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주말

일상 2016. 2. 14. 17:19

이틀연속 심란한 꿈을 꾸었다.
토요일에는 스무살 때 사귀던 애와 도쿄도청 전망대를 갔다. 진짜 왜 얘가 나와서 하필 도쿄 도청에 가냐 싶어 잠에서 깨어난 후에도 헛웃음이 나왔다.
오늘은 내 인생에 최고 쓰린 기억으로 남은 그 남자가 꿈에 등장했다. 꿈속에서 우리는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농담과 안부를 주고 받다가 그 남자는 와이프와 산부인과에 가야한다면서 일어났다.
부인이 자궁이 안좋아 임신을 못한다면서 너는 건강해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잠에서 깨어나 외마디 욕을 내뱉었다.
꿈속에서 결혼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진 않았다.
그런데 제발 꿈속이든 실제든 이름이고 얼굴이고 안듣고 안보고 싶다. 잘살고 있었으면 좋겠지만, 싫다. 그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이. 정확히는 그 사람과 얽힌 과거의 내가 싫은 것이다. 내 인생에서 그렇게 열열히 내 자신을 혐오했던 적이 없다. 떠올리고 싶지 않다. 될수만 있다면 영원히.
건강이 나빠져서 여기저기 면역력이 떨어져 나타나는 증세로 고생 중 이다. 주말에도 건강이 악화될까봐 멀리 나가지 못해 엄청 심심하다. 누워서 유튜브 영상을 한시간 넘게 멍하니 보면 그나마 있던 내 총명함 마저 허공에 흩뿌려지는 기분이다.
책도 영 눈에 안들어오고, 새로 알게된 좋은 노래도 없고, 식욕도 없다.
설연휴동안 영화도 두편이나 봤는데 리뷰도 못남기고 있다.
빨리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혼자 영화도 보고 싶고 드라이브도 좀 하고 싶다.
어제는 테만 있던 안경에 렌즈를 넣었다. 다음주부터 이틀에 한번 꼴로 안경을 끼려고 한다.
올해 계획한 일이 꽤 많은데 모든 일을 3월이후로 미뤘다. 단 하나라도 계획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