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토요일 학원에서 영화 블레이드 러너 얘기를 했다. 블레이드 러너가 무슨 영화인가. 전설적인 SF 영화, 도저히 80년초에 만들어졌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보적인, 누구나 인정하는 공상과학영화의 교본이 아니던가.
나야 좀 늦게 그 영화를 봤지만, 나 역시도 그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을 바보 멍청이 취급하는 영화가 아니니까. 스토리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지만, 특히 좋은 건 나무 미니어처 모형으로 직접 다 만들었다는 세트, 그러니까 영화 속 미래의 모습이다. 까맣고 뿌연 스모그로 둘러쌓인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는 자동차의 불빛은 언제까지고 잊지 못할 것 같다. 그 영화에 비하면 요즘 공상과학영화의 배경이 촌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을 정도다.
각설하고, 얘기가 나온 김에 난 영화의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위에도 말했지만, 이 영화가 말하는 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일텐데.
인간적인건 무엇인가. 를 생각하기엔 너무 어려우니 쉽게 비인간적인 건 무엇인가. 를 생각해보고 결론을 내렸다.
어떤 사람을 오로지 타인을 위해서만 살도록 하는 것이 바로 비인간적이라는 게 내 결론이다.
자식이 부모를 위해 살기를 바라고, 애인이 나를 위해서만 시간을 쓰기를 바라고, 남편이 나만을 위해서 회사를 다니길 원하고, 회사 사장들도 일만을 위해서만 직원이 움직이기를 바라는 거 등등. 다 비인간적이다.
그냥 요즘 나는 나를 위해서 살고 있는 거 같지 않아서 사는 것 같아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걸 수도 있고. 오로지 나 혼자만을 위해서 사는 것도 타인에게 힘들 수도 있겠지만. 단 며칠만이라도 온전히 남의 눈 의식 안하고 나 자신의 쾌락과 행복을 위해서 살아보고 싶다.