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근

단문 2015. 4. 7. 13:34

어제 밤부터 갑자기 목이 너무 부어 침을 삼키기도 힘들었다. 편도선 수술한 이후 이렇게 목 아파보긴 처음이다.
그러더니 열이 나기 시작했다.
토요일에 아침에 학원갔다 강남갔다 일요일에는 새벽까지 안자고, 어제는 외근 때문에 사당 왔다갔다 하고 또 늦게까지 일했더니 결국 탈이 났다.
해열제로도 열이 안떨어져서 병원에 가려고는 하는데, 지금 상태론 병원에서 주사 맞으라고 할 것 같아서 우울하다. 어른이 되어도 왜이렇게 주사가 싫은건지.
올해 휴가를 다 아파서 썼다. 벌써 3일이나 썼다. 올해 휴일도 별로 없는데.
오늘 하루쉰 걸로 말끔히 낫고 싶다.
열이 날 때 마다 어렸을 때 생각이 난다. 겨드랑이로 들어오던 차디찬 체온계, 병원가기 전에 바르던 차가운 로션, 진료 후 수납을 위해 기다릴 때의 느낌, 엄마아빠의 걱정스런 얼굴 등
휴. 아플 때마다 느낀다. 몸이 아프면 다 필요 없다는 걸.


39.7도

단문 2014. 1. 15. 21:12
약을 먹어도 체온이 안떨어지니 겁이 난다.
지금 내 체온은 39.7도.
20살이후 이렇게 높은 체온을 기록해보긴 처음이다.
매년 새해 자잘하게 아팠는데, 이렇게 아프기는 또 처음이다.
아빠가 강력한 해열제 사온다고 가셨는데 그걸 먹어도 체온이 안떨어지면 어쩌지.
119를 불러야하나.

즐겁지 않은 금요일.

일상 2009. 2. 20. 14:39
2009년 들어서는 금요일 아침마다 항상 시름시름 앓는다.
일주일이 버티기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토요일 하루 완전 푹 쉬고 잠만 퍼자고 그러면 나아져서 일요일에 회복할 때 쯤 되면 이미 잠잘 시간이고 월요일이다.
목요일 밤부터 업되고 기분 좋았던 나 인데 이제는 목요일 밤부터 아플 징후가 보이다가 금요일 아침에는 열나는 상태로 출근하고 있다.
이제 금방 해열제를 먹었다. 많이 나는 열은 아니니 금방 떨어지겠지만, 열이 나면 난 왜이렇게 뒷골이 땡기는지 모르겠다.아 거슬린다. 오늘은 일 그냥 하나도 안하려고 생각 중이다.
일이 계속 막 밀려도 우선 나부터 좀 살아야겠다.

어제는 우리 엄마가 내가 사준 핸드폰을 미용실에 놓고 와버렸다고 완전 울 거 같은 표정으로 퇴근하는 나를 맞아주셨다. (24만원 주고 산건데) 산지 6개월 정도 밖에 안되서 조금 속상했지만 그냥 또 사드리려고 했는데 오늘 다시 찾았다고 연락이 왔다. 내가 정지해놨었는데 114에 전화해서 정지된 거 풀었다고 문자를 보내셨다. 응용력 뛰어난 우리 엄마. 아빠라면 아마 내가 가서 해드릴 때까지 못하셨을 거다.

날이 갈수록 하루하루 내가 살면서 이렇게 피곤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피곤하다. 자고 일어나면 이제금방 태엽감긴 장난감 처럼 괜찮아지던 내가 그립다.
요즘에는 자기 전에 하도 근육이 뭉쳐서 운동책보고 스트레칭도 하고 비록 야매로 선생님 없이 하는 것이지만 요가도 하고 자고 그러는데 (그렇지 않으면 그 다음날 몸이 굳어서 못 일어나겠음) 인삼도 잘 먹고 있는데 아 소용이 없고나.
집에 가고 싶다. 가고 싶다. 가고 싶다. 가고 싶다.

건강 염려증

일상 2007. 12. 12. 11:51

이불을 뒤집어 썼다. 입에서 뜨거운 입김이 나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열이 나는 것 같다.
유리로 된 체온계를 꺼냈다. 살에 닿는 순간 그 체온계가 너무 차가워서 깜짝 놀랐다.

이런건 딱 하루만 누워서 푹 쉬면 그냥 낫는건데. 아 제발 딱 하루만.
새벽 5시다. 30분이나 일찍 일어났다. 해열제 때문에 몸이 식었는지 땀이 많이 났다.

으으.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열에 취약한 아동이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한 번 열이 나면 39도 이상, 40도가 넘었던 적도 많았다고 한다. 아주 갓난쟁이 였을 때는 열 났다하면 40도.
그렇게 아동기 학동기 청년기를 지나서 난 이제 열도 잘 안나고 나도 한 38도선에서 더이상은 올라가지 않는다.
어렸을 때 비정상적인 편도선으로 인해 열이 자주 올라서 엄마가 물수건을 올려주고 체온계로 열 재고, 일찍 퇴근한 아빠가 들어오시면 아빠의 손이 그렇게 찰 수가 없었다.
 
열이 나면 만사가 다 귀찮고 그냥 누워서 쉬고 싶은데. 오늘 쑤시는 뼈마디와 부서질 듯 아픈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고 사무실에 와서 이러고 앉아 있다.
진짜 하루만 푹 쉬고 싶다. 아직 수요일이라 내일도 나와야 되고 내일모레도 나와야 하는데.

평일에 퇴근 후 절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을 다시한번 굳히게 되는 순간이다. 저번 주 화요일 금요일에 명동을 갔던 것이 화근이다. 그러고선 토요일에 또 친구를 만났다. 아. 벌써 이렇게 체력이 바닥나서야 원. 사람들 조금 만났다고 이모양이라니.

타고난 약골체질에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이 체력 좋은 사람임에도 난 끔찍히도 운동을 싫어한다.
근데 이제 진짜 운동할 때가 임박한 것 같다. (아.. 재작년에도 나 이거랑 똑같은 소리 했지 아마)
이정도 아픈거 가지고 골골 대는 거 보면 좀 웃긴거 같기도 하고, 설마 또 작년같은 폐렴이 오는 것 아닌가 두려워 하는거 보면 오바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에이쒸. 그래도 자기전에 스트레칭 30분 정도는 매일 열심히 했는데. (유산소가 아니라 소용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