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

일상 2016. 7. 25. 18:21

퇴근 길 성수역 2번 출구에는 항상 꽃을 판다.
비가 오지 않는 퇴근길에는 항상 크지 않은 평상에 파스텔톤의 이름 모를 예쁜 꽃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노상의 꽃은 일반 꽃집 가격의 4분의 1 가격이다. 어쩔 때는 꽃향기가 얼마나 진한지, 10m 밖에서부터 꽃향기가 난다.
사장님의 안목이 출중하여 꽃의 종류나 색이나 언제나 참 곱다.
그 노상앞을 지나갈 때마다 꽃을 좀 살까 말까 망설이지만, 예쁜 꽃을 들고 신도림역에서 시루떡 같은 동인천급행을 타면 꽃이 다 상할 것 같아서 포기한다.
오늘 같이 더운 날에도 노상의 싱그러운 꽃들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오늘 노상에는 험상궂게 보이는 덩치 큰 아저씨가 손님으로 오셔선 다홍색과 흰색의 이름모를 꽃을 한아름 사셨다. 사장님은 뜨거운 햇빛 아래서 꽃을 포장하셨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꽃을 사는 사람, 꽃을 파는 사람 두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니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그 꽃을 받는 분은 누구일까. 정말 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