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다치면서 학원을 한달 이상 빠졌다. 지금 다니는 학원은 레슨40개를 정해진 기한 내 소진해야 하는 방식인데, 평일 수업은 들을 수 없으니 꽤 빠듯하다.
안그래도 빠듯한데 한달이나 빠졌으니 난 매주 학원에 갈 수 밖에 없다.
어제도 두개 레슨을 듣고, 일요일인 오늘도 학원에 가고 있다.
한동안 무역 파트로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그냥 지금 부서에 남기로 하면서 영어 공부에 대한 동기가 없어졌다. 또 해외 여행도 그만 갈 예정이니 더더욱 영어공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학원에 가야하니 죽을 맛이다. 더군다나 요즘 가르치는 강사들은 수업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성의도 없고, 그따위로 할거냐고 따지고 싶지만 영어를 못하니 그것도 안된다. 어제 가르친 강사처럼 가르치는 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주말에 하는 일이 고작 학원에 가는 거라니 내 인생이 말할 수 없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공부는 지금 나만큼 공부해서는 절대 늘지 않을 것 같아서 이번 레슨만 끝나면 때려치리라 결심했다.
엊그제는 3개월만에 뛰었다. 발다친 뒤로 뛴 적이 없었다. 요즘 퇴근 후 가까운 상고 운동장에서 운동하는데 갑자기 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뛰는 걸 지독히 싫어했는데, 발이 아픈 동안 뛰고 싶을 때 뛸 수 있는 게 큰 복 임을 사무치게 깨달았다.
5바퀴 정도 뛰었는데 발이 크게 아프지 않아 기뻤다.
유명 마라토너 중 에선 혈압 100 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혈압만 봐서는 난 최고의 마라토너인데, 그래서 그런지 천천히 오래 달리는 건 별로 괴롭다는 생각이 안든다.
운동의 즐거움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니, 당분간은 뛰기, 걷기를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영어는 때려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