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uichi Sakamoto-Neo Geo

음악 2016. 3. 27. 21:49




루이치 사카모토가 87년에 발표한 Neo Geo 앨범을 샀다. 저번에 Media Bahn Live 구입한 일본 판매자한테 또 샀는데, 아무리 일본이 가깝다지만, 일반 소포로 오는데도 무지하게 빠르다. 주문부터 도착까지 2주가 안 걸렸다.

그리고 일본과 시차가 안나서 그런건지 몰라도, 댓글 남기면 정말 빛의 속도로 답변이 온다. 좋은 판매자다. Ryuichi sakamoto 앨범도 거의 대부분 판매하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애용하려 한다. 


음악도감 앨범의 두번째 트랙인 Etude 는 정말 명곡이라 이제라도 알게 된 것에 무한한 뿌듯함을 느꼈다. Neo Geo 역시 전 곡이 다 야심 만만하고 좋다. 특히 링크해놓은 Free Trading 이 제일 젊은 시절 루이치 사카모토스러운 곡이라 생각한다.


앨범 첫 곡 부터 마지막 곡까지 앨범 구성이 참 좋다. 옛날에는 이렇게 앨범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서 의미가 깊었는데, 요즘에는 앨범이 갖는 의미가 많이 퇴색한 것 같아 슬프다. 앨범을 내는 한국 가수는 뭐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 같기도 하다. 한 곡 발표하고 활동하고 한 곡 발표하고 활동하고.


좋은 곡 하나를 만들기도 힘들겠지만, 그 좋은 곡이 특정 주제와 의미를 갖는 앨범 전체 곡들과 잘 어울리도록 만드는 건 아마도 훨씬 더 어려울 것 이다. (내가 창작자가 아니니 잘 모르지만)

옛날에 만들어진 명반들은 조화의 아름다움이 있다. 한곡 한곡도 좋지만, 그 한곡 한곡이 일관된 그 앨범의 분위기와 주제와 추구하는 바로 하나가 되는 그런 아름다움. 한시간 남짓한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을 때의 그 기쁨을 느끼는 게 날이 갈수록 참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인 After all 은 내가 좋아하는 그의 다른 곡 Anna 랑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당분간은 이 앨범으로 일터로 향하는 우울한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 것 같다. 

(일요일 밤은 이 앨범으로도 위로가 안되지만...)


일본에서 오는 앨범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비싼 책이나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힘든 음반을 살 때마다 돈버는 보람을 느낀다. 







음반은 기대했던대로 좋다. 앞으로 루이치 사카모토가 더 좋아질 것 같다. 이번에 받은 앨범에 실린 노래 중 가장 좋았던 곡을 링크한다. 한자로 대항해 라고 써져 있는데 일본어로는 발음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참 과감하고 이상한 곡인데 좋다.  


기다림이 힘든 이유는 확신이 없기 때문일 거다. 온다는 확신, 된다는 확신만 있다면 사람들은 아마 하루나 이틀은 물론이고 몇 년도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기다리는 게 너무 싫다. 

기다리는 게 싫어서 시도조차 안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뭔가를 기다렸고, 기다리는 중의 초조함 때문에 주말내내 힘들었다.

결국 오늘 출근 차 안에서는 얼굴을 가리고 울고 말았다. 

실컷 기다렸지만 실패했을 경우 느끼게 되는 쓰라림이 언제나 나를 방어적으로 만들고 있다. 실패에서 오는 실망이 클수록 성공에서 오는 기쁨이 크다는 게... 인생을 참 살기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어디까지 상대방의 말을 믿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나는 여전히 애송이에 멍청이 같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상하게 요즘 차가 안밀린다. 유행하는 바이러스 때문인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오늘도 퇴근길은 하나도 안밀리겠지. 신나게 달려서 인천으로 가버릴테다..


뛰는 게 너무 좋지만, 2015년 동안은 안 뛰기로 했다. 뛰기만 하면 어김없이 한 3일 발이 아프다. 금요일에는 회사에서 노동집약적인 일을 몇시간 했더니 이제 팔목 관절까지 아픈 상태다. 

이렇게 재미없이 또 2015년 상반기를 마감하려나보다. 


우리나라의 초여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하루하루 실감하고 있다. 내가 아는 단어와 형용사로는 요즘날씨를 표현할 수 없다. 날씨가 좋으니 나도 좋다.

요즘 빠져있는 루이치 사카모토의 곡들이다.

자기 전에도 듣고 산책하면서도 듣고 운전하면서도 듣고. 언제나 내곁에서 나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나이 들어 부자가 된다면 Ryuichi Sakamoto 초기 앨범들 수집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80년대 루이치 사카모토가 만든 음악들은 죄다 좋은 것 같다.  

 

 

 

 

음악도감 앨범 표지가 지금봐도 참 세련됐다. 그 와중에 젊고 잘생기고 촌스럽지 않고 멋진 루이치 사카모토.


Ryuichi Sakamoto 의 Sweet Revenge 앨범에서 유일하게 좋아했던 곡. 

들으면 기분이 아련해진다. 

생각해보면, 난 고등학생 때 수준이 제일 높았던 것 같다. 책도 많이 읽었고, 좋은 음악도 많이 들었고, 아는 것도 지금보다 많았던 것 같고.이 음악도 고등학생 때 처음 알았다. 당시 이 곡을 알았던 17살 고등학생은 전국에서 별로 없었을텐데. 나는 알고 있었다. 이 곡의 아름다움을. 


공부를 해서 대학에 들어가고, 취업하면 뭐든 되어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평생 구체적 목표가 없어서, 지금 이렇게 가끔 불행하고 외로운 어른이 된 것인지. 

나에게 닥친 하루 하루 열심히 살면 뭐라도 될 줄 알았다. 우습지만 난 평범하지만 행복한 사람이 장래 희망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내가 생각했던 평범보다 약간 못하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렸을 때 부터 대단한 사람이 되고자해야 겨우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애초에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되려고 한 사람은 평범하지도 못한 사람이 되어버리는건지. 

지금도 역시 나는 큰 꿈도 야망도 승부욕도 없는데.  

나에게도 장점이 있기야 있겠지만, 그 장점은 이 사회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안되는 장점들 이었던 것 같다.

뭐.. 그래도 난 항상 즐겁고, 내가 모든 사람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허구헌날 마냥 해맑은 사람보다는, 이렇게 가끔 우울하고 슬퍼할 줄도 아는 사람이 더 좋긴 하다. 가끔 큰 좌절과 슬픔을 한번도 겪지 않은 것 같은 사람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런 사람과 평생 함께할 수 는 없다. 나와 너무 다르기에.. 

누군가에게 내가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게 꼭 애인이나 남편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꺽인 11월

일상 2014. 11. 16. 22:37

요즘에는 책도 재밌고, 노래도 좋은 노래가 쏙쏙 귀에 들어온다.

1. 셜록홈즈 전집
도서 정가제를 앞두고 전집류를 무지 싸게 팔고 있다. 그 덕에 난 셜록홈즈 전집을 4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구입했고, 요즘 자나깨나 읽는 중이다.
아주 어렸을 때 읽은 거라 거의 처음 읽는 거나 다름 없는데…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2. Ryuichi sakamoto 의 YMO​

Ryuichi sakamoto 의 1996 앨범을 무지 좋아하면서, 다른 앨범은 듣지 못했다. 가끔 찾게 된 다른 루이치 사카모토의 곡들이 너무 난해했기 때문이다. (Sweet revenge 와 smoochy 앨범은 좋아하지만)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you tube 에서 1000 knives 를 듣게 됐고, 바로 한국에 출시된 YMO 음반 2장을 구입했다. 동양적 멜로디와 감성을 기반으로 도저히 70년대말에 만들었다고 믿을 수 없는 진보적인 전자음악에 살짝 감명 받았다. 젊은 시절 루이치 사카모토는 다 가진 남자였던 거 같다. 음악 잘하고, 실험적이고, 집도 부자고, 똑똑하고, 거기에 잘생기기까지.

3. Weezer의 Everything will be alright in the end 앨범
오랜만에 rock 밴드 음반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은 곡으로만 구성된 앨범을 만났다. 특히 lonely girl 이거 완전 내 곡 같다. 시작부터 마지막 곡까지 다 좋고 완성도 있다. 당분간 계속 듣게 될 것 같다.

http://youtu.be/jGUPsdOCZ-A

무슨 곡이 제일 좋다 말하기 어려울정도로 다 좋지만, 지금은 위 링크 곡이 제일 좋다. weezer 이 사람들 음악은 항상 깜찍한 면이 있다.

4. 더러운 남동생
한창 백수 시절에 난 어쩌면 타고난 백수체질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난 약속이 없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을 예정이라고 해도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한다. 아무데도 안나갔다왔다 해도 자기 전 샤워까지 다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니깐 난 집에만 있어도 폐인이 되는 타입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내 남동생은 어제밤에도 샤워는 커녕 세수도 안하고 자고 오늘도 세수 안하고 이만 닦고 그 더러운 꼴을 하고 성남까지 갔다. 나랑 엄마가 저 버릇을 고치려 엄청 노력했는데도 고치지 못했는데, 혼자 나가 살면서 안씻는 게 더 심해진 거 같다. 여자친구 없는 뒤론 더더더 안 씻는 거 같다. 진짜 더러워 미치겠다.
쟤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중국 사람 안씻는다 욕할게 아니었다. 진짜 더러워 죽겠는 사람이 바로 내 친 남동생이니까.
걔가 있던 방에 온통 페브리즈 뿌리고, 향초까지 피워놨다. 냄새가 나서.
3개월만에 집에 와선 동생은 집이 너무 춥단 짜증만 부려서 엄마는 동생한테 그러려면 오지 말라고 했다. 사실 너무 추워서 못씻겠다고 하며 안씻고 간거다.

근데 우리집은 엄마가 보일러 너무 안틀어줘서 너무 춥고 가끔 서럽기까지 한 것만은 사실이다. 집에서 양말필수에 패딩조끼까지 입어야한다. 보일러 틀면 분명히 나한테 난방비까지 내라 하실 거 같아서 그냥 이렇게 참고 산다.
이러니 내가 겨울만 오면 우울할 수 밖에 없다. 바깥 나갈 때만 추운 게 아니라 집에서도 아침저녁으로 너무 추우니까…(우리엄마는 잠들기전에 딱 15분 보일러 틀고 하루종일 안트신다. 아침엔 맨발로 방바닥 올라서면 정신이 번쩍 들정도로 차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