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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등 9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다수 작곡했던 Alan Menken 의 음악을 좋아한다. 애니메이션을 안보고 사운드트랙만 들어도 언제나 정말 훌륭한 곡들이다.

요즘 잠들기 전에 알란 멘켄 아저씨가 작곡한 사운드트랙 중 아무거나 하나 틀어놓고 독서를 많이 한다. 고등학생 때도 디즈니 음악 들으면서 공부를 많이 했는데 서른 넘어서도 여전히 디즈니 사운드트랙은 내 곁을 지켜주고 있다.


노틀담의 꼽추는 지금 생각하면, 어린애들이 보기에는 너무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디즈니는 용감하게도 이 스토리로 애니메이션을 개봉했다. 그 때문인지 노틀담의 곱추를 기점으로 한동안 디즈니의 암흑기였지. 콰지모도의 저주인건지..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 OST 는 정말 좋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애니메이션 오프닝을 보며 이 음악을 듣다가, 감동 받아서 울 뻔 했다.

콰지모도 엄마가 도망치다가 죽는 장면이 슬픈대다가, 음악까지 너무 웅장하니 가슴이 벅찬 기분이 들었다.

 

난 이 영화 개봉했을 때 아빠랑 동생이랑 극장가서 봤는데, 어린마음에 보는 내내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특히 에스메랄다가 위기에 빠졌을 때 그 긴박함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알란 멘킨이 49년생 이니 벌써 67세.. 아직 엔니오 모리꼬네 할아버지도 정정하게 활동하시니, 오래 오래 사시며 사운드트랙 작곡 더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라디오를 끼고 사는 애였다. 저녁 6시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시작으로 새벽3시까지 각 시간대별로 듣는 채널이 정해져 있었으니까. MBC, KBS 같은 메인 라디오 뿐 아니고 불교방송, PBC, AFKN 에도 고정적으로 프로그램이 있었을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내가 열심히 듣던 건 영화음악 프로들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집에 OST  가 꽤 있다. 원래 있던 노래들 묶어서 낸 앨범들 말고 진짜 영화음악가가 영화만을 위해서 만든 음악을 모아놓은 앨범들말이다. (그땐 그런 컴플레이션 성격의 OST 는 진정한 OST 가 아니라고 생각했음)
  Good bye my friend 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The cure OST 도 가지고 있는데, 엊그제는 백만년만에 내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면서 저 앨범을 들으니 고등학교로 돌아간 기분이 들고 그랬다. 난 시끄러운 rock 음악 들으면서도, DJ 가 끊임없이 떠드는 라디오를 들으면서도 그럭저럭 공부를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유독 공부가 잘되는 CD 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저 앨범이었다. 문득 문득 영화 장면도 떠오르고 마음도 차분해지고.
  저 앨범에 있는 음악이 당시 유난히 방송사 개편 안내나 프로그램 안내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였다.  영화에서 에릭 역할을 맡은 나와 동갑 83년생인 브래드 랜프로는 자살했다고 몇개월 전 기사를 본 거 같고, 에이즈 걸린 친구 덱스터 역할을 맡은 애는 미국드라마 밴드오브브라더스에 나왔다고 들었다. 브래드 랜프로 Ghost  world 에서 찌질한 친구역할도 맡고 잘됬으면 했는데, 사인을 보니 약물중독에 의한 자살 이었다. 영화에서 제일 인상적인 장면은 덱스터 엄마가 에릭 친엄마에게 한번만 더 에릭에게 그따위로 때리고 함부로 대하면 내가 가만두지 않겠다고 멱살 잡고 경고하는 장면이었다. 덱스터가 죽는 부분도 슬펐지만, 엄마에게 사랑다운 사랑 한번 못받은 아이를 친엄마가 아닌 친구 엄마가 아껴주는 모습이 좀 찡했다. 덱스터가 죽은 뒤 담담하게 친구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도 현실감 있게 다가왔고. (그 나이때 에이즈 걸린 친구가 죽었다고 하면 나 같아도 엉엉 울진 않았을 것 같다) 
  여러번 말하지만, 남녀간의 사랑보다 더 필요한 건 우정이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물론 청소년기 이후에는 우정보다 더 중요한게 연애일 수 있겠지만, 연애를 하지 않으면 그냥 언젠가는 생기겠지 싶은데, 내곁에 친구가 한명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 가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허전해지고 영원히 친구가 내 곁에 한명도 없을 것 같고 그렇다. 


이 포스팅 다 하고 나서 찾아보니 브래드 랜프로 83년생이 아니라 82년생이네.

고양이를 부탁해 O.S.T

위로 2008. 12. 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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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부탁해 O.S.T 난 예전부터 왜 영화홍보 카피를 저렇게 지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영화내용이랑 전혀 상관없는. ;


난 실패하는 이야기가 좋다. 이건 무지하게 우울할 때 희망에 가득찬 노래를 들으면 더 성질이 나는 거랑 비슷한 논리다. 왜냐면 난 동질감 쪽에 훨씬 더 큰 위로를 받는 편이니까.
내가 실패했으니 너도 실패해야 한다. 는 건 세상에서 최고 찌질한 심리임에 틀림이 없다.
근데 나는 우울할 때는 우울함의 끝을 달리는 노래를 들으면서 나만큼 우울한 사람이 또 있구나. 하면서 위로를 받고, 실패를 했을 때는 나처럼 실패한 사람들 얘기를 듣고 싶고 보고 싶고 그렇다. (근데 인간극장이나 병원24 같은 불행함을 극대화 하는 건 정말 싫다)
예전부터 난 "키즈리턴"하고 "고양이를 부탁해" 에 대해서 자세한 내 느낌이나 그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 쓰고 싶었는데 역량부족으로 항상 중도 포기하곤 했다.
키즈리턴과 고양이를 부탁해는 비슷한 점이 많은 영화다. 두 영화 모두 학생에서 어른으로 가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고 두 영화 주인공들은 모두 실패한다. 두 영화가 좋은 이유는 헐리우드의 아카데미 시상식이 좋아하는 영화들처럼 감정의 과잉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두 영화만큼 실패했어도 다시 시작하면 그만임. 이라는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아 그리고 두 영화의 다른 공통점은 사운드트랙이 무지하게 좋다는거다. 두 영화에 들어가는 영화음악 모두 항상 내 MP3에 넣어두고 듣는데 들을 때마다 막 벅차고 그렇다. 내가 영화 속 주인공이랑 거의 동갑일 때 두 영화를 접한 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양이를 부탁해 배경은 우리 동네라서 더 신기하고 좋고 그렇다. 첫 장면을 월미도로 시작하여, 주인공들이 졸업한 고등학교는 우리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인천여상)

위의 고양이를 부탁해 ost 는 내가 가장 최근에 산 CD 인데, 항상 멜론 같은 데서 듣다가 소장하고 싶어서 구입을 했다. 그런데 여기 들어있는 음악을 퇴근길에 들으면 염세주의자 기분이 되어 큰일이다.
저번에는 혼자 집으로 들어가면서 음악을 듣다가 울 뻔 했다. '별' 이라는 밴드가 만든 음악인데 도대체 얘네들은 지금 뭘 하고 있는걸까. 특히 "진정한후렌치후라이의시대는갔는가"에서 -이 아픔을 넘고싶어- 라는 가사를 들으면 또 울컥하고 그런다. 크게 알려진 사람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검색을 해도 정보가 없다. 티스토리에서 저작권 정보에 유의하라고 메일 왔는데... 큰 맘먹고 한번 올려본다. (지워야 한다고 통보가 오면 지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