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사진
국내도서
저자 : 핼 부엘(Hal Buell) / 박우정역
출판 : 현암사 201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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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에는 소설을 보면서 감정을 소모하는 것 조차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어, 잘 안보고 있다. 소설을 읽지 않으면서 대부분 읽는 책들이 그림 혹은 사진에 설명이 있고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책들이다. 하긴 그마저도 잘 안 읽고 있지만.

  퓰리처상 사진 이라는 책은 어마어마하게 무거워서 침대에서 읽을 때 애를 좀 먹었다. 확실히 재미있었고, 읽으며 역사에 대한 나의 무지를 다시 한번 깊이 반성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큰 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난 상을 수상할 당시의 세계적 사건을 작은 사진과 함께 짧게 기술한 부분이 오히려 더 재밌었다. 또 나는 이 책 덕분에 어마어마하게 충격적인 사건을 처음 알게 되었다.

 

두산백과

가이아나인민사원집단자살

[Guyana-, ─ ]

요약
1978년11월 18일 남아메리카 가이아나의 정글에 위치한 사교집단인 인민사원에서 교주를 포함해 914명이 집단 자살한 사건.
언제 1978년 11월 18일
어디서 가이아나의 정글에 있는 인민사원
누가 교주 짐 존스 및 신도 914명
무엇을 집단 자살
어떻게 교주 존스가 신도들을 모아놓고 강제로 독극물을 마시게 함
혼자 목숨을 끊기 싫어서

1978년 11월 18일 남아메리카 가이아나밀림에 위치한 사교집단인 인민사원에서 이 사교집단의 창설자이자 교주인 짐 존스(Jim Jones)를 비롯해 총 914명에 달하는 신도들이 집단 자살한 사건을 말한다.

존스는 감리교 교리를 비틀어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사교집단인 인민사원을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사회개혁을 내세우며 좋은 목적으로 출발하는 듯하였다. 그러다 근거지를 가이아나밀림으로 옮겨 신앙촌을 건설한 뒤에는 제2의 예수, 진정한 사회주의자, 최후의 인도주의자 등으로 자처하며 사설 왕국의 제왕이자 군주로 군림하였다.

그의 개인 자산이 1,500만 달러에 달했고, 거의 신적인 존재로서 마음껏 권력을 휘둘렀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되자 존스의 정신도 병적으로 변하였고, 갈수록 폐해가 심해졌다. 심지어 자신이 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던 차에 인권유린 여부를 조사하러 온 미국 하원의 조사단원 3명이 이들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정부의 추궁이 두렵고, 또 자신이 에 걸려 얼마 살지 못한다고 믿고 있던 존스는 결국 미국 정부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삶을 마감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자신 혼자만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이 죽음의 여행에 신도들을 동참시키로 결심하였다. 그는 11월 18일 모든 신도들을 신앙촌 광장에 모아놓고 오렌지주스에 독극물을 타 강제로 마시게 한 다음, 연설을 통해 '이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비인간적인 세상에 대한 개혁 혁명'이라고 설파하였다.

이 사건은 종교에 대한 그릇된 광신과 맹신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으로 세계인에게 경종을 울렸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이아나인민사원집단자살 [Guyana-, ─人民寺院集團自殺] (두산백과)

 

 

  바로 이 사건이다.

 

  나는 한 때 기독교인으로서, 그리고 심리학을 조금이나마 배운 사람으로서, 극단적으로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마도 평생 못할 연구겠지만... 말도 안되는 종교에 깊이 빠지는 사람 중 대부분은 삶을 포기하고 싶을만큼 큰 시련을 겪은 사람들일 것이다. 라고 짐작만 한다. 

  과거 유럽에서 신교와 구교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절, 개종하면 살려준다고 회유해도 개종하지 않고 돌도 안된 어린 아이를 안고 스스로 화형대에 서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도 작년에 읽었던 미술 책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중세가 아닌 현대에 전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인 미국에서 이런 사건이 있었다니, 정말 너무나도 충격이었다.

  나는 극단적으로 종교에 빠진 사람들이 어리석고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이 궁지에 몰렸을 때는 진심어린 말 한마디도 그렇게 힘이 되고 고맙다. 그들은 아마도 종교인이 교세를 확장하기 위하여 진심인양 위장하여 건낸 격려에도 자기 자신을 온전히 내던질 정도로 약한 사람들일 것이다.

  인종차별이 심하던 1970년대에 교주인 짐 존스는 인종차별의 완전한 철폐를 주장했다고 한다. 때문에 많은 수의 흑인이 신도였고, 그들은 가이아나에서 기꺼이 자살을 택했다. 이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듯, 결국 약자들이 상처받는 사회일수록 종교가 기승을 부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유럽의 신교, 구교 전쟁의 근본적 원인은 비정상적으로 병든 당시 사회였을 것이다.

  모든 종교가 종말을 이야기 하고 종말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세상이 내일 당장 망할 것 처럼 어둡다면 당연히 종교의 힘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나는 아무 증거도 없이 성경을 믿고, 한번도 본 적 없는 주님도 믿는 기독교인다. 분명 나는 하나님 때문에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갈 힘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으로 종교를 믿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대답에 쉽게 답하지 못하겠다. 사실 '종교' 라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이성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래 믿다보면 내 삶에 적정한 수준의 신앙을 나 스스로 찾아가는 것 같다. 또 하나님 팔아먹는, 꼭 성경에 나오는 바리새인 같은 거짓 기독교인 구별하는 눈도 어느정도 생기고. 그런 사람들을 보면 종교를 혐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들을 혐오해 마지 않고.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우리집에는 조선 말기를 살았던 증조할아버지의 자서전이 있었다. 다 한자라서 나는 못 읽었지만, 우리 증조할아버지의 친아버지가 도저히 증조할아버지를 키울 여력이 안된다며, 증조할아버지의 양아버지 될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들었다. (원래 양자로 가려던 집이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한 집안이라 입양을 철회하는 이야기도 나옴) 평범한 조선말기 전라남도 사람이었던 증조할아버지가 자서전을 남긴 이유는 종교 때문이었다. 하나님을 믿게 되고 숨어서 예배드린 이야기를 남기셨고, 결국 우리 할아버지는 침례교 목사님이 되었다. 그러니 우리집안은 아마도 대한민국에서도 기독교를 믿은 역사로만 따지면 대한민국 1% 이내일 것이다. 하지만, TV에 나오는 대형 교회 다니는 사람 친척 중 단 한 사람도 없다. 나는 확신한다. 유명하다는 대형 교회 목사들은 만약 이 땅에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면 제일 앞장서서 예수님을 못박을 사람들임을.

 

  결론은 기독교인으로서 가이아나인민사원집단자살사건 접하고 생각이 많아졌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건데, 괜히 솜씨도 없으면서 글이 길었다.

  역시 어떤 책이든 읽으면 인생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