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자유공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06.05 외로운 달

외로운 달

단문 2012. 6. 5. 00:01

"cfile7.uf@11248C384FCCCDF5089F37.jpg"


퇴근 후 집에 와서 바로 옷을 갈아입고 바로 자유공원으로 가서 이곳 저곳을 혼자 걷고 내려오면 아주 적당히 우울해진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우울한 느낌은 한없이 차분해지는 느낌이기도 하고 한없이 나른해지는 느낌이기도 하고.


절정에 달한 장미꽃을 보고 있노라면 꽃이 지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일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순간 순간 연초록을 잃고 진초록으로 변해가는 나뭇잎들을 보고 있노라면 여름이 다가오는 것을 실감하고, 내가 아무 일 없이 이렇게 충실하게 나이들어가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혼자 터벅터벅 자유공원을 내려갈 때에는 두더지게임의 두더지가 어김없이 익살스럽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는데 나는 피식 하고 웃으면서 그 두더지의 억양을 항상 정확히 흉내내본다. 


딱 그 시각,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그 시각에 뜬 외로운 달과 외로운 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