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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06 싱스트리트 단평과 요즘 그 외 듣는 음악


요즘 거의 매주 혼자 영화를 보고 있다.

저번 주에는 싱스트리트를 봤다. 1980년대의 더블린을 배경으로 한 귀여운 음악 영화다. 발그레한 볼의 주인공 아이가 내 취향의 미소년이라 보는 재미도 있고, 영화 내내 80년대 팝과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OST 곡이 흘러나와 듣는 재미도 있다.

이 영화 보면서도 느끼는건데, 영화에서 교복을 입는 남자 학교가 긍정적으로 묘사된 적은 없는 것 같다. 최근의 이미테이션 게임에서도 남자 고등학교는 정말 끔찍하고 부정적으로 묘사되었다. 이번 영화인 싱스트리트도 마찬가지다. 집안 사정으로 전학간 코너가 괴롭힘 당하는 장면을 보니 좀 안타까웠고, 남자끼리 모이면 허구헌날 하는 일이 서열 정하는 것 밖에 없는가 싶어 남자로 사는 것도 참 피곤하겠단 생각했다. 항상 영화나 소설에서 남자 고등학교는 정글 처럼 묘사가 되는데, 이러한 묘사는 한국 남자들이 군대에 대해 묘사하는 것과 조금 비슷하다는 생각도 잠깐 했다. 예술에서조차 '난 무시무시한 세계에서 살아남았지. 훗' 이런 식의 마초적 자부심 은근히 드러내는 것은 정말 싫다. (이 영화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

영화를 보니 더블린에 다시한번 가고 싶었다. 아일랜드 자체가 인구도 적고 유럽 대륙과 동떨어진 나라라 그런지, 더블린은 아일랜드의 수도인데도 시골같이 한가한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또 어찌나 친절한지... 1박 밖에  못했지만 정말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는 도시이다.

영화의 완성도로 보자면, 이 영화에 그리 대단한 점수를 줄 순 없을 것 이다. 이 영화의 결말을 보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미국 영화 중 하나인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의 결말이 떠올랐다.

내가 나이들고 워낙 매사 냉소적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젊음'과 '사랑'이 주된 주제일 경우, 나쁘지 않은 영화와 좋은 영화의 차이는 "젊으니까, 우린 사랑하니까, 다 이겨낼 수 있어." 라는 결말은 전자, "이 세상은 녹록치 않아. 그래도 살아야지 어쩌겠니." 라는 담담한 결말은 후자인 것 같다. 순수한 영화적 메시지에 더이상 감명받지 못하는 나는 타락한 것일까 생각 해보았는데,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가 스무살 쯤 본 영화였던 걸 감안하면 난 원래 이랬다.

주인공인 코너가 좋아하는 '라피나'를 맡은 배우는 전형적으로 서양에서는 좋아하는데 내 눈에는 전혀 예쁘지 않은 (사각 턱에 여성스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외모였다. 그리고 그 얼굴이 16살이라는 설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다.

뭐 그래도 2시간 정도 즐겁게 시청했고, Drive it like you Stole it. 은 상큼하고 좋은 곡이라 영화 본 이후 하루에 한번씩은 듣는다.



전자 음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M83 의 Go 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듣고 반했다. 이 곡에 흐르는 기타 연주가 너무 멋져서 자주 듣고 있다. 연주자가 유명한 분이라는데, 과연 연주가 일품이다.



윤상에 대한 팬심으로 러블리즈의 곡을 다 들어봤는데, 그 중 비밀여행 이라는 곡이 좋아서 자주 듣는다. 가사가 귀엽다. (너와 나 단 둘이라면 좋아~) 하도 들어서 이제 가사도 다 외우는데, 이 곡은 대중들에게 별로 사랑받지 못한 곡인 듯 하다. 왜지??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