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D' you know what I mean 이 곡을 경건한 마음으로 들으며 출근했다. 버스 안에서 이 노래를 좀 듣고싶다.. 사무실 가서 들어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어폰에서 이 노래가 딱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 곡은 오아시스 곡 중에선 그렇게 히트한 노래는 아니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다. 멀리서 오는 헬리콥터 소리로 시작하는 이 곡을 밤에 듣고 있다보면 왠지 내 인생에 광명이 찾아올 것 같다. 

오아시스 최고 명반으로 Morning glory 를 꼽지만 난 이상하게 Be here now 앨범이 훨씬 좋다. Be here now 앨범 맨 첫곡인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땐,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 직전이었다. (근데 사실 앨범 전체가 이 곡만큼 내 스타일은 아니긴 했어)  

오늘 하루는 완전 럭키한 하루가 될 것 같다. 7분 간의 시간이었지만 행복했다. 


한동안 red hot chili peppers에 푹 빠져 지냈다. 레드핫칠리페퍼스는 californication 앨범 때 부터 알았고 그 앨범만 가끔 듣는 정도였는데 1집 mother's milk 앨범을 제외하고 모든 앨범의 모든 곡이 다 훌륭했다. (마더스 밀크 앨범도 괜찮긴 하지만 다른 앨범에 비해서 앨범 전체가 다 좋진 않음)

나도 트위터 계정이 있는데 보통은 그냥 뉴스나 야구 소식 보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내가 팔로우 하고 있는 계정 중에 팝뮤직이라는 봇이 있는데 그 봇이 추천해주는 음반이 항상 꽤 괜찮다. 어느날 그 봇이 추천한 앨범 중에 blur 의 parklife 가 추천도가 별 다섯개 만점에 다섯개가 두둥 하고 뜨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블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song2야 그 노래가 블러 노래인지 모르더라도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큼 유명하고 boys and girls 나 coffee and TV 나 이런 곡은 알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적은 없었다. crazy beat 들어있는 앨범을 들어보고 실망해서 바로 흥미를 잃기도 했고.
봇 제작자의 추천이 계기가 되어 그 이름도 유명한 Parklife 앨범을 맘 먹고 경건한 마음으로 집중하여 들었다. Parklife는 진짜 과연 최고명반이었다. 저번 주 부터 출근 시간 퇴근 시간 계속 듣고 있는데 기분이 상쾌했다가 아련해지기도 하고 감탄도 하게 된다. 밴드이고 기본적으로 장르는 락이지만, 락으로만 한정하기에는 아깝다. 이런 앨범이 1994년 앨범이라니. 지금 나오는 웬만한 음반들보다 훨씬 세련되고 기품이 있다. 



오늘 퇴근 길에도 들은 clover over Dover. 



London Loves는 참 상큼한 느낌이 든다. 이 노래를 들으니 왜이렇게 런던에 한번 가보고 싶은 기분이 들든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엄청났다는 보컬 데이먼 알반. 현재 프로젝트 그룹 고릴라즈 보컬이다. (근데 난 고릴라즈도 좋아한다) 며칠 전 케이블에서 브릿팝어워드 시상식을 봤는데, 거기서 공로상을 blur 가 받았다. 데이먼 알반은 68년생으로 이제 완전한 아저씨 인데도 여전히 겁내 잘생기셨다. 남자들이 참 부럽다. 나이 마흔이 넘어도 충분히 남성미를 뽐낼 수 있으니 말이다. 솔직히 마흔네살인 데이먼 알반이 올해 스물셋된 여자를 애인으로 둔다 해도 전혀 꿀릴 것 없어 보였다. (물론 이것도 아주 일부 남자들한테만 해당되는 얘기지만)
난 개인적으로 데이먼 알반의 저 약간 치켜 올라간 눈썹 모양이 참 맘에 든다. 현재의 데이먼은 저 비디오 있는 것 처럼 죽한그릇 못먹은거 마냥 마르지도 않았다. 94년은 내가 코찔찔이 시절이라 잘은 기억 안나지만, 지금 처럼 TV 속 남자들이 죄다 근육질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오히려 락보컬은 마른 게 미덕이었지. (그로 인해 나도 대학 때 까지는 마른 남자에 대한 환상같은 게 있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들었는데 블러가 한창 인기를 얻을 때 한국에 내한공연을 왔는데 빈자리가 엄청났댄다. 그냥 휑 하니 사람이 없어서 공연 간 사람이 민망할 정도였다고. 그 얘기를 듣는데 어찌나 내 가슴이 미어졌다. 난 오아시스도 싫어하지 않지만, 90년대에 블러랑 오아시스 팬이 엄청난 전투를 했다는데 오아시스 최고 앨범이라는 morning glory 앨범보다 parklife 앨범이 나한테는 더 좋은 것 같다. morning glory 가 아름다운 멜로디로 당시 영국 락의 정수를 보여준 앨범이라면, 이 parklife 는 락을 넘어 당시 영국 대중음악 모든 장르를 통틀어 최고의 수준과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물론 코찔찔이 시절이라 잘은 모르는데 뭔소리냐, 그래도 내 생각은 이러하다) 정말 1번 곡부터 16번 곡까지 버릴 곡이 단 한곡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