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간식

일상 2016. 3. 22. 19:27


아침에 출근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옷도 안 벗고 하는 일은 커피를 내리는 일이다. 유난스러워 보이겠지만 나는 매일 아침 드리퍼로 혼자 원두커피를 내려 먹는다.
이렇게 내려서 마시는 커피가 내 직장 생활의 유일한 낙이라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한국야쿠르트에서 나온 콜드브루 라는 제품을 먹어봤는데 엄청 맛있어서 앞으로 내려 먹지 말고 이거 매일 시켜 먹을까 고민하다가 가격 때문에 포기했다.
이미 난 매일 흰우유 하나에 요일마다 하루야채, 윌, 바나나우유를 돌려가며 시켜 먹고 있기 때문에 커피까지 시키면 한달 음료 값으로만 거의 7만원 이상이 나올 것이다.
아침에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꼭 과자도 같이 먹는다. 편의점에서 2+1 하는 과자를 쟁여놓고 먹는데 오늘은 큰 맘먹고 초코하임을 사놓았다. 비싸고 양은 적은 초코하임은 먹을 때마다 감탄한다. 우리나라 과자 중 최고 맛있는 것 같다. 오늘 초코하임 계산할 때 카운터에 있던 킨더가든의 달걀모양 초코렛도 샀다. 패키지 디자인이 귀엽고 안에 작은 장난감이 들어있고 초코렛이 엄청 고급이었지만 너무 비쌌다. 내가 어린이라면 볼 때마다 사고 싶을 것 같긴하지만, 난 어른이니까..
보통 오레오나. 사브레, 과일샌드 많이 사놓고 너무 우울할 땐 편의점에서 절대 세일 안하는 빈츠도 사먹는다.
역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이 더 크지만 회사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편의점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장님이 무척 친절하기 때문이다. 저녁에 퇴근 시간에 일하는 알바 총각은 엄청 미남이라 한번 이상 쳐다보리라 하고 결심했다. 근데 오늘은 깜박했네.
오늘 출근길에는 대학 4학년 때 대기업 면접 봤던 거랑 크리스 마틴을 생각했다.
웬만해선 안 떨어진다는 경쟁률 1.2 대 1 이었던 3차 최종 면접에서 난 떨어졌다. 그 회사에 붙었다면 난 지금 월급보다 훨씬 받으면서 자부심 갖고 일했을까? 우리 부모님은 친구 친척들한테 내 자랑 많이 했을까. 낯선 이를 만날 때 좀 자신감이 있었을까.. 붙었어도 단체 생활 못하는 종특 때문에 그만 뒀을 수도 있지만, 괜히 슬퍼졌다.
콜드플레이는 어느 순간부터 찾아 듣진 않고 있지만, 20대 초반을 함께 보낸 밴드라 애착이 간다. 수능 끝나고 집에 있으면서 콜드플레이의 1집을 참 많이도 들었다. 크리스 마틴은 내가 좋아하는 남자 체형의 최정점에 있는 사람 아닐까. 최근 나온 앨범을 들으며 이게 밴드 음악이 맞는거야? 라는 생각을 좀 했지만, 비욘세랑 부른 노래는 좋더라. 크리스 마틴의 상쾌한 느낌의 목소리는 1집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내가 싫어하는 기네스 펠트로랑 결혼한단 소식 듣고 참 슬펐는데....
이런 생각 하다보니 벌써 성수역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핸드폰으로 퇴근길에 일기를 쓴다. 일기 쓰다보니 벌써 제물포역이다. 2월부터 급행이 제물포, 개봉 두개 역에 추가로 정차한다. 안그래도 오래 걸리고 사람 많은데... 더 느려지고 사람은 더 많아졌다.
이제 다음 정류장이 동인천이다. 휴. 오늘도 무사히 퇴근해서 다행이다.



피곤한 백수

일상 2010. 5. 23. 15:24
28살답지 않게 나 도저히 못하겠다고 대책없이 관두고 나서 집에서 푹 쉬고 있는데도 혓바늘이 돋았다.
이 큰 몸에 손가락 하나만 다쳐도 참 불편하고 혓바늘이 나면 먹을 때 불편하고 정말 사람이 참 나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티끌만큼도 다치면 안되는거다. 너무 살기 불편하니까.
요즘에는 일어나서 커피 내려 먹는 것이 나의 유일한 낙이다. 엄청 큰 잔에 한잔 가득 마시는데 난 이상하게 커피 마시다가 마지막에 한모금 정도 남으면 그 커피는 안 마시고 싶다. 그래서 그냥 버린다. 왜 그러지. 아메리카노는 식어도 그럭저럭 먹을만 한데 말이다.
회사를 관둘 때 후배가 컵을 사줬다. 내 바로 밑에 후배가 팀회비를 관리하는 역할이라서 관둘 때 선물도 내가 골랐는데 커피원두랑 비비크림을 사달라고 했다. 원래 쓰던 비비크림이 있었는데 샘플로 받았던 비비크림이 내 피부에 더 잘 맞았다. 그렇다고 한참 남은 비비크림을 놔두고 또 사기는 돈 아까워서 그 비비크림이랑 집에 있으면서 내려마실 커피 원두를 사달라고 했다. 그리고 후배도 선배 선물 뭐살까 망설이고 있다고 하여 콕 집어서 컵 사달라고 했다. 일단 후배가 사준 컵은 엄청 크고 화사해서 맘에 든다.

012

혼자 250g 짜리 원두를 내려 먹다 보니 꽤 오래 마시다가 저번 주에 새로운 원두를 샀다. 베트남 원두라는데 스타벅스나 커피빈 원두의 반가격 밖에 안해서 샀는데 맛이 괜찮다. 예전에 먹었던 일본꺼 ucc 원두보다 맛과 향 모두 더 좋다. 이거도 뭐 한 한달정도 먹겠지.
그나저나 커피 전문점에서 사오는 원두는 더 대량으로 싸게 들여올텐데 최소한 2000원씩 받으니 얼마나 남는 장사야. 역시 물장사를 해야 하는 것인가!!
내가 집에서 커피를 내려 먹으면서 부터는 스타벅스나 커피빈 가서 도저히 아메리카노는 못 시켜 먹겠다. 일단 집에서 실컷 마시고 있고, 너무 싸다는 생각에서... 근데 뭐 일부러 조금이라도 비싼거 먹자 하고 시키는 바닐라 라떼나 카페모카도 원가는 싸겠지?
하지만 난 쪼잔하게 원가 따지면서 커피 마시고 싶지 않다. 난 커피를 사랑하니까 커피한테는 무한 애정을 배풀기로 했다. 뭐 그렇다고 내가 고급입맛인 것도 아니고 티오피 칸타타 같은 커피도 좋아하고 커피우유도 좋아하고 커피 아이스크림도 좋아하고 맥심 모카골드도 가끔 마시면 그렇게 맛있더라. 사랑해요 카페인. 나는 카페인의 노예;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나에게 있어 블로그의 의미는 뭘까? 집에 있으면서 자연히 컴퓨터 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는데 처음에 내가 인턴넷에 혼자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21살 여름방학 부터 인거 같다. 아닌가? 20살 때 부터 인가? 어쨌든 그때는 다 개인 홈페이지 였기 때문에 더 썰렁했다. 오는 사람은 딱 두명이었다. 그래도 근성있게 일기를 계속 썼다. 그러다가 잠깐 네이버 블로그를 했다가 너무 사람이 많은 거 같아서 그것도 관두고 티스토리도 한두번 주소 바꾸고 다 지웠다가를 반복하다가 여기에 정착했다.
보다시피 여기 블로그도 아마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사람은 5명 이내? 하루에 아마 나 혼자만 들어오는 경우도 허다할 건데 나는 지치지 않고 블로그를 하고 있다.
요즘 보면 블로그에다 광고 달면 돈도 준다는 거 같던데, 지금 백수다 보니 푼돈도 아쉬운 입장이라 알아봤지만, 왠지 내키지 않았다.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고 내 블로그가 인기 블로그도 아니고 왠지 순수성을 잃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누군가에게 나 좀 알아달라고 블로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인기 블로거가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뭐 내가 그럴만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어렸을 때 내 꿈은 원고료 받아서 돈 버는 사람이었다. 크크크. 세상에는 나보다 책을 백배는 더 많이 읽고 백배는 글을 잘쓰고 기발한 사람이 많다는 걸 아주 예전에 알았기 때문에 진작에 관뒀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어떤 식으로든 내가 뭔가를 쓰고 있다는 것에 위로받고 싶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상하게 블로그에 쓰다 보면 찌질한 내용도 많지만 마음이 평온해 지는 것도 있고. 반성도 꽤 많이 한다. 내 자신에 대해서. 가끔은 이놈의 블로그에 너무 시간을 오래 뺐기기도 하지만.
그런데 왜 난 왜 그렇게 어렸을 때 부터 냉소적이었는지 모르겠다.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기도 했지만, 뭐 내 노력의지도 부족했다.
그리고 내가 20살 이후로 제일 꾸준히 해온 짓은 홈페이지든 네이버 블로그든 어딘가에 열심히 일기 쓴 거 밖에 없다. 그래서 더 애착이 생기는 지도 모르겠다.

p.s 오늘 류현진 김광현 빅매치에서 만약에 류현진이 진다면 난 오늘 잠을 못 잘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야구 카테고리에 글이나 하나 써볼까. 으흐흐

백야행

일상 2010. 3. 5. 11:29
아직도 친구가 생일선물로 준 백야행을 읽고 있다.
읽으면서 멈췄다 또 읽고 멈췄다 또 읽고 그런다.
드라마 영화 책 만화책 애니메이션을 볼 때 너무 감정이입하는 게 탈이라면 탈인데, 이 백야행도 너무 감정이입을 한 나머지 유키호가 너무 무서워 죽겠다.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진짜 무서운 소설을 못봐서 그렇다는데, 난 유키호 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스럽다고.
난 그냥 딱 레이먼드 챈들러 수준이 좋다. 거기 나오는 사람들의 행동에는 이해갈만한 합당한 사유가 있었는데 이놈의 백야행은 무서워.
세수 중 얼굴을 문지르면서, 서울역에서 전철을 갈아타면서, 퇴근시간을 기다리면서도 "유키호는 허구의 인물이야." 라고 수없이 말하면서도 막상 책장을 넘기면서는 공포에 떨고 있다.
아 유키호야 너 너무 무서워. 영화도 드라마도 안볼거야. 나쁜년 같으니라고.
그러면서도 결말이 궁금해서 읽기는 읽어야겠는데 난 빨리 유키호가 벌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이 책을 읽은 내 친구 두 명은 유키호가 불쌍하고, 이해가 간댄다. 물론 어떻게 보면 뼈속까지 불쌍한 인물인데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부분까지는 승리자도 이런 승리자가 없다. 이럴수가.
오래전에 읽은 밀란쿤데라의 불멸 주인공 자매 중 둘째랑 비슷한 캐릭터다. 난 이런 캐릭터 싫다고.

이번 주에 잠을 제대로 못자고 그래서 아침에 아메리카노를 컵 가득 내려서 물처럼 마시고 그 여파로 또 잠을 못자는 악순환이 계속되서 피곤과 커피에 찌든 상태다. (커피를 너무 마셔서 코풀면 커피가 그대로 나올 거 같은 느낌이다)
주말내내 푹 잘테다.

커피의 각성효과.

일상 2009. 12. 10. 10:31
아침 9시반경 커피를 드립해 먹는 게 내 회사생활의 유일한 낙이다.
옆에 후배가 골동품이라고 말하는 10년 넘은 머그컵에다가 드리퍼로 내리면서 커피향 맡으면서 오늘 하루도 제대로 버텨보자. 하고 전의를 다진다.
어제 다이어리랑 달력을 1300k에서 보는데 2900원으로 왕창 세일하는 머그컵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지금 컵에 대한 배신이라는 생각 때문에 관뒀다. 지금 쓰는 컵은 엄마 친구분이 나 고등학교 때 선물로 사들고 온 건데 대학 때 자취하러 나가는 나를 위해 엄마가 아껴두었다가 꺼내주셨다. 한 개는 자취하면서 깨먹었는데, 지금 들고 있는 한 개는 정말 안 깨진다. 하도 오래 써서 낡았는데, 정이 들어서 버리질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딜 가면 꼭 컵 구경을 한다. 항상 사고 싶다. 생각하고 살까 말까 고민하긴 하지만, 그냥 쓰자. 멀쩡한데 뭐.
요즘 먹고 있는건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블랜드 인데, 이제까지 사먹은 스타벅스 원두 중 제일 맛있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뭐 원두나 커피에 조예깊은 사람 같지만, 그런건 아니고 그냥 회사 근처에 가까운데서 대충 사다 먹는다. 이게 원두의 차이도 있지만 드립용은 갈아서 줘야 하는데, 스타벅스는 커피빈보다 조금 두껍게 갈아줘서 좀 약한 맛이 나서 맘에 안들었다. 그런데 이 크리스마스 블랜드는 포장이 이뻐서 샀는데 향도 좋고 입자가 굵은데도 진하고 맛도 굳!
예전에는 아메리카노를 왜 먹는지 몰랐는데, 이젠 그 이유를 알겠는게 이 아메리카노의 각성효과가 장난이 아니다. 믹스커피보다 카페인은 더 많다고 하니까.. 점점 커피를 진하게 해서 먹다보니까 가끔 속이 쓰릴 정도지만, 이젠 아침에 이걸 안 먹으면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난 회사에 공채 말고 그냥 중간에 수시로 들어왔기 때문에 동기가 딱 한명 있는데, 그 분도 야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유일한 동기 (사실 난 이렇게 동기 개념으로 서로 묶이고 묶이려고들 하는 걸 정말로 싫어하지만) 이기 때문에 메신저에서 말을 많이한다.
몇 개월 전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왜 이러실까 싶을 정도로 말을 많이 걸었는데 생각해보니 그 때는 한참 야구 시즌 중이어서 그랬던 거 같다. 크큭.
그런데 이 분 한테 한번 커피를 드립을 해줬더니만, 진짜 맛있다고 하면서 일주일에 한 2번 이상은 맨날 커피를 얻어 마셨다. 뭐 나야 남들한테 커피 내려주는 거 좋아히지만 같은 팀이 아니라서 번거롭기도 하고 커피 드립 하는데도 시간이 좀 걸려서 눈치도 보이고 했는데, 엊그제는 너무 얻어먹었다면서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라도 사주겠다고 하더라. 그래야지 암.
야구 좋아하는 남자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블로그를 쉬는 동안 소개팅을 한 번 했었다. 부천에 사는 분이고 직장도 괜찮고 야구도 좋아하고 착하고 배려 있고 다 괜찮았는데, 그냥 두번째로 만났을 때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문자 한번 안보냈더니 다신 연락을 안하셨다. 그런데 솔직히 연애만 아니면, 그냥 동일 취미 가진 아는 사람으로는 좋을 거 같았는데 소개팅에서 만나선 저 그냥 서로 친하게 지내면 안될까요. 라고 말하면 사이코고.
그 분은 한화 이글스 팬이었는데, 올해도 꼴찌. 내년도 거의 꼴찌 예약이라 뉴스에서 한화 이글스 뉴스 나오면 종종 생각난다. 나랑 소개팅 했을 때만 해도 한화가 5등인가 그랬는데 말이다.
이번 주말에 내 친구가 소개팅을 해주기로 했는데 이 분과도 사실 사연이 길다. 원래 여름에 하기로 했는데 금요일에 친구랑 종각에서 계단에서 웃긴 이야기 하다가 결국 완전 미끄러져서 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서 토요일 아침에 "죄송한데 제가 어제 저녁에 계단에서 미끄러져서 도저히 못 나가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흐지부지 됐다.
그 날 파란색 퍼진 치마 입고 완전히 계단에서 넘어졌는데 세상에. 집에 오니 세게 부딪친 엉덩이 바로 위 꼬리 뼈 부분의 속바지와 팬티가 찢어져 있었다. (내친구들은 이 얘기 할 때마다 열라 웃는다) 진짜 세상에서 그렇게 아프게 넘어져보긴 처음이었다. 그 아픔을 무릎쓰고 종각에서 동인천까지 왔는데 집에 와보니 팔꿈치에서 피까지 나고 있었다. 비오는 날 넘어져서 옷도 완전 엉망이었고. 이제와서 이야기 이지만 그때 이렇게 넘어져서 세상을 하직 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 뒤로 비오는 날 계단만 보면 트라우마가 생겨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커피로 시작해서 이상한 이야기로 끝나는 목요일 포스팅이다. 내일 회사 회식이다. 역시 가기 싫다.
그런데 회사에서 40 넘은 남자가 귀여운 척 혀짧은 소리로 이야기 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아. 기분 갑자기 그지 같아졌다.

혼자 점심먹기.

위로 2008. 10. 3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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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 흔히들 말하는 된장녀 스러운 습관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거의 맨날 점심을 먹고 테이크아웃 커피점에 가서 커피를 사 마신다. 비싼 커피 마시는 게 그리 큰 잘못인가? 한잔에 십만원짜리도 아니고.
내가 뭐 비싼 커피 가끔 사먹는 건 우리회사가 점심이 공짜라서 그런 것도 크다. 그냥 남들 점심 먹는 돈으로 커피 사먹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난 예전부터 미용실도 그렇고 문구점도 그렇고 단골손님이 되는 걸 좀 부담스러워 한다. 그 곳 이외에 다른 곳을 가면 죄책감 느끼는 것도 싫고, 단골이라고 주인이 나한테 친한 말을 건내도 좀 불편하고 그런거다. 난 그냥 매일 와도 처음 오는 손님처럼 사무적으로 대하는 데가 좋더라. 음식점도 그렇고 병원도 그렇고 미용실도 그렇고.
이렇게 단골손님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회사주변에 있는 5개 커피숍을 돌아가면서 가고 있다.
가끔 회사 사람들이 꼴도 보기 싫으면 그냥 혼자 가서 커피랑 빵이랑 먹으면서 음악듣는다. 이미 사무실에서도 나 혼자 나가면 쟤 또 혼자 먹으러 가는구나 하고 내버려 두는 분위기고.
옆에 보이는 건 저번에 또 우울해서 던킨도너츠가서 혼자 점심 먹었을 때 찍은 사진이다. 이때는 the veve 신보가 새로나왔을 때 인데 mp3로 love is noise를 듣는데 갑자기 울컥해버렸다. 그리고 중3때 엄청 좋아했던 the verve가 여전히 멋있는 모습과 음악으로 돌아와서 기쁘기도 했다. 뭐 울컥하는 마음이 더 크긴 했지만.
아 그리고 바로 옆에 보이는 던킨도너츠 박스는 미니도너츠 세트 먹으니까 넣어주는 상잔데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놨다.

아 이 포스팅도 사실 예전부터 끝마치려고 했던건데 오늘 야근하면서 짬내서 완성하는 중이다. 이제금방 김밥을 사다 먹었는데 단무지가 무지막지하게 크네. 난 식초맛 나는 음식을 굉장히 싫어해서 짱아찌도 싫고 단무지도 별로 안 좋아한다. 대학교 1학년때까지는 냉면도 잘 안먹었다.

이건 딴소리고 내가 이 포스팅을 처음 쓸 때의 목표는 내가 요즘 좋아하는 노래 뮤직비디오 올리고 싶어서였으니 본래의 목적에 따라 뮤직비디오를 올리겠다.

우선 첫번째로 the verve - love is noise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59B578643E721A6B43D41D496879EB567A69&outKey=V127923b70049da1a6e5d92b3e8799dce9e7a148b8702366aa5c592b3e8799dce9e7a



이번 forth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봤더니 역시 love is noise 빼고는 그닥 기억에 남는 곡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돌아왔고, 뮤직비디오도 멋있으니 봐주기로 했다. 저 뮤직비디오 처음 볼 때 촛불 장면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중간에 뭔가 낯익은 장면인걸? 하고 봤더니 북한 어린이들이었다. (나중에 북한 국기도 나오고) 이 노래는 우후우후우후 아하아하아하 이후렴이 곡분위기의 반은 먹어주는 듯 하다. 뮤직비디오까지 날 실망시키지 않아서 다행!

그 다음으로는 fall out boy - I don't care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45DD7D9B6735147D7984A60BDA095CF22EF6&outKey=V12106edf51f9de20f7958bcd56f24a4e0b38d2c47cbdcf572b228bcd56f24a4e0b38



fall out boy 는 thanks for the memory 이외에는 아는 곡이 없다. 위 곡도 이번에 새로나온 싱글인 것 같은데 후렴구가 신명나서 좋다. 나는 퇴근하면서 시끄러운 락음악 크게 듣는 버릇이 있는데 그 때 들으면 딱이다. fall out boy 노래는 요즘 이 노래말고도 thriller 라는 노래도 좋아하는데, 뮤직비디오가 없고 공연장에서 노래하는 동영상만 있길래 그냥 안 올렸다; 난 예전부터 라이브버전으로 음악듣는 걸 별로 안좋더라. 라이브앨범 CD로 사는 것도 조금 이해가 안간다. 난 그냥 최상의 상태에서 관중소리 없이 녹음한 곡으로 듣는게 좋더라.
아 근데 서양에도 바바리맨이 있는 모양이지? 난 이제까지 살면서 저런 노출증 걸린 남자=변태 를 한번도 안봤다. 행운이라면 행운이지. 흐흐.

위 곡들 말고도 my chemical romance 의 sleep 도 자주 듣고 이번 주말엔 스텔스 O.S.T 를 다운 받았는데 여기 들은 incubus 곡이 또 그렇게 괜찮다. incubus 곡은 나중에 포스팅 해야지.

벌써 2008년 11월 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 11월 4일 화요일 밤이로군. 아 피곤해.
오늘은 루꼴라 없이 야근해서 그나마 즐거운 야근인데 아프리카로 일본시리즈 세이부 : 요미우리 경기 보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점 더 남성스러워 지는 것 같다. 위에 곡 성향도 그렇고, 드라마는 하나도 안보고 mlb,일본프로야구까지 챙겨보고 있으니.
근데 응원하는 세이부가 자꾸 바보짓을 해서 열받네. 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