. 우습지만 난 평범하지만 행복한 사람이 장래 희망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내가 생각했던 평범보다 약간 못하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렸을 때 부터 대단한 사람이 되고자해야 겨우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애초에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되려고 한 사람은 평범하지도 못한 사람이 되어버리는건지. 

지금도 역시 나는 큰 꿈도 야망도 승부욕도 없는데.  

나에게도 장점이 있기야 있겠지만, 그 장점은 이 사회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안되는 장점들 이었던 것 같다.

뭐.. 그래도 난 항상 즐겁고, 내가 모든 사람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허구헌날 마냥 해맑은 사람보다는, 이렇게 가끔 우울하고 슬퍼할 줄도 아는 사람이 더 좋긴 하다. 가끔 큰 좌절과 슬픔을 한번도 겪지 않은 것 같은 사람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런 사람과 평생 함께할 수 는 없다. 나와 너무 다르기에.. 

누군가에게 내가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게 꼭 애인이나 남편이 아니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