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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

단문 2012. 3. 31. 01:47

문득 내가 완전히 속물이 된 기분이 드는 밤이다. 8시 뉴스보고 잠들었다가 11시에 일어나 다시 씻고 누웠다. 자고 일어나서 Amy winehouse 의 you sent me flying을 듣고, 김수영의 봄밤을 읽었다.
목련꽃을 보고 싶다. 매일같이 봄을 기다린다. 바로 직전 일기를 보니까 쪽팔린다. 나는 기본적으로는 기독교인 이지만 운명을 믿는다. 내가 아무리 개척해도 도저히 거스를 수 없는 게 아마 있을 것이다.
난 누구에게도 표현할 길 없는 내 마음을 나에게만이라도 고백하자는 마음으로 일기를 쓴다. 실제로 일기쓰기는 심리 치료에서도 많이 권하는 치유 방법 중 하나랬다.
나도 끄적대는 일기로부터 큰 위로를 받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를 온전히 사랑해 본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다. 현재 내 문제의 근원 또 그 문제의 근원을 떠올리면 괴로워지고 되돌릴 수 없음에 눈물 흘리다가 또 잠이 들었다가, 귀신처럼 현실 속에 떠돌아다니다 또 잠이든다. 나를 좀 누가 구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