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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동생

단문 2015. 3. 24. 13:52

남자들은 군대를 다녀오면 본인이 삼라만상의 모든 이치에 대해 깨닫는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 내동생이 그 대표적 케이스다. 내동생이 군대 가 있을 때 우리집은 한달에 한번씩 면회를 갔다. 면회를 갈때마다 동생을 위해 나도 쫓아가야만 했다.

여기저기 다 들어봐도 내동생한테 간 거 만큼 자주 면회간 가족은 없다. 우리 엄마는 그것 때문에 동생이 온전히 군생활을 마쳤다고 믿고 있다. 나야 군생활 경험이 없으니, 남자들이 믿는 군대에서 깨달은 세상의 모든 이치가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내동생이 언젠가부터 나를 완전히 철부지 정신 못차린 30대 여자 취급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불만이다. 

내가 잘못을 했으면 뭘 또 얼마나 잘못을 했단 말인가. 주변 친구들은 다 여자고, 남자라고 해도 솔직한 이야기를 못하니 가끔 동생의 의견이 큰 도움이 되는 때도 있지만, 걔는 이 사회에서 여자가 회사생활 하면서 느끼는 고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내가 사회에서 잘못 들여놓은 첫발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과 희생을 감수해야 했는지도 모르면서, 단지 연애를 자기보다 많이 못해봤다는 이유로 나를 얼마나 어리석은 여자 취급을 하는지.

아침에도 동생한테 한참 혼나고, 억울해서 업무 시간이지만 이렇게 블로그 글을 쓴다. 

난 이제 충격에서 완전히 헤어나오고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는데 그 사건 하나로 남들 20대때 다 겪는거 누나만 왜 30대 되서 겪고 있으며, 누나가 이제까지 찬 남자들한테 어떻게 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건 다 누나가 뿌린대로 거두는 거란 막말까지 하였다. 

이제까지 내가 찬 남자들을 반추하며 반성하긴 했지만, 그래도 진짜 친동생이 이정도까지 4살씩이나 많은 누나한테 이렇게 막말하며 혼내도 되는건가!! 

이런 젠장!!!! 

P.S 내동생이 내가 겪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본인이 예상되는 답안을 알려줬는데 그 답안이 아무래도 맞는 것 같아서, 완전히 마음이 편해졌다. 마음이 편해진건 편해진 건데 그래도 내동생은 싫다. 오만방자한놈 같으니라고 지가 알면 뭘 또 얼마나 많이 안다고! 사회생활 2년 밖에 안해본 애송이 주제에!!! (무서워서 동생한테 말도 못하고 이러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