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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야구 볼 때만 해도 내가 결혼하기 이전에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하는 걸 볼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그런데 2009년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 우승을 봤다.
야구 보는 재미에 살았던 2009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난 야구를 열심히 봤다. (블로그 못한 이유 중 하나)
어제 아침 뉴스가 너무 재미 없어서 MBC ESPN을 틀었는데 한국시리즈 직후에 리플레이를 너무 많이 봐서 지겨웠던 한국시리즈 하이라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정리를 하기로 결정! 경기를 안 본 사람에게는 암호 같은 포스팅 이겠지만 말이다.
내가 기아 타이거즈 팬이라 그런게 아니라 진짜 이번 한국시리즈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남을 명 시리즈였다. 두 팀이 어찌나 치열했는지 7차전 내내 양팀이 득점한 점수가 같다.
말 그래도 용쟁호투(SK 마스코트는 용, 신기하게도 진짜 용쟁호투다) 였던 한국시리즈의 감동을 되살리며 시작! (야구에 대해 쓰면 왠지 이런 오글거리는 표현을 하고 싶어진다)  

양팀 선발 투수는 로페즈 : 카도쿠라. 한국시리즈 시작 전에 로페즈가 워낙 다혈질이라 고민을 했는데 무려 8이닝을 소화하며 그 몫을 충분히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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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에 SK 한테 겁먹었던 건 기아 타자들이 못할 것 같아서였다. 투수들은 충분히 잘한다고 생각했고. 근데 아니나 다를까 위 기록지에서 보듯 1회말 1번부터 3번까지 카도쿠라에게 상쾌한 삼진 퍼레이드.
앞선 플레이오프에서 SK 가 보여준 타격이 정말 공포스러웠고,(특히 박정권- 진짜 미친 타격) 기아 타이거즈는 너무 오래 쉰 느낌이 들었다. 거깃다 기아 타이거즈 특유의 팀컬러인 야수들의 에러 부분도 많이 걱정됐는데, 위 기록지에서 보듯 에러 2번하고도 이기긴 했다. 1차전이 70% 이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1차전의 중요성이 컸는데 한국 시리즈 다운 수준 높고 재미있는 경기로 승리했다.
기아 타이거즈 타자들은 잘 던지던 카도쿠라가 4회 볼넷로 김원섭이 나갔을 때 안타 후 희생플라이로 처음 찾아온 찬스를 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아 타이거즈는 SK 가 던진 볼넷 총 5개 그 중 4번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적시타가 터지지 않는 변비 같은 야구를 하지 않을까 걱정한 건 기우에 불과했다. 역시 야구에서 볼넷은 안타 홈런보다 안좋은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줬다. 선두타자 볼넷은 선두타자 안타보다도 득점확률이 높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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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의외로 박재홍이 1번 타자로 나왔는데, 3타석에 2번 출루했으니까 그럭저럭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은 했으나 1회 선취점 찬스에서 3루수 김상현의 실책을 틈탄 출루 때 바로 도루사를 한 건 정말 아까운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때 미친 타격을 보여줬던 박정권은 역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SK 분위기의 분수령이 되었던 시점은 4회 나주환이 1루 직선타로 아웃이 된 것이었다. (김성근도 경기 후 가장 아쉬웠던 장면으로 뽑았음) 정근우가 선두타자 좌중간 2루타, 미친 박정권의 깨끗한 중견수 앞 2루타 로 가볍게 1점을 득점하고 주자 2루, 그 후 최정의 희생번트, 주자 3루, 이 상황에서 로페즈는 흔들리며 김재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1아웃 주자 1,3루의 찬스였으나, 그 다음 나주환이 친 엄청 잘 맞은 타구가 최희섭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며 간단히 더블아웃이 되면서 이닝이 종료되었는데, 그 때 그 공이 최희섭 글러브를 빠져 나갔다면 적어도 2루타였고, 4회에만 3득점 이상 할 수 있는 찬스였으나, 기아 타이거즈가 이기려고 그랬는지 거짓말 처럼 나주환이 친 공은 최희섭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플레이오프때 보여준 나주환의 더티 플레이가 생각나면서 쌤통이었다.
이후 4회 말이 기아 타이거즈의 선취점을 얻었다. 너무 좋은 찬스가 무산 되었기 때문에 카도쿠라도 흔들렸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근데 박정권도 박정권이지만 광주에서 1차전 2차전 때 정상호가 가장 인상깊었다. 정상호 내년 시즌 풀타임으로 치루면 국가대표 포수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박경완이 리드를 잘한다고는 하지만 WBC 때 그가 타석에 섰을 때의 지독한 무료함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 (SK 팬들은 박경완을 신격화 하기 때문에 이 글을 본다면 욕 좀 먹겠지만)
이 날도 이종범이 6회 2타점으로 2:1에서 3:2로 역전 시키고 바로 7회에 정상호는 엄청난 홈런을 날려버렸다. 내년은 정상호한테 기회를 많이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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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와 SK의 투수기록을 보면 자랑스러워지는데, 1차전에 SK 가 투입한 투수는 무려 6명, 믿고 내보냈던 고효준이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 뒤 시리즈에서도 고효준은 이상하게 이용규만 보면 볼넷 내줬고, 우리 아버지는 고효준 아무래도 기아 선수인 거 같다고 농담까지 하셨다. (고마워요. 고효준!)
시리즈 전 예상으로 기아 타이거즈는 선발이 강하지만 중간이 SK 투수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었는데, 1차전은 아예 중간 투수 없이 선발 후 바로 마무리 투수로 가는 간지나느 투수기용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 기아 타이거즈 선발은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동훈이 간단히 주자 없이 3아웃을 잡고 감격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신고 하며 2차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경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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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의 히어로 - 이종범.


1차전에서 이종범의 6번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난 사실 이종범이 리그를 평정할 당시에는 야구팬이 아니었고, 다른 기아 팬들처럼 이종범을 절대 신격화 하지도 않고, 이종범 보다 다른 선수들을 더 좋아하지만, 이날 12년만의 한국시리즈에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니까 보기 좋았다.
그리고 문제의 신의 손 사건. 흐흐흐. 정대현이 던질 때 완전한 스윙인데 볼판정을 받으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안타를 날려버렸는데, 이런 거 보면 왠지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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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 없으면 정말 정말 못살아.

로페즈 없었으면 기아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 우승 못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