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의 새앨범을 기다리며, 대학시절을 보냈다. 이제는 콜드플레이의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 아무도 콜드플레이를 모르지만 나 혼자 그들을 좋아했던 시절에는 콜드플레이가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

이제는 어디가서 콜드플레이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뭐한 정도구나..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요즘에는 콜드플레이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앨범이 나오면 꼭 한번은 찾아 듣게 된다. 역시 저력이 있는 밴드라 앨범에서 적어도 한 곡이상은 내 취향 100%의 곡이 있다.

수능 망치고 정시 원서 결과 발표 기다리는 중에 내 일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냈다. 그 시절의 배경음악이 항상 콜드플레이였다. 그러니까 콜드플레이는 나의 20대 시작부터 지금까지 실시간으로 활동한 밴드인 것이다. 애정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최근 앨범에서는 Hymn for the weekend 라는 곡이 어찌나 좋은지... 즐겨 듣는다. 가사도 좋다. 힘빼고 부른 비욘세 보컬도 그럭저럭 곡과 잘 어울린다.

콜드플레이의 크리스마틴이 전형적 앵글로색슨족 미남이 아님에도 왜 15년이 넘도록 간지가 좔좔 흐르는지 위 뮤직비디오를 보며 연구했는데, 최고 매력은 말할 것도 없이 목소리고, 두번째 매력은 눈동자 인 것 같다. 이런 얘기까지 하면 남의 얼굴만 연구하는 변태 같을까봐 말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해야겠다. 크리스마틴의 눈동자는 흰자가 옥처럼 깨끗하고 파란 눈동자는 꼭 구슬 같이 영롱하다. 세번째는 비율이다. 대체 키가 몇인지는 모르지만 크리스마틴은 키가 큰 데다, 팔다리가 엄청나게 길어서 무대 위에서 팔 한번만 허공에 휘저어도 엄청나게 폼이 난다.

꾸준히 앨범을 내줘서 정말 고맙지만, Parachute 같이 상큼하고 A Rush of Blood to the Head 같이 전곡이 다 좋은 앨범은 다시 못만드시는건지...

솔직히 기네스 펠트로랑 이혼했다고 했을 때 '오호. 다음 앨범 기대되는군?' 했지만, 별로였다.

그래도 영원히 사랑해요. 콜드플레이



누군가 좋아하는 밴드가 누구냐 물어보면, 레드핫칠리페퍼스 라고 한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 레드핫칠리페퍼스를 잘 몰라 추가 질문이 없고, 때문에 길게 말할 필요가 없어 편하다. 레드핫칠리페퍼스는 뭔가 캘리포니아의 향토 밴드 같은 느낌이 있다. 이 아저씨들이 캘리포니아 출신이라고 하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캘리포니아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레드핫칠리페퍼스 음악과 어울리는 풍경이 펼쳐질 것만 같다. 언젠간 가볼 일이 있겠지.

예전에 큐슈 여행 갔을 때, 라면 먹으러 들어간 포장마차 젊은 사장이 레드핫칠리페퍼스 티셔츠 입고 있어서 반가웠다. 아는 체 하려다가 추가 질문 하면 일본어도 영어도 안되는 내가 오로지 스키데스 라고만 말할 것 같아서 그냥 군말 없이 라면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레드핫칠리페퍼스 좋아하는 주인이 만든 라면을 먹었다는 생각에 기뻤다.

직전 앨범 I'm with you 에는 살짝 실망했지만, 이번 앨범은 오늘 한번 쭉 들어봤는데, 막 좋은 정도는 아니어도 나쁘지 않다.

내 베스트 트랙은 위에 링크하는 Goodbye Angels.


Ryuichi Sakamoto-Neo Geo

음악 2016. 3. 27. 21:49




루이치 사카모토가 87년에 발표한 Neo Geo 앨범을 샀다. 저번에 Media Bahn Live 구입한 일본 판매자한테 또 샀는데, 아무리 일본이 가깝다지만, 일반 소포로 오는데도 무지하게 빠르다. 주문부터 도착까지 2주가 안 걸렸다.

그리고 일본과 시차가 안나서 그런건지 몰라도, 댓글 남기면 정말 빛의 속도로 답변이 온다. 좋은 판매자다. Ryuichi sakamoto 앨범도 거의 대부분 판매하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애용하려 한다. 


음악도감 앨범의 두번째 트랙인 Etude 는 정말 명곡이라 이제라도 알게 된 것에 무한한 뿌듯함을 느꼈다. Neo Geo 역시 전 곡이 다 야심 만만하고 좋다. 특히 링크해놓은 Free Trading 이 제일 젊은 시절 루이치 사카모토스러운 곡이라 생각한다.


앨범 첫 곡 부터 마지막 곡까지 앨범 구성이 참 좋다. 옛날에는 이렇게 앨범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서 의미가 깊었는데, 요즘에는 앨범이 갖는 의미가 많이 퇴색한 것 같아 슬프다. 앨범을 내는 한국 가수는 뭐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 같기도 하다. 한 곡 발표하고 활동하고 한 곡 발표하고 활동하고.


좋은 곡 하나를 만들기도 힘들겠지만, 그 좋은 곡이 특정 주제와 의미를 갖는 앨범 전체 곡들과 잘 어울리도록 만드는 건 아마도 훨씬 더 어려울 것 이다. (내가 창작자가 아니니 잘 모르지만)

옛날에 만들어진 명반들은 조화의 아름다움이 있다. 한곡 한곡도 좋지만, 그 한곡 한곡이 일관된 그 앨범의 분위기와 주제와 추구하는 바로 하나가 되는 그런 아름다움. 한시간 남짓한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을 때의 그 기쁨을 느끼는 게 날이 갈수록 참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인 After all 은 내가 좋아하는 그의 다른 곡 Anna 랑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당분간은 이 앨범으로 일터로 향하는 우울한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 것 같다. 

(일요일 밤은 이 앨범으로도 위로가 안되지만...)


요즘에는 예전부터 좋아했던 음악만 듣고 새로운 음악을 들을 기회가 없다. 예전에는 라디오를 끼고 살았지만 요즘에는 하루에 30분도 못들으니까.
그렇다보니 앨범 전체를 들을 일도 별로 없고, 새롭게 좋아하는 노래도 안 생기고 그런다. 그러는 중 그나마 올해 들은 앨범 중 괜찮았던 snow patrol 앨범에 대해 예전에 oasis 새 앨범 때 처럼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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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 Patrol - A hundred million suns

01. If There's a Rocket Tie Me To It
02. Crack The Shutters
03. Take Back The City
04. Lifeboats
05. The Golden Floor
06. Please Just Take These Photos From My Hands
07. Set Down Your Glass
08. The Planets Bend Between Us (For You)
09. Engines
10. Disaster Button
11. The Lightning Strike (What If Storm End? / The Sunlight Through The Flags / Daybreak)
 
01. If There's a Rocket Tie Me To It
: 곡의 처음이자 앨범의 처음인 사람 목소리로 서서히 시작하는 도입부가 좋다.

02. Crack The Shutters
: 난 왠지 이렇게 경쾌한 피아노로 노래가 시작하면 착한 분위기가 나더라. the feeling 1집에서도 이런 분위기로 시작하는 착한 곡들이 많았던 것 같다. 가사는 못봤고, 봤다 하더라도 제대로 이해 못했겠지만 왠지 멜로디가 후회하는 내용일 것 같다.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느낌이다) 난 예전에도 CD를 사면 CD 자켓은 거의 들여다보지 않았다. 가사도 거의 안듣고 그냥 오디오에 걸어 놓고 듣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면서도 CD 자켓이 너무 성의없으면 속상했다.

03. Take Back The City
: 내가 snow patrol 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된 곡이다. I love the city tonight, I love the city always 이 후렴구가 최고 좋다. (가사 맞겠지? 듣고 쓴건데)
그리고 난 노래 끝날 때 이 노래처럼 보컬 + 악기 1개 이런식으로 끝나거나 시작되는 노래 왠지 좋다. 그런데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보컬하고 악기 1개로만 진행되는 노래는 심심해서 별로 안 좋아한다.

04. Lifeboats
: 이 노래 정말 정말 정말 좋다. 올해 새로 들었던 노래 중 best of best 3위안에 들어간다.

05. The Golden Floor
: 1번 곡도 그랬지만 사람 목소리로 아련히 들어가는 코러스가 좋다.

06. Please Just Take These Photos From My Hands
: 음... 제목을 보니 무슨 가사일지 궁금하네. 이 앨범 안의 다른 곡과는 달리 약간 신나는 곡. 그런데 snow patrol 보컬 목소리 자체가 무심하고 힘없는 것 같아서 완전히 신나는 노래는 안 어울릴 것 같다. 그래서 더 맘에 든다. 난 소위 남자든 여자든 소위 파워풀 하다고 일컬어지는 목소리에 거부감이 많다.

07. Set Down Your Glass
: 중간에 나오는 실로폰 비슷한 영롱한 악기 연주가 좋다. 난 이런 악기 소리 들으면 radiohead 의 no surprise 가 생각난다. 내 나이에서는 radiohead 의 ok computer 앨범 나왔을 때가 팝 음악의 황금기였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었나보다. 보통 40대 50대 아저씨들이 60년대 70년대 레드제플린, 퀸, 딥퍼플 활동할 때가 최고였지! 하는 것이나 내가 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것하고 다를 게 무엇인가.
배철수가 라디오에서 그랬던 것 처럼 요즘 노래라고 우습게 보거나 폄하하지 말고 젊게 살아야 될 필요가 있다.(지만 직장인이 되고보니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08. The Planets Bend Between Us (For You)
: 점점 고조되는 게 맘에 든다. It's all for you~~

09. Engines
: 런닝타임이 5분이 넘는 곡인데 사실, 이 곡은 잘 스킵해버리는 곡.

10. Disaster Button
: 제목이 맘에 든다. 그리고 could you be my sun 이라는 가사랑 기타소리가 좋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달려가야 할 것 같은 발랄한 곡?

11. The Lightning Strike (What If Storm End? / The Sunlight Through The Flags / Daybreak)
 : 런닝타임 16분 18초!!!! 난 두번째 곡이 제일 좋다. 비바람이 끝나고 햇빛이 나오고 점점 진행이 되는 곡인건가? 곡 분위기로는 별 통일성이 없던데~

*전체평
: 저번 오아시스 때도 썼지만, 요즘 부쩍 성격이 급해지고 너그럽지 못한 나는 한번 듣고 이상하면 그 뒤로 절대 다시 그 앨범을 듣지 않는다. 요즘에는 앨범 전체에서 1곡이라도 정말 좋은 곡이 있으면 오 대박! 이러면서 좋아한다. 내가 못찾는건지 아니면 정말 좋은 곡이 없는건지.  이렇게 앨범 전체가 다 들을만하기 쉽지 않은데 오랜만에 그런 앨범을 찾아서 기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