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첫 야구장을 kia 경기를 안가고 한화 경기를 갔다. 과외 때문에 관교동에 갈 일이 있었는데 하필 그 집 앞에 지나가는 버스가 문학구장에 떡하니 가는 것이 아닌가.
류현진이 선발임을 익히 알고 있었던 터라 망설이다가 결국 버스 타고 문학구장으로 갔다. 문학구장 정류장이라고해서 내렸는데 이름만 문학구장 정류장이고 구장이랑 진짜 멀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한 15분 부지런히 걸어서 문학구장 도착.
2일이 선거일이고 쉬는 날이라 그런지 평일 경기 치고 사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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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를 보면 sk 가 이 경기를 그다지 열성을 다해 이길 생각이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sk 쪽 선발로 등판한 이승호 선수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승호 vs 류현진. 누가봐도 류현진이 이기는 선발 싸움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한화가 점수를 안 뽑아 줬고, sk 쪽에서도 필승 계투로 꼽히는 정우람을 올리면서 이기려고 해봤으나, 결과는 3:0 으로 한화의 승리.
류현진은 역시 한국 최고의 투수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 중 하나인 류현진은 위기 때 제발 삼진 삼진 삼진!!! 이러면 삼진을 잡았다. 혹시 류현진은 대충 던지다가 안타 맞으면 이제 삼진 잡자 생각하고 다 삼진 잡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6월 1일 경기에서 잡은 삼진의 갯수는 무려 13개.
올 시즌 다승은 달성하기 조금 어려울지 몰라도 (그런데 요즘 한화 경기하는 거 보면 그렇게 약팀 같지도 않어) 탈삼진이랑 평균 자책점에서는 1위 할 거 같다. 최고!
안타는 별로 안 나온 게임이었지만, 라이징 스타 최진행의 솔로 홈런, 9회초 신경현의 투런 홈런까지 시원한 홈런을 2방이나 봤다. 야구장 가서 홈런 보고 온 적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kia 랑 붙는 상대편 홈런은 많이 봤음;) 홈런까지 봐서 후회없었다. 특히 9회초에 나온 신경현 홈런은 파울인가 했는데 타구가 마지막에 쏘~옥 하면서 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TV 로 보면 홈런은 순식간에 넘어가는데 야구장가서 봤더니 홈런인가 아닌가 하고 기다리는 그 시간은 또 왜 그렇게 길든지.  
 
6월 1일에 동생이랑 같이 문학구장에서 치킨 처음 사먹어봤는데 좀 비싸서 그렇지 생각보다 맛있었다.
한화 쪽에서 야구보면서 느낀건데, 한화팬들 왠지 점잖다. kia 팬들은 좀 유별날 정도로 욕도 많이 하고 취한 아저씨들도 많았는데. 흐흐흐 나중에 다른 팀 문학 왔을 때도 한번 가서 다른 팀 팬들 분위기는 어떤지 느껴봐야겠다.
동생은 치어리더 보고 싶은데 한화는 치어리더 없다고 울상이었다. 난 치어리더랑 가까운 자리 앉았던 게 한국 시리즈 5차전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치어리더들 너무 날씬하더라. 여자인 나도 반할 정도.

경기가 끝나고 역시 야구 보러 와서는 응원하는 팀이 이겨야지. 크크크. 하고 위성 DMB 를 틀었는데, 나의 kia 는 삼성에게 역전패를 당하고 있었다. 올시즌 로페즈는 딱 1승만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하게 안 풀리고 있다. 그런데 로페즈가 야수들이 실책했다고 덕아웃에서 쓰레기통 걷어 찬 후로 kia 야수들이 트라우마가 생긴 것인지 로페즈가 나올 때마다 실책을 연발하고 있다. 다 로페즈가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평일 시리즈에서 kia 가 삼성한테 3번 붙어서 2번 이기다니. 이건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3번 내리 안지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양현종이 어제 분위기를 조금 반전시켜 준 것일까?
내일부터 kia 는 넥센과 붙는다. 주목해야 할 경기는 5일 경기. 어쩌면 그날 윤석민 vs 고원준 경기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윤석민은 내 생각에는 넥센한테 왠지 약했던 거 같은데, 본방사수 하면서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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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야구 볼 때만 해도 내가 결혼하기 이전에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하는 걸 볼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그런데 2009년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 우승을 봤다.
야구 보는 재미에 살았던 2009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난 야구를 열심히 봤다. (블로그 못한 이유 중 하나)
어제 아침 뉴스가 너무 재미 없어서 MBC ESPN을 틀었는데 한국시리즈 직후에 리플레이를 너무 많이 봐서 지겨웠던 한국시리즈 하이라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정리를 하기로 결정! 경기를 안 본 사람에게는 암호 같은 포스팅 이겠지만 말이다.
내가 기아 타이거즈 팬이라 그런게 아니라 진짜 이번 한국시리즈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남을 명 시리즈였다. 두 팀이 어찌나 치열했는지 7차전 내내 양팀이 득점한 점수가 같다.
말 그래도 용쟁호투(SK 마스코트는 용, 신기하게도 진짜 용쟁호투다) 였던 한국시리즈의 감동을 되살리며 시작! (야구에 대해 쓰면 왠지 이런 오글거리는 표현을 하고 싶어진다)  

양팀 선발 투수는 로페즈 : 카도쿠라. 한국시리즈 시작 전에 로페즈가 워낙 다혈질이라 고민을 했는데 무려 8이닝을 소화하며 그 몫을 충분히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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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에 SK 한테 겁먹었던 건 기아 타자들이 못할 것 같아서였다. 투수들은 충분히 잘한다고 생각했고. 근데 아니나 다를까 위 기록지에서 보듯 1회말 1번부터 3번까지 카도쿠라에게 상쾌한 삼진 퍼레이드.
앞선 플레이오프에서 SK 가 보여준 타격이 정말 공포스러웠고,(특히 박정권- 진짜 미친 타격) 기아 타이거즈는 너무 오래 쉰 느낌이 들었다. 거깃다 기아 타이거즈 특유의 팀컬러인 야수들의 에러 부분도 많이 걱정됐는데, 위 기록지에서 보듯 에러 2번하고도 이기긴 했다. 1차전이 70% 이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1차전의 중요성이 컸는데 한국 시리즈 다운 수준 높고 재미있는 경기로 승리했다.
기아 타이거즈 타자들은 잘 던지던 카도쿠라가 4회 볼넷로 김원섭이 나갔을 때 안타 후 희생플라이로 처음 찾아온 찬스를 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아 타이거즈는 SK 가 던진 볼넷 총 5개 그 중 4번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적시타가 터지지 않는 변비 같은 야구를 하지 않을까 걱정한 건 기우에 불과했다. 역시 야구에서 볼넷은 안타 홈런보다 안좋은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줬다. 선두타자 볼넷은 선두타자 안타보다도 득점확률이 높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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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의외로 박재홍이 1번 타자로 나왔는데, 3타석에 2번 출루했으니까 그럭저럭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은 했으나 1회 선취점 찬스에서 3루수 김상현의 실책을 틈탄 출루 때 바로 도루사를 한 건 정말 아까운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때 미친 타격을 보여줬던 박정권은 역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SK 분위기의 분수령이 되었던 시점은 4회 나주환이 1루 직선타로 아웃이 된 것이었다. (김성근도 경기 후 가장 아쉬웠던 장면으로 뽑았음) 정근우가 선두타자 좌중간 2루타, 미친 박정권의 깨끗한 중견수 앞 2루타 로 가볍게 1점을 득점하고 주자 2루, 그 후 최정의 희생번트, 주자 3루, 이 상황에서 로페즈는 흔들리며 김재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1아웃 주자 1,3루의 찬스였으나, 그 다음 나주환이 친 엄청 잘 맞은 타구가 최희섭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며 간단히 더블아웃이 되면서 이닝이 종료되었는데, 그 때 그 공이 최희섭 글러브를 빠져 나갔다면 적어도 2루타였고, 4회에만 3득점 이상 할 수 있는 찬스였으나, 기아 타이거즈가 이기려고 그랬는지 거짓말 처럼 나주환이 친 공은 최희섭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플레이오프때 보여준 나주환의 더티 플레이가 생각나면서 쌤통이었다.
이후 4회 말이 기아 타이거즈의 선취점을 얻었다. 너무 좋은 찬스가 무산 되었기 때문에 카도쿠라도 흔들렸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근데 박정권도 박정권이지만 광주에서 1차전 2차전 때 정상호가 가장 인상깊었다. 정상호 내년 시즌 풀타임으로 치루면 국가대표 포수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박경완이 리드를 잘한다고는 하지만 WBC 때 그가 타석에 섰을 때의 지독한 무료함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 (SK 팬들은 박경완을 신격화 하기 때문에 이 글을 본다면 욕 좀 먹겠지만)
이 날도 이종범이 6회 2타점으로 2:1에서 3:2로 역전 시키고 바로 7회에 정상호는 엄청난 홈런을 날려버렸다. 내년은 정상호한테 기회를 많이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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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와 SK의 투수기록을 보면 자랑스러워지는데, 1차전에 SK 가 투입한 투수는 무려 6명, 믿고 내보냈던 고효준이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 뒤 시리즈에서도 고효준은 이상하게 이용규만 보면 볼넷 내줬고, 우리 아버지는 고효준 아무래도 기아 선수인 거 같다고 농담까지 하셨다. (고마워요. 고효준!)
시리즈 전 예상으로 기아 타이거즈는 선발이 강하지만 중간이 SK 투수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었는데, 1차전은 아예 중간 투수 없이 선발 후 바로 마무리 투수로 가는 간지나느 투수기용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 기아 타이거즈 선발은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동훈이 간단히 주자 없이 3아웃을 잡고 감격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신고 하며 2차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경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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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의 히어로 - 이종범.


1차전에서 이종범의 6번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난 사실 이종범이 리그를 평정할 당시에는 야구팬이 아니었고, 다른 기아 팬들처럼 이종범을 절대 신격화 하지도 않고, 이종범 보다 다른 선수들을 더 좋아하지만, 이날 12년만의 한국시리즈에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니까 보기 좋았다.
그리고 문제의 신의 손 사건. 흐흐흐. 정대현이 던질 때 완전한 스윙인데 볼판정을 받으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안타를 날려버렸는데, 이런 거 보면 왠지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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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 없으면 정말 정말 못살아.

로페즈 없었으면 기아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 우승 못했을 것.


새로운 취미.

야구 2008. 5. 7. 11:31
예전에 만화할 시간에 기다리던 만화는 안하고 프로야구를 할 때 정말 싫었다.
프로야구가 인기 많을 땐 공중파에서 골든 글러브 시상식도 했다.
우리 아빠는 해태 타이거즈의 팬으로, (한창 해태가 잘 나갈 때라) 신이 나서 퇴근하자마자 TV 앞에서 프로야구를 시청하셨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선동열이 탈 때도 얼마나 흐믓해 했는지 모른다.
예전에 대전에 살 때는 한화랑 해태랑 경기 있으면 퇴근하시면서 무려 혼자!!!! 야구장 가서 혼자 야구 보고 오신 적도 꽤 되셨다고.

난 요즘 직장생활 한 지 한 30년은 된 아저씨 마냥 퇴근하자마자 프로야구를 본다. 54번, 56번, 46번은 MBC, SBS, KBS 의 스포츠 채널.(가끔 경인 TV 에서 SK 경기도 해줌) 차례대로 돌려보며 보고싶은 경기를 본다. 한 경기만 계속 보는 경우도 있고 무한 반복하면서 3경기 다 보는 경우도 있다. 야구는 9회말까지 보고 있으면 시간이 잘가기 때문에 아주 좋다. 가끔 주말 낮에도 야구본다.; 퇴근해서 야구보고 보고나선 다음날 출근해서 '네이버 스포츠' 들어가서 기사 내용보고 댓글 보면서 화낸다. 하지만 야구에 재미 붙인지 얼마 안되서 댓글은 못단다. 이러다 네이버 문자 중계 신청하는 건 아닌가 몰라.

워낙 귀찮은 걸 싫어해서 드라마를 찾아서 다운 받는 거 조차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그리고 난 모니터 싫고 브라운관이 더 좋다.
이제까지 인천에서 가장 오래 살았기 때문에 SK 를 응원해야 정석이지만, SK는 굳건한 1등이라 응원해도 별 재미가 없다. 그리고 어차피 SK는 또 결승전 갈텐데 뭐. 크하하하. (이 자신감!!!) SK는 결승전 때 응원해도 충분하다.

그래서 그냥 아빠 따라서 기아 응원한다. "돌아오지 않는 3루 주자", "패는 이어가도 승은 절대 이어가지 않는 기아." (우리집에서 기아는 이런 팀으로 통함)
어제도 기아가 삼성한테 졌다. 바보같은 놈들. 내가 그렇게 응원했는데.
기아와 해태는 엄연히 다른 팀이다. 해태는 9번 우승했는데 기아는 맨날 꼴찌다. 아니면 꼴찌에서 2등. 근데도 광주 홈구장에서 하면 광주 사람들 응원 엄청 열심히 한다. 뭔가 안타깝다.
하지만 해도 너무 해. 너무 못해. 크아아아아. 기회도 절대 못살리고 기껏 받은 점수도 포수가 공 떨어뜨리거나 외야수가 공 빠뜨려서 실수해서 내는 점수고.
난 윤석민 팬인데, 윤석민이 불쌍해. 근데 윤석민은 안타 맞아도 표정 변화 절대 없고 심지어 팀이 승리해도 표정 변화 없다. 저번에 이번 경기 MVP 로 뽑혔을 때 인터뷰 하는데도 표정 변화가 없었다. 나이도 어린 것이 (86년생)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윤석민 뱃속에 벌써 사리 자라고 있을 거라고 하는 사람까지 봤다.
야구의 꽃은 역시 투수다. 투수! 타자가 아니야. 투수야. 매번 공을 던지면서 맞을까? 안 맞을까? 가 얼마나 초조할까. 근데 그거 다 견디면서 공을 던지는 거 보면 숭고한 생각마저 든다. 특히 만루면 긴장감 백배. 감정이입 백배. 보는 내가 더 조마조마할 정도.

난 월드컵때도 사람들이 왜 축구에 열광하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심지어 이탈리아 경기 할 때는 술집에서 맥주마시다가 졸려서 잤고, 미국 경기 할때는 축구보자고 아는 사람들이 자취방에 초대 했는데도 귀찮아서 샤워하고 누워서 조용한 시간을 만끽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축구 봐. 하면 안보냐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A매치는 잘 본다. 저번 독일 월드컵도 거의 다 봤어. 그것도 생중계로. 그건 하도 심심해서 본 거니까. 근데 야구처럼 챙겨보긴 재미 없더라. 아.. 난 유럽 취향이 아니라 미국 취향인가봐. 나 미국 싫은데. 그래도 야구가 더 재밌는 걸 어떡해. (나 오늘 쓰는 일기는 완전 구어체네 크크큭)

이런 이유로 야구를 안하는 월요일에는 저녁시간이 너무 허전하다. 뉴스도 재미 없고, 이젠 미우나 고우나도 끝나서 드라마도 볼 거 없고. 8월 8일에 올림픽 시작하면 야구 잠깐 쉰다는데 그것도 벌써 걱정. (걱정도 팔자다) 한가지 소망은 이번 시즌에 문학경기장 한 번 가는건데 같이 갈 사람이 마땅찮다. 엄마 아빠랑 같이 가야하나.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같이 가고 싶은데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시나리오는 그때 키스타임 걸려서 뽀뽀하는건데. 으하하. 아 말해놓고도 유치하고 민망스럽네. 남자친구가 생김 하고 싶은 게 고작 이런 거 라니.
 
이번 어린이날 도 날씨 엄청 좋았는데 낮에 또 혼자 야구봤다.;; 그리고선 혼자라도 문학경기장 갈껄 하고 후회했다. 그날 SK가 우리한테 지고, 기아는 롯데한테 지고 했지만 그래도 TV 앞에서 야구보는 것 보단 재밌었을테데 말이다.
 
P.S 난 네이버 문자 중계가 진짜로 핸드폰으로 문자 보내주는 건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아닌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