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여름 휴가 사진을 아직도 정리하고 있다. 2009년 도쿄 사진은 영원히 정리 못하는 거 아닐까. (이 게으름증)
하지만, 이렇게 늦게 정리하긴 하지만 난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다. 사진만 죽 올려놓진 않으니까. 사진만 올려놔선 나중에 봐도 우울할 것 같아서.
사진 보면 그 때 상황이 떠오른 다는게 신기하다. 이래서 귀찮아서 사진 찍으라는 건가. (그래도 귀찮아서 못 찍는다)

012345

이번 도쿄여행에서도 그랬지만, 둘째날이 제일 고단한 것 같다. 후쿠오카 타워 갔던 둘째날도 제일 힘들었고 후쿠오카 타워 갔을 때 이미 내 심신은 다 지친 상태였다.
그런데 타워에 있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져서 그래도, 좀 쉴 수 있었다. 나가려고 해도, 그 타워안에 있는 작은 슈퍼에서 파는 우산은 모두 동이 난 상태였다. 비가 조금 그칠 때까지 타워 안에 갇혀 있는데 피곤함이 몰려왔다.
약간 그치고 나서 다시 후쿠오카 시내로 이동.

012345

후쿠오카 타워 주변은 그렇게 비가 왔는데 후쿠오카 시내를 들어오니 비가 전혀 오지 않은 상태였다. 심지어 바닥은 보송보송. 짐 때문에 잠깐 호텔에 들렀다가 야타이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나가보자! 하고 나왔는데 이 때 부터가 친구와 갈등의 시작이었다. 책에는 야타이가 늘어서 있다고 되어 있는데 후쿠오카 시내 어느 곳을 봐도 야타이가 죽 늘어선 곳은 없었다. 그래서 시내를 계속 걸었다.
후쿠오카는 밤이 되었음에도 살인적인 습도를 자랑했다. 진짜 최고 였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끈적 끈적함. 계속 우리 둘 사이에는 냉랭한 공기가 흘렀고 아무리 돌아도 우리가 생각하는 야타이가 엄청 많은 곳은 없구나! 라는 결론을 내린 후 앉을 자리가 있는 야타이로 들어갔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맥주를 한 병 시키고 오뎅이랑 라멘을 먹으니 조금 기분이 풀어졌다. 저기 보이는 오뎅 세트 중 물렁뼈 같은 거 꽂아놓은 꼬치도 있는데 그건 도저히 먹을 수가 없겠더라. 라멘은 베리 굳! 일본 라멘 느끼해서 못 먹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맵지 않아서 내 입맛에 더 맞았다.
우리가 생각했던 야타이는 대만이나 홍콩 같은데 있는 정말 대규모의 야타이였는데 후쿠오카는 드문드문 있고, 야타이 가게 주인들도 다 제각각. 이랏샤이마셰!!!! 이 말이 너무 커서 귀가 아플 정도인 야타이 주인도 있고, 우리가 갔던 야타이 처럼 젊고 잘생긴 남자가 하는 야타이도 있다. (야타이 선택의 기준 중 하나였음) 우리가 야타이 간 날은 올림픽 야구에서 일본하고 네덜란드가 경기하는 날이었는데 모든 야타이 가게 주인들이 다 그경기를 보고 있었고, 그 경기에서 일본은 네덜란드한테 콜드 승 했다.
야타이를 찾는 중 한가지 사건이 있었다.
지도를 보는데 지하철역 중심으로 야타이를 찾아보자! 해서 길가는 젊은 남자에게 친구가 "텐진역" 이 어디인가요? 하고 물어봤더니, 쭉 걸어가면 된다고 웃으면서 말을 해줬다. 그래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하고, 그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분명히 책엔 9번 출구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 있는 야타이가 이게 맞냐. 이렇게 말하면서
텐진역을 그냥 지나치려는데 어디선가 그 젊은 남자가 막 뛰어오더니만, 텐진역에 가려면 이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고 다시 말해주는거다. 알고보니 자신의 여자친구는 우리가 길을 물어봤던 지점 반대편에 있었고, 횡단보도를 통해 건넌 후 여자친구를 만난 후에도 그 맞은편에서 우리가 텐진역을 잘 찾나 못찾나 계속 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텐진역을 못보고 그냥 지나치자 횡단보도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자마자 여자친구는 놔두고 뛰어와서 다시 말해준 것이었다. 우리는 그 남자의 성의가 무색하지 않게 원래 목적지는 지하철 텐진역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단을 내려가서 남자가 지나갔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올라왔다.
지나치게 친절하여 우리에게 불편함을 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야타이서 먹을 거 먹으니 기분이 좋아져서 아이스크림까지 사먹고 호텔와선 추울 정도로 에어컨 틀고 잠들었다. 나야 여행으로 며칠 가 있었지만, 거기 사는 사람들은 더위를 싫어하면 못살 거 같더라. 큐슈 지역 정말 더웠다. 더운것도 더운건데 살인적은 습도는 앞으로도 못 잊을 거 같다.

8월 18일에 쓴 글을 이제서야 마무리 짓는구나.- 궁금한 분은 공지사항 확인하여 주셔요.
-----------------------------------------------------------------------------------------------------
작년 큐슈 여행을 다녀온지 1년이 지났다. 난 그동안 야구에 빠져 사느라고, 블로그를 아예 못하였구나. (기아타이거즈 만세!!! 1위!!!) 회사일도 많이 바쁘기도 했고.. 이번주 오늘 내일은 그래도 좀 여유 있을 거 같으니, 아무도 오지 않는 이곳에 나 혼자만이라도 보게 여행 사진 좀 올려야겠다.

012345678

솔직히 일본여행 두 번 갔다오면서 너무 친절한 사람들, 맵운 거 싫어하고 단 거 좋아하는 내 입맛에 꼭 맞는 음식, 온난한 겨울 날씨, 깨끗한 거리와 화장실 때문에 긍정적 이미지가 엄청나게 크게 자리잡고 있었는데 어제 네이버 뉴스 보니까 윤동주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실험 당하다 죽었다는 걸 보니 반일감정이 샘솟았다. (윤동주는 피 대신 바닷물 넣는 생체실험 당했을 거라고 하던데, 아이고... 참나) 후쿠오카가 그런 곳일 줄이야.
나 아는 언니는 후쿠오카 겨울에 갔는데 절대 눈 안온다는 그곳에 폭설!! 이 내려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후쿠오카 너무 지저분 하다고 일본 같지도 않았댄다. 하긴 나도 지하철 화장실에서 바퀴벌레 엄청 큰 거 봤어. 근데, 후쿠오카 같은 고온다습한 기후에서는 엄청 큰 벌레들 서식하기엔 최적이니까.
예전 오사카 갔을 때도 교통 중심지는 우메다, 번화한 환락?( 환락이라고 하니 퇴폐적인 생각이 드는 구만.) 중심지는 남바, 이랬는데 일본 모든 도시가 그런 모양세 인가 보다. 후쿠오카도 교통 중심지는 하카타역, 재밌게 놀고 먹고 쇼핑할 수 있는 데는 텐진역 주변이다.
내가 묵은 센트럴 호텔 후쿠오카는 텐진역 주변이었는데, 하카타역 주변보다 훨씬 재밌고 좋았던 거 같다. 다른 일본 도시에 비해 낮이 너무 더워서 그런지 상점 꽤 늦게 까지 하고 먹을 것도 많고, 사람도 많고.
후쿠오카는 일본에서도 약간 관광지에 속하는 곳이에서 그런가 우리가 간 8월 14일 하카타 역에는 타지에서 신칸센 같은 거 타고 온 가족 여행객이 엄청나게 많았다. (8월 15일이 일본 추석이라는 오봉이라) 그래서 그런지 캐리어 끌고 호텔로 가는 사람도 많았다. 사람 많은 게 싫을 수도 있는데 왠지 우리 진짜 여행객 같다!! 하는 생각에 설레였다. (뭐 회사 안가고 그렇게 논다는 거 자체가 감사했지)

0123456789

텐진 버스센터에서 버스를 타고 후쿠오카타워미나미구치 역에서 내려서 후쿠오카 타워 있는 쪽으로 걸으면 해변이 나온다. 저 해변 사람이 다 모레 다 끌어다 인공으로 해변 만들어 놓은 거라고 하는데, 그래도 바다보니까 기분 좋더라.
근데 친구랑 버스를 탔을 때 약간의 사건이 있었다. 그 버스에 한국 남자 우리 또래 애들이 3명인가 탔는데 한국 사람이냐며, 말을 거는거다. 난 걔네들의 풍기는 분위기가 조금 저렴하고, 회사 온 뒤로 같은 또래 남자애들과는 놀아본 적이 거의 없으므로 완전히 얼어버렸다. 크크크.
그런데 내 친구는 일하는 회사가 남자가 비교적 많은 편이라 그런가 아주 자연스럽게 대답을 잘하는 게 아닌가. 뭐 버스에서 건성건성 대답을 하니 자기들도 알아서 자기네들 갈 길 가다가 해변에서 한번 더 만났는데 인사만 하고 말았다. 난 나랑 모르는 사람 끼거나 그러는 거 싫더라. 여하튼 난 여행가서 그런 거 처음이라 어색하고 싫고 그랬다.
아마 나 혼자 여행 갔으면 저기 사진에서 보이는 야후돔 매장에 가서 일본 야구 용품 양껏 사고 저녁에 경기 있으면 아마 야구 경기 까지 보고 왔을거다. 일본은 야구 보는데 한 3만원에서 7만원 정도 내야 하는 것 같던데, 비싸긴 비싸다. 문학구장은 6천원이면 볼 수 있는데.
작년에 후쿠오카에서 돌아오면서 내년에도 후쿠오카 와서 세이부 라이온스랑 후쿠오카 호크스랑 경기 봐야지 했는데 계획에 실패했군. 내가 아마 일어가 조금만 되었어도 이번에 여행 가서도 세이부돔 가서 야구 봤을텐데, 아무것도 모르는데 혼자 가서 보기가 약간 겁이 나서 이번에도 못 볼 거 같다. 흑.
저번에 히메지성 갔을 때도 그러더니 갑자기 막 비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엄청 굵은 비가 와서 우리는 후쿠오카타워로 들어갔다. (요즘 구몬일어에서 배운 건데 "아메가 후리마스" 가 비가 온다 라는 뜻이랜다. 그때 해수욕 하던 사람들이 "아메~~" 이러면서 막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0123

일본은 각 도시마다 타워 만들기를 좋아하던데. 역시 후쿠오카에도 후쿠오카 타워가 있다. 방송 송전탑으로도 사용한다고

012345678


후쿠오카 돔 들어갔을 때 볼 것도 별로 없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의도치 않게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