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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nters - Close to you

음악 2013. 11. 27. 23:51
http://youtu.be/iFx-5PGLgb4

  오늘 퇴근 길에 배철수 음악캠프 마지막 곡이 Carpenters 곡이었다. 거의 주차장에 다 왔을 때 쯤, 노래를 어쩜 이렇게 잘할 수가 있을까. 하면서 감탄을 했다. 거의 눈물을 흘릴 뻔 했다. 


  대학 때나 지금이나 나는 외로운 사람이다. 대학생 때도 방학에는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집에서 라디오만 계속 들었다. 특히 겨울 방학때는 일주일동안 교회갈 때 한번만 바깥에 나가고 그랬다. 지금은 하루에 한번 안나가면 답답해서 못견디는데, 그때는 답답하다는 생각도 안들었다. 


  저번에 TV에 어떤 고정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이 사람이 진짜로 돈이 없으면 누군가에게 나 밥사줘. 이런 아쉬운 말 자체를 하기가 싫어진다고, 아예 그냥 사람을 만나고 싶지가 않아지는거라고 하던데.. 내가 딱 그 모습이었다. 사람이 돈이 없을 때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지는 건 아마 자존심 때문이겠지. 

  장난스럽게 나 돈 없다. 밥사줘 라고 말하는 애들은 그냥 부모님이 준 용돈이 없고 부모님에게는 돈이 있는 애들이었고, 나는 부모님에게도 돈이 없는 그런 처지였던 것이다. 

  슬프지만, 나의 어린시절 우울함은 상당 부분 가난함에서 기인했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난 가난했고, 가난하다는 걸 들키기가 싫어서 혼자 돈 안쓰고 놀 수 있는 방안만 찾아다녔다. 더더 슬픈 건 아직도 우리집의 가난함이 내 마음 한구석에 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혀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은 없다. 솔직히 우리 엄마 아빠는 최선을 다하셨다. 지금의 사회 시스템과 부모님이 처한 상황에서는 말이다. 


  이 곡에 왜 이렇게 긴 설명을 덧붙이냐면, 내가 가지고 있는 Carpenters 의 Greatest Album 은 내가 산게 아니라 겨울 방학 때 그렇게 집에서 혼자 라디오만 들을 때 라디오에 신청곡 보내서 받은 앨범이기 때문이다. (꼴에 나는 Best Album 과 라이브 실황 앨범은 웬만해선 안 산다는 음반 구입 철학을 갖고 있다. 크크크) 그렇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받은 앨범이 꽤 된다. 아마 10장 이상 ?


  히트곡만 묶은 앨범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곡이 가득 들어 있다. 겨울의 미세한 햇빛을 쬐면서 Carpenters 의 곡을 듣고 있다보면 정말로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했다. 정말 노래를 이렇게 잘할 수 있나 감탄하면서 말이다. 물론 멜로디도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말이다. 가사는 내가 해석을 안해봐서 모르겠는데 분명 무지 좋겠지. 


  난 교회를 다니면서도 기도를 하면 뭐가 이뤄진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미신 같은 것도 전혀 믿지 않는 편인데도 모든 사람에게는 하늘에서 정한 숙명 이 있는 것 같다. 나의 숙명은 뭘까 생각해봤는데 그냥 지금처럼 이렇게 사는 게 숙명인 거 같다.내 인생을 반추해보면 난 지금처럼 살 수 밖에 없는 선택을 했고 주변도 그렇게만 흘러가고 돌아갔다. 난 항상 주어진 상태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이 길 밖에 없잖아. 될 대로 되라 라는 심정으로 선택을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내 지금을 합리화 하기 위한 변명이라고 비난해도 하는 수 없지만, 진짜다.


P.S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유튜브에서 원곡 그대로가 링크된 곡은 다른 페이지에서는 재생이 불가해졌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링크만 넣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